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저리로 가라
♬ NCT U - 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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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딸기는 내꺼
수능 전 데자부
새로운 남자 등장 (뚜둔)
시민 : 이때 정성찬이 왜이러나 싶었어요.
안 하던 질투를 하고...
성찬 여우의 꾀에 넘어간 인간 김시민
2. 니집 = 내집
"야. 너 근데 오늘은 집에 가봐야 되는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3주나 집에 안 가는 건...돈이 너무 아까운데."
"...야아."
"뭐.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3주는 아니야.
그러니까 오늘은 집에 가. 나 생각 바뀜."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오바였다.
지난달에 우리집에 온 이후로 3주가 넘게 집에 안 가고 있다.
처음엔 추워서 싫다고, 그 다음엔 눈이 많이 와서, 그리고 또 그 다음엔
내가 너무 좋아서 가기 싫단다.
보내려고 하면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집에 안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보내냐구.
하지만!
오늘은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보내야 했다.
정성찬 자취방의 수도관이 동파돼서 또 내 자취방에 얹혀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헤에. 이 추운 날에 남자친구를 쫓아내겠다구?"
"이게 쫓아내는 거니? 3주나 집 비웠으니까
이젠 좀 가는 게 어떻겠냐고. 내집이 니 집은 아니잖아."
"니 집이 내 집이지 뭐...'"
얘 뭐래니?
자꾸 슈렉 고양이 빙의한 멜로 눈깔로 나 봐도 소용없다.
오늘은 기필코, 반드시 집에 보낼 것이다.
반드시...
"응? 시민아.
나 너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어? 어...?"
아...진짜 오늘은 보내야 하는데...
3. 친구인지 웬수인지
"아 배고프다. 오늘 끝나고 떡볶이나 먹으러 가자."
"뭐? 떡볶이?
너 아까 나한테 다이어트한다며. 이건 뭐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 세 시간인데?"
"작심 세 시간이라니? 아 니 먹기 싫음 말어. 박지성이랑 가면 돼."
"내가 왜? 난 싫어."
"이것들이 진짜...쌍으로 다 뒤지고 싶나..."
평화로운 6교시 체육시간, 딱히 체육에 흥미가 없었던 나는
정성찬과 박지성이 축구하는 모습, 그리고 그 둘을 짝사랑하는 여자애들을 가만히 앉아서 구경했다.
쟤들은 저 키만 큰 애들이 왜 좋은 거지? 이따 끝나고 뭐하지? 따위의 생각을 하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났는지
정성찬과 박지성이 다른 남자애들과 교대를 하고 들어왔다.
그래서, 정성찬한테 끝나고 떡볶이나 먹자고 했는데 다이어트같은 개소리나 하고,
박지성은 나랑 같이 먹기 싫댄다.
개짜증난다.
저것들도 친구라고.
*
"김시민 쟤 삐졌다."
"그런 것 같지?"
"야. 다 들려. 나 오늘 버스 타고 갈 거니까 이만 여기서 안녕. 잘 가. 내일 보든가."
"아, 야. 어디가. 떡볶이 먹으러 가야지."
"...정성찬 니가 먼저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정성찬이 먼저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절대 내가 먹고 싶어서 간 거 아니다.
"난 집에 가야돼서. 너네끼리 먹어."
"앗쉬...알겠어. 낼봐."
그렇게 박지성이 집으로 가고, 나와 정성찬은 맨날 먹던 떡볶이 집을 향해 평화롭게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튀어나온 벽돌에 걸려 넘어지기 전까지는.
"아!!"
"뭐야?"
"아 미친...피 나...개 아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뒤질래...친구 무릎에사 피가 철철 나는데 웃음이 나오니?"
"..."
진짜 저거 대답 안 하는 것 좀 봐.
친구 아니고 웬수라니까.
3-1. 인정
"아! 아! 따가워 좀 살살!"
"나 완전 살살 바르고 있거든? 엄살 좀."
"엄살이라니...야 약 흘러!"
"니가 움직이니까 그렇지. 좀 가만히 있어봐."
나 넘어지고 그렇게 웃더니
결국 근처 약국에서 약이며 연고며 이것저것 사와서 발라준다.
(웬수라는 말 취소.)
"다 됐다.
너 조심 좀 해. 우리 고등학교 다른 데 가면 내가 이런 것도 못 해주니까."
"뭐야. 너 고등학교 나랑 같이 갈 거 아니였어?
박지성 예고 간다는데 그럼 나 누구랑 밥 먹어."
와 갑자기 슬퍼졌다.
어렸을 때 부터 떨어진 적이 없는데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떨어진다고?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몰라. 난 박지성은 몰라도 너랑은 다른 데 가는 거 생각도 안 해봤어."
"그래. 일단 알겠어. 너 다쳤으니까 오늘은 떡볶이 못 먹겠네.
집에 데려다 줄게."
"...? 그래."
뭐지? 이 평소와 다른 느낌은.
몰라, 나도...다리 아프니까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
떡볶이 엄청 먹고 싶었는데...
**
"야 박지성. 정성찬 무슨 일 있냐?"
"...난 몰라. 쟤 왜저래?"
정성찬이 이상하다.
어제부터 내 연락을 안 보더니
오늘은 나를 대놓고 피한다.
나 쟤한테 뭐 잘못했나? 아니면 나한테 뭐 서운한 거라도 있나?
"야. 정성찬. 너 나한테 뭐 화난 거 있어?
아니면..."
"그런 거 없어.
미안. 나 쌤이 심부름 시킨 거 하러 가야 돼."
"...?"
진짜 확실히 이상하다.
원래 저렇게 쟈가운 애는 아니었는데.
***
"야 너 김시민이한테 왜그래.
나까지 눈치 보이잖아."
"아...몰라, 나도."
"니가 모르면 누가 알아."
뭔가 이상한 걸 느낀 지성은 급히 반을 빠져나가는 성찬을 따라 나섰다.
원래 저러는 애가 아닌데, 오늘따라 이상해서 시민 대신에 물어보려고.
그런데 성찬 본인도 모른단다.
지성은 얼척이 없었다.
본인이 모르면 누가 알아.
"야 근데 혹시.
자꾸 생각나고 다치면 걱정되고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질투나면 좋아하는 건가?"
"야 그걸 말이라고...
잠만. 너 그거 김시민 좋아한다는 말이야?"
"...아 그런가봐. 나 걔 좋아하는 거 같아."
"...대박...그걸 이제 인정하는 거야? 이제 안 거야?"
"?????? 뭘 이제 인정해?"
"뭐긴 뭐야. 정성찬이 니가 김시민 좋아하는 거지.
나는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는데 본인이 그걸 몰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진작에 알았다고?"
그렇다.
사실 지성은 꽤 오래전부터 성찬이 시민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창가에서 잠든 시민이에게 큰 손으로 손 그늘을 만들어주고,
다치거나 아팠다 하면 바로 튀어가서 챙겨주고,
심지어는 시민이 교과서 안 가져온 날에 본인 교과서를 내어주고 대신 혼나고,
무엇보다 눈빛이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그러니 모를 수가 있나.
"아무튼. 난 응원하니까 이제 잘 해봐."
"...하..."
성찬은 지성의 말이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친구가 됐을 때 부터 단 한 순간도 여자로 보인 적이 없던 시민이었는데
이제부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이상 예전처럼 똑같이 대할 수도 없고.
아무튼, 이래저래 혼란스럽기만 한 성찬이었다.
이제 김시민 얼굴 어떻게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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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이야기들은 모두 2016년이 배경입니다*
(시간이 바뀔 때는 따로 명시하거나 글 속에 녹여낼게용.)
+ 성찬이랑 여주는 2021년 기준으로 사귄 지 4년입니당!!!
아직 사귀는 거 아니예요!!
ㅎㅎ 여기서 끝...
내일 밤 11시에 뒷 이야기 붙여놓겠습니다.
뒷 이야기가 쓰다보니 길어지기도 하고 수정할 것도 많아서...
오늘 안에 못 올릴 것 같더라구요...그러니 조금만 이해 해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ㅎㅎ..
참고로 뒷 이야기는 이 글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과거편입니다!!
이제 슬슬 성찬이랑 시민이가 친구일 때는 어땠는지,
어떻게 고백을 하고 어떻게 사귀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올 것 같네용.
그리고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제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요즘도 날씨가 많이 춥다고 하니 꼭 따뜻하게 입으셔야 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분량이 짧기도 하고 오랜만의 글이라서 구독료 없습니당.
* 다음 글은 공지해 드렸던 대로 마마크 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