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과 다정 그 사이
by. 워커홀릭
대상 받은 이후로 현빈은 술자리가 많아졌다. 다들 축하해준다며 불러내는 자리에 나가다보니 근래 1주일동안은 매일 밤마다 밖에 나가 술을 마시는 것 같다.
그래도 뭐 누구랑 어디에서 마시는지 다 알려주고 꼬박꼬박 연락도 해줘서 별 생각 없었는데 오늘은 좀 화가난다.
좋은 의미의 술자리이고 연락도 잘 되서 아무말 안하고 기다리는건데 오늘은 누구랑 만나는지도 안알려주고 8시부터 나갔으면서 12시가 되는 지금까지도 연락이 안된다.
처음엔 그냥 문자만 남겨두고 기다리려고 했는데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몇시간동안 연락도 없었으면서 전화를 거니까 바로 받는게.. 어이없으면서도 화가나네
"뭐해요???"
-어?
"어디서 뭐하냐구요"
-...
"몇시간 동안 문자도 안읽었으면서 전화는 바로 받네"
-아. 미안
"미안? 그게 끝?"
-...여기 올래?
취해서 그러는건지 앞뒤 맥락없이 자기 할 말만 하는 현빈때문에 더 화가난다.
전화기 붙잡고 화내봤자 나만 손해일것 같아 주소를 받아 곧장 출발한다.
제일 안쪽방에 있다는 현빈의 말에 방문을 열었는데,
........?
너무 당황스러운 조합에 앉지도 못하고 그대로 서서 둘만 번갈아가며 쳐다보자, 현빈이 앉으라며 옆자리를 가리키기에 조용히 가서 앉는다.
도대체 누굴 만나길래 연락 한 통 없나 싶었는데.. 와서 따지고 싶었는데 아무말도 못하겠다.
숨막히는 어색함에 물어보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입을 뗼수가 없다.
"술 마실래?"
나만 어색한건지 아무렇지도 않게 술잔을 건네며 묻는 현빈에 화들짝 놀라서 '에!? 아! 아뇨...'하고 대답하자 말없이 웃기만 한다.
현빈 옆에 앉아서 티안나게 두 사람의 눈치만 보고 있는데 어쩌다 하정우랑 눈이 마주쳤다.
한참동안 눈을 맞추던 하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담배 피고 오겠다고 손짓을 한 뒤 밖으로 나갔다.
방안에 둘만 남아 현빈을 쳐다보는데 도대체 얼마나 마신건지 이미 술에 잔뜩 취한 얼굴로 날 쳐다보기에, 무슨 상황이냐 물으려다가도 입을 다문다.
나갔다가 금방 들어온 하정우에게서는 익숙한 담배냄새가 풍겼다.
"그냥 동료끼리 술 한잔. ㅎㅎ.."
내가 빤히 쳐다보자 민망했는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게 어이없어 '웃기지도 않네요'하고 받아쳤다.
동료는 무슨 .. 세상 이 둘보다 어색하고 이상한 조합은 없을거다.
이와중에 둘이 같이 마셨으면서 취한 현빈에 비해 하정우는 너무 멀쩡해 보인다.
예전에 술 많이 마시는걸로도 싸웠었는데. 아, 이런 생각을 왜 하고있지.
말없이 술만 마시는 하정우를 쳐다보다 물잔에 물을 따라주니 두 사람이 동시에 날 쳐다본다.
무슨 행동을 해도 이상한 이 상황에 할 수 있는거라곤 그냥 웃어보일뿐이다.
'한참 앉아서 셋 다 아무말 없이 술만 마시다,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는데 밖에서 또 담배를 피고 있는 하정우가 보이길래,
그냥 들어가려다 괜히 하정우가 있는 밖으로 나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왜"
"..그건 내가 물어볼거 아니에요?"
"ㅋㅋ"
"...저번에.. 시상식 끝나고 전화한거.."
"맞아"
"...왜요?"
"안알려줄건데"
"..."
"비즈니스"
하정우도 취하긴 한건지 이상한 소리만 해대기에 쳇..하고 일어나려는데 순간 휘청이자 손을 뻗어 날 잡아준다.
민망해서 핳.. 하고 말았지만, 하정우는 팔을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가자-"
계산까지 다 한건지 짐을 챙겨 나온 현빈의 목소리에 깜짝놀라 한발짝 물러서면 그제서야 하정우도 손을 놓는다.
집에 걸어가면서 슬쩍 얘기를 꺼내본다.
"근데요.. 둘이 왜 만났어요? 누가 만나자 그랬어요?"
"형이"
"형???????"
"동생은 아니잖아"
"..."
"술 한잔 하자고 연락왔길래"
'왜요???"
"안알려줄건데"
"ㅋ.."
"담배 엄청 피더라"
아무렇지도 않게 하정우 얘기를 하는게 어색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땅만 쳐다보는데 상관없다는 듯 말을 이어나간다.
"30분에 한번은 나가던데. 계속 나 혼자서 술마셨어"
"술도 잘마시던데"
"...좋은 사람같아"
하정우를 칭찬하는 현빈이 이상해서 계속 대꾸없이 있다가 붙잡고 있는 손만 꼼지락 거리자 '근데 주연이는 못주지~'하며 능청을 떤다.
"에?"
"뭐"
"ㅎㅎ.."
"연락 못해서 미안."
"..안한게 다행인 것 같은데요..."
"ㅋㅋㅋ"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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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또 못올것같아요...ㅎㅎ.... 그래도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슴다...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