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백과사전도 정의 내리지 못하는 생명체가 하나 살고 있어.
"주인님, 저는 마크에요! 한국어 이름은 이민형!"
"저는 하늘에서 왔어요!"
"근데 주인님 엄청 이뻐요..."
[NCT / 마크] 꼬마요정 마크
Ep 01. 어느 별에서 왔니?
"뭐야 너.. 그럼 반인반수?"
"아니요! 요정!"
"요정?"
"네! I'm tinkerbell!"
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표정을 짓자 금방 시무룩해 진 남자아이는 '나 요정 맞는데...'라며 급 쭈글모드로 변신했다.
아니 못 믿어줘서 정말 미안한데 너 같으면 지금 이 상황이 믿기겠냐구... 개가 사람으로 변하는 것도 모자라서 요정이라니. 세상에 이게 정말 현실이라고?
내가 계속해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자 이대론 안 되겠는 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는 자기가 지금부터 잘 설명해주겠다며, 꼭 믿어달랜다.
그래, 어디 한 번 설명해봐. (거만)
들을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내 손가락 길이만큼 작아지더니 하늘을 난다.
?
하늘을 날아? 공중에 떠 있어?
눈을 비비고 쳐다보니 헤헤- 거리며 웃기만 한다.
"저희 요정은 지구의 자연을 담당하고 있어요!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 비 내리기, 바람 불게 하기, 꽃 피우기, 동물들 보호하기 같은 게 있죠! 근데 이 일을 하려면 저흰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직접 자연을 느끼고 체험해봐야해요! 이렇게 체험 해보는 기간을 성장기간이라 불러요. 이 기간을 꼭 보내야만 자신이 맡은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 있는 거구요. 원래 요정들은 사람들 눈에 안 보이는 데 성장기간 동안에는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변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강아지로 변해있던 거에요."
여기까지 들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원래는, 그 전에 다른 분이랑 살고 있었는데, 음, 그 분이 이사가시면서 저를 두고 가시는 바람에 여기까지 왔어요! 그리고 이제 저는 이렇게 이쁜! 새로운 주인님을 만났죠!"
응, 어, 그래... 근데 그래서 내가 주인..?
"앞으로 잘 부탁드려여 쭈인님!"
_
마크, 아니 민형이의 자기소개가 있고 나서는 일방적으로 내 질문들에 꼬맹이가 답을 해주고 있었다.
"이름은?"
"전 주인님은 절 이미녕이라고 불러주셨어요!"
"미녕?"
"아뇨! 미녕!"
"민형?"
"네! 그거요!"
오 순간 혈압 오를 뻔했어... 여주야 진정해, 상대는 꼬마야.
"밥은?"
"안 먹어도 되는데 먹어도 별 상관 없어요!"
"잠은?"
"잠은 자요!"
그러다 울리는 핸드폰 알람을 보니, 아 서둘러서 학교 갈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그래서 자리에 일어나자 '주인님! 어디 가세요? 저 버리는 거 아니시죠?'라며 졸졸 쫓아온다.
응 그런거 아니니까 걱정마 꼬맹아. 근데, 나 화장실 갈건데 쫓아 들어 올거니?
_
나가려고 신발을 신는데 꼬맹이가 불쌍하게 쳐다본다. 왜, 뭐, 같이 나가자고?
"쭈우인님... 저도 데려가주세요... 네?"
"널 어떻게 데리고 가."
"다른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할게여? 네? 저 요정이잖아요! 그정도는 할 수 있어요!"
인상을 팍 썼다가, 그래 그럼 그렇게 해. 라고 했다. 아니면 난 이따 새벽 두시가 넘어서야 들어올텐데,
그 때까지 이 조그마한 집에서 혼자 있을 꼬맹이가 불쌍하기도 하고, 뭐 남의 눈에만 안 보인다면 상관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꼬맹이를 주머니 속에 넣고 나오니 재현이가 앞에 서 있었다.
"이제 와? 맨날 늦어."
"일이 좀 생겨서 그랬다. 꼽냐?"
"예 꼬웁니다 누님, 앞장 서시지요."
"이게 진짜 확! 진짜."
얘는 정재현, 내 10년지기 친구?쯤 되는 애다. 유치원 다니기 전부터 친구였는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갈 때 쯔음 얘가 전학을 가서 못 만났었다. 그러다가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에 와서 다시 만났고. 서로 친구도 없고 해서 같이 다니는 중이다. 아 물론 내가 친구가 없는데 재현이가 맞춰준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지만.
_
그렇게 강의를 듣고난 후 둘이 카페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중이었는데.
"쭈인님! 짜자잔~ 헤헤"
"푸웁-!"
왜 꼬맹이가 재현이 어깨에 앉아있는 거지?
내가 눈이 커지며 음료수를 뿜자 재현이는 뒤에 못 볼 거라도 있냐며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휑한 카페 내부만 보이자 정색하고 나를 쳐다본다.
"이여주 미쳤냐?"
"아... 아니야!"
눈빛으로 내려오라고 꼬맹이에가 아무리 눈짓을 해도 그저 웃으며 재현이 어깨에 앉아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흔들고 있다. 얘 지금 카페 노래에 맞춰서 리듬 타는 거야?
내가 한 5분이 넘도록 불안해하자 재현이가 그렇게 급하면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한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바보야, 니 어깨에... 하아...(한숨)
내가 깊은 한숨을 내쉬자 꼬맹이가 웃으면서
"그냥 얘기해요! 얘기하셔도 대여! 쭈인님이 믿는 사람이짜나요!" 란다.
너 같으면 퍽이나 말이 나오겠다.
내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자 안 되겠는지 정재현 어깨에서 퐁하고 내려오더니 이번엔 테이블 위를 걸어와 내 손가락을 잡고 찡찡댄다.
"으이잉 주인니임 괜찮다니까여?"
어디서 앙탈이야.
심히 귀엽네.
내가 크흠크흠 거리고 별다른 반응이 없자 입을 댓발 내밀더니 갑자기 내 손 뒤쪽에 숨어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갑자기 테이블 한가운데 서서
"안녕하세여! 저는 이미녕이라고 함니다!"
아... 꼬맹아... 첫째날부터... 사고친 거니...?
_
우결보다는 더 가볍게 쓰려고 노력 중이에요!ㅎㅎㅎㅎ
오늘도 전 이민형 귀여워 쓰러집니다...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