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fe Latte 01
모어
"내가 너를 죽여도 될까."
미치도록 차갑고 시려운. 나를 향한. 너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날카로운. 칼날의 끝이.
내 가슴을 겨누고 있었다.
"마음대로 해."
한 사람은 바닥에 누워있었고, 다른 한사람은 그 위에 엎드려, 누워 있는 이의 가슴에 칼날을 드리우고 있었다.
"내가 이대로 이거 떨어뜨리면, 너, 죽어."
"알아."
서로를 아는 듯한 두 사람은 살벌한 대화의 내용과 관계 없이 애정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하려면 빨리 해. 사람 애타게 하지 말고."
"원해?"
"너 원하는 대로."
"아니 나 말고, 너."
"니가 원하면 나도 원해."
쨍그랑-. 칼을 손에 쥐고 있던 남자는 상대방의 말을 듣자마자 칼을 방구석으로 던져버리고 자신의 몸을 허공에 띄우고 있던 팔에 힘을 뺐다.
그러자 그의 몸이 누워 있던 남자의 위로 엎어지게 되었다.
"왜 안했어 경수야."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
"그래. 조금만. 조금만 기다릴게."
근데 아마 빨리 해야 할거야. 눈을 가리고 뒤 돌아 있는 내가. 멀리 달아나고 있는 너를 잡기 위해 뛰기 시작하기 전에.
나는 표범. 너는 토끼. 그렇게 되면 네가 나에게 벗어날 방법은 없으니까.
...
잠에서 깬 경수는 눈을 뜨자 환한 빛 대신에 눈가에서 이물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온통 어두움뿐이었다.
매일 밤낮으로 술을 마시고 다니던 경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드디어 눈이 먼 건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어두움 속에 비추는 빛을 느꼈고,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암흑이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는 어떤 물체에 의해 생겨난 것임을 인지했다.
손을 뻗어 눈가를 만져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손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또 술 때문인가라는 생각으로 회귀할 뻔 했지만 손목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이물감으로 인해 자신의 팔이 어딘가에 메여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거 뭐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경수가 다리도 움직여보자 다행스럽게도 다리는 구속 없이 자유롭게 풀려 있었다. 두 손이 묶여 있어 바닥을 짚지 못해 일어나는 데 애를 먹었지만 한 두번 넘어진 뒤 경수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 이곳 저곳 부딪히고 말았지만 경수는 방문을 찾아낼 수 있었고 열려있는 문을 통해 방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아, 일어났어?"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낯선 목소리가 경수의 귓가를 울렸다. 자신에게 일어났냐며 물어보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이내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세요?"
"침착하네. 납치됐는데도."
"아, 납치에요?"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낯선 남자의 입에서 흘러 나온 납치라는 단어에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려고 하는 등 보통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대개 행할 반응들을 보였겠지만 이상하게도 경수는 침착하게 아 그래요?라며 납치됐다는 사실은 신경도 안쓴다는 반응을 보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자신의 말에 동요조차 하지 않는 경수를 본 남자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박장대소했다.
"이제 다 웃었어요?"
남자는 한참을 웃다가 자신을 향해 돌아선 경수를 바라보다 웃음이 잦아들고 숨을 골랐고 그런 그를 향해 내뱉은 경수의 한마디였다.
"안 무서워?"
"뭐가요."
"지금 이 상황. 너 납치된 거 라니까? 납치 몰라?"
"알아요. 무서워해야 되요?"
"흠... 하기 싫으면 안 무서워해도 되. 너 나 알아?"
"모르는데요. 앞도 안 보이는데 그 쪽이 누군지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아, 그렇지. 내가 가려뒀지. 기다려봐 풀어줄게."
경수의 앞으로 다가간 남자는 경수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을 풀었다. 그리고 경수의 눈에는 검은 천으로 인해 가려져 있던 빛이 한꺼번에 들어와 그의 눈을 찌푸리게 했다. 순식간에 경수의 눈을 습격한 빛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있지 못하자 남자는 경수의 앞을 막아서며 빛을 가려줬고 시야를 되찾은 경수는 자신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마주했다.
자신의 앞에 선 남자는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왜 그를 납치하고 있는 지 의문을 가질 정도로. 그의 입술은 다부졌으며, 눈매는 깊었다.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그의 눈 안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나와 그의 눈 안으로 끌고 들어갈 것 같이 깊은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
"아..."
"이제 보여?"
"네. 근데 그 쪽이 누군지는 모르겠네요."
"모르겠지. 당연히. 넌 나 처음 보는데."
"그렇겠네요."
경수의 말을 들은 남자는 또 웃었다. 경수의 차분한 반응이 자신이 예상하던 바와 달라서 그랬는 지 어쨌는 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는 경수의 말을 들을 때마다 웃었다. 남자는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며 경수를 향해 물었다. 속 쓰리지? 어제 술 마셨잖아. 꿀물이라도 타줄까?
그제서야 경수는 생각이 났다. 아, 나 어제 술마셨었지. 어쩐지 머리가 아프더라. 지난 밤, 종대와 함께 술을 진탕 마신 그는 자신이 집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 집에 들어간게 아니구나? 아니, 여기 우리집인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한 번 둘러본 경수는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아 여기 우리집 아니네. 그렇지. 집에 안 들어갔으니까 집에 들어간 기억이 없지.
하지만 경수는 애써 자신이 어디에 있는 건지 알아내려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납치가 되었다면 집에 빨리 돌아가기는 글렀고, 계속 이 곳에 있다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 것 같았다.
"나 누군지 안 궁금해?"
경수를 위한 꿀물을 탄 남자는 잔을 들고 경수에게 다가오며 자신에 대해 궁금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정말 이상하게도 경수는 그다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남자에 대해 궁금하지 않았다. 아- 그냥 날 납치한 사람이구나. 왜 나를 데려왔을까. 그다지 지금 자신이 갇혀 있는 공간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처한 상황이 이렇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아... 궁금해요."
"별로 안 궁금해 보이는데?"
"음... 글쎄요.."
"뭐, 어차피 계속 같이 있을 거니까 서로 모르는 것도 그렇고. 난 김종인이야. 넌 도경수지?"
"네. 도경수에요."
"알아. 손 불편해? 풀어줄까?"
"아니요, 괜찮아요."
오히려 자신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종인의 말에도 경수는 거절했다. 그리곤 거실 한 구석에 위치한 쇼파에 가서 앉았다. 경수가 움직일 때 잠시 움찔한 종인이었지만 이내 그가 향한 곳을 보고 경수 몰래 짧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쇼파에 자리 잡은 경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보다도 어제 같이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간 종대 걱정이었다. 자신은 이 곳에 와 있지만, 그다지 위험한 곳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일단 납치범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해코지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종대의 안전을 모르는 그로서는 자신의 걱정보다 친구의 걱정이 앞섰다.
"혹시 김종대라고 알아요?"
"아, 김종대. 알아."
"아시네요. 혹시 걔는 어디있는지 알아요?"
"몰라. 왜."
"어제 술 같이 마셨는데... 저는 여기 와 있고... 종대는 집에 잘 들어갔나 해서요."
"그걸 왜 니가 신경쓰는데."
"친구니까요."
"잘 들어갔겠지. 신경꺼."
"음, 그건 좀..."
"니가 여기서 살면서 딱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나말고 다른 남자 얘긴 꺼내지마."
네 안녕하세요~ 모어입니다 ^♡^ 드디어 카페라떼를 들고 왔어요! 저를 기억하고 계실까요??? 근데 짧네요. 카페라떼가 어떻게 만들어 지시는지 아시나요? 에스프레소에 스팀우유를 섞은 거라고 해요. 에스프레소는 종인이 스팀우유 경수 뭔가 이미지가 맞지 않나요?
프롤로그를 올린지 한참이 됐는데 아이고 이제야... 이제야... 들고 오다니ㅠㅠ 죄송합니다..흑흑 혹시 계실진 모르겠지만 우연을 가장한 만남 찬백 번외편을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를까요? ㅎㅎㅎ;;; 쓰고 있습니다... 개강하고 수업이랑 알바를 같이 하다보니 컴퓨터를 킬 시간도 없더군요ㅠㅠ벌려놓은 일이 이렇게 많아서야....
카페라떼 연재는 꾸준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신작을 시작하면 암호닉은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요? 새로 써야하는 건가요??
혹시 우연을 가장한 만남에서 암호닉 신청해주셨던 독자분들은 제가 한분 한분 다 기억하고 있으니 괜찮으시다면 그대로 쓰셔도 되요! 음 근데 리스트는 새로 작성하도록 해볼게요 ^^ 많이 저를 잊으신 것 같아서.. 그래도 제 마음속에는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리스트는! 프롤로그에서 적어주셨던 분들부터 새로 적도록 할게요.. 제가 잘 몰라서 ㅠㅠㅠ
저 항상 댓글 쪽지 알림 울릴때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확인하고 있어요 ㅎ_ㅎ 정말 많은 힘이 되요! 짧게라도 재미 있으셨다 없으셨다 이거 한줄만 적어주고 가시면 안될까요?ㅠㅠ 반응이 없으면 걱정되요 재미가 없는 건가 싶어서 조회수랑 댓글이랑 많이 차이가 나서...
암호닉 앤나님
오리님
그낭우유 도경수님
링세님
장군님
이렇게 맞겠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