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 I
카타스트로피 : 재앙
- 코로나 보리얼리스
"뭐야?"
갑자기 울린 본부 비상경보에 다급하게 방을 나온 원우가 본부 출입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침입자가 들어온 이상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야한다. 약 때문에 정신이 희미해 시야가 흐릿한 원우가 잠시 휘청거린다. 그래도 시간이 없다. 현재 본부에는 보스의 자리가 공석, 자신이라도 뛰어야한다. 숨가쁘게 달리며 원우가 본부 전체 통신기에 신호를 보낸다.
"코드네임 W, 현재 본부 입구 봉쇄 중, 응답 바랍니다."
- 코드네임 N, 현재 D와 CCTV 확인중입니다.
- ...
버논이 아무런 소식이 없다. 버논에게만 답신이 돌아오지 않자 원우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 잠시 나갔다고 했지. 모든건 다 갖춰져 있으나 눈치는 없는 W가 출입구를 막고 본부 요원들과 함께 수색에 나선다. 더이상 도망칠 구석은 없다. 독 안에 든 쥐를 찾는 고양이의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적이라면 그게 무엇이든간에 무조건 처단하는 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어보인 그가 본부 옥상으로 걸음을 돌린다.
"와, 얘네 그냥 꽉 막혔는데요?"
- 벌써 봉쇄했겠지. 옥상으로 올라가.
"안 그래도 가고 있습니다."
- 죽지 마라, 처리 안 해줘.
"예-"
잔소리는. 입을 삐죽이곤 통신을 끈 지훈이 옥상으로 소리없이 뛰어올랐다. 제 분홍빛 머리칼은 이미 위장으로 가려놓은 상태, 아무리 CCTV가 자신을 잡았다한들 얼굴은 보이지 않았을것이다.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가 CA 요원이다, 라는 걸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상관은 없다. 튀기만 하면 되는 것, 지훈이 재빠르게 옥상 끝으로 달려가 체인을 건다. 번쩍 뛰어올라 벽을 타려던 순간 철컥 총소리와 함께 지훈의 귀 옆을 스쳐지나가는 총탄 하나.
"동작 그만."
"..."
"한번 더 움직이면, 그땐 심장이야."
"...아나-"
"소속 대."
"알려줄 것 같니? 너 같으면?"
"대라고 했어."
원우가 총알을 장전하며 덤덤하게 말하자 지훈이 짜증난다는 듯 체인을 풀고 다시 옥상으로 올라온다. 잔뜩 짜증이 난 표정으로 올라와 마스크를 벗어던지자 분홍빛 머리칼이 흩날린다. 바람을 등지고 서서 원우를 쳐다보니 지훈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총알을 갈며 다시 한번 지훈에게 묻는다. 대답 안하면, 이 자리에서 죽어.
"아, 그래."
"..."
"뭐, 이왕 들킨김에 시원하게 까버리지 뭐."
"어디 소속."
"니들이 그렇게 경멸하는 CA다."
"이름."
"이름도 대야해?"
"3초."
"..."
"3."
"야, 너 약 먹지."
"..."
"막 기억도 안나고, 눈 앞이 깜깜해지고, 막 그렇지?"
"...2."
"그거, 누가 했게?"
지훈이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원우에게 묻자 원우가 시선을 지훈에게로 돌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 서늘한 눈빛에 잠시 기가 죽을뻔한 지훈이 씩 웃으며 손가락을 들곤 제 자신을 가리키며 웃는다. 그거, 내가 그런거야. 내-가.
당장이라도 총을 들어 지훈을 쏠 것만같은 원우가 헛웃음을 내뱉곤 지훈에게 말했다.
"원래 CA놈들은, 다 그런 방식인가?"
"?"
"몰래 들어와선 남의 약을 바꿔치질 않나."
"..."
"쥐새끼마냥 기어서 남의 발목에 칼을 꽂질 않나."
"...너."
"그래서, 그 새낀 잘 살아있냐?"
"...야."
"허리는 좀, 괜찮은가 몰라?"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은 원우가 총구를 지훈에게로 돌렸다. 빠르게 상황파악을 한 지훈이 뒤에서 연막탄 고리를 풀고 몸을 날리며 원우에게 던지곤 몸을 숨겼다.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찬 옥상, 잠시라도 시간을 지체하면 이제는 정말 죽는다. 체인을 걸고 순식간에 CB 본부를 내려온 지훈이 에라 모르겠다, 하곤 연막탄 수십개를 몽땅 풀어 던져놓는다. 아마 전원우는 연기에 취약할 터, 남은 놈들이야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면 된다.
*
" 보스, 상황 끝났습니다 ~ "
- 다행이네, 통신 끊었길래 죽은 줄 알았더니.
" 보스, 저 CB 소속 전원우? 걔랑 한 판 떴습니다. "
- ..뭐?
" 물론 제가 이겼죠. "
- 거짓말 치지 마.
" 본부 돌아가면, 얘기 많-이 해드리겠습니다. "
- 본부 말고, 슬럼가로.
" 예? "
- K가 인질로 잡혀있어. 현재 Z도 그 곳에 가있고.
" .. 저도 갑니까? "
- 가까우니까, 최대한 몸 피해서 그 쪽으로 가서 지원 부탁한다.
"... 예에. "
- 제 3세계 슬럼가, 지하통로
아, 진짜 냄새. 순영이 CA-1 요원 소수와 함께 빠르게 지하통로로 내려왔다. 사실상 하수도라고 하는게 맞겠다. 곰팡이 냄새와 썩은 내가 진동하는 지하 통로의 악환경에 순영의 정신이 잠시 아득해진다. 겨우 정신을 차린 순영이 호흡마스크를 재빨리 제 얼굴에 씌우고 요원들을 체크한다.
"이거 안쓰면, 다 죽어."
"예."
"민수인, 넌 우선 대기하다가 뭔 일 생기면 바로 본부에 연락해라."
"네."
순영이 제 주머니 안쪽에서 총 하나를 꺼내들었다. 슬럼가에서 총 들어보긴 또 처음이네. 헛웃음을 짓던 순영이 민규의 신호가 잡히는 지하통로 가장 안쪽 문으로 들어섰다. 분명 민규는 이 안쪽에 있을 터, 최대한 벽에 밀착해 총을 장전한 순영이 무언의 신호와 함께 그대로 문을 차 쾅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
" ! "
순영이 문을 열자마자 제 이마에 턱, 소리를 내며 느껴지는 서늘한 총구에 순영이 천천히 손을 든다. 예상치 못했던 전개에 왼쪽 손으로는 아직 뒤에 남아있는 CA-1 요원들에게 몰래 수신호를 보내고, 왼손을 마저 올린다. 이마에 총구가 맞대있는 채로 천천히 범인이 지시하는대로 몸을 움직이자, 의자에 앉아 의식이 없는 것같이 보이는 K가 보인다. 저 새끼, 위험할때는 총 쓰라니까. 순영이 입술을 살짝 깨물고 주변을 노려본다.
"원하는게 뭐야."
"너도 저 놈이랑 한 패인가?"
"같은 소속이다. 지금 니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인질로 잡힌건 너도 마찬가지다."
"니네 이러는거 걸리면, 3세계 전체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걸."
"..."
"슬럼가 주제에, 남의 요원 잡아놓으니까 재밌냐?"
순영이 한껏 비꼬는 투로 말하자 주변 슬럼가인들이 금방이라도 순영에게 총을 쏠 듯 견제한다. 쏴볼테면 쏴봐라, 하는 표정으로 무척이나 여유로운 순영이 주변 꼴을 보곤 피식 웃어넘긴다.
"니들이 지금 나한테 쏘려는 총알."
"..."
"그거 난 수십번도 넘게 박히고 빼봤어, 어?"
"..."
"곱게 넘겨라. 여기서 다 개죽음당하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는 못하지."
슬럼가의 대빵 - 순영의 말버릇 - 같아보이는 남자가 축 늘어져있는 민규의 갈색 머리칼을 세게 잡아챈다. 그 모습에 잠시 움찔한 순영이 인상을 찌푸리고 남자를 쳐다보자 여전히 머리칼을 세게 쥔 채 순영을 바라보며 말한다.
"슬럼가에 물적자원을 지원해라."
"..뭐?"
순영이 어이가 없다는듯 재차 묻자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채 물적자원 지원 요청을 한다. 열이 확 뻗친 순영이 욱한 마음을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주먹을 확 쥔다.
"미쳤냐?"
"미치지 않았다."
"미친거같은데, 뭐? 지원 요청?"
"수락하지 않을 시, 여기서 바로 죽는다."
"내가 죽을 것 같아?"
"너도 너겠지만, 이 자부터 먼저 죽는다."
순영의 시선이 쓰러져있는 민규에게서 멈췄다. CA 내에선, 아니. 어쩌면 3세계 내에서 자신을 뛰어넘을 스나이퍼 인재로 추앙받던 놈이 저렇게 축 늘어져 있는 꼴을 보니 순영의 속은 더욱 더 부글부글 끓는다. 통신기까지 집어 던졌으면, 좀 때려눕히고 지 발로 본부 와서 보고를 했어야될거 아냐. 불이 나는 속을 애써 잠재우려 머리를 쓸어넘긴 순영이 후, 하는 심호흡과 함께 남자에게 물었다.
"어떤 자원을 원하는데."
"식량."
"아, 니들이 찾아서 먹으면…!"
"..."
순영이 소리를 높이자마자 확 젖혀지는 민규의 고개에 순영이 멈칫하곤 말을 줄인다. 그럴때마다 부글부글 꿇는 순영의 속은 슬럼가 전체를 핵으로 날려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3세계 또라이 순영의 머리는, 어떻게 하면 이 놈들을 잘 처리했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중이다.
"야, 그러면. 잠깐 얘랑 대화 좀 하고 있어봐. 너, 얘네가 뭘 원하는지 싹 다 적어서 나한테 보고해."
"..네?!"
순영이 잠시 눈을 반짝이더니 제 뒤에 안절부절못하고 서있던 신입 요원 하나를 제 대신에 세워놓는다. 시간 잠깐만 벌어놔, 하고는 방을 빠져나가 다급하게 통신제어를 누르는 순영.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신입 요원도 요원이지만, 슬럼가인들도 당황한건 마찬가지다.
" 아아, 코드네임 Z, 해커 통신 부탁합니다 ~ "
- 코드네임 H, 현재 슬럼가 쪽 지원 나갔습니다.
" ? "
" 미친, 오지 말라 해. 할 거 있다고. "
- 이미 가셨는데요.
'" 아나, 야! 나한테 통신 돌려. "
- ...
- 예, 이지훈입니다.
" 야, 너 본부로 가. "
- ? 지금 개 훈련 시키냐?
" 아, 빨리 가서 CB 통신 해킹해봐 ! "
- 미쳤니?
" 키보드 사줄게. 니가 원했던 그 삐까뻔쩍한걸로. "
- 5분 뒤에 본부 도착합니다.
5분 뒤에 본부로 도착한다는 지훈의 말에 순영이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마음에 든다는 듯 낄낄 사악하게 웃던 순영이 뒤를 돌아 방금 자신이 빠져나온 방을 노려본다. 너넨 이제 다 죽었어, 멍청이들아.
- 코로나 보리얼리스, CCTV 제어실
"..."
현재 코로나 보리얼리스 CCTV 제어실은 눈 앞에서 CA 요원을 놓친 원우의 분노로 상당한 냉기가 흐르는 중. 유일하게 원우에게 깝칠 수 있는 D와 N도 입을 꾹 닫고 CCTV만 돌리고 있다. 아마 지금 원우의 주변에서 활활 타고 있는 푸르스름한 불꽃은 도겸과 여주에게만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무서워진 둘은 CCTV만 열심히 분석 중. 하지만 CCTV에서는 마스크로 위장을 했기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답답해진 여주가 한숨을 쉬며 어떻게 머리카락 한 올도 안보이냐고 툴툴거리자 앉아있던 원우가 조용히 말한다.
"분홍색."
"..네?"
"쥐새끼 머리가 분홍색이었어."
여전히 시선은 바닥에 꽂은 채 한마디 한마디 감정을 실어서 말하는 W에 말해준 것만이라도 감사해 절이라도 할까 생각한 N이 말을 더듬으며 고맙다고 말하자 또다시 아무말이 없다.
"...분홍색이요?"
"..응."
"..염색 한거죠?"
"염색한거 같진 않았는데."
"..."
잠시 흔들리는 도겸의 눈을 본 여주가 왜 그러냐고 묻자 도겸이 아무것도 아니라며 사람좋게 웃는다. 아니, 남자 머리가 분홍색인게 신기해서.
"아."
"혹시, 소속도 아십니까, W?"
"CA."
"...네?!"
N이 경악을 하며 재차 묻자 CA 소속 분홍 머리칼을 가진 쥐새끼라고 원우가 말한다. 원우가 한마디라도 더 하는 순간 저 불완전한 정신에 무슨 깽판을 칠지 모른다. 우선 D에게 CCTV 확인을 맡겨놓고 원우를 데리고 그의 방으로 향하는 여주. 그 모습을 보는 도겸은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조용히 여주를 불러 입모양으로 응원을 해주자 억지 미소를 짓곤 원우를 데리고 사라진다.
"...분홍색 머리칼이라."
"일이 또 재밌어지네."
"자, 우선 진정을 좀 하고."
"..."
"화내지 말고.."
"..."
원우를 그의 방으로 데려온 여주는 말없이 빤히 자신만 쳐다보고 있는 원우 때문에 부담스러워 죽을 지경이다. 데려오는 과정에선 한마디도 안하고 축 쳐져서 걸어오더니 방에 와선 침대에 털썩 걸터앉아 멍하니 자신만 바라보고 있다. 다행히 때려부술 정신같지는 않아보여 얼른 이불을 덮어주고 자게 하려는데, 갑자기 N의 팔목을 턱 잡아챈다.
" ! "
"가지마."
"네?"
"나 잠들 때까지만."
"..."
놀란 토끼눈을 하고 원우를 바라보니 또 아무 말이 없다. 결국 침대 옆에 앉아 원우가 잠들기만을 기다리는데, 자꾸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게 절대 잠들것같지가 않은 모양새다. 결국 여주가 먼저 말을 건다.
"상태, 많이 안좋아요?"
"..무슨 말이야?"
등져 누워있던 원우가 몸을 돌려 여주를 바라본다. 그, 바뀐 약 먹고 나서 상태 말이에요. 자세하게 얘기 좀 해주세요.
"앞이 안보여."
"..."
"입맛도 없고."
"..."
"기억도 자꾸 왔다갔다 해."
"..."
"힘도 없어."
"그 정도면 지금 죽고도 남았어요, 자꾸 꾀병 부리실겁니까?"
"아, 들켰네."
힘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원우가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잠시 찾아온 정적에 N 또한 옆 테이블에 팔을 괴고 원우의 얼굴을 살핀다. 처음 그 쪽 만났을 땐,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 제 3세계, 카타스트로피 2전쟁
코로나 보리얼리스가 조슈아, 나, 버논, 이렇게 셋으로 시작했던 조슈아의 생일, 12월 30일. 꼭 제 2세계에 대항할 최대규모의 조직을 만들어서 이 세계를 뒤집어놓자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사명을 다한 목표였다. 모두가 슬럼가 출신이었기에 각자가 원하는 것 또한 같았다. 빈민들은 가차없이 무시해버리는 이기적인 제 2세계를, 우리 손으로 바꾸어내자고.
가진 것도, 아는 것도 하나 없이 시작한 그 무엇보다 작았던 조직은 어느덧 구름처럼 크게 불어나 제 3세계의 정상에 우뚝 올라섰다. 정상에 올라 열심히 달려왔던 지난 날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잊으려한것도 잠시, 제 3세계의 실질적 군주가 나타난 소식이 제 2세계에 파다하게 퍼졌고-
" 제 2세계 침공이다, 서둘러 - ! "
카타스트로피 2전쟁, 재앙을 뜻하는 그 날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버논, 서둘러. 아마 약이 많이 필요할거야."
"..응."
"...무서워하지마, 예상된 일이었어."
"..."
"우리가 이겨, 버논."
"..."
"...최한솔."
"...아, 어."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은 우리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었다. 그 때 우리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 미성년자들이 겪는 무자비한 침공,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함께 밥을 먹던 동료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다시 마주한 순간에는 그 누구도 견딜 수 없었다. 무덤덤해져야했다. 우리는 제 3세계를 이끌어나갈 사람들이니까.
버논의 본명을 아는 것은 오직 나와 조슈아 뿐이었다. 제 2세계에서의 생활을 잊고싶다며 자신이 직접 들고온 이름, 버논이 끔찍하게도 싫어하던 제 2세계의 침공이 코 앞으로 다가오니 숨이 턱턱 막혔다. 겨우 정신을 차린 버논의 손을 잡고 창고에서 나오자 다시 한번 펼쳐지는 붉은 빛의 재앙에 동공이 떨려왔다. 언제까지나 저주하게 될 2세계, 그들의 자비없는 공격 속에 죽어나는건 힘없는 3세계인들이었다.
" 보스, 현재 지원 가능한 조직은 모두 투입된 상태입니다. "
" ... "
" 보스. 늦기전에 얼른 피하시는게… "
" 총, 준비해줘. "
" ...예? "
" 현장으로 갈거야, 빨리 준비 해. "
웬만해선 현장으로 잘 나가지 않는 조슈아 마저 총을 들었던 카타스트로피, 그 붉은 빛 재앙 속에서 그를 만난 건, 천운이었을지도 모른다.
" 너희들은 포위되었다. "
" ... "
" 지금 당장 모든 걸 내려놓고 제 2세계에 투항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