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2. 초면인 듯 초면 아닌 초면 같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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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션]
안녕하세요, 여주양!
벌써 저와는 두번째 만남이죠?
드디어 내일이 고대하던 여주양과 남편분의 첫 만남이네요!
지난 6일 동안 어떻게 문자는 잘 주고 받으셨는지...
그래서 확인차 준비한 미션입니다!
가상결혼 시작하기 전 마지막 미션이기도 하고요,
오늘 저녁 8시, 남편분에게 전화를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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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션카드를 읽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자 담당피디님이 괜찮냐며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 아니 그게 피디님... 정말 죄송한데... 남편의 정체를 나도모르게 알아버렸단 사실이 입술까지 올라왔으나 차마 더이상 내뱉을 수가 없었다. 마치 끈적한 초콜릿처럼 입 안에 늘어붙는 느낌이다. 진짜 우연찮게 알게 된거니... 피디님이 너무 막막하다면 그냥 아무런 준비 없이 걸어도 괜찮을거라고 다독여주신다. 피디님에게 그게 아니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니 오히려 피디님은 다 안다며 괜찮다며 자기가 다 미안하다고 위로해주신다.
으...여태껏 우결 촬영하면서 이렇게 남편을 알게 된 건 나밖에 없을거야...(우울)
"근데 여주양, 우리 8시 되기 전까지 30분밖에 안 남았어요. 그냥 여기서 할 거에요?"
" 네? 그럼 다른 곳에서 해요?"
"예를 들면 숙소라던가, 숙소라던가, 숙소..."
"아, 그렇네요, 차 안이 좀 좁긴 하죠."
피디님과 VJ님을 이끌고 숙소로 향하자 언니들이랑 막내가 달려들어서 나에게 뭐냐고 물으려다가 내 쉿! 하는 제스쳐에 모두들 흩어진다. 그렇게 방으로 들어오니 이번엔 넷째가 달려든다. 누군가를 통화하던 건지, 나를 기다리던 건지 나에게 막 달려든다.
"뭐야, 왜 이래?"
"여주야! 내가 무슨 얘길 들었는 줄 알아?"
"뭔 얘긴데 그래,"
"글쎄, NCT 멤버 중에 우결 촬영하는 멤버가 있대! 그래서 마크가 막 신기하다고 전화한 거 있지?"
"그래?"
오, 예상치 못한 변수. 마크랑 같은 캐나다 출신인 넷째가 친해서 종종 연락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피디님을 쳐다보니 피디님은 망했다는 듯한 표정을 보이며 억지로 웃고 계셨다. 근데요 피디님, 사실 저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ㅎㅎ
"누군지 맞춰 봐, 어?"
"일단 민형이는 아니겠네"
"당연하지~ 누구게? 모르겠지!"
"아니 아는데?"
"헐 누군데, 누군데?"
"정재현 오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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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온 방이 정적에 휩싸였다.
피디님은 아니, 여주 너마저! 이런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아 피디님껜 사실대로 말씀드려야 될 거 같은데. 피디님이랑 VJ님 두 분 다 많이 놀라셨는지 입이 턱 끝까지 벌어지셨다. 넷째는 어떻게 알았냐며 서로 연락했냐며 또 호들갑이다. 그런 세 사람에게 콘서트 준비하다가 우연찮게 알게 되었다고 설명해줬다. 추가로 넷째에게 지금 내가 촬영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바로 그 우결이라는 것도.
또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방이 정적에 휩싸였다.
내 방이 이렇게나 불편한 곳이었나,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야.. 그럼 너 나간다던 단독예능이... 심지어 재현오빠랑?"
"맞아. 그래서 말인데요, 넷째랑 저랑 짜고 재현 오빠에게 장난치는 건 어떨까요 피디님?"
"오 그거 괜찮겠다!"
"사실 저만 알고 있으면 그냥 속는 척 넘어 가려고 했는데, 저마저도 마크랑 넷째가 친한 걸 잊어버렸네요."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네요, 그럼 두 분 작전 짜는 모습 촬영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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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전화겁니다?"
넷째와 침대 위에 앉아 가운데에 재현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베이직한 컬러링이 반듯한 오빠 모습을 대변..은 무슨 그냥 돈 아깝고 귀찮아서 안 바꾼게 분명하다. 그렇게 얼마나 길게 통화음이 이어졌을까, 이 오빠가 왜 안 받지 슬슬 짜증이 날 무렵 오빠가 받았다.
"여보세요? 아... 아내씨?"
와, 목소리만 들어도 정재현이야. 다 알고 들으니까 괜히 모든 게 다 재현오빠스럽다. 게다가 어색하게 아내씨는 또 뭐람. 괜히 웃겨서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다가 넷째한테 눈짓을 하니 넷째가 자기만 믿으라는 듯이 듬직하게 웃어보이고는 핸드폰 가까이로 얼굴을 가져간다. 자 우리 이제 슬슬 재현오빠를 괴롭혀볼까?라고 입모양으로 말하길래 고개를 열심히 끄덕여줬다. 으흐흫, 재밌겠다.
"큼큼, 아-, 안녕하세여- 혹시 제 남편분 되시는지여?"
"..."
"저기여?"
"...네, 그런데 왠일로..아..미션..."
넷째가 목소리를 이상하게 변조한 채로 대답을 하자 당황스러운지 한동안 대답을 못하다 드디어 미션이냐며 대답을 했다.
오빠, 많이 당황스럽지? 근데 사실 그러라고 하는거야.
"저기여."
"네?"
"와, 목소리만 들어도 대충 알 거 같은데..."
"네에? 저를요?"
넷째의 의미심장한 말에 재현오빠가 많이 당황한 듯 대답한다. 아싸, 일단 목표는 이뤘어 넷째야. 넷째에게 씩 웃어보이자 넷째도 만족한다는 듯이 나랑 소리 없이 웃고있다. 자 그럼 지금부터는 내가 들어갈 차롄가. 넷째와 목소리를 비슷하게 하기 위해 조용히 가다듬고, 자 이제 시작해야지. 기대하시게 재현오빠.
"큼큼, 혹시 아이돌 아니세요?"
"네, 맞는데..."
"혹시 그 그룹 인원수가 많은 편이죠?"
"..."
"혹시 3사에 소속되어있는 그룹 아닌가여?"
"..."
"여보세요?"
"저를 아세요?"
무슨 도를 아세요? 도 아니곸ㅋㅋㅋ 에헤헤헤헿 아싸 오빠 당황했닼ㅋㅋㅋㅋㅋ
나의 '혹시' 3연타에 오빠의 당황당황;; 스러움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그런 오빠의 목소리에 나랑 넷째는 빵 터져서 소리를 내지도 못한 채 그저 침대를 두드리며 낄낄거리고 있다. 아 너무 재밌는데요 이거. 혹여 방송에는 재미없을지 않을까해서 피디님을 슬쩍 쳐다봤더니 조용히 미소짓고 계신다. 저 미소 되게 의미심장한데. 재미가 있긴 한데 당사자인 우리만큼 재미있지는 않으신 거 같다. 그렇다면 더 있지만 더 이상 이렇게 시간을 끌면 안 되겠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핸드폰에 대고 말을 시작했다.
"선배님, 저 모르세요?"
"...모르겠는데."
"오, 그럼 저희 내기 하나 해요."
"네? 갑자기 무슨..."
"저를 모르신다니, 하는 내기에요. 내일 우리 처음 만나잖아요. 그 전까지 제가 누군지 못 맞추시면 우리 결혼하면 꼭 말 놓기로 해요."
"그야 당연, 아니 제 나이도 아세요?"
"네, 97년생 아니세요?"
"..."
나이까지 안다는 말에 당황스러웠는지 오빤 또다시 할 말을 잃은 듯 했다. 생각 외로 되게 귀여운 반응이다. 넷째랑 또다시 웃으며 마무리 짓기로 했다. 아 이 상태로 끝내면 오빠한테 너무 불리하니까 우리가 같은 회사 소속임을 알 만한 힌트를 하나 던져주면서. 뭐 그래봤자 스엠에 엄청나게 많은 여가수들이 있긴 하지만.
"저랑 내일 비빔밥 먹으러가요. 남편분 회사 앞에 있는 비빔밥집, 참치비빔밥이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네... 아니, 그건 또 어떻게."
"그럼 우리 내일 봐요! 꼭 멋지게 하고 오세요! 화이팅!"
그리곤 조금 급하게 끊어버렸다. 옆에서 넷째가 마지막에 화이팅은 도대체 뭐냐며 낄낄댄다. 뭐긴 뭐야, 그 오빠 성격에 내가 저렇게 대놓고 멋지게 하고 오라고 한 이상 분명 옷 고르느냐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할거고, 지나가던 도영오빠랑 마크도 붙잡고 같이 고민할거고 심지어 내일 아침엔 샵까지 다녀올게 분명하다. 그런 오빠의 몸을 위한 치얼쓰지. 재현오빠의 몸이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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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션]
두구두구두구!
드디어 오늘이 여러분의 첫만남 날이네요!
여주양, 오늘 이쁘게 준비하고 오셨죠?
오늘 여러분은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 공원에서 소중한 첫 만남을 갖게 될 거에요.
이쁘게 준비하고 여의도 공원 벤치로 가 남편분을 기다려주세요.
※P.S. 남편분이 언제 오실진, 저희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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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비비곤 미션 종이를 다시 보았다. 아무리 봐도 첫만남의 장소는 여의도 공원이라고 적혀있다. 여의도 공원? 내가 아는 여의도 공원을 말씀하시는 건가? 지금 이 시기의 여의도 공원? 3월 말, 벚꽃축제가 한창이고, 그로 인해 사람까지 아니 커플까지 많을 그곳에서 우결 첫 촬영을 한다니,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갔다가 혹여 재현오빠 팬들이 많다면... 내 목숨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는 거잖아요 지금. 세상에나. 피디님 저한테 왜이러세요?
"제가 아는 여의도 공원이요? 사람 많지 않을까요? 심지어 벚꽃놀이 기간이잖아요."
"그렇긴 하죠."
뭐가 그렇긴 하죠에요 피디님! 답답한 마음에 울상을 짓고 쳐다보자 그저 허허 웃으신다. 방송 3년차로 보았을 때 저 웃음은 그냥 할말이 없어서 짓는 웃음임에 틀림없다. 피디님, 저 돌맞긴 싫어요... 피디님? 제 말 들리세요, 피디님? 웃지만 마시구요...
"와 저 재현오빠 팬분들에게 돌 맞긴 싫은데."
"두 분 친하지 않으세요?"
"... NCT 멤버와 3S 멤버들이 친하긴 한데, 그 중 제일 어색해지는 조합이 저와 재현오빠 조합이에요."
"네?"
"왜 놀라고 그러세요."
내 말에 피디님이 의외라는 눈으로 쳐다보신다. 게다가 적지 않은 놀라움까지. 사실 우결 처음으로 남사친 ♥ 여사친 컨셉으로 가려고 나랑 재현오빠를 섭외한거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피디님에 나는 기겁을 하고 쳐다봤다. 남사친이랑 여사친요? 그냥 우리는 같이 있기만 하면 한없이 어색해지는 존재...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데. 서로 철벽치기로. 좀 더 조사해보고 섭외해보시지 그랬어요.라는 말이 입끝까지 나왔지만 조심스레 밀어넣었다. 피디님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셔서 나와 재현오빠를 뽑으셨을테니.
"전 어떻게 뽑힌건데요?"
"사실 그게 규정상.."
"매니저가 추천했구나."
"..."
또다시 어떻게 알았냐는 피디님의 눈빛에 하하, 제가 한 관심법 좀 합니다. 라는 드립을 치려다 말았다. 그냥... 여자의 직감이랄까요. 하핳.
사실은 몇달 전 NCT랑 예능 촬영이 있었는데 뭐 거기서도 나랑 재현오빠는 한없이 어색해지고, 그래서 또 매니저오빠한테 한 소리 듣고, 그리고 그럼 어떡하냐고 찡찡거리다가 또 혼나고, 그러다가 매니저오빠랑 티격태격대다가 싸우고... 그러고 나서 보통 내가 먼저 화해하자고 해야하는데 이번엔 매니저오빠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웃길래 이게 뭔가 했더니,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구만. 아, 매니저오빠, 우리 몇 살 차이도 안 나는데 계급장 떼고 한바탕 하시죠? ^^
그렇게 내가 어떻게 뽑혔는 지까지 알게 되고, 매니저오빠를 향해 이를 갈 동안 차는 여의도 공원 앞에서 멈췄다.
자 이제 시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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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 이여주다!"
"여주언니! 여기 한 번만 봐줘요!"
"여주야! 여긴 무슨 일이야!"
"꺄아아아아!!"
...아...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다. 이러다가 피디님이랑 VJ님까지 놓치게 되면 큰일나겠는데. 라고 생각한 순간 주변을 둘러보니 피디님이 사리지셨다. 이거 큰일 났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피디님을 찾지만 피디님은 보이지 않으셨다. 혹여 VJ님까지도 놓칠까 VJ님 가방끈이라도 부여잡으려했는데 VJ님도 눈에 들어오시긴 하지만 손에 붙잡히는 거리에 계시지 않았다.
"여러분, 잠시만요! 피디님! 피디님, 어디계세요 피디님!"
한 편으론 VJ님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랴, 또다른 한 편으론 피디님 찾으려고 애쓰랴, 바쁘게 고개를 돌려가며 피디님을 찾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몰려드는 느낌이었고, 나도 균형을 잃고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방송용 카메라를 든 VJ로 보이는 한 남자가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가오더니 내 손목을 잡은 채 어디론가 이끌기 시작한다.
"VJ님?"
문제는 처음보는 VJ라는 거다. 내가 찾던 VJ님은 이미 멀어져 VJ님은 안 보이지만 VJ님이 두 팔 올려 들고 계신 내 쪽을 향한 카메라가 저기 보인다. 그 말인 즉슨, 나와 붙어있던 VJ님이 아닌 다른 VJ님이란 건데. 차림새도 이상하다. 3월 말에 왠 두꺼운 패딩. 게다가 마스크에 모자까지. 나 같으면 더워서 땀이 흘러내릴 듯한 그런 차림새였다.
"누구세요?"
"잔말없이 따라옵니다."
다른 사람에겐 안 들릴정도로 누구냐고 물어보자 한동안 대답이 없어 시끄러운 주변 환경 때문에 못 들은 줄 알았더니, 그냥 잔말말고 따라오랜다. 초면에 이래라저래라 라니 딱 싫어하는 타입이라 눈을 날카롭게 뜨고 쳐다보려그랬는데, 방금 그 목소리. 분명히 재현오빠다. 또다시 입 밖으로 "재현오빠?" 까지 튀어나오려던 걸 꾹 참고 조용히 쫓아갔다. 괜히 재현오빠 맞냐고 물어봤다가 재현오빠 팬들까지 몰리면 이번엔 둘 다 궁지에 몰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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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여의도 공원 근처 한 카페로 들어와 내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리곤 얼굴을 보는데, 모두들 예상하셨겠지만. 물론 나도 눈치챘지만.
"안녕하세요 아내님? 반갑습니다."
맞다, 앞으로 내 남편이 될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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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전편 올리고 계속 최대한 빨리 올릴려구 계속 부여잡고 있었는데...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ㅜㅠㅠ
노래마저도 마음에 안 들어서 몇번을 이것저것으로 바꾸어봤는지ㅠㅠㅠ
이게 제 최선인가보아요...
마음 같아선 싹 다시 갈아엎고 싶지만 아깝기도 하고
이만큼 다시 잘 나올거라는 장담도 못하겠고 더 이상 늦기도 싫어서 이 상태로 올려요ㅜㅠㅠ
정말 재미없죠ㅠㅠㅠ 진짜 할말이 없네요ㅜㅠㅠㅠㅠ
앞으로 더 열심히 써오겠습니다(꾸벅)
그럼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XD
+) 아 애들 귀요미버젼 31게임 진짜 몇번째 돌려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ㅜㅠ 울애들 넘나 귀여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