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괴롭혔던 변백현
W. 백빠
4
“그게 니가 내 첫사랑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
“내가 아직도 널 좋아하고 있는건지.”
남자에게 웃음이나 팔며 살아가는 나에게 대기업의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는 니가 말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너는 나를 잊지 못하고 있다고.
나는 마치 남의 일처럼 태연하게 말하는 너를 보며 그제서야 네 목적이 복수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만약 복수가 아니라면 변백현은 미친 게 분명했다. 그런 너에 헛웃음이 흘러나와버렸다. 흘러내리는 머리를 뒤로 한번 쓸어넘기며 한참동안 변백현을 바라보았다. 혹시 니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니가 지금까지 나를 잊지 못한 건 오직 그때 내가 널 괴롭혔기 때문이고 너는 그게 첫사랑의 감정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둘 다 아닐수도 있는거잖아.”
“뭐?”
“너가 지금까지 날 잊지 못한 이유가 아예 다른 이유라면?”
“어떤 다른 이유.”
“……그건…,”
내가 널 괴롭혔었으니까, 라는 추잡한 말을 내 입으로 차마 내뱉을 수가 없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매일을 니 생각으로 보냈었다. 매일매일을, 어떻게 하면 너를 완전히 짓밟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보냈고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 생활을 떠올리려하면 변백현 너부터 떠올랐다. 그때 네게 너무 미안했고 민망하고 쪽팔렸기에 나는 나 스스로 죄책감과 자괴감에 시달려야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도 고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보냈기 때문이고 너를 그렇게 물어뜯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는 지금 내게 그때의 나를 좋아했다고, 어쩌면 지금조차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한번 흘러내리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나의 모든 걸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던 변백현이 묻는다.
“그건 뭐.”
“…….”
“니가 날 괴롭혀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수치심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쪽팔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 이건 복수의 일종이다. 고백이 아닌 복수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날 무너지게 만들 수는 없었다. 고백이 아닌 경고다. 반성하라고, 후회하라고. 나는 그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고민했다. 나와 달리 변백현은 전혀 초조하거나 어설픈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나는 그제서야 말하기로 마음 먹는다. 8년을 내 가슴 속에 묻어온 말들을.
“..사과할게, 백현아.”
“…….”
”그땐 내가 정말 잘못했어. 미안해.”
“…….”
“나도 지금까지 죄책감 많이 들었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했던 일들…… 전부 다 미안해.”
왜 신은 그때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고해주지 않았을까. 이런 상황을 겪어야한다면 적어도 인생엔 뒤로 버튼이나 새로고침이 존재해야했다. 그러나 현실엔 그딴게 없었다. 세이브도 뉴스타트도 없는 무식한 현실. 변백현은 미안하면서도 쪽팔림에 안달반달하는 나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한편으로 속은 시원했지만 수치스러움은 별개였다. 세상이 폭파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나 먼저 가볼게. 돈은 안내도 되니까 세팅 된 거 먹고 가.”
이 말을 하면서도 재벌가 아드님에게 돈은 안내도 된다, 준비 한 건 먹고가라, 고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말인지를 깨달으며 재빨리 발을 뗐다. 그러나 변백현이 찰나 내 손목을 붙잡았다. 뿌리치려했지만 내 손목을 쥔 그의 손은 단단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 멋대로 구는 건 여전하네.”
“……놔, 이거.”
“누가 니 맘대로 사과하고 일어나래?”
“니가 원한게 이런거였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이거 놔, 변백현...!”
난 이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다. 힘껏 손목을 비틀어보았지만 변백현은 더 억센 힘으로 내 손목을 붙들어왔다. 그리고 내 두 눈을 한시도 피하지않고 마주한 채 내게 말해왔다.
“내가 그딴 사과나 받으려고 널 미친듯이 찾은 줄 알아?”
“…….”
“말했지, 나 확인하러 온거라고. 내가 왜 아직도 널 못잊었는지.”
“확인같은거 할 필요도 없어..! 그냥 니 착각이라고!”
“그건 니가 아니라 내가 판단하는거고.”
“설마 넌 니가 날 지금까지 날 좋아하고 있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안되는 이유는 뭔데?”
말문이 막혔다. 그러니까 변백현은 지금 고등학교 때 자신을 괴롭혔던 여자애를 짝사랑하게 됐고 그 여자애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본인은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아들인지 손자인지 부사장직이나 맡고있으면서 8년 후 그 여자애를 찾아와 아직도 마음이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8년동안 한 여자를 잊지 못한 순애보, 라고 믿어주기엔 내가 변백현에게 진 죄가 너무 많았다.
나는 겁이 났다. 정말로 변백현이 나를 여태껏 좋아하고 있는거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래, 니가 날 좋아한다고 쳐. 그럼 그 다음은? 술집에서 일하는 내가 언제까지 좋을 것 같은데?”
“나도 미국으로 떠날 땐 너같은 양아치가 좋아봤자 언제까지 좋을까 싶었어.”
“…….”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정작 본인은 남의 일 말하듯 한 태연함에 진절머리가 났다. 머릿 속이 복잡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것은 저번에 봤던 변백현의 비서였다.
“부사장님, 다음 스케쥴 때문에 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나는 하마터면 비서에게 달려가 고맙다고 외칠 뻔 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생각이 이러저리 뒤엉켜 한마디도 할 수 없던 나를 구해준 비서에게. 변백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나 또한 자리에서 따라 일어서며 말했다.
“미안한데 오늘 이후로는 안 봤으면 좋겠어.”
그때 그렇게 상처를 주고도 또 나쁜 말을 해야하는 내가 잔인하다고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니까 이럴 수 밖에 없다고 합리화를 했다. 그러나 너는 그보다 더 잔인하게 말했다.
“어차피 넌 부르면 나와야 되잖아, 에리야.”
“…….”
변백현은 아무 말 없는 날 보곤 작게 웃으며 내일 보자, 한에리- 라는 말을 남기고 비서와 함께 나갔다. 나는 덩그러니 혼자 남아 변백현이 나간 문을 쳐다보았다. 잔잔했던 내 바다에 단 한번도 없었던 강렬한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다. 순식간에 개입된 그의 존재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어지러웠다. 쉴새없이, 빠르게 펌프질을 해대는 심장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가슴부근을 콩콩 때렸다. 기분이 이상했다. 묘한 기분이 내 온몸을 감돌았다. 쿵쿵대는 심장소리가 내 몸 전체를 울려왔다. 그리고 마치 데자뷰처럼 지금과 비슷했던 장면이 머릿 속에 떠오른다.
변백현이 내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해오던 날, 탈의실로 뛰어가 벽면에 기댄 채 지금처럼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던 그때의 내가. 내가 그때 숨이 가빠왔던 것은 탈의실까지 전력을 다해 뛰어왔기 때문이라고 치부해버렸었던 그 날.
지금 이 순간이 흡사 그날 같았다. 정말로 내가 혹시 지금까지 변백현을 되새기고 곱씹었던데에는 이 심장 박동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죄책감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났다.
분명 암막커튼도 그대로이고 4시에 알람을 맞춰놓은 것도 그대로인데 문득 눈이 떠지고 말았다. 세시쯤이었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한 탓인지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그리고 역시나 눈을 뜨자마자 이젠 그만 떠올리고 싶은 그 얼굴이 생각났다.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나 나는 창가로 향했다. 옆 탁자에 올려놓은 담배갑에서 한 개피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제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죄책감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다. 과거를 떠올리기는 싫은데 변백현은 자꾸 떠오르고 그러면 죄책감이 들고, 하지만 오로지 죄책감이라기엔 묘한 감정이 있으며 묘한 감정이 있다는 걸 인정하기엔 내가 지은 죄가 너무 많다.
다들 이렇게 인생을 복잡하게 살고 있는걸까 아니면 나만 이렇게 복잡하게 사는걸까.
‘내일보자, 한에리’
분명 어제 대놓고 오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오늘도 그 얼굴을 마주할 생각에 멀미가 날 것 같았다. 아프다고 할까… 싶었지만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병원은? 꼬치꼬치 캐물으며 병원진료기록서까지 떼오라고 할 매니저가 떠올랐다. 결국 담배를 재떨이에 비비곤 화장실로 향했다.
“뭐야, 오늘은 일찍 왔네?”
“그냥요.”
로비에 서있던 매니저가 깜짝 놀란 얼굴을 하며 나를 보았다. 대충 대답하며 대기실로 향하는데 매니저가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말했다.
“그나저나 너 능력있다? 오늘 열한시에 변백현 예약 또 있던데?”
“…….”
“벌써 단골 된 모양이야, 아주. 한나 좋겠네? 이참에 돈 좀 벌어놔. ”
좋은 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차마 입 밖으로는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을 마음 속으로 대신하고 살짝 웃어주며 나는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 일찍 와서 화장을 고치고 있는 신입들도 있었고 어제 집에 가지 못했는지 의자에 앉아 자고 있는 여자들도 있었다. 동료들은 왔어, 한나? 하며 내게 반갑게 인사했지만 사실 여기서 나와 그리 친한 사람은 없었다. 어디에서든지 나는 딱히 친한 사람이 없었다.
학창시절 때의 사람들과는 창피함에 연락을 끊은 지 오래였고 졸업 이후 내 인생은 실패했다는 걸 느낀 뒤로는 마음에 벽이 단단히 쌓여져나갔다. 항상 적당한 곳에 선을 그어놓은 채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을 정도로만 사람들과 지냈다. 그게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나만의 관계론이었다.
그러나 어느샌가 변백현이라는 돌연변이가 나타나 나를 흐트러놓고 있었다. 나는 그게 싫은건지 반가운건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내가 변백현을 떠올릴때면 난 실패자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 느낌은 내 자신에게 끔찍한 혐오감을 느끼게했다. 지금의 변백현처럼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바로 들어가지 못한 채 잠시 문 앞에 서있었다. 변백현은 조금 일찍 도착해 먼저 룸에 들어가있었다. 문고리를 돌리지 못할정도로 손에서 식은 땀이 나는 듯 했다. 변백현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고 대체 어떤 마음을 먹은건지도 알 수 없었다. 역시나 확실한건 지금도 자기혐오적 감정이 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번 숨을 크게 내쉰 후 문을 열었다.
변백현은 소파에 기대듯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날카로운 옆 태. 내가 들어오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눈을 뜨곤 고개를 돌려 내 쪽을 바라본다. 피곤한 듯 충혈된 한쪽 눈. 나는 삐딱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결국 왔네. 내가 다시는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악랄한 내 말을 들은 백현이 옅게 웃으며 묻는다.
“손님한테 말하는 게 원래 그따윈가봐?”
“…….”
“그래서 내가 내일 보자고 했잖아, 한나씨.”
미친새끼. 작게 중얼거렸다. 만약 니가 날 아직까지도 좋아하고있다면, 그게 정말이라면 당장에 너는 날 위해 모든 걸 그만둬야한다. 내 앞에서 저 여유로운 듯한 얼굴을 보여주는 짓은 특히나. 나는 변백현과 마주하고 있으면 알몸으로 서있는 듯한 수치심이 든다. 나의 과거와 마주하고 있는 듯한 기분 말이다. 더욱이 그의 눈빛은 적나라하고 노골적이라 내가 더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다.
나는 말 없이 변백현의 옆으로 가 앉았다. 그래, 너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너를 변백현이 아닌 손님으로 대해줄 의향이 있어. 나는 그의 앞에 놓여있는 술잔에 위스키를 따랐고 변백현은 그런 날 지그시 바라보았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가시방석이란 말이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갈증이 났고 입술이 탔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에선 여전히 땀이 났다. 내 옆모습을 빤히 바라보고있는 저 두 눈을 마주해야하는지 아니면 무시해야하는건지, 그게 얼마나 힘든 고민이라는 걸 변백현 네가 알기나 할까. 네 두 눈과 그저 마주하기만해도 괴로운 나를 너가 알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많은 아이들이 내게 느낀 감정이 이런 류의 것이 아니었을까. 단순히 공포와 두려움 뿐이 아닌 복잡하고 어려운. 그래서 더 무서운.
너는 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고 나는 갈색의 위스키가 찰랑거리는 술잔을 보고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진짜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원하는거?”
“난 니가 날 좋아하든 말든 상관 없어. 난 사과도 했고, 더 이상 너랑 엮이고 싶지 않아.”
“누가 뭐래?”
너는 참 사람 할 말 없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변백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날 보며 작게 웃었다. 변백현이 이런 또라이인 줄 알았다면 애초에 건들지도 않는건데…. 너는 그때 네 옆에서 알짱거리는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따위 기집앤 내가 아빠 회사만 물려받으면 짓밟아놓을텐데, 혹은 내 바짓가랑이 붙잡고 질질 잘텐데 이런 생각을 했을까. 변백현은 테이블에 팔을 올려놓고 턱을 괸 채로 나를 바라보다가 뭔가 생각났는지 아- 하고 입을 연다.
“생각났다. 내가 원하는거.”
“…….”
“이거 그만두면 안돼?”
원하는 게 있다는 말에 심장이 콱 움츠러들었다가, 뒷 말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려버리고 말았다. 너 지금 나한테 뭐라고 한거야?
“뭘 그만둬?”
“여기서 일하는거.”
“허. 내가 뭘 하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일자리는 내가 찾아줄게, 그러니까 그만 둬.”
“니가 상관할 바 아니야, 변백현!”
솔직히 말하면 나는 조금 화가 났다. 여기를 그만두라는 말 보다 일자리를 찾아봐주겠다는 말에 더 화가 났다. 아니, 화가 난게 아니라 비참해졌다는 말이 더 알맞겠다. 나는 비참했다. 너가 나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너는 내가 8년간 허우적대며 빠져나오려고 하는 죄책감의 늪에서 내가 나오지 못하게 내 머리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미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 후회를 넘어 비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웃기게도 갑자기 눈물이 불쑥 차올랐다. 나도 예상치 못하게. 변백현은 자의가 아니었겠지만 내 가슴 깊숙히 아물지도 못하고 곪아가던 상처를 꼬챙이로 꾹 찌른 것이었다. 얼굴을 아래로 숙이자 눈물이 금세 무릎 위로 토도독, 떨어졌다. 잇새 사이로 흘러나오는 흐느낌을 힘겹게 참으며 통제 하지 못하는 말들이 튀어나갔다.
“오랜만에 찾아와서 너 진짜 별 말을 다한다. 너. ”
“…….”
“미안한데 나는 너 …진짜 싫어. 네 얼굴 보기가 힘들어. 불편해. 역겹다고.”
“…….”
”너만 보면 내가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다고, 알아?”
울면서 말하는 나를 변백현은 조용히 쳐다보았다. 나는 내가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르면서 내뱉었다. 이 말들은 또 다시 그에게 상처가 되어 남을 것이다.
“그래, 알아. 내가 인생 막 살아서 이런 꼴 된거, 그건 너 탓도 아니라는거. 근데 너만 보면 나는……,”
“…….”
“너무 죄책감이 들고, 쪽팔리고, 미안하고, 괴롭고…….”
나는 결국 두 손을 얼굴에 묻고 힘겹게 울음소리를 참아내며 울었다. 변백현은 이렇게 갑자기 서럽게 우는 내가 당황스러울거다. 나 자신도 당황스러운데 오죽하겠어. 어쩌면 이게 내 진짜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걸핏하면 울고 싶은 나, 그러나 애써 합리화를 해가며 참았던 나. 이게 바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하지만 내 마음속에 계속 쌓여갔던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괜찮았다. 내 자신도 이해되지 않으니까.
그때, 내 머리 위로 따뜻한 손이 닿았다. 나의 심한 말에 분명 어이없는 얼굴로 내가 우는 걸 바라보고 있다거나 아무 말 없이 나갈거라 생각했지만 그 손길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위로라도 해주는 듯.
“알았어. 알았으니까 울지마, 응?”
“……흐으….”
“나 이제 안 올게, 에리야. 울지마, 제발.”
묘하게 날 감싸는 그의 말에 나는 결국 끅끅 대며 더 울고 말았다. 변백현은 그런 날 쳐다보다 정장 안 쪽에 있는 지갑을 꺼내 명함 한장을 내 앞에 두었다.
“니가 연락하고 싶을 때 해.”
너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나는 힘없이 두 손을 툭 떨어트렸다. 손바닥에 눈물에 얼룩진 화장이 얼룩덜룩 묻어있었다. 내 앞에 놓여진 명함을 손에 쥐었다.
그렇게 변백현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일주일이 지나도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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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슨 더 소울 - 내게 말해줘(Feat. 진돗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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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니니 삼김 찰거머리 상콤한레몬 레몬사탕 큥들큥들 순댕이 빛나는 밤 야옹냐옹 쀼쀼 블루칵테일 한겨울밤 꽃이찬 큐이 버블티 증원 에이스에스 핫초코 곰국지색 복숭아 큐울 별다방커피 큥카프리오 올봉 말랑 센센 할렐루야 길피수 달로와요 라이또 호이호잇 알찬열매 끼룩끼룩 급똥 오렌지 복동 단이 동도롱딩딩 와대박 고사미 빵 산낙지 안나 구금 몽이 봄날같은백현 4랑둥이경수 고슈가 마요마 우주 우랴기 두둠두둠 슈로롱 이퓨 비바 클쓰마스 유라온 뿡뿡이용 융 큥큥큥 맙소사 백큥큥큥 차녈아난너뿐이야 에엑소오 지호 크러쉬온유 감자 여리 큥이랑슨이랑 김민석장326 쎄후냐 아도라 호빗 꾜미 뭉이 박변김장도오 돌하르방 박찬열치아세포 예찬 로카멜 움치킨 목욕가운 비쇼 0304ㅇㅈ 건포도 뿌뿌 버덕 널만난봄 백현아 지호 패러슛 거봉 버덕 에리나 콩콩 치킨첸 미세모 퓨어 아몬드 0616 갈치 맞춤법 초코칩 종이니니 9094워더 그뉵쿠키 미니롱 찰리 영원 변가락 미적 꼬꼬댁 열부 대야 열매점 쓰니워더 자킬 쁌쁌 하트 동원참치 꿀꿀이 첸쇼 물처럼 몽구몽룡 님 감사합니다 |
왜 백현이가 에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독자분들이 많아요.. 괴롭혔는데 어떻게 좋아할수가 있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죠?
이제 차차 내용이 진행되면서 나올 예정이니까 기다려주세엿..
초반부라 빨리 달려야하는데도 느릿느릿 오고... 죄송해요ㅠㅠㅠ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넘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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