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 와 진짜 피곤햌ㅋㅋㅋㅋ
민규) 너무 달렸어..
승철) 무슨 윷놀이를 열몇판을 하는 바람엨ㅋㅋㅋㅋㅋㅋ
토요일 대낮부터 야밤까지 윷놀이며 보드게임이며 엄청나게 해댄 탓에 일요일 오전, 늦춰진 아침식사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어기적거리며 식탁에 앉았다.
찬) 윷놀이를 몇시간 하는 사람들이 어딨냐곸ㅋㅋㅋㅋ
승관) 그게나야 둡바둡바 두비두밥바~
지수) ㅋㅋㅋㅋㅋㅋ진짜 거의 하나 둘씩 막 사라지고, 끝까지 남은 사람들은 계속 하곸ㅋㅋ
정한) 여주가 제일 먼저 자러갔지?
여주) 엉ㅋㅋㅋㅋㅋ너무 졸려서..
원우) 근데 웃긴 건 인원이 많아서 빠져봤자였어 ㅋㅋㅋㅋㅋ
지수) 아니 그니까 ㅋㅋㅋㅋ 분명 몇명이 자러갔는데 팀 나누는 데에는 문제가 없엌ㅋㅋ
정한) 맞아 ㅋㅋㅋㅋ
민현) 오늘 일요일이니까 저녁에 얘기하는 날인거 알지?
지훈) 아 맞다.
승관) 나는 저 시간이 좋아. 왜냐하면-,
석민) 맛있는거 먹으니까?
승관)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규) 근데 우리 충분히 평소에도 맛있는거 먹잖앜ㅋㅋㅋ 만들어 먹어야하는데 아침만 만들어먹고 자꾸 야식먹어
여주) 아니 야식멤버에서 나 좀 빼달라고
지훈) 그건 약간 곤란해.
민현) 그치 그건 안돼.
순영) 먹는 김에 같이 먹으면 좋잖아~
여주) 덕분에 자꾸 살찐다고...
석민) 성공적이다.
민규) 진짜로 성공적 ㅋㅋㅋㅋㅋㅋㅋ
여주) 맞을래?
민현) 여하튼 오늘은 중요한 사항이 있으니깍 삼십분 당겨서 7시까지 부엌으로 모여.
승관) 헐 중요한 사항이래.
석민) 나 떨려, 뭐지?
순영) 너 여친생겼어?
민현) 뭐래 진짜. 그리고 그게 중요한 사항이냐?
순영) 야 중요하지~ 그럼 통금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잖아~
민현) 그럴 일 없거든.
찬) 형, 안그래도 나 저번에 학식 형이랑 같이 먹었더니 동기들이 형 좀 소개시켜달라더라.
순영) 오오 진짜 솔탈인가요!?
명호) 형, 치사하게 형만 솔탈하면 못써.
준휘) 맞는말.
민현) 그런거 아니라고.. 오늘 설거지 2층애들이지?
승관) 형 말돌리면 못써. 엉?
민현) 맞는다.
승관) ㅎㅎ미안.
석민) 근데 너무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중요한 사항이 뭐야?
민규) 그래 형. 지금 오전 11시인데 7시까지 어떻게 기다려!
지수) 약간 키워드만 알려줘봐.
민현) ..음. 부정적인 키워드로 알려줄 수 있고, 긍정적인 키워드로 알려줄 수 있어.
지훈) 재밌게 부정적인거?
석민) 아 안돼! 그럼 계속 생각 날 것 같아..
정한) 아냐 그래도 부정적인 걸로 들어보자.
민현) 부정적인 걸로? ...음,
민규) ...뭐여, 어디 가?
여주) 응. 잠깐 나갔다 올게.
민규) ...어디가는데?
여주) ...카페?
민규) 혼자가?
여주) 응.
여주는 외출을 위해, 민규는 화장실에 가기위해 제 방문을 열어재꼈고, 여주의 차림새를 보자 민규가 먼저 물었다. 혼자 간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던 민규를 흘끗 보고선 여주가 짧게 말했다. 갔다올게.
민규) .......
벌컥-!
민규) 야내가화장실에가야해서빠르게말하는데여주가지금혼자카페를간다그랬거든?근데뭔가심상치않아.
석민) ...뭐라고?
민규) 아니그니까따라가는건좀오바같은데느낌이너무안좋다고.
석민) 뭐가 느낌이 안좋다는거야? 여주가 카페에 혼자간게?
민규) 그래!!!!! 보통 우리 중에 한명을 데려가잖아. 안그래?
석민) 그니까. 그건 좀 이상하긴 하다.
민규) 아 나 근데 화장실 좀.
민규는 석민이에게 말을 건네고 화장실로 홀연히 사라졌고, 석민은 반쯤 열린 문을 바라보다가 다시금 고개를 베개에 붙였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왜 여주가 홀로 나갔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고, 석민은 곧 휴대폰을 침대에 내려놓곤 계단을 쿵쾅쿵쾅 내려갔다. 큰 목소리는 덤.
석민) 혀엉!!!!!!!! 형!!!!!!!!!!!!
벌컥-!
승관) 뭐야!!! 벌레야!?!?!?
순영) 뭔일이야!!!!!
쿵쾅쿵쾅!
벌컥-!
명호) 아니 좀 뛰지 말라고 이석민!!!!!!!
준휘) 도대체 뭔 일이야!
쿵쾅쿵쾅!
쿵쿵쿵쿵! 벌컥!
민현) ...무슨일이야?
석민) .........
민현) 진짜 벌레라도 나왔어?
석민) 차라리 그게 나아.
민현) ...그럼 뭔데?
석민) 여주 나가는 거 못봤어?
민현) ...못봤는데? 여주 나갔어?
석민이 쿵쾅거리면서 한층 한층 내려올때마다 해당 층에 있던 아이들이 문을 벌컥 열어댔다. 석민은 그 사실이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다는 듯 민현의 방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걸었고, 곧 민현의 방문을 열어재끼자 책상에 앉아있던 민현의 시선이 석민을 향했다. 후 전해들은 여주의 외출 사실에 민현은 몰랐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고, 밖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있던 지수의 목소리가 민현과 석민을 불렀다. 여기 게시판에 메모 붙여져있어!!
석민) 뭐라고?
민현) 거기 적혀있어?
지수) 응. ‘잠시 카페 외출 다녀옵니다. 일곱시 전에 올거니까 걱정마세요.’ 라고.
민현) ....붙여져있으니까 뭐라고 할 순 없네. 더군다나 일곱시 전에 온다는데.
석민) ...아익 그게 그건 맞는데, 여주 별로 혼자 카페 안간단말이야. 맨날 먹으러가도 나나 민규 데리고 가고 그랬는데.
민현) ..요점이 뭐야? 뭐가 이상하단 말을 하고싶은거야?
석민) 그치. 그런거지.
..뭐가 굉장히 잘못돌아가고있는 느낌이라는거야.
“너 그 집 나갔더라?”
“.........”
“도망치더니 오늘은 왜 보자그랬어? 돈도 안줄거면서.”
“네.”
“참나.”
오후 3시경, 카페에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각이었다. 여주가 여전히 눈은 마주치기 어려운 듯 제 앞에 놓인 커피잔만 바라보고, 여주의 친모는 그런 여주를 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저 이제 찾지말라고 불렀어요.”
“..뭐?”
“저 드릴 돈도 없고, 돈 드릴 마음도 없어요. 그니까 이제 저 찾아서 괴롭히시지-,”
짝소리와 함께 여주의 뺨이 붉어지고 고개가 돌아갔다. 그 소리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여주의 테이블로 향하고 친모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제 화를 여주에게 표출했다.
“넌 어쩜 키워준 은혜도 모르니? 우리가 널 찾을 정도면 얼마나 힘든지 이해를 못하는거야?”
“........”
“이딴 소리를 하려고 나를 불러? 니 주제에? 어디서 엄마한테 오라가라야. 어?”
“........”
“너 친구 엄마가 널 그렇게 키웠냐?”
그 분 자식은 안봐도 다 보인다! 너처럼 싹쑤가 노오랗겠지!
드르륵!
친모의 비꼼에 여주가 의자에서 벌떡일어나더니 덜덜 떨리는 손에 꽉 주먹을 쥐고서 입을 열었다.
“..욕하지 마세요.”
“뭐?”
“제 친구도, 제 어머니도. 욕하지 마시라고요.”
“..어머니? 야. 현실 부정하지마. 니 엄마는-!”
“아냐!!!”
“....허,”
“당신 내 엄마 아냐.”
“이게 어디서 소리를 질러!!!!”
친모가 여주에게 달려든 순간,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여주의 얼굴에 생채기가 가득해지고 분위기가 심각해질 때 즈음 사람들은 여주에게서 친모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곧 여주는 카페를 빠져나와 눈물을 훔치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언젠간 마주해야했을 순간이었다고, 스스로를 그렇게 위안시키면서.
원우) 근데 그럼 여주 규칙 어긴거 아냐?
승관) 왜?
원우) 여주 규칙에 되도록 혼자 있지 않기가 있잖아.
순영) 근데 카페에 누굴 만나러간거면? 그럼 혼자 있지 않았던 거잖아.
승관) ...그런 식이라면 혼자 있지 않았던거긴 한데.
지훈) 아니 누구 만나냐고 물어봤어야지.
민규) 그 전에 여주가 나갔고 난 화장실이 급했어.
정한) 타이밍도 참. 언제 나갔다그랬지?
민규) 아까 한 두시 반?
지훈과 정한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 들은 소식은 참 반갑지 않았던 여주의 외출, 정확히는 홀로 외출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었고, 그 사이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여주의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도 있었다. 같은 공간이었지만 다른 분위기. 그 순간 도어락 소리가 들리고, 티비를 보던 아이들의 시선마저도 현관으로 향했다.
여주) 다녀왔습-.. 뭐 죄다 나와있ㅇ,
민현) 얼굴이 왜,
정한) 왜 다쳤어?
지훈) 얼굴 왜그래.
여주가 슬리퍼를 신고 발을 들이자마자 아이들이 인상을 찌푸렸고, 여주는 그 말에 아차 싶었던 듯 제 얼굴을 한 손으로 쓸어내렸다. 밀려오던 감정에 미처 생각치 못한 상처였고, 여주는 의식을 하고나니 쓰라림이 밀려오는 듯 살짝 눈을 찌푸렸다. 이내 곧 옅은 미소를 그려냈지만.
아이들은 소파에서 일어나 일제히 여주를 둘러쌌고, 허리를 숙여 여주의 상처를 들여다봤다.
민현) 넘어진 상처는 아닌 것 같은데.
지수) 넘어질 일도 없잖아. 맞았어?
지훈) 누구한테 맞은거야? 카페 간다그랬다며.
석민) 진짜 카페 간 거 맞아?
여주) 카페 간 거 맞아. 넘어진 거 아니고.
지훈) 내 질문은.
여주) .........
지훈) 내 질문엔 왜 대답 안해.
지훈의 물음에 공기가 싸늘해지고, 민규가 인상을 찌푸린 채 여주에게 물었다.
민규) ...너, 누구 만났지.
여주) ........
민규) 아줌마 만났어?
여주) ........
민규) 김여주!
여주) 응.
만났어.
여주) 안그러면 또 찾아올 것 같아서. 숨어있어도 자꾸 쫓아올 것 같아서. 내가 어디살고 있는지 분명 모를텐데,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자꾸 그런 느낌이 들어서.
민규) ..그럼 같이 갔어야-,
여주) 같이 가면? 그럼 또 너희 등에 숨는 거나 마찬가진데, 그럼 뭐하러 만나?
민규) .........
여주) 만나서 더이상 찾아오지말아달라고 그랬어.
민규) 그렇게 말해서 맞은거야?
여주) 응. 더 맞을 뻔 했는데 사람들이 막아줬어. 내가 카페간다고 그랬잖아.
여주) 나 이제 번호도 바꿀거야. 학교에선 오빠들이랑 너희 있으니까 괜찮고, 우리 이제 같이 사니까 집에 있어도 괜찮잖아. 그니까, 별로 걱정하지않아도 돼. ...미리 말 못한 건 미안해. 말하면 못가게 했을 것 같았어.
민규) .........
여주의 말에 민규가 고개를 푹 숙이곤 한숨을 내뱉더니 다시금 여주의 시선을 맞추며 손을 들어 상처를 쓰다듬었다. ..이게 뭐야.
민규) 앉아봐 약 발라줄게.
여주) ..고마워.
대낮에 짧은 소동이 지나가고, 오후 일곱시가 되었을 땐 식탁에 만찬이 차려졌다. 아이들이 도란도란 모여 그 만찬들을 하나 둘 없애기 시작했고, 서서히 배가 채워졌을 때 민현이 입을 뗐다.
민현) 아까 얘기했다시피 하숙비 인상에 관한 건데,
정한) 아 뭐야. 한 입으로 두말하냐.
지훈) 우리가 많이 먹긴해.
지수) 그건 너야 너. 원우봐라.
원우) 나 왴ㅋㅋㅋ
승관) 형 얼마나 올리게?
민현) 사실상 인상은 아니고,
순영) 인상이 아님 뭐야?
민현) 우리가 사실 이번년도 말에 유럽여행을 가기로 했잖아.
정한) 그랬지.
민현) 근데 그 돈을 하숙비로 다 옮겼어. 여기까진 알고 있는 사실이지?
정한) 그치.
지수) 모두가 알고있지.
민현) 그리고 유럽여행 가려고 달마다 모으고 있던 회비가 하숙비로 전환됐고,
결론은 자연스럽게 유럽여행 가는 회비가 사라졌다, 이말이지.
지훈) 아 그러면 그 회비를 다시 생성시키겠다, 그런거지?
민현) 맞아. 그래서 이 안건으로 다들 어떻게 생각하냐는거야.
지훈) 난 괜찮아.
승관) 괜찮지, 당연히. 유럽여행 가긴 해야하니까.
명호) 근데 지금부터 모으면 올해 말에 가긴 좀 힘들지 않아? 우리 고3때부터 올해까지 빡빡하게 2년동안 모으기로 한거였잖아.
정한) 그럼 올해는 못가고 내년 말에 가겠다는거네?
민현) 응. 올해가기엔 무리니까 내년을 기준으로 올해부터 모으려는거지.
명호) 그럼 괜찮아.
찬) 맞아. 어차피 다들 하숙비는 집에서 내주시지 않아? 유럽여행은 용돈에서 나가고.
순영) 맞지.
승철) 그럼 안되는 사람 있어?
승철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고, 곧 민현은 그럼 뭐 그동안 불만사항 있던거 얘기해볼까? 하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부리나케 입을 열었고, 부엌은 시장통이 되어갔다.
정한) 솔직히 화장실 쓰고 변기 커버 좀 내리자.
석민) 이건 좀 인간적으로 할 사항이긴 해 민규야.
여주) 맞아. 불편하다고 매번 말해도.. 우리 민규가..
민규) 죄송합니다아-..
지수) 그 자꾸 원우가 2층 거실에 올라와서 만화책을 읽는데.. 잘거면 불을 좀 끄고 잠들었으면 좋겠엌ㅋㅋㅋㅋ 방에 불이 새어들어와..
원우) 앟ㅋㅋㅋㅋㅋㅋ 미안해, 불끄고 잘게.
한솔) 승관이랑 순영이 형 밤마다 혹시 파티해?
순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승관) ㅋㅋㅋㅋㅋㅋㅋㅋ파티는 아니고 잠깐의 스트레스 해소 타임?
한솔) 어 그거 약간 진정하면서 했음 좋겠어 ㅋㅋㅋㅋㅋㅋ
순영) 알았어 미안햌ㅋㅋㅋㅋ
찬) 승철이 형.. 게임 늦게까지 해도 괜찮은데 갑자기 소리치지는 말자 ㅋㅋㅋㅋㅋㅋ
승철) 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진짜 미안해. 좀 늦게까지 하는 걸 아예 고칠게.
명호) 갑자기 야밤에 소리치는게 형이었구나.
준휘) 그건 진짜 좀 고쳐야할 것 같긴해.
민현) 맞아. 나도 갑자기 깬 적 있어.
여주) 나도 할 말 있는데.. 내가 좀 느리게 먹는 편인데 자꾸 간식이.. 사라져.
민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건 진심이다.
지훈) 저건 진짜 절충안을 내야돼 ㅋㅋㅋㅋㅋㅋ 여주도 같은 돈 내고 사는데, 먹어야지.
민현) ㅋㅋㅋㅋ그럼 여주거는 조금 빼놓자.
정한) 냉장고에 넣어야할 아이스크림 같은 건 칸을 따로 만들어주든가 해야겠다 ㅋㅋㅋㅋ
epilogue
고요한 밤 달이 하늘을 비추고 있을 때, 여주가 홀로 식탁에 앉아 엎드려있었다. 여주 전용 컵인 투명한 유리잔에 투명한 물이 담겨져있었고, 그 속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주의 시야에 익숙한 눈매가 보였다.
석민) ...뭐해.
여주) ..생각?
자고 일어난 석민의 목소리가 여주를 향하고, 평소와 다른 톤의 여주의 목소리가 석민을 향했다.
석민) ..뭐 물어봐도 돼?
여주) ..그럼.
석민) ..가서 무슨 얘기 했어?
여주) ...으음,
여주) 긴장했어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더이상 찾아와서 괴롭히지말라고. 돈 안줄거라고.
석민) ...그랬더니 뭐래?
여주) 그런 얘기 하려고 자기 불렀냐고. 니가 뭔데 부모를 오라가라냐고.
석민) .........
여주) ..니 데려간 아줌마가 너 이렇게 키웠냐고.
..그 아줌마가 키운 자식도 너랑 똑같이 싹수가 노랄거라고.
말을 잇는 와중 여주의 눈에서 묽은 눈물이 흐르고, 목소리가 떨렸다. 울렁거리는 유리컵 속 물로 투영해서 봐도 그 슬픔은 오롯이 석민에게 닿았다.
여주) 날 때려도, 날 욕해도 그만큼 화가나고 슬프진 않았거든.
석민) .........
여주) ..근데 엄마랑 너를 욕하니까..
아니 막.. 너무 아프고 슬퍼써...
발음이 잔뜩 뭉개지고, 눈물이 잔뜩흘러 식탁을 흥건히 적시고, 여주가 흐느꼈다. 그러자 석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여주) 그래서 화냈더니 맞았어, 근데 차라리 그게 나아. 내가 어떻게 엄마랑 널 욕하는 걸 들어. 어떻게 듣고 가만히 있어. 그치 석민아, 그치. 석민아 내 말이 맞지.
여주의 말에 석민은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며 답이 없었다. 그리고 곧 유리컵을 슬쩍 밀고서 한칸 가까이 여주의 옆에 앉아 여주를 감싸 안았다.
여주야, 아프지말자. 우리 그만 아프자. 여주야-...
석민은 여주에게 아프지말자는 말만 계속 되뇌었다.
**
일 다 끝나면.. 설날 전에는 올 수 있겠죠? ..ㅎㅎㅎ 핳 현생 너무 싫다. 여하튼, 막글인만큼 예고도 했는데 예고한 만큼 재미가 없으셨다면... 심심한 사과를..
+아 저 며칠전에 세떄홍클1 읽어봤는데 역시 1은 1인가봐요. 2보다 훨 낫던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넉점반의 소중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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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항상 마지막 글에서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