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모든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로빈이 축 처져있기에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집에 가고 싶어'
그의 말이 내 몸에 비수처럼 꽂히는 것 같았다
집에 가고 싶다
엄마, 아빠랑 같이 소소하게 저녁식사 하고 싶다
엄마, 아빠랑 같이 거실에 이불 펴고 자고 싶다
엄마, 아빠랑 같이 밤 늦게 까지 영화보고 싶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눈물이 핑돌았다
로빈이 내 눈에 눈물이 고인 걸 보곤,
'정상, 괜찮아? 내가 괜한 말 했다. 미안해 정상'
'아니야, 얼른 가자. 저녁 밥 먹어야지'
기숙사로 돌아와
소파에 누웠다
소파에 누워 눈을 감자,
옆에 누가 앉길래 누군가 보았더니
블레어 였다
'저번처럼 또 여기서 자게?'
'아니. 그냥 오늘 좀 힘들어서'
'오늘 왜?'
'모르겠어 향수병인가'
'진짜?'
그는 놀라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일리야를 데려와 내 옆에 앉혔다
'정상, 왜 그래'
'모르겠어요. 좀 힘든 거 같아요'
'원래 새로운 날엔 다 그래. 집가고 싶고 부모님 얼굴 보고 싶고'
'아, 진짜 원래 안 이랬는데'
갑자기 울컥해 눈물이 치솟았다
일리야는 당황해 어쩔줄 몰라하다
내 손을 꽉 잡아주었다
원래 울지말라고 하면
더 눈물이 나는 법이다
칠칠맞게 소리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내 우는 소리에 친구들은 놀라 모두 뛰어왔다
내가 우는 모습에 향수병을 겨우 참던 로빈도 훌쩍이기 시작했고
마음 약한 블레어와 타일러도 같이 울기 시작했다
'아아,, 정상 울지마'
'아, 정상 나 때문이야.. 정상 미안해'
줄리안과 샘은 표정이 굳어 고개만 숙이고 있었고
수잔과 타쿠야는 놀라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가라 앉은 분위기에 축 쳐져 있었다
그때 기숙사 문이 끼익 하고 열리더니
기욤과 위안, 다니엘이 노래를 부르며 들어왔다
그들은 노래를 부르다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곤
소파쪽으로 다가왔다
울고 있는 나와 로빈, 타일러, 블레어를 보고
다니엘은 이쪽으로 급히 뛰어와
'정상, 왜 울어? 타일러 왜 그래?'
일리야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다니엘에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다니엘은 표정이 굳더니
울고있는 나와, 타일러, 로빈, 블레어를 데리고 기숙사 밖으로 나가 계단에 앉혔다
그리고 우리 한명한명을 다 꼭 안아주고는,
' 향수병 때문이지? 나도 그랬어 처음에 너무 힘들었어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어. 그래도 괜찮아 자연스러운거야
괜찮아. 울어도 돼.우리가 있잖아
나랑 알베, 위안이 있잖아. 기욤이랑 일리야도 있잖아.
기욤이 멍청해 보여도 속 깊은 애야. 고민있으면 우리한테 다 털어 놓아도 돼.'
그의 조곤조곤한 위로에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한참을 울던 우리가 조금 진정되자
다니엘은 우리를 일으켜 기숙사로 들어갔다
안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적을 지키고 있었다
정적을 깬건 샘이었다
'정상, 괜찮아? 블레? 괜찮지?'
희미하게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 미안해요 다들'
그러자 줄리안이 장난 스럽게 웃으며
'에이, 정상!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뿔난다!'
그의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지는 것 같았다
그때 기욤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소리를 왁 지르더니
'지금 몇시야? 어?'
'어, 지금 7시 40분이요'
'아!!! 큰일 났어! 20분뒤면 저녁시간 끝나아!!!'
'네?'
아까 전의 우울했던 분위기는 눈 녹은 듯이 사라지고
우리는 식당을 향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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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정들 아벨라아아
향수병 걸린 친구들 얘기 쓰니까 나도 슬퍼진다ㅠㅠ
별사탕,꿈결,가기,살균세제,박스바니,벱둥,례몽,꽃피는연애,아야베네,암호,소야,탁구,먼치킨 고마웡<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