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흔들립니다
분홍잎이 흔들립니다
바람이 불어,
바람이 불고 불어,
하
나
두울
세에엣
떨어집니다
일렁입니다 내 눈 앞에
꽃잎이 일렁입니다
가득 찬 물기겠지요
때문이겠지요
아아, 떨어집니다
내 눈물이 떨어집니다
제가 떨어집니다
바람이 불어,
불고 불어,
눈물이.
**
갑자기 웬 시인가… 공지도 뭣도 아닌…
오늘 사실 엄청나게 속상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구구절절 속상한 일을 하나하나 다 말하려다가, 그건 아무래도 제 몹쓸 감정이 소중한 사람들한테 옮기는 것 밖에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되고, 자꾸 제 기억 속에서 상기시키는 못된 짓인 것 같아, 멈췄어요
사실 전 그래서 일기도 안써요. 별로 좋지 않은 일들이 많고, 워낙 부정적? 음, 현실 자각이 심하고 스스로를 객관화 시켜서 잣대질 하는 걸 너무 잘해가지고, 가슴에 비수 꽂는 말만 적어놓거든요. 그래서 다시 읽지도 못하고 숨이 막혀서, 잘 안씁니다 ㅋㅋㅋㅋ 티엠아이…오져따
저도 남 탓을 너무 하고싶은데, 전 세상에서 제일 싫은게 저라서, 하려다가도 못하겠더라구요. 하려고 하다가도, ‘그래, 내가 일을 이렇게 못하는데 얼마나 답답하겠어.’ 이런 생각으로 금방 와전되어서 제 자신을 죽일듯이 몰아세워요.
남 위로를 잘하는 만큼 저는 제 자신에겐 많이 박해요. 저 자신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오늘 일처리를 그렇게 못했으니, 제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럽단지. 여태 뭐했던건지, 그동안 뭘 배운건지, 배웠던 건 다 어디로 증발시킨건지, 한없이 작고 작아지고 작아져서는, 샤워를 하면서도 울었답니다. 물 맞으면서 울기 쉽지않은뎈ㅋㅋㅋㅋㅋㅋㅋ
네… 여튼 우울감이 썩 사라지지 않는 밤, 전 이걸 적으면서도 울먹이네요. 뭘 잘했다고.
속상한 마음에, 제가 싫어서, 절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고싶어서, 그냥 헛헛한 마음에, 복잡한 감정에 찾아왔어요.
금방 사라질 글이에요. 분명 내일 이 글을 보고서는 ‘뭘 또 주잡스럽게 이딴 걸 올려놨어? 니 우울한 감정이 뭔 자랑이라고.’ 하면서 내일의 제가 지울 게 뻔하거든요.
그러니까 성심성의 껏 너무 수고스럽게 댓글 안달아주셔도 돼요.
그냥, 그냥요. 그냥 정말 제가 미워서 글 쓴거에요. 정말 그냥요.
다음엔 예쁜 글 맹글어올게요.
여러분의 일요일엔, 저처럼, 제 일요일에 난 상처가 없기를 바라면서,
여러분 닮은 좋은 꿈 꾸세요, 고맙습니다 항상👋🙏
달아주신 댓글 잘 읽었어요, 덕분에 따듯한 온기를 얻고가는 것 같아 그래도 조금 수그러든 감정으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글 아닌거에 실망하시지 않구 예쁜 글, 공감되는 글 달아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너무 완전 진짜 고마워요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