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니네가 누군데 왜 지랄이야
"금요일에 뭐 해?"
"시비냐? 출근하겠지." "일 끝나고는?" "집에서 쉬겠지?" "몇 시에 끝나는데?" 여느 때와 같이 세븐틴 숙소에 모여 다 같이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벌써 여주와 순영이 사귄 지도 3년이 넘었다. 무탈하게 사귄 건 아니었다. 중간에 2년쯤 됐었을까. 서로 지치고, 그러다 보니 감정도 격해지고, 그러면서 한 번 헤어진 적이 있었다. 거의 합의하에 헤어진 느낌이었기에 안 좋게 헤어진 건 아니었다."우리 다시 생각해보자..."
"..........." "나 진짜 너 없으면 안 돼.... 나 죽어 여주야, 제발..." 둘이 헤어지고 한 달 넘었을까? 무작정 여주의 집 비밀번호를 풀고 들어온 순영이 여주 앞에서 엉엉 우는 게 아니겠는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심지어 아직 마음 정리도 완벽히 되지 않았는데. 어떤 여자가 그냥 보고만 있을까. 결국 같이 울어버렸지 뭐. 그리고 무엇보다도, 울고 있는 권순영의 모습이 너무 깜찍했다고. 같이 울다가 그런 순영의 모습에 웃음이 터진 여주에 자연스럽게 둘은 다시 연인 사이로 되돌아 갔다. 그리하여 둘은 2년 연애, 한 달 헤어짐, 다시 사귀기 시작해서 또 1년을 채운 커플인 것. 총 3년째 연애 중. 소파에 앉아 불편하지도 않은지 자신보다 한참 작은 여주의 어깨에 기대어 티브이를 보던 순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여주를 보고는 물었다. 이 새끼. 싸우자는 거냐. 당연한 걸 묻고 그래. 그에 인상을 딱 찌푸리고 대답하자 곧바로 다른 질문이 들려왔다. 티브이에 집중하고 있는데 계속 묻는 게 짜증이 났다. "왜 자꾸 물어. 야근 안 하면 6시? 7시?" "그럼 그때 나랑 놀러 가자. 일 끝나고 바로. 1박2일로." "어?" 순영의 대답이 의외라는 듯 여주가 눈이 커져서는 순영을 바라봤다. 그런 여주의 모습이 귀여운지 푸스스 웃던 순영이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좋아?"
"당연하지! 너 이런 적 한 번도 없잖아. 스케줄 없어? 괜찮아? 허락은, 맡았어?" 여주는 와다다 연달아 물으며, 신경 쓰지 않고 티브이를 보던 리더인 승철의 눈치를 슬쩍 보았다. 아무래도 팀으로 활동 하다 보니, 이런 개인적인 행동은 여주 역시 눈치가 보였다. 그런 여주의 행동에 순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회사에 허락 맡았어."
"근데 왜 토, 일이 아니라 금, 토야?" "일요일은 스케줄. 그럼 끝날 때 데리러 갈게. 짐 싸둬, 바로 출발하자. "그래!" 여주가 기분 좋은 웃음을 연신 흘리자, 그런 여주를 올려다 본 승관이 여주를 따라 실실 웃으며 누나 좋아요? 하고 물었다. 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있으니, 이번엔 민규가 티브이를 보고 있던 시선을 거두고 여주를 보더니,"신기하다 신기해. 어떻게 사람 성격이 저렇게 변했냐."
"뭐?" "난 아직도 누나 처음 만났을 때를 못 잊어... 완전 살기 넘치는 눈으로 누가 그쪽들 팬이냐고. 으으...""맞아. 얼마나 무서웠는데."
다시 생각해도 소름 끼친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떠는 민규에 공감 되는지 아주 다들 웃고 난리가 났다. 착한 석민마저도 옆에서 좋아하라 하고 웃고 있으니. 그 모습들에 여주랑 순영은 그저 심기 불편."숨질래?"
"그러게. 아주 다들 영원히 자고 싶나 본데." 매서운 둘 목소리에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하나둘씩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웃어 보이자 여주가 씩, 웃으며, "잘하자?" 한 마디 하자 다들 죽기는 싫은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 끄떡. 그래... 이 성격 어디 가겠나. 까불고 있어. 확 그냥.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올 때가 됐는데... 회사 앞에서 순영을 기다리고 있으니 여주 팀 동기들이 차례로 내려오고는 여주를 발견하고 반갑다는 듯 인사를 건넸다. "어? 여주 씨. 아까 내려가더니 아직 안 가고 뭐해?" "아... 남자친구 기다려요."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다들 어머 어머 거리며 부럽다는 눈빛을 마구 쏘아댔다. 아니요.... 뭐. 그렇게까지 부러워하실 필요는 없는데.... 하하.... 남자친구 얼굴이 궁금하다며 인사라도 하고 가겠다는 동기들 말에 식겁하며 등을 떠밀었다. 동기들이 가고 한 5분쯤 더 기다렸을까 여주 앞에 차가 한 대 서더니 클락션이 빵빵 울렸다."뭐야, 왜 나와서 기다려. 많이 기다렸어? 연락하면 나오라니까. 춥겠다, 얼른 타."
여주의 얼굴만 봐도 좋은지 이미 웃음이 나는 순영이었지만 목소리에는 여주 걱정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그런 순영의 말에 그저 기분 좋게 실실 웃던 여주가 차에 올라탔다. 으.... 따시다. 차 안이 따뜻하다 보니 긴장이 풀려 시트에 눕듯이 몸을 뉘었다. 순영이 그런 여주를 보더니 여주의 두 볼을 자신의 큰 손으로 감싸 자신을 보게 했다. 볼 언 거 봐. 말 더럽게 안 듣지 진짜. 차가운 두 볼에 따뜻한 손이 닿으니 그게 또 기분이 좋은지 실실 웃는 여주. "아, 그건 그렇고. 캐리어 가져왔지?" "응. 너 방에 있는 거. 아니 근데, 1박 2일인데 뭔 짐이 저렇게 많아." "원래 여자들은 그런 거거든요~" 꽤나 애교스럽게 말하는 여주를 보는 순영의 눈빛에서 꿀이 떨어지기 일보 직전. 여주도 시선을 느꼈는지 순영을 올려다보자 순영의 눈빛을 읽고는 장난스레, "이러다 차 사고 나겠어~ 앞에 봐~" 하자 그제서야 푸스스 웃던 순영이 앞을 보았다. 차가 달리고 달려, 어느새 호텔에 도착하고 키를 받고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와... 호텔 진짜 더럽게 좋다. 이번에 놀러 가는 거 계획은 모두 자기한테 맡기라길래 그 후로는 어디 가냐고 묻지도 않았었는데. 이렇게 좋은 곳에 데리고 올 줄이야. "근데 보통 놀러 가면 펜션 아니야? 웬 호텔." "어?" "돈 많다고 자랑하는 거야 순영이~?" 각자 짐을 풀다가 여주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다가 둘이 1박2일은 여행은 처음인지라 많이 들뜬 여주가 또 한 번 장난을 치자 짐을 정리하다가도 그런 여주의 말에 피식, 웃던 순영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잘 거면 좋은 데서 자자, 우리."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말을 툭, 던진 순영이었다.***
💜암호닉💜
(암호닉 마감이요! 지금까지 신청해주신 독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식빵, 하늘, 흑임자, 달, 꾸근, 토마토마, 쭈꾸미, 여름, 요를레히, 링링, 노빠꾸, 열일곱, 호굼, 미또, 뿜뿜이, 미키
와 벌써 사생팬이 다음화면 완결입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완결 소식에 놀라셨겠지만 이미 저는 그렇게 짜고 여기까지 온 거라 너무 당황스러워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ㅠㅠ 여기까지 같이 달려와주신 독자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특히나 한참동안이나 오지 않았던 제 글을 기다려주셔서 더더욱 감사드리고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ㅠㅠ
그럼 완결까지 같이 달려주세요! 🏃🏼♀️슝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