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아무래도 안 좋은것 같았다.
그래도 지민은 정국에게 며칠전부터 집앞 공원으로 산책을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꾸기야! 찜니는 새싸기니까 강합쪙!이 피료하따고 쌩가케!
"....광합성이겠지. 해도 없는데."
"안니야! 찜니 햇님이랑 인사하꼬야!"
...그러니까 햇님이고 뭐고 없다니까. 비나 안 오면 다행인데.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우는 아이 젖 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지민을 후드티의 모자안에 조심스레 넣어주었다. 모자안에 넣어주자마자 앞으로 폴폴 뛰어와서는 정국의 오른쪽목옆에 자리잡은 지민이 쭐바알! 찜니 슈웅슈웅! 하고 외쳤다. 갑니다, 가요.
날씨가 안 좋아서인지 생각보다 더 사람이 없는 공원에 정국은 벤치에 앉고선 지민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지민은 벤치위에 올라서자마자 정국의 후드티를 잡아 땡겼다.
정국이 왜하며 지민을 쳐다보자 지민은 벤치옆 화단을 가리켰다.
쪼기! 쪼기! 찜니 쪼기 가구시따!
..예예. 분부대로 해야죠.
지민을 손에 얹고선 화단위에 내려준 정국이 화단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지민이 하는 양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지민은 자신과 똑같은 새싹들에게(...잡초였던것 같다) 말을 걸고 돌아다녔다.
앙영! 나능 찜니라구 해! 노는 이르미가 모야?
.....진짜 대화하고 있는건 아니지.
"꾸기야! 얘가 꾸기 모시때!"
.............설마.
그러고나서 한참을 그러는 지민을 보다가 지민이 정국을 향해
목이 마르다고 이야기를 했다. 꾸가! 찜니 쪼꼬우유 머그고시따! 파랑이 그려져있눈고!
"....사러 갈까?"
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편의점이 생각났다.
지민이 목이 마르다고 이야기를 하고 보니, 저도 목이 마른것 같았다.
지민은 정국의 목소리에 잠깐 고민하는듯 두눈을 땡글땡글 굴리다가 고개를 도리도리했다.
"찜니, 요기 칭구들이랑 노구이쯔께! 꾸가, 얼렁 오꺼지여?"
"...진짜 여기 있을거야?"
오늘따라 정국을 따라오지 않고, 그자리에서 정국을 기다리겠다는 지민에 정국이 재차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이 같아서 정국은 무릎을 펼치며 얘기했다.
"벌레, 너 여기 딱 있어. 어디 가면 혼난다."
"우웅! 찜니 요기 이쯔께! 찜니 오디 앙가찌여!"
정국은 지민의 말을 끝으로 편의점을 향해 가면서도
어쩐지 지민이 눈에 밟혀 발걸음을 멈추고 지민이 있을 화단 쪽을 몇번이고 돌아봤다.
지민은 정국의 쪽을 향해 폴짝거리면서 손을 흔들었다.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 정국이 편의점까지 뛰어가다시피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에서 지민이 말했던 초코우유를 사고,
편의점옆에 붙어있는 도시락집에서 지민과 함께 먹을 도시락도 샀다.
그리고 공원으로 돌아온 정국이 지민이 있을 화단쪽으로 다가섰다.
벌레야. 우유 먹자.
지민이 없어졌다. 같이 있었던 벤치 옆도, 뒤도. 옆에 놓여있던 화분 밑도, 위에도. 모두 지민이 없었다.
기척이 없었다. 정국은 지민이 있어야 할 화단에서 지민이 없어진걸 보고도 금방 찾을 수 있을거라 다짐했다.
그렇게 10여분이 흘렀을까.
지민을 그렇게 놔두고 가는게 아니었다.
지민은 너무 작고, 어린 존재라서 정국은 지민을 찾기 힘들었다. 데리고 갈걸.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어디서 울고 있는건 아닌지, 다치진 않았는지.
정국은 얼굴을 두손으로 쓸어내리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거기가 어디라고. 애를 두고. 정신 나갔네, 진짜."
정국은 반드시 찾아야만 했다. 지민을.
지민이가 없어졌어요!8ㅅ8.....
제가 똥손이라 표현을 잘 못해서.....미안함니다...
9편도 1편과 2편으로 나눴어요.
다음편에서 만나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