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왔숑~ 문자왔숑~"
"아오. 언제적 벨소리임. 바꿔라 좀."
"뻐큐. 밥이나 처먹어."
"둘 다 안 닥쳐?"
민석 오빠의 서늘한 말에 나도, 변백현도 입을 꾹 다물고 다시 아침밥에 집중했다. 고개를 살짝 숙여 핸드폰을 확인하자…
[ㅇㅇ아. 굿모닝~]
헤헤헤헤. 오늘은 아무리 변백현이 나한테 지랄을 해도, 박찬열이 아무리 나를 갈궈도 용서해줄 수 있다. 왜냐면, 내 인생에 드디어 핑크빛 봄날이 찾아 왔으니까!! 임시완. 같은 과 동기인데, 비주얼도 훈훈, 성격도 훈훈. 그야말로 훈남이다. 이런 남자가 내 인생에 들어오다니. 그야말로 내 인생의 봄날이다, 이 말씀. 그러니까 이제 내게 남은 단 한 가지 미션은… 죽어도 형제들에게 들키지 않는 것.
정말 이해할 수 없게도 형제들이 유난히 고나리 쩌는 부분이 바로, 내 남자 관계에 대한 일이다. 나 원 참. 자기들은 실컫 연애하는 주제에, 나한테는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 진짜 핑계거리도 많다.
심지어 내가 고작 초등학교 1학년일 때 쪼끄만 나를 데려다 놓고서는 첫사랑의 로망을 잔뜩 심어주는 바람에, 나는 고등학교 들어올 때까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봤다. 나중에 알고보니 형제들은 모두 차곡차곡 연애 경험을 쌓아 나가고 있었더랬고, 나는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했지 아마. 그나마 고등학교 때 한 번 생겼었던 남친과도 형제들의 각종 방해로 끝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아야 했고…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하게 된 연애였단 말이다. 그러니까, 내 남자는 반드시 내가 지켜내야 했다!
그런데, 시발! 다 뜨지 못한 눈을 비비며 아침밥을 먹다가 시완이에게 온 문자를 보고 나도 모르게 헤헤거리는데, 변백현이 쓸데 없이 좋은 촉으로 그걸 봐 버린 거였다. 모른 척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변백현이 나를 불렀다. 시발. 왜 불러! 왜 부르냐고!
"야 김징어."
"뭐"
"너 남자 생겼냐?"
푸흨!!!! 마시던 물을 그대로 변백현의 얼굴에 뿜자 드럽다며 난리를 쳐대는 변백현이었다.
"아 시발! 개드러워! 아 왜 뱉어 아나!"
"아..아나. 뭔 남자야! 없어 그딴거!"
빽 소리를 지르자 더욱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어오는 변백현이었다.
"너 남자 생겼지. 불어."
"아.. 아나. 아니라고! 없어! 없다고!"
"아님 말아라. 과민반응이야."
슈..슈밤. 걸렸나? 안 걸렸나?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변백현은 곧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귤을 까먹으며 쇼파에 벌러덩 엎어졌다. 다, 다행이다. 안 걸린 거겠지?
***
"형. 아무리 생각해도 김징어 쟤 남자 생긴 것 같아."
"뭐!?"
"어. 아까 아침에 폰 보고 웃는 거 봤지? 하루종일 헤헤거리고 다니고… 뭔가 찜찜하단 말이야."
백현의 말에 단체로 놀란 듯 고함치는 형제들이었다. 징어가? 남친? 안 되지, 안돼.
"그냥 좀 냅둬. 징어도 이제 결혼해야지."
그나마 쿨한 크리스. 그러나 준면의 발길질 한 번에 곧 잠잠해진다.
"우리 징어를 아무한테나 내줄 수는 없지."
"하. 아무튼. 한 번 봐야겠어. 징어한테 그러라고 해봤자 안 듣겠지? 변백현, 걔 집으로 데리고 와라."
"ㅇㅇ."
결국 그렇게 시작된 형제들과 너징의 술래잡기.
***
도서관에서 시완이와 같이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어. 다 왔다. 여기야."
"아…ㅇㅇ아. 조심히 들어가!"
시완이에게 웃어주고는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왜인지 떨어질 생각을 않는 손. 가로등이 아련하게 빛나는 게 분위기도 잡혔겠다. 슬슬 진도 뺄 때도 됐겠다. 시완이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건지 잔뜩 붉어진 볼로 내게 슬금 슬금 다가오기에, 완벽한 타이밍에 눈을 딱! 감았는데…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눈을 다시 떠 보니 호러영화에 나오는 귀신이라도 본 듯 내 뒤 편을 쳐다보고 있는 시완이가 보였다. 뭐야, 뭔데. 고개를 휙 둘리자. 시발. 사악하게 웃고 있는 변백현이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야~ 좋은 구경 할 뻔 했는데. 아오! 아까워!"
"아나. ssipssae야."
"어우. 우리 이쁜 동생은 말도 참 이쁘게 해. 그치?"
"득츠르그 (닥치라고)"
이를 악 물고 말하자 유하게 웃으며 앞에 있는 시완이에게 손짓을 까딱까딱 한다.
"우..우리 오빠야."
"아...그..열 두분 중 한 분?"
"어..응.."
그렇게 결국 집 안까지 들어온 우리 셋. 시부럴. 근데 이게 뭐람. 변백현 하나가 아니었다. 열 두 형제들이 모두 거실에 빙그르르 둘러 앉아 있었다.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변백현 이 ssibal 뒤졌어 넌.
"자네가 우리 징어남자친구인가?"
"네, 네… 그렇습니다."
민석 오빠의 시아버지 돋는 질문으로 시작된 형제들의 끈질긴 취조.
"그래서, 집은 어딘가?"
"부모님은 뭐하시나?"
"징어의 어디가 매력이라고 생각하나?"
시, 시부럴… 나에게 살려달라는 눈빛을 쏘아 보내는 시완이가 불쌍했지만. 어쩌겠어. 외면할 수 밖에…
"우리 징어는 좀 양아치 같은 스타일 좋아하는데… 그 쪽은 좀 아니시네."
"징어야. 모야ㅠㅠㅠㅠㅠ 우리 징어 내꺼야ㅠㅠㅠㅠㅠ"
"근데 자네 그건 아나? 우리 징어… 잘 때 이빨 간다네."
시..시발. 이것들이 아주 단체로 나 엿 맥이려고 작정을 했나보다.ㅠㅠㅠㅠㅠㅠㅠ저 사악한 눈빛들을 보라고. 진짜 내 인생, 시발. 시발!
그리고 하이라이트를 찍은 민석 오빠의 마지막 질문
"징어 많이 사랑하나? 평생 책임질 수 있나?"
니미럴. 이게 무슨 상견례도 아니고. 시완이는 땀을 뻘뻘 흘려대다가 이쯤돼자 거의 포기 단계에 이른 것 같았고, 나는 속으로 좆됐다…를 외쳤다.
그 날 이후로 시완이를 다시 보지 못했다는 슬픈 전설…….
***
(그 날 밤, 징어 제외하고 급조된 형제들의 단톡방)
[형들 징어 어떡해ㅋㅋㅋㅋㅋㅋㅋ 오전 12:32]
[좀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김시완? 임시완? 걔는 영 아니었음. ㅇㅇ 오전 12:32]
[당연하지 우리 징어가 훨씬 아까움 오전 12:33]
[저런 애들한테 못 줌 ㄴㄴ 오전 12:33]
[우리가 얼마나 애지중지 ㄱ키웠는데 오전 12:33]
[업어 키웠지 오전 12:34]
[아낰ㅋㅋㅋ크리스 형ㅋㅋ걍 한 번 업어본거잖아 생색내 오전 12:35]
[찬열 죽을래? 오전 12:35]
[헐 ㅅㅂ 오전 12:40]
[야 누가 김징어 여기 초대했냐 샹 오전 12:40]
[?????? 오전 12:4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빠들 이거 캡쳐함 샤룽해~♥ 오전 12:41]
[김징어님이 퇴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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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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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님 감사합니다(하트)(하트)!!! 오늘은 병맛ver. 이구여.. 담에 진짜 리얼 남친도 데리고 올께여^♥^!!! 소재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