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이게 말이 돼?
지훈) 안될 건 또 없지.
순영) 그래, 안될 건 없지 여주야. 오히려 안심되는데 뭐.
여주) 그 반응들은 뭐야. 다들 알고있었던 눈친데?
민규)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가는건데.
석민) 아니지 내가 갔어야지.
수업 때문에 학교에 있던 아이들은 주로 학교 안에있는 카페에 모이곤 했는데, 오늘의 대화주제는 다름아닌 여주 옆집으로 이사 온 정한이었다. 여주의 말에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지훈과 순영에 여주는 눈을 날카롭게 뜨고서 알고있었냐고 추궁했고, 석민과 민규는 자신이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해냈다.
정한) 애들은 알고 있었어. 너 자취한다고 말하자마자 우리끼리 만났었거든ㅋㅋㅋㅋㅋㅋ
여주) 왜? 그게 그렇게 큰 일이야?
지훈) 큰 일이지. 외딴 곳에서 혼자 산다는데 걱정 안하는 애가 없었어.
여주) 에이.. 아니 근데 정한오빠는 돈이 어디서 났어? 오빠도 알바 했었어?
정한) 아니? 황민현이 내줬어.
여주) ...이건 또 뭔소리야.
순영) 이건 처음 듣는데? 황민현이 내줬어? 뭐를. 보증금을?
정한) 보증금도 내주고, 월세도 걔가 달마다 내기로 했어.
여주) 왜?
지훈) 걔가 왜?
정한) 이 아이디어 맨처음에 낸 게 황민현이야. 근데 걔가 아직 자취는 안돼서 날 보낸거지.
지훈) 왜 널 보내, 날 보내야지.
정한) 내가 황민현이었어도 날 보냈겠다 임마.
여주) ...그렇게까지 불안한가.
정한) ㅋㅋㅋㅋㅋㅋㅋㅋ 표정봐.
지훈) 그냥, 요즘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 그렇지 뭐. 네 탓은 아니고.
여주) 민현오빠 보면 말 좀 해야겠어 ㅋㅋㅋㅋㅋㅋ 월세까지 내주면서 그래야되냐고
정한) 아냐 근데 보니까 자기 집이라서 들락날락 엄청 할 기세였어 아지트마냥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주) 아 그래?
정한) 집에 안가고 자주 올 것 같던데?
민규) 오늘 저녁에 만날거야?
여주) 저녁? 저녁에 왜?
정한) 아니 그냥 같이 밥먹게. 오늘 최승철이랑 이 찬 시간 된다그러길래.
석민) 민현이형은?
정한) 걘 당연히 되지.
여주) 난 안될 것 같은데. 과제 때문에 스튜디오에 있어야할 것 같아.
지훈) 몇시까지?
여주) 한 여덟시 반?
지훈) 기다리자.
정한) 그래 기다리자.
민규) 동방에서 한 숨 자고 있어야겠다.
석민) 난 원우형이랑 게임이나 한 판 하면 되겠다.
여주) ..뭐야, 그냥 먹으러 가. 뭐하러기다려.
지훈) 의미 없어.
정한) 그래, 빠지면 의미없지. 동방에서 기다릴테니까 하고 내려와.
여주) 알았어, 최대한 빨리 하고 내려올게.
민규) 제일 싫은게 뭐냐면 하교할 때 여주가 없다는 사실이야.
석민) 우리 둘이서 겁나 처량하게 돌아간다고! 아 진짜 나도 이사를 콱 해버려야하나.
정한) 둘이 지하철에서 오붓하게 대화하면서 가면 되잖아.
민규) 장난해?
여주가 내려오기 전 동아리 실의 모습은 예전과 별 다른 게 없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게임을 하고, 책을 읽는 애들, 과제하는 애들. 그리고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애들의 모습이 고등학교 시절 모습을 상기시켜줬다. 민규가 여주와 마주치는 일이 적어졌다며 투덜거리고 소파에 풀썩 기댔고, 석민도 동감한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지훈) 난 아직도 황민현이 너한테 방을 준게 짜증나.
정한) 나한테 주는게 맞았다니까. 넌 안되지.
지수) 그래 누가봐도 넌 안돼.
순영) 얜 왜 안돼?
지수) 넌 진짜 눈치부터 키우자.
민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옆에서 재잘재잘 거리는 여주가 없으니까 진짜 심심하더라.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도 빈자리가 아주 커
석민) 진짜 공감.
정한) 난 매 순간이 즐거워. 시간표만 맞았어도 더 붙어있는건데 아 아쉽다.
석민) 이 형이 누구 놀리나.
민규) 야 그래도 민현이 형보단 낫지. 그 형은 학교 자체가 달라서 여주 보지도 못하잖아.
지훈) 야. 다른 학굔데 이만큼 보는 거면 엄청 많이 보는거지. 그 자식은 그렇게 하면서 어떻게 성적이 높은지 몰라.
지수) 그건 인정. 재수없어 ㅋㅋㅋㅋㅋㅋ
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 걔는 ㅋㅋㅋㅋㅋㅋ
순영) 얘네 가게 먼저 가있는다는데? 주문 해놓는대.
지훈) 좋은 생각이네. 바로 먹을 수 있게 다 시켜놓으라그래.
정한) 야 원우야 게임 꺼. 여주 올 때 다 됐어.
원우) 알았어.
한창 대화를 나누던 중 정한이 시계를 확인하더니 말했고, 곧 아이들은 벗어뒀던 자켓을 챙겨입었다. 그리고 금새 동아리 실 문이 열리며 여주가 들어왔다.
여주) 하이-
정한) 왔어? 가자 이제. 애들이 가게 먼저 가서 주문해놓는대.
여주) 그래? 우리 뭐 먹는데?
민규) 갈비. 맛있겠지?
여주) 헐 완전.
지훈) 가방 무거워 보이는데. 들어줄까?
여주) 아냐 괜찮아.
민규) 야 줘. 내가 들어줄게.
여주) 됐어.
민규) 너 키 줄어든다.
여주) 야이씨 죽을래?
석민) 그래 여주야. 가방 무겁게 들면 어깨에 멍들면서.
정한) 그래? 그럼 빨리 민규 줘.
민규) ..뭐지, 약간 서운한데.
명호) 그래 여주야. 빨리 넘겨. 괜히 멍들지 말고.
민규) 아이씨 빨리 줘, 그냥 내가 들게.
여주) 아 괜찮은데.
석민) 집은 어때. 좋아? 어?! 좋으냐고!
여주) 왜 갑자깈ㅋㅋㅋㅋㅋㅋㅋ화를내!
정한) 거의 그라데이션 분노였어 ㅋㅋㅋㅋㅋㅋㅋ
석민) 나 없는데도 좋아!?
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민) 아 왜 웃기만해 서운하게에~!!!!
여주) ㅋㅋㅋㅋㅋㅋ 석민아 진정해
내가 너 없는데 좋겠어?
지훈) 먹는 양이 좀 줄은 것 같은데.
여주) 아. 아까 과제하면서 조각 케이크를 먹어가지고 ㅋㅋㅋㅋㅋ
석민) 너 아까 우리랑 헤어지고 바로 올라가지 않았나?
여주) 응. 근데 누가 줬어.
지훈) 누가.
민현) 누가?
정한) 누가 줬는데?
여주) 준 건 친군데, 그 친구의 친구가 나한테 주라그랬다던데?
민현) ..그게 뭐야.
지훈) 그 친구의 친구가 누군데.
정한) 그니까. 걔가 누군데?
민규) 무슨과야?
여주) 어디과랬더라..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아. 영문과랬다.
지훈) 이름이 기억 안나?
여주) 응. 뭔가 흔치만은 않은 이름이었어. 아 그리고 친구가 아니라 한 살 많았을걸.
민현) 그걸 그렇게 받아 먹으면 어떻게 해 여주야. 남이 주는 건 먹으면 안돼.
여주) ..아니, 준 건 같은 과 친구가 줬어.
지훈) 근데 준 사람이 걔가 아니잖아. 그렇게 아무거나 준다고 막 먹으면 안되지.
여주) ..그런가?
승관) 그런가는 무슨 그런가야! 주면 낼름 먹어야..! 악! 누가 내 발 밟았어!!!
지훈) 너 좀 시끄러워 승관아.
정한) 그래 너 좀 조용히 해라.
민현) 앞으로 우리말고 누가 뭐 주면 받지마, 알았지?
지훈) 그래. 받지마.
여주) ...근데 치즈 케이크는 좀 먹고싶은ㄷ,
지훈) 먹고싶으면 연락해. 사줄게.
정한) 그래. 지훈이한테 연락하거나 나한테 연락하거나.
민현) ..아 같은 학교가 아니라서 연락하라고 할 수가 없네.
석민) 나도 나도! 남이주는거 먹지말고 차라리 사달라고 해! 내가 당장 사들고 너 스튜디오로 달려갈게!
민규) 난 만들어줄게.
여주) 뭐야 ㅋㅋㅋㅋㅋㅋ 미안하게. 내가 얼마나 연락할 줄 알고?
정한) 여주 네가 하루에 10번 먹고싶어서 10번 연락하면 다 사줄 수 있어 걱정 마.
민현) 난 스무번도 가능해.
지훈) 난 서른번.
민현) 그럼 난 마흔번.
민규) ...난 오십개 정도 만들어줄 수 있어.
석민) ...난 돈 없는데. 그래도! 그래도 일주일에 매일 하나씩 사줄 수 있어!
여주) 뭐랰ㅋㅋㅋㅋㅋ 진짜 전화해!?
민현) 당연하지
정한) 난 야밤에 전화해도 사다줄 수 있어. 옆집이잖아.
민현) 난 야밤에 전화하면 집 앞까지 배달시켜줄게.
지훈) 저거 진짜 생각할 수록 짜증나네. 넌 왜 윤정한한테 준거야?
민현) 내가 널 어떻게 주냐. 너나 나나 똑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정한) 내가 제일 공평해 이자식들아~
여주) 오빤 안그래도 되는데 굳이..
민현) 요즘 세상이 워낙 무섭잖아. 그리고 좀 덜 외롭지 않아? 윤정한이 널 가만히 두진 않을텐데.
여주) 맞아. 일주일 밖에 안됐지만 과제도 맨날 집 앞 카페에서 같이 하고, 밥도 같이먹고.
석민) 아 저거 다 내가 하던건데에!!!!!!!!!!
민규) 우리가 다 하는 걸 형 혼자하고!!!!
명호) 야 진정 좀 해 시끄러워!
민규) 이거 봐 이것도 이상하잖아. 우리가 여주랑 같이 집에 가야하는데 정한이 형이 여주랑 집에 간다고!
석민) 여주야. 오늘 우리집에서 민규랑 셋이서 다같이 놀다가 자자! 어때! 우리 엄마도 널 굉장히 보고싶어해!
밥을 다 먹고 헤어지기 직전, 민규와 석민이 여주를 내려다보며 아쉬움을 토해냈고, 그런 둘에게 정한은 승리자의 미소를 띠우며 입을 열었다.
정한)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말고 빨리 가. 초봄이라 저녁엔 춥다.
지훈) ..내일 보자.
여주) 엉. 다들 잘가!
승철) 아 가기싫다! 기숙사 돌아가기 싫다!!!!
찬) 형 진정해! 통금 끝나기 전에 빨리가자.
정한) 넌 뭐해, 안가고.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나고, 여주와 정한, 그리고 지훈이 가게 앞에 남아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발걸음을 떼려했던 지훈은 휴대폰을 보고 표정을 굳혔고, 곧 정한의 말에 휴대폰을 집어넣은 뒤 입을 열었다.
지훈) 나 좀 자고갈게.
정한) ..우리집에서?
지훈) 응.
정한) ..왜? 뭔 일 있냐?
지훈) 응.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와, 알았지?
정한이 여주와 현관문에서 헤어질 때 늘 말하는 대사였다. 여주는 그런 정한과 지훈에게 가볍게 웃어 보인 뒤 집에 들어왔고, 침대에 풀썩 누웠다가 감겨지는 눈에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여주) 아 자면 안돼, 씻고 자야지..
작게 중얼거리며 휴대폰 음악을 트려는 순간 하나의 메시지가 여주를 반겼다.
야식먹자. -지훈오빠
여주) ...이 오빠 진짜 위가 얼마나 큰거야?
여주는 말과는 다르게 웃긴 듯 입가에 호선을 그렸고, 곧 편한 옷으로 갈아입더니 현관문을 나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정한) 들어와 빨리. 춥다.
여주) 갈비 먹고 들어와서 뭔 야식이야?
정한) 오늘 계속 들어가는 날인가봐.
지훈) 그런 것 같아. 이상하게 계속 들어가네.
여주) 뭐시켰는데?
지훈) 닭볶음탕
여주) 맛있겠네. 나 근데 얼마 못먹을 것 같은데?
정한) 지훈이가 다 먹어줄거야.
지훈) 못 먹으면 내일 아침에 먹고 가면 되지.
정한) 근데 무슨 일이야. 자고간다그러고?
지훈) 엄마.
정한) ..뭐?
오늘 집에 엄마 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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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들 일찍 주무시라고(자는 시간 방해하지 않으려고) 이 시간대에 올리고 있어요. 괜찮나용?
여러분 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눈이 온 거 말고 내리는 건 못봤거든요? 근데 그저께 봤어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펑펑 올 때는 못보고 그냥 술술~ 약간 밀가루 내리듯이 내릴 때만 봤어요. 이상하죠? 왜 눈은 항상 제가 보려할 때마다 숨어버리나요! 흑. 펑펑 오는 걸 보는날도 얼마 안남은 것 같은뎈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은 잘 보셨나요! ㅎㅎ 눈 조심하시고 운전하시는 분들은 운전 조심! 빙판길 조심! 추우니까 따듯하게 입고 다니시구요! 이번주 중에 어제 오늘이 가장 추웠잖아요.. 날씨가 진짜 오바같아요.. 주말엔 다들 집에만 붙어있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7에 가까워져가는 넉점반의 소중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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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다 잊었더니 돌아오면 기쁠 수 없겠죠. (제목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