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야! 파파! 나는 파파!"
"마먀?"
"마먀는 저어기~ 저 이쁜 사람이구."
그래, 그 이쁜 사람이 아침 밥을 차릴 동안 오빠는 태오에게 파파소리를 해보라며 애를 붙잡고 강요하고 있다. 태오가 순해서 안 우니 다행이지, 다른 애기들이었으면 벌써 울고도 남았을텐데. 그렇게 나와 오빠가 먹을 샌드위치랑 태오가 먹을 이유식을 준비하는 데 태오 어머니가 적어주신 수첩에 보니 태오는 젤리를 좋아한덴다. 오 좋은 정보 획득.그러면 이따가 나가서 젤리도 좀 사와야겠다. 그렇게 이유식과 토스트를 준비하곤 오빠랑 태오를 부르니 둘이 사이좋게 손 잡고 온다. 뭐, 아빠라고만 안 할 뿐이지 사이는 좋나보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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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오야 맛있어?"
"웅, 마먀! 마시써!"
"이리 줘, 내가 태오 먹일게. 우선 너 토스트부터 다 먹어."
"뭐야 오빠 벌써 다 먹었어?"
"응, 그러니까 어서 먹어."
아 귀여워... 전 오늘 여기에 누워버리면 되나봅니다. 오구오구, 이유식을 잘도 받아 먹는 태오의 모습에 뿌듯해 할 무렵, 재현오빠가 자긴 다 먹었다며 태오 이유식을 가져가더니 자기가 태오 먹여줄테니 나도 얼른 먹으랜다. 예, 그럼 저는 분부대로 해야죠! 토스트를 먹으며 오빠가 태오에게 이유식을 먹이는 걸 보니, 왠걸,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잘한다. 아무래도 윤오오빠는 몸에 자상함이 배어있는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기를 한번도 안 만나봤는데 저정도라니... 오빠의 뜻밖의 재능에 감탄하며 토스트를 먹으면서 나도 모르게 "우아..."라는 소리를 냈는데 오빠가 흘끗 나를 쳐다보곤 갑자기 씨익 웃는다. 왜, 뭐, 나 뭐 얼굴에 묻었어? 내가 당황하며 눈을 크게 뜨자 태오가 손으로 가르켜줬다. 내 얼굴에 뭐 묻었다고.
"먀먀, 지지!"
"너도 아직 어린 애기지? 턱받이라도 해줄까?"
"아, 아니거든 그런거!"
"이리 가까이 와 봐. 닦아줄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니 이내 휴지로 입 주변을 스윽- 닦아준다. 괜히 설레서 '오빠 고마워'라고 얘기해주곤 가만히 앉아 토스트만 먹었다. 아 나 또 얼굴 빨갛게 변했을 거 같은데.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토스트를 먹다가 태오가 하는 말에 뿜어버렸다.
"어퍄! 맘마!"
나도, 재현오빠도, VJ님도, PD님도 모두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어퍄...? 설마 그게 재현오빠를 지칭하는 말...? 설마 오빠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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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동반' 속마음 인터뷰]
- 태오가 오빠라고 불렀다. 어땠는가.
"오빠라고 불렀을 때 모두 정적이었잖아요. 솔직히 저는 웃기고 귀엽기도 했는데 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괜히 오빠한테 미안해지기도 했어요."
"저는 그저 당황스러웠습니다.... 형아도 아니고 업그레이드 버전인 오빠라니... 그것도 아들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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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 마루에 앉아 또다시 태오에게 파파 연습하기 시간이 찾아왔다. 그런 오빠가 안쓰러워보여서 나도 옆에 앉아서 도와주기로 했다. 아 그 전에 비밀병기인 젤리부터 들고 와서. 방에서 오빠의 곰돌이 젤리를 가지고 나오자 태오가 "꾸미구미!" 라며 젤리를 향해 손을 뻗는다. 어허, 그냥 줄수는 없지.
"태오야"
"먀먀?"
"파파라고 해봐, 파파! 그럼 줄게!"
"마마?"
"아니 파파!"
"어파?"
오빠 어택에 또다시 정적. 나 혼자 끄윽끄윽 웃다가 오빠한테 등짝스매싱을 당했다. 아니 젤리로도 안 된다면 어떡하지? 내가 오빠를 아빠라고 불러야 하나?
...? 그러면 되는건가?
"오빠, 내가 오빠를 아빠라고 부를게. 그럼 되지 않을까?"
"미ㅊ..! 오글거려... 여주야 꼭 그렇게까지 해야해? "
"응응, 내가 아빠 젤리주세요~ 하면 오빠가 줘야 돼. 알겠지?"
"알았어."
오빠의 그 정색하는 표정이 무서웠지만 물론 나도 오글거리기도 했고, 그래도 하는 수 없이 태오의 파파 소리를 듣기 위해서 내가 직접 보여주기로 했다. 제발 이렇게까지 했는데 태오가 제발 재현오빠를 파파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파파, 젤리주세요!"
"자, 여기."
"자, 태오도 얼른 파파 하고 젤리 받자."
"웅?"
"태오야, 자 두 손 내밀고, 파파- 주세요- 해 봐."
"퍄퍄- 쥬세여~"
세상에마상에. 여러분 저희가 성공했어요! 파파 소리 듣기에 성공했다구요! 오빠와 포옹을 하며 기뻐하다가 태오에게 젤리를 주었다. 오빠 나 잘했지? 라는 눈빛을 보내니 그저 머리만 쓰담쓰담한다. 그래, 역시 나는 애기들을 잘 다뤄!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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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파파 부르기 대소동이 있고 나서, 우리는 태오를 데리고 동네 공원으로 놀러나왔다. 태오의 양 손을 잡고 걸어가다 비행기를 태워주며 태오와 장난을 치자 태오도 신이 나는지 헤헤헤 거리며 좀 더 빠르게 아장아장 걷는다. 세상에 오늘 태오 심지어 삑삑이 신발 신고 왔어요 여러분... 아... 삑 소리 한번에 제 심장이 두번씩 치입니다..
"태오야 신나?"
"녱"
"아아.. 오빠 어떡해! 태오 너무 귀여워!"
"여주야, 도대체 오늘 오빠 팔을 몇번을 때리는 거야"
오빠가 울상을 지으며 말하자 난 그제서야 오빠를 때리던 손을 내렸다. 아니 태오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오빠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태오를 보니 모든 게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태오야 너 이렇게 너무 귀여워도 되니? 재현오빠는 최대한 태오에게 맞춰주며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뒤에서 그런 둘을 바라보느냐고 정신이 없었다. 이렇게 보니까 재현오빠랑 태오랑 케미란게 폭발하는 거 같기도 하고...
"오빠!"
"나?"
"냐?"
"크흡...! 둘 다 귀여워!"
내가 오빠라고 부르자 태오랑 재현오빠랑 둘 다 돌아보는데 숨이 멎을뻔... 아아 제가 오늘 누울 곳은 바로 이곳인가요... 오늘은 하루 종일 전지적 덕후시점으로 생활해야 할 것 같다. 재현오빠 팬분들. 제가 오늘 그 심정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좀 많이 아프네요. 태오 어머니, 아버지도 정말 대단하시다. 어떻게 저렇게 귀여운 아기를... 간신히 윤오오빠와 태오를 쫓아가고 있었는데 태오의 말에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아아... 정말 좋은 삶이었습니다... 여러분...
"어퍄! 냐 기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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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네 공원에서 태오랑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러다가 나도 신나서 같이 뛰어놀고, 그런 우리 둘을 불안한 시선으로 쳐다보던 재현오빠... 태오랑 같이 놀고 있는데 태오가 윤오오빠랑 눈이 마주쳤는지 씨익 웃더니 "퍄퍄!"라고 부른다. 아 드디어 파파라고 했어...! 또다시 태오에게 심장어택이 당한 나는 태오와 함께 나 잡아봐라 놀이를 시작했고 나는 태오에게 맞춰서 살금살금 걷다가 내 발에 내가 걸려서 넘어졌다. 아아.. 매 회마다 나는 레전드를 갱신하는 구나, 이여주..
"풉"
"먀먀?"
넘어진 나를 보고 태오가 다시 아장아장 걸어왔고 나는 쪽팔려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태오가 내 머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는 데도 가만히 있자 그제서야 재현오빠는 내 곁으로 와 태오를 안아 들었다. 오빠... 나 좀 혼자 있게 내비 둬 줄래요...? 저 지금 매우 쪽팔려서...
"퍄퍄, 먀먀!"
"응 태오야, 마마가 좀 창피해서 그러는 거야. 조금만 기다리면 일어날 걸?"
맞는 말이야요 재현오빠. 나도 언제까지 엎드려 있을 수는 없는 터라 고개를 들고 일어나려고 하는 데, 세상에 오늘 치마를 입은 탓인지 무릎이 다 까져버렸다. 세상에 우리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태오랑 놀고 있었던 거야? 내 무릎에 고인 피를 보곤 오빠도 놀래서 태오를 앉은 채 주저 앉아버렸고 태오는 급 울상이 되었다. 많이 아프냐고 묻는 재현오빠에게 두 손을 휘저으며 아니라고 했고 태오는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였다. 그런 태오에게 엄마 안 아프다고, 사실 조금 아픈데 태오가 호오- 해주면 나을 거 같다고 하니까 태오는 울음을 그친 채 내 무릎에 호- 하고 불어줬다. 아 귀여워. 안 아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태오를 내가 받아 안고 일어나자 재현오빠가 어째 더 걱정된다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나 진짜 괜찮아 오빠."
"그래도. 얼른 집에 가서 약바르자."
"으, 빨간 약은 싫은데."
"집에 빨간 약 없는데 사가야겠다."
"아 진짜 저 오빠가 정말!"
"먀먀? 퍄퍄?"
"응 태오야 미안, 코오 자자 우리? 자장 자장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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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태오 어머님, 아버님을 만나 보내드리고, 나랑 재현오빠는..
"오빠아ㅜㅠㅠ 살살? 응? 나 소독 싫어ㅜㅠㅠ"
"진짜 애가 따로 없어"
"오빠어아어ㅏ아아아아! 으아! 아프다거! 아 어빠!"
"야 그렇다고 내 등짝을 그렇게 때리면!"
한바탕 난리를 부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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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속마음 인터뷰]
-여주
-오늘 하루 소감을 말해보자면?
"아 오늘 태오랑 재현오빠랑 둘다 너무 귀여웠던 거 같애요... 저 오늘 일일 팬 체험학습의 날이었잖아요. 아니에요?"
-재현
-오늘 하루 어땠어요?
"...애가 둘이라서 더 힘들었어요. 이여주가 몸만 큰 아기라는 걸 확실하게 알기도 했고. 근데 태오도 달래고 안고 하는 거 볼땐 정말 엄마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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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제가 지금 어린이날이 끝나기 5분전에...!
어린이날 특집을 들고왔어요...!!!!!
그리고 지금부터 저는 또 다른 글을 쓰러갑니다~ 슝슝~
이제 시험끝났으니 막 달릴거야!!!(눈에 불을 킨다)
[지금까지 받은 나의 사랑의 암호닉들!]
우재님♥ 오렌지님♥ 더 커님♥ 0309님♥ 빨강님♥ 라망님♥ 딱풀님♥ 무민님♥
+) 암호닉 신청은 댓글에 [메리미] 처럼 신청해주세요!
+) 3화에 올라온 댓글에 있는 비회원님들 암호닉들도 다음화에 꼭 추가할게요! 지금은 안 보여서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