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슬펐다. 네 눈빛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날 보다가 고개를 푹 숙이는 너에게서 눈이 떨어지질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건지 너의 어깨는 잠시 떨리다가 크게 올라갔다 다시 내려갔다. 예쁘게 착 가라앉아있는 네 동그란 머리를 보다가 내가 먼저 우리 사이에 흐르는 정적을 깼다.
"지호야."
넌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들리지않을거같던 고개만 들릴뿐이었다. 다시 넌 날 쳐다보았다.
"성이름."
대답을 하지않았다. 나는 아무 말없이 네 헬쓱해진 볼을 손으로 감쌌다. 잠시 흔들리던 너의 동공이 다시 제 자리를 찾고 내 눈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볼에 있는 내 손을 잡더니 눈을 감고 내 손바닥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우지호.."
"미안. 미안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안된다. 난 너를 놓을 수없어. 너무나 간절했다. 속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고 숨 쉬는것이 벅찼다. 제발 지호야.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잠긴 듯 나오지않았다.
"끝내자 우리."
나는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