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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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여기서 x값 뭐야."
갑작스런 수학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얼른 고개를 쳐박고는 연습장에 끄적대며
x값을 구하려 열심히 되도않는 머리를 굴렸다.
"4요."
"그렇지, 그래서 4를 대입하면.."
내가 자신없게 대답한 답이 맞았던 모양인지
수학선생님은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쓱 올리며 수업을 계속 진행하였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갑작스럽게 울리고
나는 책상 위의 수학 책을 망설임 없이 탁, 덮어
책상 서랍 끝까지 깊숙히 쑥 밀어넣었다.
교탁 앞의 서있던 수학선생님은 나를 힐끗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김여주, 수학 동아리에서 열심히 하는 모양이야"
"아.... 저 원래 열심히 하는 애잖아요."
괜히 웃으며 농담을 건네자 수학선생님도 활짝 웃으며
자신의 수학 책을 옆구리에 끼고는 발을 떼었다.
"요즘 보기좋아, 앞자리에서 보는 김여주도 나쁘지 않네."
그러고는 허허, 하고 웃으며 교실 앞문을 열고 나갔다.
방금 수학 선생님과 나눴던 대화를 곱씹으며
나는 턱을 괴고 수많은 공식들이 적혀진 칠판을
지우는 주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원래는 정수정과 항상 뒷자리에서 머물렀던 내가
이제는 반장 옆의 앞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정재현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
집에서 자기전에 조금씩 정재현이 내준 숙제를 해나갔고
하다가 모르는 부분을 차마 정재현에게 물어보지는 못하고
학교 수학 수업으로 떼우려하니
자연스럽게 나는 반장 짝꿍에게 다가가,
"자리 바꾸자"
라고 당당히 말했더랜다 내가.
그러다보니 수업마다 들어오는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도
수업을 하러 우리 반에 들어오다가
앞자리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움찔하는 선생님들도 적지않게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는 나보고,
"너 담임선생님이 일부러 너를 앞자리에 앉힌 거니?"
라고 물어오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렇게 한창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생각하니
자연스레 팔에 소름이 돋음을 느끼면서 정수정은 지금 뭐하나, 하고
뒤를 돌아보니까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나를 째려보는
정수정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아, 깜짝이야"
"야, 김여주. 너 뭐냐?"
"또 뭐가?"
"뭐? 4요? 4~요?"
"정수정, 또 그런다."
"이젠 아주 수능 만점자 되겠다?"
옆에서 계속 비아냥대는 정수정에
나는 매점가자며 어깨를 툭 치곤 일어섰다.
"아니 그니까 거기서 쟤가 뭐라는 줄 알아?"
"설마..."
"4요. 이러는 거 있지? 나 소름 돋았다니까 존나 와~"
엄청난 무용담을 펼치듯 박수영에게 아까 수학 수업 시간의 얘기를 하는
정수정을 보고서 나는 고개 저으며 그 둘보다 한걸음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둘이서 열심히 최근의 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던 중,
나는 복도 끝에 서있는 정재현을 발견하였다.
"ㅈ.."
하지만 정재현을 부르려고 까치발들며 손을 올리려던 걸
나는 곧바로 다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혼자 서 있는 줄 알았던 정재현은 어떤 여자 애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 싶어 눈을 찌푸리며 좀 더 자세히 보려고 집중하다가
그 여자애가 저번 급식실에서 정재현에게 번호를 딸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친구와 대화를 나눴던 애라는 걸 나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꽤 오랫동안 신경썼던 부분이라 그 여자애의 얼굴을 잊을리 없었던 나는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고있을지 여전히 궁금해하며 멍하니 그 둘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여자애 손에 들려있는 폰을 정재현을 향해 가있는 걸 보고
난 바로 그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고
그 둘을 계속 봐야하나, 고개를 돌려야 하나, 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뭐해! 김여주, 쉬는시간 다 가겠다!"
라는 박수영의 말에 바로 고개를 돌려 정수정과 박수영을 쫓아갔다.
각자 빵 한조각씩 입에 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들고 있는 빵의 맛을 모를정도로 아까 그 상황을 생생히 떠올렸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미소지어주는 사람좋은 정재현이
내 예상대로 그 여자애에게 번호를 줬을까, 안 줬을까하는 궁금증과
정수정의 말대로 그 여자애에게 걔 내가 좋아하니까
번호 물어보지마, 라며 협박의 말을 건넸어야 했나, 라는 후회가
밀려들어와 오후 수업 내내 잘 생각도 하지 못하고 끙끙 댔어야했다.
불안한 마음은 오후 수업이후 종례를 마치고도,
내 모든 걱정의 중심에 서있는 주인공 정재현을 만나고도 계속 되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조용히 땅만 보고 걸어가는 나를
정재현은 힐끔 힐끔 나를 쳐다보면서 무슨 타이밍에 말을 걸까, 하는
고민이 보인 듯 했지만 난 그런 정재현을 애써 모른 척하며
내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도록 정재현보다 일부러 앞서 걸었다.
"여기서 이항하면 y값은 1이 되는거죠.
그러면 1을 이렇게 대입해서 x값을 구할 수 있는거에요."
열심히 x값과 y값을 가르치는 정재현을 보고도
난 누가봐도 감흥없이 문제집만 멍하니 보고있었다.
그런 나를 정재현도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조용하게 있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내가 무슨 말을 하길 원하는 듯 보였다.
".....왜?"
"무슨 일 있죠, 선배."
날카롭게 내 기분을 캐치해서는 저렇게 물어보는데
난 곧바로 대답할 수 없어 그저 고개만 내저었다.
"아니, 그냥 좀..."
"좀..... 뭐요?"
솔직히 말해서 아까 그 여자애에게 번호를 줬는지 안 줬는지
대놓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정말 내 상태를 걱정해오는 정재현의 눈빛을 보자니
목까지 올라온 질문을 다시 억누를수밖에 없었다.
"아냐.. 몸이 좀 안좋은 것 같아. 감기 기운도 있는 것 같고."
나만 계속 쳐다보는 정재현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나는 괜히 오들거리는 몸을 쓰다듬고는 눈을 감았다.
눈치 빠른 정재현이 내 거짓말을 믿는지 안 믿는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괜히 오늘 과외 하자 그랬어요.
애초에 아까 선배 얼굴 봐서 안 좋은거 알았으면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공부가 뭐 별거에요, 몸이 먼저지.
일어나요,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
정재현은 내 대답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듯
곧바로 책을 덮고서 가방 안에 넣어 짐을 정리했다.
물론 지금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제 더이상 오늘의 정재현을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괜찮은 척 해야 했었나, 라는 후회가 물밀처럼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정재현은 카페를 나설 준비를 했고
나를 걱정해오면서 얼른 준비하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 괜찮은데..."
"또 그런다, 뭐가 괜찮아요. 얼른 가요."
아쉬운 나는 최대한 느리게 필통과 함께 짐을 챙기면서
애써 정재현의 시선을 무시하고는 아주 느릿하게 천천히 행동하였다.
우리 집을 향해 가는 버스에서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삭막한 기운이 흘렀다.
그래도 난 정재현보다 1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걸 의식해서 그런지
이 분위기를 깨뜨릴 의무가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려 했고
정재현은 이 상황을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듯
그저 창밖을 보며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나 안 데려다 줘도 된다니깐."
"위험해요, 밖에 깜깜한 것 봐."
흰 검지손가락으로 깜깜한 창밖을 가리키며 고개를 돌리고 나를 보는데
나는 그저 시선을 아래로 하고는 내 손가락만 꼼지락 거렸다.
하지만 정확히 정재현의 말을 끝으로 버스 안의 좁은 우리 공간은
또다시 어색함으로 가득 찼다.
그러다가 정재현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계속 누군가와 카톡을 주고 받았다.
둘이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재현이 누군가와 연락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아니, 그 여자애와 무슨 카톡을 주고 받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져가면서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싶었지만
정말 차마 그럴 순 없어 그저 말라가는 내 입술을 축이며
계속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오지 않았으면 한 우리가 내려야 할 정류장에 도착하고
우리 둘은 말 한마디 없이 각자 카드를 찍고 땅에 발을 디뎠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우리 아파트까지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는 편이 아니라
우린 금방 아파트에 도착했고 난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천천히 현관문쪽으로 걸어갔다.
정재현은 여전히 내가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치는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서있었고
나 또한 알맞은 비밀번호를 받은 문이 열리는 걸 조용히 쳐다보며
날 보고 서있을 정재현에게 인사하려 뒤를 돌았다.
"선배"
갑작스럽게 나를 불러오는 정재현에
나는 반사적으로 정재현의 눈을 쳐다보며
그 애가 다음 할 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재현은 결심을 하듯 정확히 내 눈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저 아까 번호 안 줬어요."
"...."
"불안해하지 말라고."
멍하니 정재현을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 아닌 고민을 했지만
정재현은 애초에 내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었는지
그저 자신을 쳐다보며 서있는 나를
계속 쳐다보며 뒷걸음을 치고는,
"잘자요, 숙제 꼭 해와요. 검사할거야."
그 말을 끝으로 정재현은 특유의 보조개를 띠는 미소를 지으며
한쪽 손을 들고는 나에게 인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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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왜 다들 천사래요...?
엊그제 글에 달린 댓글들 보다가 울컥할뻔...ㅠㅠ
제 부족한 글로 재현이를 알게되고 많이 찾아보셨다는 분들이 계셨어요ㅠㅠㅠ
엉엉 감동이에요 ㅠㅠ
조금이나마 여러분들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친다는게
황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외에도 항상 매 글마다 잘보고 있다며 댓글달아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보면 뽀뽀하고 포옹해드리고 싶다니깐여?(입 쓱,) 껄껄
제가 이런 맛에 똥글을 싸지릅니다.
하지만 이 똥글, 5화도 초록글에 올라갔다는 사실! 뚜둔,
매화마다 초록글 올라가있는 거 보면서 신기하고
생각보다 제 글에 관심가져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걸 보고 요즘 살 맛을 느낍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거에요, 여러분!!!!!!!
+) 암호닉은 매일 받고 있으니 망설임 없이 신청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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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회원분들은 댓글이 다른 분들보다 늦게 확인 되기 때문에
제가 암호닉을 늦게 추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절대 빼먹진 않을테니 걱정말고 다음화에서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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