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그녀의 집앞에 도착했다.초인종을 누르려는데 왜 여기까지와서 머뭇대는건지.…그녀가 날 받아주기나 할까.덜컥 겁이나 초인종 위에 갖다댄 손을 내렸다.…생각해보면 그녀와 나 합의하에 헤어진건데 괜히 내생각만 한건 아닐까,그녀는 어쩌면 지금쯤 차라리 후련해하지않을까…. 복잡해지는 머릿속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여전히 나는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겠다.겁쟁이.그녀에게 나는 언제나 겁쟁이였다.
“…오빠 ….”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그녀의 얼굴을 보는게 무서워서,무슨 얘기를 해야하나 막막해서.초인종도 한번 눌러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데 내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온몸이 굳듯이 자리에서 멈춰섰다.
“……오빠….”
“……미안하다.”
뒤를 돌아 그녀를 꽉 껴안았다.내가 할수있는 행동이라곤 이것밖에 없는것같았다.내품에 안겨 그녀는 결국 또 울음을 터트린다.…바보야 왜우노.
“…오빠없이 어떻게 사나 무서워 나 사실….”
“………….”
“오빠 권태긴거 아는데 사실 나는….”
“………….”
“난 아니야…나는…난 아니야….”
오빠랑 헤어지기 싫어…. 울며 날 꽉 껴안는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서로에게 지쳐서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미안하다….”
“가지마…가지마….”
“안간다.내가 어딜가노….”
네 옆에만 꼭 붙어있을게.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며 달랬다. 이제 어디도 안갈게….
[박태환]
정말 일주일정도는 괜찮았다.전재산을 다걸고 후회할거라는 친구녀석의 말에 코웃음쳤듯 정말 괜찮았다.그런데 문득 어느순간 그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번,그다음날은 두번,그 다다음날은 세번.점점 떠오르는 횟수,시간이 많아지고 급하게 나는 너와 같이했던 추억어린 물건들을 찾기시작했다.너의 번호를 휴대폰에 썼다,지웠다만 수백번을 반복하고,그것도 모자라 너의 집앞에 한참을 서성이다 오고…
[왜]
“………….”
[병신.너 후회하고있지?]
“……아….”
[내가 말했잖아. 너 후회한다고.]
“…내자신이 병신같아.”
[같은게 아니라 병신이겠지.]
왜 친구녀석이 떠올라 전화를 걸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말도 하지않았는데 단박에 후회하는걸 알아챈 친구놈은 혀를 찼다.…그래 니말로 나 정말 병신이야.
[잡아.]
“…니말대로 잡을 자격도 없어….”
[……야.]
“…나 어떡하지.”
[00씨 아직 마음 있는것같더라.제발 용기좀 내.니가 그러고도 남자맞냐?]
“………….”
[00씨 만나고와서 전화해.축하주던,위로주던 한잔하자 새끼야.]
끊긴 전화를 한참 붙잡고 있다가 결국 너의 번호를 눌렀다.미친척해보자.…한번만.미친척 한번만 해보자.
[기성용]
새 화분을 사다 식물을 옮겨심었다.…암만봐도 그냥 풀떼긴데.그녀의 말대로 물을 한번 주고나서 다시 자리에 갖다놨다.저거 자라기는 하나.아니 그전에 우리집에 저런게 있었나.괜히 저 화분을 볼때마다 그녀가 생각날것같아 못마땅스럽다.냉장고로 가 반찬을 꺼내고,밥을 푸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맛있네.직접한건가.
“…아.”
근데 혼자먹으니까 쓸쓸하다. …문득 다시 드는 너의 생각에 젓가락질을 멈췄다.내가 힘들때,외로울때면 네가 항상 곁에서 함께해줬는데…이젠 나 누구한테 기대지.괜히 썰렁하기만한 집안을 한번 훑어보다 다시 입안으로 꾸역꾸역 밥을 밀어넣었다.외로우면 딴여자 만나면되고,힘들면 친구들이랑 술이나마시면되지.나 괜찮아.난 진짜 괜찮아.
“…뭐가 괜찮아 미친.”
걔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괜찮아….내가 걔말고 어떻게 딴여자를 만나…. 분명히 서로에게 질려서 헤어진건 맞는데,막상 다른여자를 만나서 사랑을한다는게 참힘들것같다.그녀가 나말고 다른남자를 만난다는건 상상하기도 싫고.충동적으로 휴대폰을 들어 너의 번호를 눌렀다.별다른 고민없이 통화버튼을 누르고 전화기를 귀에 갖다대자 몇번의 신호음이 짧게 간다.
[여보세요…?]
“……야.”
[…아…집 잘들어갔어?]
“………너는.”
[나?…아 난 잘들어왔지.]
왜전화했냐고 묻기전에 먼저 집에 잘들어갔냐고 걱정부터하는 너,생각해보면 매일 나만 걱정하고 바라봤던 너인데….한숨을 푹 내쉰다.
“집이 썰렁해.”
[………….]
“썰렁하니까 짜증나.”
[………….]
“반찬은 많은데 밥도 혼자 먹으니까 맛없어.”
[……오빠.]
“…빨리와.기다릴게.”
아무래도 너자리는 내옆인것같아.
[이청용]
너의 집앞에서 한참 너를 기다렸다.집에 안돌아온건지 집에는 네가 없었고,우리가 자주가던 곳들을 둘러봐도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한시간,두시간 시간이 흐르는데 점점 걱정스러운 마음이 커졌다.어딜가서 또 혼자 울고있는건 아닐지.전화기는 꺼져있는지 오래고….하는수없이 다시 그녀의 집앞으로 돌아와 서성이는데 저멀리 비틀비틀 걸어오는 너가 보인다.
“000….”
“…어?…헤헤 이게누구야아….”
“……술 마셨어 너?”
“응!오랜만에 술좀 마셨어….”
“…대낮부터 무슨 술이야 너는.”
얼마나 마신건지 코를 찌르는 술냄새.술도 잘 못하는 너인데….안타까움에 어쩔줄을 모르겠다.
“근데 여기는 왜와써어?”
“…어?”
“뭐…할말이 더 남았나아…”
“…00아.”
“…봐도봐도 또 보고싶은 사람이였어 오빠는 나한테….”
“………….”
“…겉만 내가찼지,속으론 내가 너무 뻥~ 차여버렸어어….”
“………….”
“나 그래서…지금 너무 슬퍼.”
또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지 아랫입술까지 꽉 깨물고 눈물을 참는 너.손을 들어 조심스레 입가에 가져다 댔다. 입술깨물지마.피나잖아.…울지마.미안해.왜 자꾸 울어 너는.…미안해.정말 미안해 00아.그녀가 먼저 내품안으로 들어와 안겼다.당황스러움에 두손을 어찌할줄 모르다가 너의 등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오빤 나없이 살아도….”
“…………….”
“난 오빠없이 못살아….”
“………….”
“………어떡하지 나.”
“뭘 어떡해.”
나없이 못살겠으면…그냥 계속 내옆에 붙어있으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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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저 글씨체 샀는데 알아채신분없으싱가여?!
바탕체!!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핳....
저번편에서 너무 많으신분들이 응원해줘서 감사하고 죄송스러웠다는..ㅠㅠ
다음편은 달달하게 갈게요.
주제주세요 그대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