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끼리 친하셔서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온 김석진과 나.
오늘은 부모님들끼리 같이 외출하셔서, 김석진과 나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다.
"야 심심한데 딱밤 내기나 하자."
"뭘로?"
"가위바위보 진 사람이 딱밤 맞기. 이마에."
너무 심심한 나머지 우리는 가위바위보 딱밤 내기를 성사시켰다.
근데 웬열, 나는 가위 김석진은 바위.
고로 내가 졌다.
"아이씨!"
울상을 지으며 이마를 문지르고 그의 얼굴 앞에 가져다 댔다.
"빨리 때려."
낄낄낄 웃으며 날 놀려대던 김석진은 때릴 것처럼 내게 손을 내밀더니,
이내 그 손을 거두어간다.
"못 때리겠다."
2. 민윤기
몇 주 전부터 새로 다니게 된 직장에서 호된 꾸지람을 듣고 펑펑 울었다.
정말 친한 친구는 고등학생 때부터 붙어다녔던 민윤기뿐이라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나와서 나 술 좀 사줘."
내 전화 한 통에 바로 집 밖으로 나온 민윤기와 함께 포장마차에 앉았다.
한 마디 하지 않고 소주만 들이키는 내 모습을 보고 그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힘드냐."
"어, 그냥 사는 게 생각대로 잘 안 되네."
민윤기는 가만히 앉아서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이내 계산을 한 뒤 밖으로 나온 민윤기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에게 잘 가라고 인사하고 뒤돌아서는 그 때, 그가 나를 불렀다.
"왜?"
"너 잘 할 수 있으니까, 힘내라고."
3. 정호석
몇 주 뒤면 1주년이었는데, 오늘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남자친구를 차버렸다.
그렇게 서로 남남이 된 뒤, 나는 정호석과 마주앉아있다.
정호석에게도 내 남자친구라며 소개시켜준 적이 있어서, 그도 내 남자친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니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어, 다른 여자 생겼대. 기도 안 막혀."
처음에는 남자친구 욕을 했는데,
점점 욕을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
"야 정호석.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냐."
"뭔 소리래 갑자기."
"아니,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있으면 그 새끼가 바람은 안 났을 거 아냐."
테이블에 엎드려 눈물을 쏟자, 그가 내 머리에 손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너 예뻐. 그러니까 그런 새끼 때문에 울지 마."
4. 김남준
얼마 전 산 청치마를 입고 김남준과 영화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운동화 끈이 풀렸는데,
치마를 입어서 쭈그려앉지도 못하고 허리를 숙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때, 김남준이 한 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내 신발끈을 묶어줬다.
"헐, 김남준! 야 고마워."
"치마 짧고 딱 붙는 것 좀 입지 마."
"아 진짜 뭔 말도 못하겠네."
고맙다는 내 말에 잔소리로 대답하던 김남준이었다.
그렇게 지하철에서 내려서 3번 출구로 나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김남준이 입고 있던 남방을 벗어서 내게 건넨다.
"이거 두르고 올라가. 치마 입었잖아."
5. 박지민
부모님끼리 친한 터라, 어릴 적부터 가족끼리 친했던 박지민과 나.
오늘은 박지민, 나, 그리고 우리 오빠 이렇게 셋이서 쇼핑을 나섰다.
유니클로에 들어와서, 평소 사고 싶었던 유니클로 하얀색 니트를 입고 나왔다.
"어때? 괜찮아?"
괜찮냐고 묻는 내 말에 우리 오빠는 정색을 하면서 내게 말했다.
"야, 벗어라 벗어. 니트 입으니까 더 부어보인다."
"진짜?"
"그럼 가짜냐? 그리고 갑자기 뭔 니트? 니가 이쁜 옷 입는다고 이뻐지는 것도 아니고."
오빠의 독설에 쭈구리가 된 나는 탈의실로 들어가 니트를 갈아입고 나왔다.
니트를 다시 원래 자리에 걸어두려는데, 박지민이 그 니트를 낚아채고 계산대로 가져간다.
"야 너 그거 사게?"
"아니, 너 사고 싶다고 했었잖아. 너 입으라고. 되게 예뻤는데."
6. 김태형
크리스마스. 김태형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
연인들로 가득한 거리에 대체 왜 김태형과 있는지 신세가 처참하지만,
남자애랑 있는 게 어디냐 싶어 되게 김태형과 연인 사이인 척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게 김태형과 길을 걷다 예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보고 눈길을 돌렸다.
"헐 예쁘다.."
하나 사들고 집에 가서 먹고 싶었지만 비싸서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집에 와서,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보고 있었다.
초인종 소리가 울려 인터폰을 확인하니 김태형이 서 있었다.
문을 열자 김태형은 내게 손잡이가 달린 파란색 상자를 하나 내밀었다.
"뭐야?"
그 상자 안에는, 내가 아까 예쁘다고 했던, 그 케이크가 들어 있었다.
화들짝 놀라서, 김태형을 올려다보자 그가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7. 전정국
평소 괜찮다고 생각했던 같은 반 남자애한테 고백을 받았다.
잘생기고 키도 크고 성적도 나쁘지 않아서, 학교에서 엄친아로 꽤 유명한 애다.
"야 전정국! 나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아냐."
"뭔데?"
"나 고백받았다."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게임을 하던 전정국의 손이 멈췄다.
그리고 이내 게임기를 신경질적으로 내려놓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뭐?"
"너도 김태형 알지? 걔가 나한테 고백했어. 1학년 때부터 나 좋아했대."
"구라."
"진짠데. 나 어떡하지?"
"뭘 어떻게 해."
"뭐라고 대답해야 되냐고. 어? 어?"
들뜬 내 표정에 정색을 하던 그가 바로 말을 이어왔다.
"안 된다고 해. 걔 만나지 마."
***사담***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컴퓨터 키보드가 고장나서 오랜만에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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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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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남사친ver 주제신청해주신 주지스님 님 고마워용
나머지 신청받은 주제도 꼭 곧 써서 올릴게요
그럼 pt.8 에서 만나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