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카이의 논리에 지고 만 여주. 가는 길에 집 근처에 있는 못된 고양이 들러서 카이꺼랑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은색 목걸이를 하고 나서야 카이가 만족함. 여쥬도 이제 카이꺼에요! 직접 여주 목에 채워 주고 나서야 직성이 풀림. 싸구려에 녹이 스는 재질이라 여주 목 주변이 벌써부터 간지러운 것 같음. 차를 탈 때는 사람이 더 편하다고 조수석이 앉아서 야무지게 벨트까지 차고 여주가 쓰라고 소유권을 넘겨준 헤드셋 낌. 약간 사춘기 온 사촌동생 학원에 데려다 주는 것 같은 여주. 사실 카이는 노래 안 듣고 여주가 녹음해준 구연동화 듣고 있음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엽네!! 사실 카이 핸드폰 조작에 서툴러서 음악 듣는 법 모름. 멜론에 들어가서 어쩌구 저쩌구 다 여주가 나중에 가르쳐줘야 함. 그거 몰라서 일단 여주 녹음 파일만 무한 반복 재생. 이제 여주가 헛기침 하는 타이밍까지 외웠음. 하도 들어가지고. 카이는 그렇게 우수에 찬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바람이 코트를 벗기지 못한다는 내용 듣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카이 정신연령은 이미 준성인... 여주만 몰라. 그래도 여주가 해주는 거니까 장단은 맞춰줌. 여주 눈에는 그냥 갓 태어난 애기일 뿐. 서울을 빠져 나와서 여주 오래간만에 속도 높이고 완전 쌩쌩 달림. 사실 거기가 강원도라 당일치기는 무리라고 생각해서 1박 2일로 잡고 놀러 가는 거. 카이는 모름. 여주 나름대로 준비한 서프라이즈. 카이 짐도 다 챙겨서 이미 트렁크에 넣어둠. 그리고 대망의 휴게소. 온갖 간식 냄새에 카이 뭔가 감지함. 이미 넋이 나간 채로 만쥬 파는 데 앞에 서있음. 여주 화장실 갔다 오다가 카이 보고 너무 웃겨서 일단 한 컷 찍음. 카이야 먹어볼래?ㅋㅋㅋㅋㅋ 카이의 무한끄덕임에 여주 카드를 꺼냅니다. 만쥬하고 포도쥬스까지 안고 행복해진 카이. 광대가 이만큼 올라가서 차에 탑승. 다시 붕붕 달립니다. 강원도에 도착! 새벽부터 나와서 운전했더니 피곤해 죽겠는 여주. 일단 잡아논 숙소로 들어가서 쓰러짐. 낑차낑차 짐 들고 오던 카이는 현관문에 조심히 세워두고 그냥 바닥에 떡실신 해버린 여주 옆에서 난리남. 침대로 옮겨줘야 하는지, 옷은 벗겨야 하는지, 화장 전에 안 지우고 자서 엄청 짜증냈는데 어떡하지 등등. 결국 후디만 지퍼 살살 내려서 벗겨주고 한 번에 샥 들어서 침대로 이송. 베개 조정 잘 해주고 이불까지 꼭꼭 덮어준 다음 본인도 그 옆에 누움. 카이는 딱히 안 졸렸는데 여주 옆에 누워서 토닥토닥 하고 있다보니 그냥 같이 잠들어버림. 얕게 잠깐 졸았던 정도라 카이는 금방 깼음. 여주 머리카락 끝에만 만지작 거리다가 여주 일어나니까 활기를 되찾음. 여주 눈 떠서 옆에 카이 있는 거 확인하고 카이가 일으켜주는 힘에 그냥 축 늘어져서 앉아있다가 카이의 어르고 달래는 소리에 못 이겨서 화장실로 감. 세수하고 양치하고 나서 완전 정신 차림. 아슬아슬하게 안 늦을 정도 시간에 일어난 여주 후다닥 짐 챙기고 카이랑 강원도에 온 본질을 찾으러 감. 카이는 여주 손 꼭 잡고 헤헤 웃으면서 따라갔다가 너무 많은 멈뭄이들이 여주랑 본인한테 관심 보여서 급 낯가림. 아직 휴먼 바디인 카이 궁뎅이 쳐주면서 친구들이랑 놀으라고 보내는데 카이는 본인말고 여주 옆에 자꾸 오는 큰 멍멍이들 때문에 완전 초예민. 여주 마주보고 아침에 여주한테 걸어준 목걸이 만지작 거리면서 이거 여쥬가 카이꺼라고 알려주는 거랬는데... 생각할 듯. 여주 안고 목걸이 있는 여주 목덜미에 머리 쳐박고 막 부비다가 여주한테 잘 놀고 오면 칭찬 백 번 받기로 약속하고 대형견들 틈으로 뛰어들어감. 다 같이 놀아본 적이 없어서 초반에는 잘 못어울려서 여주 앉아 있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해 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커다란 사모예드 한 마리가 카이 옆에서 자꾸 치대고 놀자고 하더니 무리 속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됨. 아마 사모예드 보호자인 것 같은 사람이 여주 옆에서 수빈아! 친구랑 잘 놀아! 하고 소리 치길래 여주 속으로 수빈아 고마워 백 번 말함. 겨우 한 숨 돌린 여주. 플라스틱 의자 빈 거 하나 가져다가 앉아서 카이 노는 거 구경함. 보호자 한 분이 던져주는 프리스비 잡겠다고 친구들이랑 왕왕 거리면서 뛰는데 귀여워 죽겠음ㅋㅋㅋㅋㅋ 여주 사진이랑 동영상만 몇 천 장 찍은 듯. 프리스비를 잡은 강아지가 자기 보호자한테 가서 프리스비 던져 달라고 하는게 룰인지 프리스비 던지는 보호자 분이 자꾸 바뀜. 여주도 던져 줬으면 좋겠는 카이. 세 번을 아깝게 놓치다 결국 본인이 캐치 성공. 프리스비 물고 달려가서 여주 앞에 살포시 내려놓음ㅋㅋㅋㅋㅋㅋ 여주 어정쩡하게 폼 잡고 휘융 날려줌. 카이가 힘든지 헥헥 거리면서 엎드리길래 생수 하나 까서 물 그릇에 따라줌. 거의 생수 원샷 하는 수준으로 마시는 카이 보고 그 동안 얼마나 놀고 싶었을까 싶어서 짠하기도 하고 너무 귀엽고 안쓰러운 마음이 막 들어서 그냥 카이 머리 계속 쓰담쓰담 해줌. 카이 그렇게 쉬고 있으니까 다시 커다란 사모예드가 와서 카이 데려감ㅋㅋㅋㅋㅋㅋㅋ 여주 사모예드가 카이 데려가기 전에 사모예드한테 수빈아 우리 카이 잘 부탁해 함ㅋㅋㅋㅋㅋㅋㅋ 거의 뭐 학부모. 여주는 다른 보호자들이랑 얘기하면서 꿀팁이랑 이런저런 꿀정보 줍줍함. 톡방에 초대도 됨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수빈이 보호자 분이랑 완전 친해짐ㅋㅋㅋㅋ 수인애들 앞으로 더 크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막 얘기하다가 이제 날이 점점 어두워져서 파하는 분위기 됨. 수빈이랑은 나중에 서울 가서 다시 한 번 보기로 약속하고 카이 부름. 카이야 이제 가자!! 하니까 귀 한 번 쫑긋하고 우다다다 달려옴. 그 흙 투성이 몸으로 여주한테 안김. 여주 카이 함 때문에 뒤로 좀 밀렸지만 카이 붙잡고 버팀. 결국 여주도 완전 흙 투성이 된 채로 숙소에 돌아옴. 카이 빨리 씻기고 또 카이 본인도 씻고 여주도 씻음. 근데 오히려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 오는 여주. 카이가 다시 옆에 누워서 머리 살살 만져줘서 빨리 잠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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