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w. F코드
타락천사 루시퍼는 천계를 떠난 뒤, 악마들의 왕이 되었다.
***
“너도 안 믿기냐?”
입을 벌린 채 인상을 찌푸린 우현의 우스운 표정에 호원이 자판기 커피를 이로 물고는 서류를 들지 않은 손으로 우현의 턱을 밀어 올렸다. 5분 뒤에 취조 한다. 호원이 손을 치우기가 무섭게 또 다시 입을 벌리는 우현의 모습에 호원이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책상으로 가 앉아 서류를 펼쳐 들었고 우현은 호원이 일을 하거나 말거나 태연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지금부터 이 안에서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와 행동은 저기, 저- 카메라로 녹음되고 녹취됩니다.”
“............”
“먼저 이름”
타자를 두드리며 대답을 기다리던 호원이 들려오는 대답이 없자 탁자를 두드리며 다시 한 번 이름을 물었고 그제야 숙인 고개를 천천히 든 남자가 호원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들더니 꾹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고 그 사이에서 나온 목소리는 이 남자가 얼마나 말을 안 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듯 잔뜩 잠겨 있었다.
“김, 큼-. 김성규입니다”
“나이랑 주소”
커다란 유리 안으로 보이는 호원과 성규의 모습에 반대 편 방에서 둘을 지켜보던 동료들이 모두 성규를 가리키며 한 마디씩 보탰고 거기에는 당연히 우현도 포함 되어 있었다. 저 새끼 확실해?. 우현의 말에 건방지게 의자에 앉아 책상에 다리까지 올리고는 커피를 마시던 동운이 뭘 묻냐는 듯한 표정으로 우현에게 말했다. 구십 구퍼.
“김성규씨 김지수양 알죠?”
“........”
“2011년까지 당신이 있는......”
“압니다. 알아요, 지수”
성규의 대답에 말이 끊긴 호원이 살짝 성규를 노려보았고 그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료들은 호원의 표정이 웃기 다며 손가락질을 했지만 우현은 그런 동료들의 웃음에도 웃지 않고 서서는 유리 안으로 비치는 호원과 성규의 모습을 관찰했다.
“김지수양 살해당한 거 몰랐다고 하진 않을 거고, 2011년 8월 27일 김지수양이 살해당한 날. 김성규씨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호원의 물음에 성규가 테이블 아래에 내려 둔 손을 만지작거리며 호원의 앞에 놓인 노트북을 바라봤고 우현은 그런 성규의 모습을 유리 너머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김성규씨?. 대답 없는 성규의 모습에 호원이 테이블을 두어 번 두드리자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시켰던 성규가 잠깐 호원과 눈을 맞추더니 다시 힘없이 고개를 숙여버렸다.
“너무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럼 지난 8월 25일은 기억납니까?”
호원의 말에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든 성규가 호원을 쳐다보았고 그런 성규의 시선에 호원은 매서운 눈으로 성규를 바라봤다. 한참의 정적 때문인지 유리너머로 취조실 안을 관찰하던 동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났지만 우현은 처음 그 자세 그대로 유리너머의 상황을 지켜봤다. 밥 안 먹냐?. 동운의 말에 우현이 대답대신 고개를 젖자 동운 또한 다른 동료들처럼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고 취조실 건너편은 우현 혼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럼, 한유라양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 8월 25일. 김성규씨는 어디서 뭘 하고 계셨습니까?”
“........그건 지난번에도 말씀 들였던 거 같은 데요”
“그때는 김성규씨가 한유라양의 시신을 최초 발견한 목격자였지만 지금은 제 작년부터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서요”
“.......죄송합니다.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피식-. 성규의 대답에 호원도 그리고 유리너머로 둘을 지켜보고 있는 우현도 조소를 흘렸고 우현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호원의 모습은 볼 수 있는 성규는 자신을 비웃는 호원을 바라만 볼 뿐. 그 이상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계속 되는 취조에 성규는 생각이 안 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의 대답을 내뱉었고 그럴 때 마다 호원과 그 둘을 지켜보는 우현의 표정은 굳어져버렸다.
***
“김성규씨?”
취조실을 나오는 성규를 부른 우현이 자신을 돌아보는 성규에게 손에 들린 캔 커피를 흔들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규는 뒤에 나오는 호원의 모습에 살짝 목례를 한 뒤 우현에게 다가갔다. 잠깐 괜찮죠?. 우현이 사람 좋게 웃으며 커피를 내밀자 성규가 우현이 내민 커피를 받아 들고는 우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현을 따라 밖으로 나온 성규가 먼저 벤치에 앉아 손짓하는 우현에게 다가갔고 우현은 성규가 다가오자 엉덩이를 밀어 살짝 옆으로 옮겨 안고는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탁탁 두드렸다. 앉아요. 앉으라고 자리까지 비켜주고 친히 여기 앉으라며 손으로 탁탁 두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앞에 놓인 의자에 앉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실없이 웃으며 손에 들린 캔을 따 커피를 들이켰지만 성규는 손에 들린 캔 커피를 손에 꽉 쥐고 있기만 할 뿐이었다.
“안 마셔요?”
“네”
“원래 커피 안 먹어요?”
“아니요”
“그럼 왜 안 먹어요?”
“........”
“내가 준 거라서?”
자신의 말에 숙인 고개를 번쩍 들고 자신을 쳐다보는 성규의 모습이 살짝 우스웠지만 대놓고 비웃을 수 없는 우현이 그저 성규를 향해 입 꼬리만 씨익- 들어 올려보였다. 우현의 미소가 부담스러웠는지 또 다시 고개를 숙인 성규는 손에 들린 커피를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고 그런 성규의 손장난을 바라보던 우현이 다 먹은 커피를 성규와 자신을 막고 있는 나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사람이 긴장을 하면 물을 마신다는 소리 들어봤어요?”
전혀,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는 우현의 질문에 성규가 우현을 바라보았지만 우현은 여전히 성규가 만지작거리는 캔 커피와 성규의 손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긴장을 하면 입이 말라지면서 목이 텁텁해지고 그 때문에 사람들은 물을 찾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되는 우현의 말에 성규가 우현에게 가만히 귀를 기울였고 우현은 그런 성규의 모습을 알았는지 시선을 올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성규와 눈을 맞췄다.
“김성규씨는 손에 커피가 들렸는데도 안 마시는 거 보면 긴장은 안 했나 봐요?”
“............”
“신기하다. 보통은 이런 상황이면 다들 긴장하지 않나?”
“그런가요?”
“당연하죠. 잘 못하다간 한 순간에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데”
뼈있는 우현의 말에 성규가 우현과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았고 우현 또한 성규와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웃음을 지었다. 긴장하지 않았다는 건 자신이 있다는 건가?. 혼잣말인 듯한 우현의 질문에 성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우현 또한 성규에게 대답을 바라지 않았다는 듯 눈을 감고는 목을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이번 사건에서 결백하다는”
스트레칭을 하듯 목을 돌렸는데도 불구하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고개를 숙인 우현이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성규를 바라보려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눈만 치켜뜨자 성규가 그런 우현의 눈빛에 살짝 당황한 듯 시선을 돌렸다.
“아니면 완전범죄 인가?”
탕- 성규의 손에 들린 캔 커피가 바닥에 떨어져 우현의 발 앞으로 굴러왔고 그에 우현이 허리를 숙여 굴러온 캔을 주워 나무 탁자 위. 자신이 다 마신 캔 커피 옆에 올려놓은 우현이 캔 끝을 빙빙 돌리더니 툭 쳐서 캔을 넘어트렸다. 넘어진 캔 소리에 성규의 어깨가 들썩였고 그 모습에 우현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음에 또 보죠, 김성규 신부님”
지금 이거 사형수랑 비슷한 거 같은 착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게 절대 착각이 아닙니다. ㅠㅠ
사형수를 제가 초기에 잘못 써서 그냥 아예 연재 중단을 하고 선과 악으로 돌릴 겁니다.
처음 시작은 다르지만 전개는 제가 사형수에게 하려고 했던 전개로 갈 겁니다.
단지, 사형수와 다른 건 성규가 아직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거고 우현이가 바로 형사로 나온다는!!
악 아니죠. 선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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