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삐 루돌프야? 코 빨개진 거 봐ㅋㅋㅋ"
"아이구, 내 새끼. 눈도 빨갛네."
".....아직도 그래요?....킁.... 저 완전 못생기게 울었죠....ㅠㅠ"
"아니야, 이뻤어ㅋㅋㅋ 축하해, 우리 아가"
"공주, 축하해. 우리 공주 말도 잘 하고 이뻐 죽겠네"
"....감사합니다아..... 저 진짜 너무 떨려서....ㅠㅠ"
"강아지ㅋㅋㅋ 씩씩하게 올라가서 울긴 왜 울어."
"아니이... 선배님들 보니까 갑자기 막.... 킁..... 눈물이 났어요...."
"아까 남길이 나가던데 뒤에서 만났어? 그만 훌쩍이고. 코 다 헐겠다."
"....콧물 날 것 같단 말이에요.... 남길 선배님 만났어요. 근데 남길 선배님 보니까 또 눈물 나가지구....."
아직도 울었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아 코를 훌쩍이고 있었다. 내가 청룡영화제에서 상을 받다니.... 아직도 안 믿긴다. 내가 백스테이지에서 울음을 멈추고 있을 동안 시상식이 꽤 진행된 듯 싶었다. TV로만 보던 장면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다보니 시간이 꽤 흘렀고 나도 완전 진정되어 선배님들과 간단하게 담소도 나누며 시상식을 즐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녀주연상 시상이 시작되었다.
"다음 시상 부문은 남우주연상입니다. 시상에는 유지태씨, 이정현씨가 수고해주시겠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유지태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정현입니다"
"정현씨, 오늘 저희가 시상할 부문이 남우주연상이죠?"
"네~ 올해 정말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서 기대가 되는데요, 이 자리에서 주연상 수상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 참 영광인데요, 남우주연상 후보부터 만나볼까요?"
"네, 후보 만나보겠습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정우성선배님, 하정우선배님, 김남길 선배님이 올라가있었다. 으아.... 어떡해ㅠㅠㅠㅠㅠ 나만 떨리는 건지 화면에 잡힌 선배님들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다. 내 상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나 몰라..
"어우, 후보들이 아주 쟁쟁한데요. 제가 다 떨리네요. 그럼 얼른 발표해볼까요?"
"네~ 제가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41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은...."
"....."
"'비상선언'의 김남길님, 축하드립니다~"
으아아ㅠㅠㅠㅠㅠㅠ내 선배님이다ㅠㅠㅠㅠㅠ
선배님과 자리가 꽤 멀어 축하도 못 해주고 울상만 짓고 있는데 선배님이 굳이 먼길을 돌아 나와 가까운 쪽 길을 걸어가며 나를 쳐다보았다. 선배님과 눈이 마주치고 울상을 짓다 말고 웃으면서 엄지를 들어보이니 선배님은 작게 웃어주었고 선배님이 무대에 올라가자 그제서야 주변 선배님들이 눈에 들어왔다.
"꼬맹아. 나 못 받았는데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남길이한테 상도 뺏기고 아가도 뺏기고 다 뺏겼네ㅋㅋㅋ"
".....아니이.... 그냥..... 남길 선배님 상 받았는데 울 순 없잖아요.....ㅠㅠ"
"ㅋㅋㅋㅋㅋ농담이야, 농담. 남길이가 받을만 했지."
남길 선배님이 받을만 했단 정재 선배님의 말에 베시시 웃고는 수상소감을 하려는 남길 선배님에게 집중했다.
"네, 김남길 입니다. 우선 존경하는 선배님들 앞에서 이렇게 상을 받게 되어 죄송하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합니다. '비상선언' 함께해주었던 모든 배우님들 감사드리고,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텝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구요."
"늘 그렇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많이 배웠고 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고 지켜봐주시는 팬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비상선언'을 보러와주신 모든 관객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릴 분들이 참 많은데요, 다 말씀 드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직접 만나뵙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와는 다르게 하나도 떨지 않고 말하는 선배님의 수상소감을 누구보다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무대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왔다. 남길 선배님이 잡혔을 때와 마찬가지로 함성소리가 들렸고 놀란 마음에 얼굴을 가리니 마이크를 타고 선배님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ㅋㅋㅋㅋㅋ짓궂으시네요. 네, 아직 많이 조심스럽지만 저에게 참 과분한 분과 이쁘게 잘 만나고 있습니다."
선배님의 목소리에 슬쩍 고개를 들었더니 다행히 스크린에는 선배님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제서야 마음 놓고 선배님을 쳐다보니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 건지 눈이 마주쳤다.
"나에게 가장 큰 활력소가 되어주는 부끄럼 많은 은솔아. 신인상 축하하고 늘 고마워."
"정말 감사드리고 오늘 받은 이 상에 연연하지 않고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수상소감에 주변은 아주 난리가 났다.
"예삐, 저거에 현혹되면 안 돼. 너 어디 못 가게 잡아놓으려고 못 박는 거 봐"
"조심히 다니라고 할 게 아니라 입을 조심하라고 했어야 했나" - 하정우
"오늘 뒷풀이 비상선언 팀 갔다가 우리 팀으로 오라고 해. 죽었어, 아주" - 이정재
"강아지 오늘 남길이 지키려면 고생 좀 하겠는데?"
선배님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배우들도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고 난리였다. 아까 남길 선배님도 이랬으려나...ㅎㅎ 민망한 마음에 입술만 꾹꾹 깨물고 있는데 정우 선배님이 턱을 살짝 잡고 입술을 빼낸다.
"남길이 괴롭힐까 봐 걱정되서 그래?"
"아니요... 막 쳐다보시니까 부끄러워서....ㅎㅎㅎ"
"ㅋㅋㅋ부끄러울 것도 많네"
"ㅎㅎㅎㅎㅎ....근데 진짜 남길 선배님 막 술 먹이고 그럴 거예요?"
"당연하지. 나랑 정재 형 밀어내고 상 받았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그래요 뭐, 내가 흑장미 해주면 되지"
"너 취하기만 해. 진짜 혼나"
"몰라요~ 나도 상 받았는데 취할 수도 있지 뭐"
정우 선배님의 잔소리를 일부러 못 들은 척하며 장난치고 있는데 제 머리에 누군가의 손이 올려졌다. 누군가싶어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ㅎㅎㅎㅎㅎㅎ선배님이다. 선배님 자리로 가는 더 빠른 길이 있음에도 내 쪽으로 돌아온 선배님에 설레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제 머리 위에 올려진 손을 잡아 내려 쪼물딱 거리니 선배님은 '조금 있다가 봐, 쪼꼬미' 라며 제 어깨를 토닥이고 갔다.
"저 새끼는 왜 여기로 와서 염장을 지르고 가" - 이정재
"아아, 새끼 아니에요. 왜 자꾸 새끼래..."
"딸 키우는 심정이 이런 건가.." - 정우성
"저는 딸은 못 키우겠어요. 유은솔처럼 다 키워놨는데 딴 남자 좋다고 홀랑 가버리면 어떡해" - 주지훈
"치, 결혼이나 하고 말하세요. 딸은 뭐 혼자 낳나.."
"어쭈, 꼬맹이. 이제 좀 받아치는데. 남길이가 애를 다 물들였네"
"그런 거 아니거든요"
"이 사람들은 왜 공주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아니 누나, 이건 예삐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게 아니라 남길이 형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거죠"
"그거나 그거나. 애 좀 냅두세요. 오늘 좋은 날인데. 그치, 내 새끼?"
.....정신 없어 죽겠다. 그렇게 나의 첫 시상식은 정신없이 끝이 났다. 늦은 밤에 끝나서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도 받고 좋은 날이니까 뒷풀이에 참석하기로 했다. 시상식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서 대충 화장을 지우고 드레스도 집에서 가져온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고 반납했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서 만나기로 한 매니저 오빠를 기다리고 있는데 편한 옷차림을 한 남길 선배님이 다가왔다. 주변을 슬쩍 돌아보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곤 선배님에게 폴짝 안겼다.
"ㅋㅋㅋ왜 이렇게 신났어 쪼꼬미."
"ㅎㅎㅎㅎㅎ 선배님 봐서요. 오늘 진짜 진짜 멋있었어요, 짱!"
"우리 쪼꼬미도 진짜 진짜 이뻤어. 주머니에 넣고 싶을 정도로ㅋㅋㅋ"
선배님은 가뿐히 나를 안아들고 비상구 계단 쪽으로 갔다. 계단 손잡이 부분에 나를 앉힌 선배님은 빤히 쳐다보더니 짧게 입을 맞췄다.
"아, 뭐야...ㅎㅎㅎㅎ 선배님도 남우주연상 축하해요! 이건 비밀인데... 나는 선배님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ㅎㅎㅎ"
"ㅋㅋㅋ왜 비밀이야. 형들이 뭐라고 할까 봐?"
"응, 아까도 막 내가 선배님 상 받아서 좋아하니까 되게 툴툴거리고 그랬다니까요?"
"ㅋㅋㅋㅋ그랬어? 알겠어. 내 쪼꼬미가 비밀이라고 하면 비밀로 해야지. 뒷풀이 가지?"
방금 씻고 나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뒷풀이 가냐고 물어오는 선배님에 고개를 끄덕였더니 다시 한 번 짧게 입을 맞춘 선배님은
"그럼 조금만 마시고 기다려. 우리 팀 뒷풀이 갔다가 금방 갈게"
"진짜 올 거예요? 선배님 오면 큰일날텐데.. 다른 선배님들이 완전 벼르고 있어요"
"응, 알아."
"아는데 왜 와요. 바보."
"내 쪼꼬미 보러 가는 건데? 술이야 마시면 되지~"
"술 못 마시면서..."
ㅋㅋㅋㅋㅋㅋ선배님은 내 말에 상처 받았다는 듯 울상을 지었고 삐진 선배님을 장난스럽게 보다가 선배님의 볼을 잡고 당겨 여러 번 입을 맞췄다.
"ㅎㅎㅎㅎ선배님은 내가 지켜줄게요. 흑장미 해, 알겠죠?"
"모르겠는데. 뽀뽀 더 해 봐. 그럼 알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부러 삐진 척하는 선배님이 귀엽기도 하고 웃겨서 선배님의 볼을 잡고 쪼물딱 거리며 웃다가 계속 삐진 척을 하는 선배님에 결국 여러 번 입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떼려는데 제 뒷통수를 받치고 입을 맞춰오는 선배님에 놀라 버둥거리니 제 등을 토닥이고 제 팔을 들어 선배님 목에 두르게 했다. 결국 선배님 목에 팔을 두르고 좀 더 가깝게 붙으니 선배님은 입을 맞춘 채로 피식 웃었고 조심스럽게 제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간 뽀뽀나 포옹 같은 가벼운 스킨쉽은 많이 했지만 이렇게.... 키스....를 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되는 마음에 저도 모르게 선배님 목에 두른 팔에 힘을 줬더니 선배님은 제게 더 가까이 다가와 붙고서 급한 듯 입술 사이를 가르고 들어왔다. 빈틈 없이 맞닿은 입술에 조금씩 숨이 차 입술을 떼려고 하면 살짝 떼서 숨을 쉬게 해주다 곧바로 다시 입을 맞춰오는 선배님.... 능숙한 선배님에 비해 서툰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참을 입 맞추는 데에 집중하던 선배님은 내 핸드폰에서 울리는 진동소리에 천천히 입을 뗐다.
"......"
"......"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선배님을 쳐다보다 계속 울리는 진동에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꺼내는데 지훈 선배님이었다.
"...여보세요"
- 예삐, 어디야? 우리 곧 출발할건데.
"아... 저 남길 선배님이랑 같이 있어요...!"
- 그래? 남길이 형이 데려다 준대?
지훈 선배님의 말에 고개를 들어 선배님을 쳐다보면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네, 데려다 주신대요. 먼저 가셔도 되요..!"
- 응, 알겠어. 남길이 형 버리고 얼른 와~
"ㅎㅎㅎㅎㅎㅎ....네에, 금방 갈게요"
지훈 선배님 말에 웃으며 전화를 끊자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선배님이
"ㅋㅋㅋㅋㅋㅋㅋ아 뭘 죽여요"
"자꾸 쪼꼬미랑 내 사이 방해하려고 해서 짜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님이 질투하고 삐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 괜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근데..
"....근데 있잖아요"
"응"
"선배님.... 키스 왜 이렇게 잘 해요?"
"......어?..."
"....되게 능숙하던데. 그러고 보니까 선배님 키스씬 진짜 많이 찍었죠? 그래서 잘 하나.."
"...아, 왜 웃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 일루와. 한 번 더 하자"
"뭘 더 해요...! 미쳤나 봐, 저리 가요!"
능글 맞게 웃으며 다시 입을 맞춰오려는 선배님의 어깨를 밀어내고는 계단 손잡이에서 내려왔다. 그 와중에 내가 넘어질까 봐 허리를 꽉 잡아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왜~ 한 번만 더 하자ㅋㅋㅋㅋㅋ"
"쓰읍, 안 돼요. 저리 가요."
자꾸만 따라오는 선배님에 비상구에서 나가려고 하니 선배님은 뒤에서 나를 잡아 돌리더니 짧게 입을 맞췄다가 뗀다.
"...뭐, 그래요. 그럼 나도 서준 선배님이랑 키스씬 찍으면 뭐라고 하기 없기"
"....키스씬 있어?"
"있겠죠. 지금까지 나온 대본에는 없는데 나중에는 있지 않을까요? 로코에 키스씬이 빠지면 쓰나"
"....빠질 수도 있지"
"없는데요? 메롱"
선배님이 질투에 눈이 멀어 방심한 틈을 타 비상구 문을 열고 나왔다. 다급하게 나를 쫓아온 선배님은 빠르게 다가와 내 어깨를 끌어안고 걷는다.
"그.. 키스씬 찍어도 되는데. 찍기 전에 말해줘야 해."
"왜요?"
"왜긴 왜야. 마음의 준비를 좀 해야지. 그리고 키스씬 찍고 바로 나한테 와야 해"
"그건 또 왜요?"
"내가 물고 빨고 다 할 거야"
"ㅋㅋㅋㅋㅋㅋㅋ그럼 서준 선배님이랑 선배님은 간접 키스 하는 거 아니에요?"
"아, 쪼꼬미! 그건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겠어요, 알겠어. 이제 그만 할게요."
잔뜩 입술을 내밀고 삐진 티를 내는 선배님이 귀여워 웃다가 매니저 오빠를 만나 트로피를 받고 먼저 보낸 후에 선배님 차에 올라탔다. 선배님 매니저 분께 인사를 하고 우리 영화 뒷풀이 장소로 출발하는데 매니저님이 운전하시는 동안에도 여전히 툴툴거리는 선배님에 결국 매니저님이 안 볼 때 선배님 볼에 짧게 입을 맞췄다. 그러자 비실비실 웃기 시작하던 선배님은 입술을 가리키며
"거기 말고, 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술에 해달라고 하기에 입술에 꾹 입을 맞췄다 떼니 그제서야 만족한다는 듯 웃는다. 하여튼 못 말린다. 꽤 가까운 곳에 있는 술집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진짜 빨리 갈게. 취하면 안 돼' 라며 내 손을 잡고 안 놔주는 선배님을 억지로 떼놓고 술집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나를 알아본 직원이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안내를 해줬고 2층으로 올라가니 통째로 빌린건지 보이는 건 선배님들과 다른 팀 배우들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다른 팀 배우 분들께 인사를 하고 선배님들이 있는 곳으로 가니 선배님들도 편한 복장을 하고 계셨다.
"헐, 어떻게 아셨어요?"
"음, 방금 갔으니까 그래도 한 시간은 걸리지 않을까요?"
"진짜요? 안 되는데... 흑장미 해야겠다ㅎㅎㅎ"
고깃집이라 고기 익는 동안에 밥부터 먹으라며 챙겨주는 혜수언니에 베시시 웃고는 메뉴를 쭉 보다가 된장찌개를 시켰다. 고깃집은 된장찌개지ㅎㅎㅎ
금방 나온 된장찌개와 공깃밥으로 끼니를 떼우고 오늘은 밤 늦게까지 술 마실 거니까 천천히 마시라며 조금씩 따라주시길래 아주 감질맛나게 술을 마셨다. 선배님들과 남길 선배님을 죽이네 살리네 티격태격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 테이블로 왔다.
"...?"
미쳤다. 조승우 선배님이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머뭇거리다가 '안녕하세요....' 소심하게 인사를 했더니 조승우 선배님은 웃으면서 우리 테이블에 앉으셨다.
"뭐야, 승우 니가 우리 아가를 왜 찾아"
"어, 형 안 돼요. 요즘 우리 예삐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안 돼"
"ㅋㅋㅋ여기 소문 다 났어. 형, 누나들이 은솔씨 하도 끼고 살아서 얼굴 보기도 힘들다고"
"아...ㅎㅎㅎㅎㅎㅎ....그렇게 끼고 살지는 않으시는데...ㅎㅎㅎㅎㅎ"
"공주, 그런 얘기 신경 쓰는 거 아니지? 신경 안 써도 돼."
"그래~ 이 바닥이 워낙 소문이 많아서 그런 얘기 들어도 그냥 무시해" - 전지현
"마셔야죠~ 은솔씨는 술 좀 해요?"
"아... 네ㅎㅎㅎ 좋아해요!"
"뭘 좋아해. 너 취하면 혼난다고 했다"
치... 뭐 맨날 혼난대. 하정우 선배님 말에 입술을 삐죽이고 모른 척 승우 선배님과 짠 하고 원샷을 했더니 하정우 선배님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승우 선배님은 오늘 영화제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옆에 있는 팀에 친한 감독님이 불러서 왔다고 한다. 마침 우리 팀과 같은 술집이라는 소리를 듣고 인사차 왔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떨린다... 대배우.....
"은솔씨 기사 봤어요. 남길이랑 만나시는 거"
"아... 네에...ㅎㅎㅎ 근데 왜 웃으세요ㅠㅠ"
"형, 예삐 웃는 거에 예민해. 나 맨날 웃어서 혼나"
"아아, 제가 언제 혼을 냈다고...!"
"ㅋㅋㅋㅋ아니, 그냥 남길이는 연애 안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여자친구를 만들었다니까 신기해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승우 선배님은 그러고 다른 선배님들과 간단하게 인사하고 다시 원래 테이블로 돌아가셨다. 으아... 조승우랑 얘기를 해보다니.....
그 후로도 박성웅 선배님, 황정민 선배님 등등 영화계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인사하고 가셨다. 선배님들이 오실 때마다 술을 한 잔씩 하다보니까 금세 술기운이 올라왔고 남길 선배님이 올 때까지는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길 선배님이 계단을 올라오는 게 보였고 자리에서 일어나 선배님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선배님!"
선배님은 나를 꼭 안아주고 내 양볼을 잡아 올려 이리저리 살펴본다.
"응? 아닌데? 저 하나도 안 취했어요!"
"아닌데. 텐션 올라간 거 보니까 취했는데"
"아니라니까?"
"오.. 이제 반말도 해?"
"왜요. 하면 안 돼요?"
"아니, 해도 돼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
"애정행각 그만하고 앉지?"
아, 맞다. 선배님들도 있었지...ㅎㅎㅎㅎ
정우 선배님의 말에 남길 선배님은 내 손을 잡고 테이블로 가 자리 잡고 앉았다. 선배님은 테이블을 쭉 보더니 내 앞에 있는 빈 공깃밥 그릇을 보고 뿌듯하게 웃는다.
"밥 먹었어?"
"네! 오자마자 혜수언니가 밥 먹으라고 챙겨주셔서 된장찌개랑 밥 먹었어요ㅎㅎㅎ"
"응, 잘 했어, 내 쪼꼬미"
"선배님은 밥 먹었어요?"
"응, 나도 먹었어."
"응, 그래~ 밥 먹고 온 남길이 형. 일단 한 잔 마셔야지. 맥주잔 어딨어"
"아, 왜 이래요. 왜 자꾸 남길 선배님 괴롭혀요"
"아니, 괴롭히는 게 아니라 무려 정재 형과 정우 형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어? 한 잔 해야지"
"나는 아직도 속이 쓰리다. 상을 못 받아서"
"마음 같아선 한 병 원샷 시키고 싶은데 술 못 마셔서 봐 주는 거야"
"....완전 못 됐어. 저 흑장미! 제가 흑장미 해줄래요"
"꼬맹이 너 더 마쉬면 취해. 그만 마셔"
"저 안 취했다니까요? 왜 자꾸 취했대. 하나도 안 취했는데.."
"공주, 착하지. 더 마시면 내일 속 쓰려"
"......."
"ㅋㅋㅋㅋ쪼꼬미. 나 비상선언에서 술 거의 안 마시고 와서 괜찮아."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선배님에 결국 내가 포기했다. 부들부들... 남우주연상 축하주라며 맥주잔 반 이상을 소주로 가득 채운 잔을 선배님은 원샷했다. 그래도 더 이상 술을 마시라며 강요하지 않는 선배님들 덕분에 나도 금방 기분이 풀렸고 박박 우겨서 소주잔 반만 채워서 술을 마시고 있다. 남길 선배님은 금방 얼굴이 빨개졌지만 한 잔만 마셔도 빨개진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근데 중요한 건 내가 취기가 올랐다는 거지...
조금씩 어지러워져서 자꾸만 머리를 흔들자 눈치 빠른 남길 선배님은 어지러우면 기대라며 내 머리를 선배님 어깨로 당겼고 나는 그대로 선배님에게 기대어서 다른 선배님들 얘기하는 것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또 누가 우리 테이블로 온다.
"안녕하세요~"
어... 저 분은 남길 선배님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 분인데...
"어, 여름아. 거기 술자리 끝났어?"
"아, 네ㅎㅎㅎ 방금 끝났는데 갈 곳이 없어서 오빠 여기 계신다고 해서 왔어요ㅎㅎㅎ"
오빠라니.... 오빠라는 소리에 놀라서 선배님을 쳐다봤지만 선배님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내가 알기로는 저 분도 몇 작품 안 한 신인인 걸로 아는데 나를 쳐다보며 앉아도 되냐며 당당하게 물어보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 남길 선배님 옆자리에 앉는다. 신경 쓰이는 게 맞는 거지...?
나는 완전 쌩얼에 위, 아래 트레이닝복 세트를 입고 있는데 이 분은 화장도 예쁘게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있었다. 힝.... 나도 다른 옷 입을 걸....
"뭐 다 같이 술마시는 건데 괜찮고 말고가 어딨어. 반가워요" - 하정우
하정우 선배님을 시작으로 다른 선배님들과 인사를 나누던 여름씨가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길래 얼떨결에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은솔씨ㅎㅎㅎ 정여름라고 해요. 신인상 축하해요~"
"아, 아.... 안녕하세요...! 유은솔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ㅎㅎㅎ"
"ㅋㅋㅋㅋㅋㅋ아, 예삐 또 낯가린다. 귀여워 죽겠네"
"야야, 주지훈 너 꺼져. 왜 내 쪼꼬미를 니가 귀여워 해."
"형, 명심해라. 예삐 만나게 해준 거 나다?"
"어쩌라고. 너 아니어도 어떻게든 만났어."
"와...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고? 이 형 안 되겠네. 정우 형, 안 그래요?"
"너네 둘 싸우는데 나는 왜 껴. 꼬맹이 이리 와. 거기 껴있지 말고"
"....아, 진짜 왜 이래요, 창피하게...."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싸우는 선배님들에 내 얼굴이 다 빨개진다. 창피하단 말에 충격을 받은 남길 선배님과 지훈 선배님은 '내가 창피해?', '예삐, 어떻게 창피하다고 할 수가 있어' 라며 나를 들들 볶는다....
"애 좀 냅둬. 아가, 얼굴 빨갛다. 물 마셔"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것들이 유치하게 왜 싸우고 그러냐. 그치, 강아지?"
"그러니까요.. 유치해 죽겠어요."
"...쪼꼬미, 이제 안 싸울테니까 나 봐봐"
안 싸운다는 말에 고개를 돌려 선배님을 쳐다보니 내 볼을 잡고 짧게 입을 맞췄다 뗀다.
"......"
"남길이 미쳤니?" - 정우성
"와... 와..... 아가, 이리 와. 안 되겠다. 김남길이랑 헤어져"
"김남길, 잠깐 나와 봐" - 하정우
"형 미친 게 틀림 없어. 아님 취했나? 아니지. 취해도 공과 사는 구별해야 되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뭘 웃고 그래요! 미쳤나 봐 진짜..!"
남길 선배님은 선배님들이 던지는 병뚜껑을 맞고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고만 있다. 그리고 남길 선배님 옆에 앉아 있는 여름씨는 뭔가 표정이 안 좋다.
"아아, 알겠어요. 미안, 미안. 이제 둘이 있을 때만 할게요. 아ㅋㅋㅋㅋㅋㅋㅋ"
"웃음이 나와? 넌 강아지 없었으면 이미 한 대 맞았어"
"그때 그렇게 넘어가는 게 아니었어. 헤어지라고 했어야 했는데... 하..." - 이정재
"둘이 있을 때도 하지마, 새끼야" - 하정우
"예삐, 남길이 형이랑 만날 때 연락해. 나도 가게. 안 되겠어, 저 형" - 주지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만 웃어요! 선배님들이 진짜 때릴 것 같단 말이야..."
웃지 말라며 계속 다그치는 내 말에 겨우 웃음을 멈춘 선배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고 분위기가 점차 풀리고 부어라 마셔라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 물론 나는 거의 못 마셨지만..
"....?"
....갑자기..? 나만 싸한 기분을 느낀 건지 주변 선배님들은 그랬냐며 같이 영화 찍어서 좋았겠네 등등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해줬다. 남길 선배님도
"아, 그래? 뭐 봤는데"
"저 선덕여왕이요! 비담 진짜 좋아해서 저 막 팬카페도 가입하고 그랬었는데ㅎㅎㅎ"
"오... 그럼 영화 찍을 때 얘기하지ㅋㅋㅋ"
"ㅎㅎㅎ부끄러워서...ㅎㅎㅎㅎ 오늘은 술이 좀 들어가서 얘기하는 거예요"
나와는 다르게 키도 크고 성숙해보이는 여름씨가 남길 선배님 팬이라고 하니까 괜히 심통이 난다. 그리고 막 실실 예쁘게 웃으면서 은근히 남길 선배님 팔도 잡고 그러는 게 다른 마음이 있는 게 분명해보였다. 그것도 모르고 남길 선배님은 팬이라는 소리에 기분이 좋은지 계속 여름씨의 얘기를 들어준다.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괜히 막 더 짜증이 나는 것 같아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고 자리를 피했다.
"....김남길 완전 바보."
화장실로 들어와 괜히 손 한 번 씻고 거울을 보고 있는데 여름씨가 들어온다. 어색하게 웃으며 쳐다보니
"..네?"
"누가 먼저 고백했어요? 남길 오빠? 아니면 은솔씨?"
"아.. 그건 좀... 얘기하기가...ㅎㅎㅎ"
"아, 은솔씨가 하셨어요?"
"....네?"
"아니~ 남길 오빠가 뭐가 부족해서 쌩 신인을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그런 건데. 아니에요?"
.....지금 나 엿먹이는 거 같은데. 내가 만만해보였나..?
"아닌데요. 남길 선배님이 먼저 고백했는데."
"네?"
"남길 선배님이 먼저 고백했다구요"
"......."
"남길 선배님이 고백하고 저 기다려주시기까지 했는데."
내 말에 표정이 굳은 여름씨를 보니 확실히 나를 만만하게 봤었구나 싶었다. 내가 낯가리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맞고 살진 않는 스타일이거든.
"그리고 웬만하면 내 선배님한테 막 터치하고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
"아, 그리고 오빠라고도 안 했으면 좋겠는데. 그건 뭐.. 이미 그렇게 부르시는 것 같으니까 그냥 넘어갈게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여름씨를 놔두고 먼저 나왔다. 씨.. 김남길 가만 안 둬.
자리로 돌아오니 아까보다 더 빨개진 얼굴로 나를 안으려고 하는 남길 선배님 팔을 찰싹 때리고 자리에 앉았다.
"....쪼꼬미. 나 때렸어?"
"네"
"....나 뭐 잘못했어?"
"...잘못은 아닌데, 그냥 선배님 미워서요"
"오... 남길이 형 차이는 거야?" - 주지훈
심상치 않은 분위기임을 눈치 챈 정우 선배님이 지훈 선배님 팔을 때리더니 조용히 하라고 한다. 나이스.
갑자기 화가 난 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선배님을 무시하고 고기만 주워먹고 있는데 테이블로 돌아온 여름씨가 먼저 일어나겠다고 하고 가버렸다.
"꼬맹이. 쟤 때문이야?"
"이거 봐. 정우 선배님도 아는 걸 남길 선배님은 모르는 거"
"평소에는 눈치가 그렇게 빠르면서 이럴 땐 왜 느린거야.. 진짜 미워"
그렇게 헤어져라 헤어져라 노래를 부르던 선배님들도 분위기가 가라앉자 아무 말 없이 그냥 기다려주셨다. 여전히 어쩔 줄 모르는 남길 선배님이 조심히 내 손을 잡는다.
"........"
"뭔지 모르고 그냥 사과하기 싫어서 그래. 얘기해주라.."
뭐 때문에 그러는지 얘기해달라며 미안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남길 선배님에 얘기를 해줄까 하는데 막상 얘기하려니까 괜히 쪼잔하게 굴었나 걱정이 됐다.
....아이씨, 괜히 그랬나...
"....아니.... 그게...."
"응"
"....그, 여름씨가.. 막 오빠라고 하고 막 선배님 팔 만지고 그러는데..."
"응"
"...그런 것도 싫고... 그리고 막... 막, 나보고 선배님이 뭐가 부족해서 나 좋아하냐구 그러고..."
"...여름이가 그랬어?"
"...씨, 여름이라고 그렇게 다정하게 하지 마요. 짜증나"
"아... 응, 정여름. 정여름이 그렇게 말했어?"
"...네"
내 말에 뭔가 생각하던 선배님은 다시 나를 쳐다보더니 슬며시 웃는다.
".....?"
"...지금 웃음이 나와요?"
"ㅋㅋㅋㅋ아, 미안해, 미안."
"씨...."
"쪼꼬미, 내가 미안해. 걔 번호는 지금 바로 지울게. 연락와도 무시하고. 이거 봐, 나 지운다?"
진짜 핸드폰을 꺼내 비상선언 정여름 이라고 저장된 이름을 지운다.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님에 조금 마음이 풀려 입을 삐죽거리니 선배님은 내 손을 잡아 만지작거린다.
".....또 그러면 나 울 거야"
"아씨, 웃지 마요 진짜아..!"
"ㅋㅋㅋㅋ응응, 안 웃어. 안 웃을게"
내가 어느 정도 기분이 풀린 것 같자 그제서야 선배님들이 남길 선배님에게 핀잔을 주기 시작한다.
"형은 왜 이렇게 눈치가 없냐"
"...ㅎㅎㅎ....아니, 이렇게 공격 들어오기 있어요?"
평소라면 우리 선배님한테 왜 그러냐며 선배님 쉴드치기에 바빴겠지만 오늘은 미우니까 그냥 냅두기로 한다.
"진짜 울리기만 해. 너는 뒤져" - 이정재
"울리기 전에 헤어져야지. 꼬맹이, 남길이 또 저러면 바로 말 해."
"그냥 지금 헤어지는 건 어때, 강아지"
"선배님 하는 거 보구요. 오늘은 마이너스 50점이야."
"아니, 쪼꼬미... 내가 잘못하긴 했는데.... 마이너스 50점은 너무한 거 아닌가..."
.....?
"원래 500점이었는데. 그래서 지금 450점이에요."
".......? 보통 이런 건 100점이 만점 아니야?" - 주지훈
"네, 근데 선배님이 그동안 잘해주고 해서 플러스 된 게 많아요. 그래서 500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 새끼야"
내 말에 빵 터진 남길 선배님과 뭔가 언짢은 선배님들..ㅎㅎㅎㅎ
웃지말라며 핀잔을 주는 선배님들에 겨우 웃음을 멈춘 남길 선배님은 나를 꼭 껴안는다.
"내 쪼꼬미, 고마워. 앞으로 쪼꼬미 서운하게 하는 일 절대 없게 할게. 그러니까 나 1000점 시켜줘. 알겠지?"
"그건 선배님 하는 거 보구요."
"응, 내가 잘 할게"
1000점 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남길 선배님과 그런 남길 선배님에게 그만 안으라며 구박하는 선배님들.
그렇게 늦은 밤까지 술자리는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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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아니;;; 오늘 나는 분명히 청룡영화제를 봤는데 왜 우결을 본 느낌이지?? 나만 그래?
ㄴㄴ 아니 나도;;; 부끄럼 많은 은솔아. 이거에서 잠시 기절함ㅠ
ㄴ 수상소감보다도 김남길 가까운 거리 냅두고 유은솔 보려고 멀리 돌아가는 거 겁나 치임ㅠㅠㅠㅠㅠㅠㅠ
ㄴ 김남길 수상소감할 때 유은솔 잡혔을 때 졸귀ㅋㅋㅋㅋㅋㅋ 얼굴 바로 가리는데 개귀엽더라ㅋㅋㅋㅋ
ㄴ 아니 유은솔 수상소감할 때 김남길 잡힌게 존나 대박ㅋㅋㅋㅋㅋ 웃는데 개 치였음...
ㄴ 유은솔 드레스 존예더라 피부 하얘서 더 잘어울리는 느낌... 그냥 존나 다 부럽네;;
ㄴ 나 직관 갔는데 내 앞에 앞에가 여름 밤 팀이었는데 김남길 상 받고 들어와서 굳이 여름 밤 자리로 와서 유은솔이랑 얘기하고 감ㅠㅠㅠㅠㅠ
ㄴ 나도 직관 갔는데 나는 비상선언 팀이랑 가까웠거든 근데 유은솔 상 받고 내려가니까 김남길 바로 일어나서 나감;;; 유은솔 보러 가는 것 같았는데 졸라 부럽더라...
ㄴ 인티에 뒷풀이 썰 있던데 졸라 설렘...
ㄴㄴ ?????? 링크 좀 빨리ㅠㅠㅠ나도 좀 설레자ㅠㅠㅠㅠ
나 술집에서 알바하는데 오늘 우리 가게에 청룡영화상 뒷풀이 옴ㅠㅠ
어디 가게인지는 비밀이고 2층으로 된 술집인데 여름 밤 팀이랑 영혼 팀 왔거든?
내가 진짜 주지훈 졸라 팬이어서 사장한테 졸라서 원래 나는 1층에 상주하는 알바였는데 오늘만 2층에 상주하는 걸로 바꿨는데
와.... 진짜..... 유은솔 너무 부러워서 질투도 안 날 정도였음
맨 처음에 유은솔 빼고 다 왔길래 뒷풀이는 안 오나 싶었는데 얼마 안 있어서 오더라고
졸라 이뻤음 다른 여배우들도 진짜 이뻤는데 약간 다른 느낌으로 이뻤음
약간 맹하게 생겨서 그냥 가만히 있는데 챙겨주고 싶고 밥 먹이고 싶고 그런 느낌...?
하얀 애가 옷도 무슨 하얀색 트레이닝복 위아래 세트 맞춰입고 왔는데 졸라 씹귀;;;;
박스핏이라 소매가 길었는데 유은솔 자리에 앉마마자 주지훈이 자연스럽게 손목 접어주더라.... 이때 졸라 부들부들이었음
하정우도 앞치마 챙겨주고 팔에도 튄다고 정우성이 옷 벗어줌;;;;
김혜수가 밥 먹으라고 챙겨주고 전지현이 머리 묶어주고 이정재가 고기 잘라서 놔주고.... 진짜 졸라 부럽더라...
완전 쌩얼인 것 같던데 피부도 완전 애기 피부임 그리고 진짜 작음... 키도 작은데 뼈대가 얇아서 그런가 그냥 사람 자체가 작음...
아 근데 주지훈 본 썰 쓸려고 했는데 왜 자꾸 유은솔이로 세냐;;;;
암튼 주지훈 존나 잘생김...ㅠㅠ
겁나 떨렸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서빙하고 있는데 조승우도 오고 진짜 난리였음;;;
조승우가 유은솔이한테 가서 뭐라 뭐라 하는 거 같은데 잘 안 들렸음...
그러고 좀 있다가 김남길 왔거든?????
진짜 와 나 기절하는 줄 화제의 커플을 눈앞에서 보다니.....
김남길 오자마자 유은솔 바로 김남길한테 왔는데 완전 나랑 가까워서 대화하는 거 다 들었는데....와....
막 김남길이 유은솔 얼굴 잡고 막 돌려보더니 취한 거 같았나봐
취한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유은솔이 안 취했다고 그랬거든
그걸로 막 둘이 투닥거리다가 유은솔이 안 취했다니까 이랬나? 암튼 반말로 뭐라 하니까
김남길이 이제 반말도 하냐고 막 웃음ㅠㅠㅠㅠㅠ
유은솔이 반말하면 안되냐고 그러니까 해도 된다고 막 머리 쓰다듬어 줌 ㅠㅠㅠㅠㅠ시바ㅠㅠㅠㅠㅠㅠ
근데 다른 배우들은 둘이 사귀는 거 개 싫어하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남길한테 겁나 뭐라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헤어지라고 그러고ㅋㅋㅋㅋㅋㅋ
김남길 자연스럽게 유은솔 옆에 앉아서 정우성 옷 걸치고 있는 거 보고 팔 똑바로 끼워 넣어주고 그러는데
다른 배우들이 남우주연상 받았으니까 술 마셔야 한다고 맥주잔에 술 따라줌ㅋㅋㅋㅋㅋㅋㅋ
김남길 술 못 마시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그건 마시더라 근데 마시고 바로 얼굴 빨개짐;;
그러고 그냥 술자리처럼 술 마시고 그러는데 중간 중간에 다들 유은솔 챙기느라 바쁘더라..
고기 구워서 놔주고 술 취한 것 같으니까 술 못 먹게 하고 물 따라주고 배부르다니까 조금만 더 먹으라고 직접 숟가락으로 밥 떠서 먹여주고
먹기 싫다니까 다른 거 시켜주려고 메뉴판 보고 유은솔이 좀 추워하니까 담요 같은 거 없냐고 물어보고... 누가 물어봤냐면 하정우.....
시바 진짜 죽을 뻔..... 설레서 그런게 아니라 무서워서....... 그냥 담요 있냐고 물어보는데 만들어서 줘야 할 것 같은 느낌.....
없다고 하니까 김남길이 옷 벗어서 덮어줌. 것도 모자라서 주지훈도 벗어줌
근데 졸라 웃긴게 유은솔이 김남길 옷은 상체에 걸치고 주지훈 옷은 다리에 걸쳤는데 고기 먹다가 다리 쪽에 흘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 유은솔이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김남길이 됐다고, 쟤 돈 많아서 옷 다시 사면 된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 그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지훈 졸랔ㅋㅋㅋㅋㅋㅋㅋㅋ내 옷인데 왜 형이 신경 쓰지 말라고 그러냐고ㅋㅋㅋㅋㅋㅋ근데 괜찮다고 함... 당신.... 핸썸 앤 리치....
옷 비싸보이던데.....
암튼 진짜 김남길만 그러는게 아니라 다 그럼;;;;
아 그리고 유은솔 취한 거 같으니까 김남길이 자기 어깨에 기대라고 머리 끌어당겨서 기대게 함ㅠㅠㅠㅠ
이쯤 되니까 그냥 부럽더라..... 거기 있는 배우들 다 유은솔이한테 눈을 못 떼는 느낌..?
진짜 끝까지 있고 싶었는데 내 타임 끝나서 사장이 집에 가라고 해서 끝까지는 못 있었음ㅠㅠ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걸 안 썼는데 다 유은솔 부를 때 애칭으로 부르더라;;;;; 미친;;;;;
김남길은 쪼꼬미, 하정우는 꼬맹이, 이정재는 아가랬나 그랬고 정우성은 강아지, 주지훈은 예삐ㅠㅠㅠㅠ 미쳤냐고 예삐ㅠㅠㅠㅠㅠ
전지현은 내 새끼라고 하고 김혜수는 공주라고 하더라....미친 공주래ㅠㅠㅠㅠㅠㅠ
다음 생에는 무조건 유은솔이로 태어난다...ㅂㄷㅂㄷ
ㄴ 와..... 미쳤다.... 여름 밤 배우들이 유은솔 부둥부둥 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미쳤네...
ㄴ 나 영화 쪽에서 일하는데 ㄹㅇ임 소문 다 남ㅋㅋㅋㅋㅋㅋㅋ
ㄴ 졸라 부럽다.... 김남길 실물 어떰?
ㄴㄴ 키 진짜 크고 얼굴 작고 비율 장난아님;;; 김남길도 쌩얼인 것 같았는데 그래도 잘생겼더라
ㄴㄴㄴ 쓰니야 이정재는ㅠㅠ?
ㄴㄴㄴㄴ 이정재도 그렇고 정우성도 그렇고 졸라 아우라 개 쩔어;;;;; 말 절대 못 걸 것 같은 그런 느낌... 진짜 친절한데 그 아우라가 있음...
ㄴ 미친ㅠㅠㅠㅠㅠㅠㅠ 나도 하정우ㅠㅠㅠㅠㅠㅠ 꼬맹이ㅠㅠㅠㅠㅠ
ㄴ 지현언니 내새끼 실화냐고ㅠㅠㅠㅠㅠㅠ나도 전지현의 새끼가 되고 싶다ㅠㅠㅠㅠㅠ
ㄴ 여기서 제일은 김혜수의 공주임;;;; 김혜수 여왕포스 지리는데 김혜수가 공주라고 부르면 진짜 존나 황송할듯...;;;
ㄴ 진짜 유은솔이는 무슨 복을 타고 났길래 저 엄청난 배우들이 부둥부둥 쩌는 거임??
ㄴㄴ 그니까 그렇게 막 이쁜 것도 아닌데 좀 오버하는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ㅋ
ㄴㄴㄴ 오버까지는 아닌데 그래도 좀 심한 것 같긴 함ㅋㅋㅋㅋㅋㅋㅋ
ㄴㄴㄴㄴ 엥 유은솔 실물 보면 그런 말 안 나올 듯ㅋㅋㅋㅋ 실물 진짜 존나 이쁨
ㄴ 다 모르겠고 나도 다음 생에 유은솔이로 태어날래...
-
에피소드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화 입니다! 그래서 꽉꽉 눌러서 써봤는데.... 막 써서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암튼 다음 화는 은솔이 첫 예능을 써보려고 합니다!
박서준이랑 드라마 찍는 것도 빨리 써야 하는데... 다른 등장인물들 사진 구하는게 힘들어서 계속 미루는 중.....
언젠가는 들고 올게요..... 커피차도 쓰고 싶어서 근질근질 하단 말이에요...ㅠ
예능 골라주시면 그걸로 써볼게요!
그럼 빠르게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