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일어나 보니 절그럭 거리던 사슬도, 나에게 집착하던 그도 없었다. 몇일만에 혼자 일어섰는지 모르겠다. 침대에만 누워있어서인지 굽어있던 다리가 낡은소리를 내며 한발한발 움직였다. 공복감에 물이라도 마시려고 냉장고를 열려고 하는순간 노란 쪽지가 눈에 띄었다. '밥먹고 기다리고 있어. 혹시라도 나가면 가만두지 않을꺼니까 알아서해' 휘갈겨쓴 그의 글씨체가 너무 병장님다워 웃음이 났다. "하. 이래도 나갈사람은 나가요 병장님.." 허탈한 웃음과 함께 공복감이 몰려왔다. 찬물과 찬밥을 꺼내 대충 말아먹고 아직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게 부끄러워 병장님의 옷장을 열었다. 결벽증이 있는 그 답게 하나같이 일렬로 정렬된 양복들이 눈에 띄었다. 편하게 입을만한 옷이 안보여 결국 와이셔츠와 입을만한 바지를 찾았다. 발목을 웃돌은 바짓단에 새삼 나보다 병장님 키가 작다는걸 자각했다. 다 입고 나니 나름 사람답게 보여 현관문을 서성거렸다. 지금 나가도 될까..? 혹시라도 나가다 부딫히면 어떻하지? 나가면 영원히 못보는건가..? 어디로 도망가지?? 수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돌고 돌았다. 그래 일단 나가고 보자. 현관 손잡이를 잡고 밀었다. '절드덕 절그덕-' 안타깝게도 문은 밖에서도 잠근듯 하였다. 허탈한 한숨이 나왔다. 그래 설마 풀어준다고 해서 그가 문을 안잠글리가 없지. 한참을 다시 생각하고 있을때 전화벨이 울려 서둘러 거실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이봐 에렌' 병장님 특유의 시니컬한 못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나갈생각 하지 말라고 안했나?' 싸늘한 그의 목소리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왔다. '내가 모를꺼라 생각했나본데..다 보고있으니 허튼짓 할생각 꿈에도 하지마' 차갑게 일갈하는 그의 목소리에 차마 머라 할수가 없었다. '처음이니 봐주지. 다음엔 나갈생각 안하는게 좋을꺼야. 그때는 문고리 잡기도 전에 두다리를 분질러주지' 낄낄거리며 웃는 그의 목소리에 다시한번 소름이 돋았다. '알았으면 대답해' "..알겠습니다." 차갑게 일갈하는 그의 말에 허탈했다. 내 자신이 한심해 졌다. 끊는다는 소리도 없이 끊긴 전화기가 소리를 내며 나를 질책하는것만 같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져 무릎을 끌어 안고 얼굴을 뭍으며 언제쯤 그에게서 해방될것인지 생각했다. ------- 어으 오타 많을겁니다!! 지적은 달게 받겠습니다 ㅠㅠ♥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