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무대는, EXO! 신동엽 씨의 말을 끝으로 엑소가 나와 인사를 하고선 바로 무대를 하기 시작했다.
‘남진’ 남진을 굉장히 좋아했던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선물을 드릴 겸 불후의 명곡 방청 신청을 했다. 당첨된 걸 알고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내 기분까지 날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지금은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고? 당연히 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루한 때문이지.
눈을 마주치면 급하게 피해버리는 저 루한 때문이야.
‘우리 부모님은 엄청난 남진 팬이셨거든, 남진 콘서트에서 만나셔서 결혼했어.’
‘오, 우리 부모님도 중국에서 남진 팬이셨는데, 이번에 불후의 명곡에 남진 나온다고 엄청 좋아하셨어. 방청은 잘 모르겠고.’
‘우리 부모님은 하셨다, 방청신청.’
‘……….’
지난번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왜 그렇게 말을 못했는지 이제 알겠다. 한숨을 푹푹 쉬고선 루한에게 문자 한 통을 남겨뒀다.
‘무대 끝나고 화장실 앞에서 봐. 기다릴게.’ 만나면 어떻게 된 일인지 다 설명을 들어야겠다.
끝까지 자신은 나가지 않는다며 우기더니만, 왜 지금 이 자리에 올라와서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 되어 겨울이면 행복하네-’ 하고 노래를 하고 있는지, 미치겠다 정말.
무대 서는 건 뭐라 하지 않겠는데, 부모님과 얼굴 본 적도 있는 상태에서, 부모님이 가수 사위를 얻고 싶지 않아 하는걸 알면서도…. 정말 한숨만 나온다.
“어머, 쟤 꼭 우리 사위랑 비슷하게 생겼네! 그렇죠 ○○아빠?”
“그러네. 목소리도 비슷하고, 넌 왜 저런 애랑 결혼하지 루한이랑 하려 하냐?”
“ㅇ,어?…….”
응? 뭐지?……. 부모님의 반응에 크게 놀라버렸다. 가수는 딴따라라서 싫다면서요….
루한이를 가리키며 왜 루한이랑 결혼하려 하냐는 아빠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하하…. 하는 어색한 웃음만을 흘려버렸다.
곧이어 무대가 끝나버리고 엑소가 무대에서 내려가는 게 보인다. 부모님께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는 말을 마치곤 그대로 일어서 밖으로 나왔다.
루한한테 뭐라고 말하지, 엄청 미안해하고 있을 텐데….
“○○……….”
“루한,”
“미안해…. 진짜 미안해….”
“아냐, 좋은 찬스야.”
“응?”
“루한 부모님도 오셨어?”
“응…. 아까 잠깐 만났는데…왜?”
그니까, 화장실 앞에서 루한을 만나자마자 의미심장하게 루한을 부르니 미안하다며 내 손을 잡곤 어찌할 줄을 몰라한다.
그런 루한에게 그니까, 하고선 부모님께서 주고받은 말들을 죄다 뱉어내니 씩, 웃으며 내 손을 잡아끈다.
ㅇ,어디가는데! 루한에게 끌려가며 소리치자 집게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고선 조용히 따라오라는 말을 마치곤 그대로 날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바쁘다.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면 우리 큰일 나 루한,
“대기실은 왜?”
“부모님 안에 계셔.”
“ㅇ,어?…….”
“너도 한번 만나봐야지. 그리고 슬슬 결혼 문제도….”
“푸흐, 미치겠다.”
한참 동안 나를 끌고 다니다가 대기실 앞에 우뚝 선 루한. 엑소 개인 대기실은 왜 왔느냐며 묻는 내게 부모님께 인사드리라는 말을 마치곤 대기실 문을 벌컥 열어 버린다.
대기실 문을 열어보이니 루한이의 부모님 딱 두 분만이 이리저리 어질러져 있던 루한의 옷과 신발을 정리하고 계시는 게 보였다.
부모님 앞에서 겁을 먹어 긴장하고 있는 나를 봤는지 루한은 내 손을 살짝 잡고선 부모님을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루한, 왜 이렇게 늦었니. 얼굴만 보고 바로 다시 무대 보러 갈 건데.”
“어…. 그니까 엄마, 아빠.”
“옆에 계신 여자분은 누구셔?”
“여자친구에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어요.”
“…결혼?”
어물쩍거리며 서 있는 날 자신의 옆에 바짝 붙여놓은 루한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며 부모님께 날 소개시키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결혼이란 말에 당황하신듯하면서도 날 스캔하시기 바쁘셨고, 이다음은 어떻게 수습할 건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생각에 빠졌던 것도 잠시, 의외로 루한의 부모님께선 날 정답게 반겨주셨다.
인상 좋게 웃으시며 날 반겨주시는 부모님 덕에 나 역시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선 어머님, 아버님, 하며 잘 따른 것 같다.
“아, ○○이 부모님도 남진 선배님 엄청난 팬이시래요. 콘서트에서 만나 결혼하시고, 지금 방청석에 계셔요.”
“어머 그러니? 한번 뵙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끝나고 연락할게요.”
“그래,”
인제 그만 가보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선 루한이 우리 부모님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루한 부모님께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며 대기실 문을 닫고 나가셨다. 정말로 오늘 부모님들이 만나시는 것인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멍- 하니 부모님이 나가신 문을 바라보며 서 있자, 루한이 내 어깨를 꽉 잡으며 워- 하고 놀래키며 흐흐- 하고 웃어 보인다.
“○○, 있잖아.”
“응?”
“이게 다 내가 꾸민 일이라면…?”
“그게 무슨 소리야?”
“방청 당첨된 거 알고 부모님 부르고, 흐- 일명 부모님 인사시켜드리기 대작전 같은 거?”
“어?…. 루한 다시 말해봐.”
“슬슬 결혼 얘기 오가도 되잖아.”
“어휴, 못살겠다. 이 말썽꾸러기.”
날 자신을 바라보도록 돌려세우고선 눈을 맞추곤 어린아이 가리키듯 천천히 말을 이어가는 루한. 루한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이 모든 일이 계획적인 일이었다니….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루한을 보곤 못 말린다는 듯 웃음을 지어버렸다.
내 웃음을 본 루한은 해맑게 웃어 보였고, 부모님이 찾으시겠다며 날 다시 방청석으로 돌려보내 버렸다.
이 대책 없는 사람아. 우리 부모님께는 어떻게 설명하려고,
-
“와, 진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 엑스 오? 그 애들이 좋았는데 아쉽네.”
“이 엑스 오 말고 엑소.”
“그래 그 애들, 이 엑스 오. 신나고 좋았어-”
“엄마, 만약에 루한이 엑소면 어떡할 거야? 아빠는?“
“엄마는 좋지- 네 아빠가 좀 많이 옛날 사람이어서 싫어할 텐데-?”
불후의 명곡이 끝난 후 나오면서 엄마와 나눈 대화는 꽤 괜찮았던 것 같다. 다만, 저 무뚝뚝하고 감정 따위 없는 옛날 사람 아빠가 문제지.
엄마의 말을 끝으로 아빠에게 달려가 팔짱을 쑥, 끼고선 애교란 애교는 다 부리며 물어본 것 같다.
루한이 엑소면 어떨 것 같아? 응? 아빠아~? 스물 네 살이나 먹어놓고선 애교를 부리는 내가 못마땅했는지 아빠는 시끄러워. 하는 단답만을 남겨놓고선 주차장으로 향하셨다.
운전석에 앉은 채 엄마와 내가 타길 기다리고 있는 아빠를 보고선 재빠르게 달려가 뒷좌석에 앉아 다시 한 번 끈질기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 아빠! 루한이 가수면 어떨것같냐고요!”
“다른 가수는 뭐, 다 별론데….”
“별론데, 별론데?”
“걔는 뭐 괜찮더라. 루한이랑 똑같이 생긴 애.”
“푸흐- 아빠 걔가 루한이야.”
“뭐?”
엑소를 꽤 좋게 보셨는지 아빠의 반응은 괜찮았고,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푸흐, 하고 웃으며 걔가 루한이야. 하고 말하자 두 분 다 뭐? 하며 놀라신다.
때마침 타이밍도 좋게 루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전화를 받아들자 식당 예약했으니 이쪽으로 오라는 말이었다.
루한과 짧은 전화통화를 마치고선 내비게이션에 식당을 찍고선 출발! 하고 아빠의 어깨를 장난치듯 두드리며 말했다.
아빠는 여간 어이가 없으셨는지 허,허, 하고선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차를 몰고 가기 시작하셨다.
엄마, 아빠. 실은 지금 루한 부모님 봬러 가는 중이야.
적막만이 흐르던 차 안에 정적을 깨며 말을 내뱉자 엄마 아빠는 또다시 당황하셨는지 이번에는 갓길에 차를 세우시고 뒤를 돌아 날 쳐다보신다.
“너, 진짜….”
“딸, 엄마랑 아빠 지금 엄청 당황스러워.”
많이 당황하긴 하셨지만, 화는 나지 않으신 것 같아 헤헤- 하고 해맑게 웃어 보이며 루한 부모님이 기다리신다고 하자 부모님께선 한숨을 한번 쉬시곤 다시 차를 몰으셨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게 한두 번이 아닌 탓에 부모님은 많이 익숙해지신듯했다.
결국, 차는 이미 식당에 도착했고, 부모님은 한숨을 한번 쉬시곤 식당 안으로 들어가셨다.
오늘따라 한숨을 많이 쉬시는 듯한데, 이게 전부 다 내 탓이겠지….
“ㅇ,안녕하세요. ○○이 아빠 되는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이 엄마…에요.”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종업원이 우리에게로 다가왔고, 예약했다는 말을 하니 우릴 이끌었다.
방으로 보이는 곳으로 우릴 이끈 종업원에게 짧게 묵례를 하고선 문을 열고 들어섰다.
루한과 부모님은 다들 앉아있다가 우릴 보고선 일어섰고, 엄마와 아빠는 방 안으로 들어서며 루한 부모님의 인사를 나누기 바빴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자리임에도 다들 많이 어색하거나 불편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혼은 언제쯤….”
“결혼이요? 음, 일단 우리 사위 일 때문에….”
“그런 거면 상관없습니다 아버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아버님께서 결혼에 대해 물으셨고, 아빠가 루한의 일을 걸고넘어지셨다.
루한은 아빠의 말을 듣고선 상관없습니다! 하고 자신 있는 듯 대답을 해온다.
그런 루한과 아버님, 아빠를 보고 있으니 이 상황을 결혼 후 종종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괜스레 웃음이 튀어나왔다.
어머님과 엄마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서로 눈을 맞춰가며 웃기 바쁘셨다.
아버님과 아빠, 루한은 우릴 쳐다보며 뭐가 웃기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고 우린 그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웃어 버렸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하니까….”
“될 수 있으면 빨리하고 싶습니다.”
“어머, 우리 아들이 ○○이가 그렇게 좋은가 봐요.”
결혼을 늦추려는 듯 얘기를 꺼낸 아빠의 말을 뚝, 잘라버리곤 말하는 루한. 그런 루한을 보며 어머님께선 호호하며 웃으셨다.
루한의 말에 분위기는 더욱 좋아진 것 같다. 벌써부터 상견례를 하는듯한 기분이 드니 처음 접한 상황에 피실피실 웃음이 새어나와 버린다.
“그럼, 내후년 전까진 결혼 날짜를 잡아보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내후년이라뇨….”
“이제 이번 년도도 끝나가니까 조금만 더 참아봐 사위.”
“…그럼 내후년엔 결혼해도 되는 거죠, 아버님?”
“그래, ○○이랑 사위를 말릴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야.”
내후년엔 결혼해도 좋다는 아빠와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선 방을 나와 둘이 부둥켜안고 한참을 뛴 것 같다.
드디어 결혼이다. 연습생 때부터 줄 곳 루한 옆에 남아 힘을 주고, 사랑을 열심히 퍼부었던 게 드디어 보상을 받는듯한 기분이다.
힘들게 가꿔왔던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본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행복하다.
루한 역시 나와 생각이 같았는지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더욱 애틋하고 진하게 남아버렸다.
“드디어 결혼하겠다. 그치?”
“응,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모를 거야.”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방문을 열고선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섰다.
루한의 차를 타 결혼 후 있을 일들은 한껏 상상하니 입가에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 덕분에 차 안 분위기는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주차장에 우두커니 서 있는 차 안에서, 루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루한이 어루만져주는 손길을 잔뜩 느끼며 신혼 생활을 상상하며 신혼 때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하나 말로 이어놓기 시작했다.
루한은 내가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내가 루한의 입술에 뽀뽀를 하면 요- 물, 나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하곤 장난을 치기 바빴다.
이 감정 이대로 쭉 이어져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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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신이 없어서 뭐라고 쓴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급하게 써서 그런지 퀄리티도 낮고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를 정도..하하하하핳.. 죄송합니다. 이로써 차기작 주인공은 찬열, 종대, 크리스. 셋이 남았답니다. 내일 모래까지 차기작 주인공 스포 날린 후 암호닉 한번 더 받고 확인 된 암호닉으로만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