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드ㅡ]님과 [한재호]님께 감사드립니다.*
열일곱의 봄 08 Written by. 여우 |
옆에 사람이 있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느니, 허리를 감싼 손 좀 풀어달라느니. 잠도 잘 수 없게 쫑알대는 통에 확 입술로 입술을 막아버린댔더니 금세 성규의 목소리가 조용해져버렸다. 새근새근 속삭이는 숨소리에 우현이 살짝 실눈을 뜨고 성규를 바라보았다. 푸…, 못 잔다더니. 중얼중얼 거리던 자장가는 잠꼬대로 넘어간지 오래였다. 그 순간이었다. 뻣뻣히 굳은 채 죽은 듯 움직이지 않던 성규의 몸이 조금씩 뒤척이는가 싶더니 결국 우현의 품으로 쏙 들어왔다. 팔을 벤 머리하며, 허리를 감싼 손하며. 아…아, 김성규 진짜…. 자신도 능청맞게 성규의 옆에 눕기는 했지만 어찌할 도리를 몰라 더 능청스럽게 굴기는 했다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려오는 유혹은 우현의 가슴을 미치게 만들었다. 아씨…. 분명 방금까지 잠들 수 없다는 중얼거림이 귓가에서 앵앵댔는데, 지금은 자신의 옷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톡톡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아씨…. 우현의 아랫도리로 힘이 몰리는가 싶더니 이내 생존신고를 해오고 말았다. 아으…, 어떡해…. 왠만해서는 찌푸려지지 않는 우현의 미간이 잔뜩 성을 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도망갈 곳이 있는 곳도 아니었다. 지금 성규의 손이 자신의 허리를 꼭 안고 있었고, 자신의 팔은 성규의 머리밑에 눕혀져있었으니까. 우현은 혹시나 눈을 감았다가 뜨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한참을 눈을 감았다가 떴다. 물론…, 별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눈 앞에 뉘어진 섹시한 콧날과 긴 속눈썹이 우현의 구미를 자극하였을 뿐. 그래…, 한 번만…. 우현은 마른 침을 삼키다 성규의 입가에 살짝 입술을 맞대었다. 떼자마자 느껴지는 입술의 한기는 방금까지 따스하게 닿아있던 자극을 더욱 부각시켰다. 아, 씨발…. 하지말걸, 하지말거어어얼!! 결국 우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옆으로 누워 엉덩이를 쭉 뺀채 동이 틀때까지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전부였다. * 성규는 하룻밤을 꼴딱 샐 것 같은 기분으로 눈을 감았었는데, 막상 눈을 뜨고 보니 그득 내려오는 햇살에 괜히 멋쩍어졌다. 어으…, 잘잤다. 평소 잠을 푹 자지 못하면 두통이 찾아오는 터라 항상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곤 했었는데, 어젯밤엔 이상하리만치 따스한 탓에 푹 잠을 잔 것 같았다. 어윽…. 성규는 눈가에 낀 눈꼽을 미처 정리하기도 전에 우현의 얼굴을 마주했다. 어씨…, 귀신인 줄 알았네…는 지랄!. 성규의 입에서 또다시 한 번 비명이 터져나올 뻔 했다. 성규는 두 입을 앙 다문채 눈만 끔뻑거렸다. 그…래도 잘생겼네…. 역시나 성규의 눈에 제일먼저 들어온 것은 꼭 감긴 두 눈과 오똑한 콧날이었다. 성규는 이불속에 쏙 들어가있던 손을 들어올려 우현의 콧날을 쓱쓱 문질러보았다. "…아무짓도 안한 거 이쁘다. 뽀뽀…." 성규의 입술이 우현의 콧날에 닿았다 떨어졌다. 살짝 감았다 뜬 성규의 눈 앞에 말똥말똥한 우현의 눈빛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뽀뽀쟁이다, 뽀뽀쟁이…. 화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끔뻑거리는 성규의 눈이 멈춰버렸다. 인형마냥 그대로 뻣뻣이 굳어버린 성규는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우리 성규, 뭐해?" "…음…냐." "응? 뭐라고?" "잔다…고." 크흑, 흡-, 그럼 나 먼저 씻는다?-. 그러…던지. 뜨겁던 옆자리가 휑하니 빈 느낌이 났다. 성규는 이내 들리는 욕실 문이 닫기는 소리에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아아악! 미쳤어, 미쳤다고, 김성규- 너 미쳤니? 스스로를 자책하며 머리를 쥐뜯는 모습이 영 귀엽다 싶었는데, 아직 우현은 욕실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지 옷장에 기대어 배시시 웃고 있었다. 우리 성규, 귀여우시네요? 성규는 멍하니 우현의 눈을 마주하다 다시 눈을 감고 침대로 누워버렸다. 속옷 좀 빌릴게, 나 이제 진짜 씻는다? 여전히 잠꼬대를 하는 척 웅얼대는 성규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우현은 까치발을 들어 반대쪽에 있을 성규의 얼굴을 슬쩍 보고는 승천하려는 광대를 꼭 붙잡고서 욕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 탁탁- 털어내는 머리가 여간 섹시한 것이 아니었다. 뭐… 뭘 그렇게 봐! 두어시간 전 뻔뻔함으로 쪽이란 쪽은 동네장터에 다 팔아버린 성규가 얼굴을 붉혔다. 우현은 욕실앞에 쭈그려앉아 배시시 웃으며 성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우리 성규, 이뻐서, 헤…. 똥을 싸라, 똥을 싸. 성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머리를 털면서 발간 얼굴을 수건으로 폭 감싸냈다. 침대에 앉아 탁탁 수건을 옮기는 성규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성규야, 나 배고파." "기다려, 요리 해줄게." 성규는 머리를 털던 수건을 세탁기로 쏙 골인하고는 부엌으로 발을 옮겼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고소한 냄새가 송송 날아왔다. 성규의 침대에 누워 곤한 잠을 자고 있던 우현도 벌떡 일어나 성규의 등을 꼭 안았다. 냄새 좋다-, 뭐 만든 거야? 찬장에서 깨를 꺼내던 성규의 손이 탁 하니 멈춰버렸다. 이…이거 안놔? 아- 뭐 만드냐니까안? 성규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협박어린 목소리를 냈지만, 우현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애교어린 목소리로 성규의 등을 부벼대었다. 성규는 한숨을 폭- 쉬더니 잘 만들어진 김치볶음밥 위로 솔솔 깨를 뿌렸다. 김치볶음밥 만드는 거야-. 우현의 얼굴이 성규의 등 위로 살근살근댔다. 더…더워! 성규는 몸을 흔들며 우현을 떼어내버렸다. 피, 좋으면서-. 우현은 떨어져나간채 살짝 성규를 흘기다 다시 안겨버렸다. 예쁘게 담긴 김치볶음밥 두 그릇이 식탁위로 올라왔다. 잘 먹겠습니다-. 우현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숟가락을 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다 먹어치워버렸다. "맛있었어?" "웅-, 대박. 우리 나중에 가게 하나 내자." 웃기셔. 성규는 별 거 아니라는 듯 거만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디다 둘지 모르는 시선은 부끄러움을 말하고 있었다. 킁킁- 뭔 냄새냐. 어디서 꼴뚜기냄새가 난다했더니, 아씨-. 성규는 머리를 긁적이며 등을 돌려다보았다. 야-, 니들끼리 먹냐?! 명수는 흥분했는지 식탁에 앉기도 전에 성규의 밥그릇을 탐냈다. 바지라도 제대로 입고 나오던가, 빤스만 입고 나오냐고! 성규의 말이 들리기는 하는 걸까. 명수는 밥먹기에만 열중한 듯 보였다. "아, 내꺼라고! 후라이팬에 더 있다고, 가져다 먹으라고!" "그럼 니가 가져다먹던가." 성규는 입술을 쭉 내민 채 퉁퉁 불어버렸다. 저 씨방꼴뚜기…, 내 언젠가 널 처단하리. 끄르륵-.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의자를 밀어낸 성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창 다시 그릇에 밥을 담고 있는데, 침대맡에 두었던 휴대폰으로부터 진동이 들려왔다. 엥- 누구지? 성규는 그릇을 내려놓고 후다닥 침대로 달려갔다. 아잌-, 이 미친놈이. 액정위로 오랜만에 뜬 번호는 [너의사랑나의사랑]. 성규의 입술이 거친문자를 속속들이 쏟아내면서 여보세요를 외쳤다. "아, 왜!" - 흐…윽, 성규야아…. "…뭐,뭐야. 울어?" - 명수형 안듣게 지금 우리 집 와주면 안돼? "아…, 알았어. 금방 갈게." 어디가? 설거지를 하려는 듯 싱크대에 서 있던 우현의 몸이 뒤돌았다. 아…, 응- 잠깐 어디 좀. 아, 어디가는데? 우현의 끈질긴 집착에도 성규는 금방 다녀오겠다는 말만 연신 해댔고 이내 방안에는 크게 닫히는 현관문의 울림만이 맴돌았다. "아씨, 어디가는 거야." 신경쓰지마- 금방 올 걸? 야, 내 것도 설거지 좀. 명수는 그새 밥을 비웠는지 싱크대위로 그릇을 얹어놓았다. 아- 형! 우현은 솟구치는 짜증에 버럭 소리를 냈지만 명수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 다는 듯 자신의 방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아오… 왜 김성규가 꼴뚜기새끼하는지 알겠네, 알겠어. 우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설거지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 성규는 한달음에 성열의 집으로 달려왔다. 하으으…. 산 중턱보다는 조금 높은, 산 정상보다는 조금 낮은 곳에 있는 성열의 집 때문에 성규의 숨은 턱끝까지 올라왔다. 칠이 벗겨진 초록색 대문은 끼걱거리는 소리만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성규는 이상한 직감에 금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성열!" 신발도 채 벗지 못하고 마루 위로 뛰어올라간 성규가 마당 이곳저곳을 뒤지며 방 여기저기를 열어보았다. 이미 손에 잡힐만한 물건들은 방 이곳저곳에 널브러져있었고 가져갈만한 물건들에는 이미 빨간딱지가 내려앉아 있었다. 가까스로 찾아낸 성열 또한 옷장 옆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휴대폰만을 안은 채 덜덜 떨고 있었다. "…성열아." "성규…야? 흐…으윽, 성규야…." 성열은 커다란 기럭지를 어디다 팔아먹은 건지 성규의 품에 안겨 펑펑 울기 시작했다. 평소같았다면 한껏 화를 낼만도 한 성규였지만, 지금은 단지 그냥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울지마…, 울지마, 성열아. 성규의 속삭임이 토닥토닥 성열을 두드렸지만, 성열의 울음은 그칠 줄을 몰랐다. 성규는 울고 있는 성열을 떼어내 눈물을 닦아주고는 성열의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만 울어…, 우리 집 가자. 집 챙겨." 성열은 성규의 말에 눈물이 가득 찬 눈을 끔뻑거렸다. 아, 우리 집 가자고-. 성규는 성열의 방을 뒤적거리다 이내 큰 가방을 찾아내었다. 여기다가 짐싸-, 가자. 성규는 아직도 가만히 멈춰서서 가방만을 바라보는 성열이 한심스러웠는지 직접 옷장으로 가 성열의 옷을 쓸어담았다. 성…성규야, 어떻게 내가 너희 집에…. "그럼, 어쩔껀데? 너 갈 데 있어?" "…." "이성열, 말 좀 들어. 빨리 짐싸, 바로 가자. 집에 밥 해 놨어." "… 나 못가, 성규야. …나 명수형 얼굴 못 본단 말야." "… 나한테 안 부끄러운 일이면 명수형도 안 부끄러워 해. 근데 나 지금 하나도 안 부끄러워. 나중에 너같이 성공할 애가 우리집에서 같이 살 생각하면 자랑스러워. 그니까 빨리 짐 싸." 성규는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고, 성열은 성규를 꼭 안고서 다시 울기 시작했다. 두더지야…. 아- 진짜, 더워 떨어져. 고마워…, 고마워 진짜 두더지 이새끼, 진짜 흡. 두더지란 말은 좀 빼지? 성규는 두더지란 말에 잔뜩 신경이 쓰이는지 틱틱 대면서도 성열의 짐을 싸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 도어락이 열리자마자 그 속에는 제 침대인마냥 편히 누워 열렬히 TV를 시청하고 있는 명수와 우현이 보였다. 아씨- 소리는 왜 이리 크게 해 놓고 봐!. 성규는 퉁명스럽게 TV앞의 전원을 꺼 버렸다. 명수는 감지도 않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성규의 팔에 달린 가방을 가리켰다. 뭐냐- 그 가방은?. 허-, 지금 형이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뭐? 명수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관으로 성열이 스믈스믈 걸어들어왔다. "아잌, 하…하이?" 뭐야!!! 명수의 음이탈이 살짝 엇나가나 싶더니, 금새 자신의 몰골을 확인한 것인지 쿠탕탕거리는 효과음과함께 헐레벌떡 방으로 사라져버렸다. 성규는 어이가 없는 것인지 끌끌 혀를 찼고, 성열은 성규와 우현을 보며 뻘쭘히 웃다가 명수의 방으로 따라 들어가버렸다. 뭐야- 무슨 일이야? 나중에 말해줄게. 성규는 우현의 질문에 싱긋 웃어주며 침대에 누워버렸다. 뭔데- 말해줘, 말해달라고! "아흐앜-, 야 간지러워! 하지말라고!" 성규의 웃음소리가 깔깔 들려왔다. 우현도 성규를 간지럽히다 지쳤는지 이내 성규의 옆에 누워버렸다. 그러더니 성규의 옆에 누워 성규를 꼭 끌어안았다. "야, 야. 이거 안 놔? 오늘 껴안는데 맛 들였지? 빨리 안 놔?" "조금만 이러고 있자, 나 잠 들 것 같단 말야." "밤새 안 자고 뭐했냐? 빨리 놔, 답답해." "아, 우리 성규야- 조금만. 응? 어제 난 한 숨도 못 잤단 말이야." "그니까 왜 못 주무셨는데요, 이거 빨리 놓기나 해." "그 이유를 몰라서 묻냐. 니가 너무 새끈해서 그러지." 성규의 얼굴이 화륵 달아올랐다. 큼큼- 잠이나 자. 성규는 우현의 이마팍을 톡톡 때리고는 좀 더 편하게 끌어안으라는 듯 우현의 편으로 몸을 돌려주었다. 이내 성규의 침대에 두 남정네가 꼭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
*안녕하세요, 여우입니다!
오늘도 일찍 왓찌영?
허허허, 아마 3~4일 정도 연재가 늦어질 것 같습니다!
스페인에서 3년정도 공부하던 친구가 귀국해서요!
저의 유일한 공학이었던, 초등학교 때 친구들!
허허허, 다 같이 반창회도 하기로 했답니다~허허
아잌,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올테니,
너무 노여워 마세요! 죄송합니다, 엉엉.
그래도 제가 사는 곳이 휴양관광지라서 바다도 가깝고
옥수수랑 수박도 많습니다. 허허, 계곡도 있고, 산도 있찌라!
허허헣, 오신다면 대우해드려요 +_+ 어서오세요!
놀러오실 분 !!! 허허허허, ☞☜ 없으시면 소금소금.. 그럼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