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이게 뭐야.. "
지금 나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없다. 아니,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난 분명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신나게 놀고 먹고 마시고 하다가 가까스로 안전하게 다행이 집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나는, 내 방, 내 친대가 아닌 다른 곳에 누워있는 것이며, 그것도 그 방의 주인이 왜
이진기냐는 것…이다
" 야... "
" ... "
" 야...! "
" ... "
" 야 이진기..! 야! 야! 야! "
그리고 또 의문인건, 그냥 곱게 누워있으면 될 것을 왜 서로 안겨서 누워있었냐는 것 이였다
그래, 이진기랑 나랑 친구한게 몇년인데 서로 집에서 같이 잘수도 있다고 쳐, 근데 왜 안고있냐고! 그것도 침대에서!
대체 내가 왜 여기에 있고, 너는 왜 날 안고 있었는지 이진기의 말을 들어야지만이 이 후끈스럽고 민망한 상황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만 같아
곤히 잠들어 있는 이진기의 팔을 점점 세게 흔드니, 그제서야 눈을 뜨곤 날 바라보는 이진기였다
미친놈..존나 잘자네
" 잘 잤어? "
" ㅁ, 뭐? ㅈ, 잘, 잘자? "
" 뭐야 왜그ㄹ..아! 아! 아파! 야! 00아! "
" 넌 지금 잘잤냐는 소리가 나오냐? 어?! "
불안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나와는 다르게 오히려 평소보다 더 부드러운 웃음으로 날 반기는 이진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손이 올라가 버리고 말았다
영문도 모른채 일어나자 마자 맞고있는 이진기가 좀 불쌍하긴 했지만…너무 태평하잖아! 이런 상황 치곤!
" 00아, 00아! "
" 왜 이새끼야! "
" 아니 왜그러는건데, 어? "
요리저리 잘 도 때리는 내가 좀 아팠던건지, 내 손목을 두손으로 단숨에 제압 해 버리는 이진기 때문에 나는 멈출 수 밖에 없었다
" 왜그러냐니? 넌 우리가 이렇게 한침대에 누워있는 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
" 아... "
" 야! 야 이미친놈아! 우리 대체 어제 무슨일이 있었던 ㄱ... "
" 기억 안나? "
뭐야, 왠 뜬금없이 기억 타령이야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이진기에게서 멀리 떨어져 바라보고만 있으니, 날 가만히 보고만 있던 이진기가 픽 하고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뭐야, 뭐야!
" 난 또..니가 왜이러나 했네 "
" 뭐야..뭔데 "
" 어제 니가 친구들이랑 술 마신건 기억 나? "
당연하지, 얼마나 재밌었는데 그걸 기억 못하게?
" 그런 다음에, 니가 집가려고 누구한테 전화 했는지는 기억 나? "
" 어? 그걸 잘 모르겠는데..누구한테 전화 했더라 "
" 빨리 봐봐, 핸드폰 "
" ....근데 너 왜 자꾸 웃냐 불안하게 "
" 빨리 봐봐 "
능글맞게 그 특유의 웃음을 흘리며 빨리 핸드폰을 보라는 이진기가 조금 불안 했지만
내가 진짜 누구한테 전화했는지 궁금해서 결국 핸드폰을 키고 통화내역을 확인하는데…오마이갓
" ...야, 내가 ㄴ, 너한테 전화했었어!?!? "
" 그럼 니가 여기 왜있냐 "
" 헐..대박 "
그렇다, 나는 주책맞게 이진기한테 데리고 오라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전화를 한 것이였다
진짜 이 미친년..이..!..이!...
" 야, 그럼 우리집으로 데리고 갔었어야지..! "
" 니가 우리집으로 가자고 하도 찡얼거리길래, 우리집으로 온건데 "
" ...미친, 진짜 진상이다..나 왜그랬니? "
" 괜찮아 "
" ... "
" 나름 귀여웠어 "
술을 마셨으면 곱게 집에 갔었어야지 이런 진상을 부렸다니..내가 아까 이진기 때린게 뭐가 돼 그럼
갑자기 더 화끈거리는 얼굴때문에 이진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만 떨구고 있으니 날 유심히 보던 이진기가 내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 왜 고개를 못들어 갑자기 "
" 미안하니까 그렇지..쪽팔리고.. "
" 왜, 난 오히려 니가 나한테 전화 해줘서 고마웠는데 "
" ...? 그게 왜..? "
" 남자친구 같잖아 "
아니 얘가 뭐라는거야, 너도 함께 미쳤니..?
낯간지러운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내뱉는 이진기 때문에 더 얼굴이 빨개지는 것같아 괜히 말을 더듬으며 시선을 피하니
옆에서 큭큭거리면서 내 얼굴 빨개졌다고 놀리는 이진기였다
" 야, 그럼! "
" 응? "
" 그럼, 너 왜 나 안고 있었던 거야? "
" 아.. "
" 설마 그것도 내가 안아달라고 막 그런거니..? 어..? "
설마 그것마저 내가 칭얼거려서 그랬던 거라면 난 진짜 이세상을 떠야 할지도 몰라
불안한 동공지진으로 이진기를 쳐다보고만 있자, 잠시 무엇을 생각하던 이진기가 곧 픽 하고 웃더니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날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 니가 그랬던 건 아니고 "
" ...그럼? "
" 그냥 "
" ... "
" 조그만한게 누워서 꼼지락 거리는게 귀여워서 "
" .... "
아니 얘 오늘 왜이래..? 진짜 뭐 잘못 먹었어?
저런 간지러운 말을 그것도 내 눈을 절대 피하지않고 그대로 말하는 이진기 때문에 오히려 당하는 내가 부끄러워져 헛기침을 할수 밖에 없었다
아니 뭐야 이 야릇한 분위기? 뭔데 형성 되어 있지..?
" 내가 진짜..술먹고 다시 너한테 전화하나 봐라 "
" ... "
" 빨리 남자친구를 사귀던가 해야지 "
" 남자친구 나 시켜주면 되겠네! "
" ...야, 진짜 너 오늘따라 왜그러냐! "
" 어때, 좀 끌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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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끌리다 마다요..아주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