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는 달동네에서 OO이가 떠난 그 후, 대충 짐을 꾸려 남준의 작업실로 향했다. 혹시나 OO이가 올까 달동네에 계속 있으려 했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제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게 윤기에게는 스트레스였다. 곁에 OO이가 없다는 것도 힘들었지만, 자신의 일에 투철한 윤기에게 하루 종일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스스로 어둠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윤기라서.
결국 윤기는 남준이에게 전화해 몇 주만 작업실에 있겠다고 했고 생각보다 흔쾌히 허락했다. 평소 같았으면 안 된다고 했겠지만 윤기의 상황을 지민이에게 대충 들어서 허락했을지도 모른다.
추억이 스며든 공간에 어떻게 있겠는가.
하지만 남준의 생각과는 반대로 윤기는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밥도 오히려 잘 먹고. 작업도 잘 하고. 심지어는 장난을 쳐도 그걸 받아치기까지.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민이는 당황스러웠다.
"윤기 형 지금 많이 힘들어해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는데 OO이가 없더라고요."
그 말을 아이들에게 모두 전했는데 아무렇지 않은 윤기 때문에 졸지에 지민이는 거짓말쟁이 취급을 당했다.
"아니예요! 진짜 힘들어했다고요ㅡ!"
억울한 마음에 큰소리 쳤을 땐,
"민윤기 그 새끼, 워낙 냉철해야지."
달동네 사는 음악하는 민윤기 X 달동네 사는 학생 OOO
21
"아직도 작업 하냐?"
"응."
"늦었다 인마. 좀 자라."
새벽 5시.
남준은 자신 작업실 계단에서 한참이고 망설이다 들어섰다. 그 망설임 원인은 역시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하인 작업실이라 누군가 사람이 들어서면 소리가 울려퍼졌고 문 여닫히는 소리가 꽤나 크게 났지만 윤기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민윤기 뭐하냐."
이름을 불렀을 때서야 반응했다.
왜 왔냐는 윤기의 반응에 남준이는 자신의 눈썹을 긁으면서 그냥 와봤다고 했다. 그러다 보이는 윤기의 충혈된 눈과 푸석해 보이는 피부. 그리고 하얀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다크써클까지. 그 모습에 한숨을 쉬고 '좀 자라. 피곤해보인다.' 라고 걱정 어린 잔소리를 했고 윤기는 그냥 웃으며 '작업 다 하면.' 대답을 주었다.
"나 너한테 할 말 있다."
"말 해."
"OO이랑 관련 된 건ㄷ,"
"걔 없어 지금."
"……"
"너라면 이미 눈치 챘겠지만."
"…찾으러 갈 거지?"
남준의 말에 윤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의자에 등을 기대어 느슨하게 앉으며 펜을 입에 가져다댔다.
윤기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렸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대답이 아닌 미간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결국,
"넌 괜찮은 거 맞지?"
"…물론."
"괜찮은 척이 아니라."
"……어, 괜찮아. 솔직히 보고 싶긴한데… 내 일상이 망가질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아."
윤기의 말에 남준은 한시름 놓인 듯 한숨을 작게 쉬었다.
'그렇게 힘들진 않구나.'
결국 남준은 '그럼 됐다', '너가 괜찮으면 된다.'라는 말과 함께 작업실을 빠져나왔다.
'민윤기잖아.'
"형 요즘 OO이는 어디다 두고 여기 있,"
"어디 갔어."
"에? 어디요?"
"몰라 나도."
"헐. OO이 보고 싶겠다. 형."
"……글쎄, 모르겠네. 근데 이거 물어보려고 여기 왔냐? 곡 뭐 물어본다면서."
"생각보다 멀쩡해보이네?"
"내가 언제는 안 멀쩡했냐."
"안 멀쩡하다고 들었는데 나는"
"…누구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길래. 내가 언제 여자 때문에 무너진 적 본 적 있냐?"
"……"
"괜찮다."
"…나 여자 때문이라고 안 했다."
"……"
"형ㅡ 우울증 걸리겠어."
"감성이야 인마."
"요즘 또 무슨 감성이길래 이런 우중충한 노래가 나와요?"
"넌 몰라도 돼."
"지금까지 형 음악 몰랐는데 이번에는 왜 이런 노래 나왔는지 알 거 같기도 하네요."
갈색 쪽문 앞,
윤기는 쭈그려 앉아 다 저버린 꽃을 멍하니 보다 한 잎 한 잎 줍기 시작했다.
그러다 들려오는 발소리에 윤기는 벌떡 일어나 뒤를 쳐다봤다. 이 달동네 위까지는 올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하지만 윤기 마음 속 기대하는 인물이 아닌,
"갑자기 없어져서 형이랑 애들 다 형 걱정하고 있거든요ㅡ"
지민이를 봤지만 윤기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다시 쭈그려 앉아 저버린 꽃잎을 보며 한 잎씩 줍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지민이는
"혼자 주책 맞게 뭐해요. 여기 전세라도 내셨나. 어서 일어나요."
하지만 윤기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떨어진 꽃을 두꺼운 책 사이에 넣고 있을 뿐. 그 모습에 지민이는 윤기의 팔을 잡아 당기며
'같이 밥이라도 먹어요. 네?'
윤기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윤기는 이거 놓으라며 지민이를 밀쳤지만 힘이 없어서인지, 쉽게 밀려나지 않았다. 지민이는 자신을 밀어내려 애쓰는 윤기를 보며 스스로 힘을 풀어 놓아주었다.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잖아요. 아무 말 없이, 아무 연락 없이 갑자기 사라지면 어떡해."
"……놀랐어?"
"당연한 걸 묻고,"
"지금 너가 놀란 것보다 훨씬 많이 내가 놀랐어."
"……"
"OO이도 갑자기 사라졌잖아. 나처럼."
쭈그려 앉아 지민이를 올려다보는 게, 과거 물에 젖은 윤기와 겹쳐 보이면서 지민이는 그만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윤기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이 꽃은 OO이가 개나리를 좋아한다고 해서.
벽에 붙은 사진들은 OO이가 예뻐서.
계단에서 OO이가 나한테 빵도 주고 ……"
"…그만해요 진짜."
"…그런데 꽃은 모두 시들었고,
사진은 비에 젖고.
무엇보다 OO이가 없어."
"……"
"박지민."
"…왜."
"…나라고 다 괜찮을리 없잖아. 괜찮은 척 한 거야. 나 안 괜찮아, 사실."
"…누가 괜찮으라 했어? 왜 괜찮은 척해."
"그렇게 세뇌라도 시키는거야, 인마. 그래야 OO이한테 성공해서 가지."
"성공 해야만 갈 수 있어? 그냥 가면 좀 안 돼?"
"……"
"부족해도 되잖아."
안녕하세요 일단 때리고 시작하세요.
이런 저퀄리티를 가져오다니.
죄송합니다 정말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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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죄송하고 고맙고.
빈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번 편의 해석 아닌 해석 |
사용한 사진 모두 밝지만 밝지 않은 그런 사진을 선택했어요. 글 속의 함께 음악하는 아이들은 윤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윤기가 힘든 것을 표현하지 않는것도 압니다. 그래서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서 윤기에게 '나는 다 알고 있으니 언제나 기대도 좋다.' 라는 뜻으로 약간의 뉘앙스를 취하게 됩니다. OO이를 언급하다던지, 뭐 그런 식으로... 그러나 윤기는 끝까지 혼자서 아파합니다. 그래서 작업실에서 없어지니 걱정을 하는 것이고요. 결국 마지막 지민이가 참다 못해 저 나머지를 대변하는 대사를 하게 되는거죠.
"부족해도 되잖아."
마지막 윤기의 우는 사진은 윤기의 마음속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처음과 끝을 보시면 "민윤기 그 새끼, 워낙 냉철해야지." 라고 써있습니다. 민윤기에 강하게 포인트가 되어있네요. 하지만 마지막, "…나라고 다 괜찮을리 없잖아. 괜찮은 척 한 거야. 나 안 괜찮아, 사실." 흐릿하고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남이 보는 민윤기, 그리고 현재의 민윤기는 전혀 다르다. 이런 포인트를 신경 썼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색상이 점점 흐릿해집니다. |
이해 안 될 것 같은 거 해석 아닌 해석...? |
1. '달동네' 문구 - 지금 위로 올라가서 보셔도 되겠네요. 저는 지금까지 달동네를 '달동네' 꼭 이것을 사용했습니다. 약간의 상징성이죠. 그런데 지금 OO이는 달동네가 어떻게 되어있나요. 아마 저는 18, 19회? 부터 OO이한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달동네를 떠난다는 것을 살짝 비췄어요.
2. 멍청하게 기다렸다는 OO이의 말, 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거란 윤기의 말 - 말장난이죠 이건. 먼저 OO이가 '나는 멍청하게 기다렸어요.' 라고 했는데 윤기가 '그 사람도 널 기다리고 있을거야.'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말은 할머니와 병원에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한 후에 생긴 일이죠? 서로 할머니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릅니다. 도중에 할머니가 지금까지 받지 못한 사랑을 받으라고 합니다. 과연 OO이에게 받지 못한 사랑은 무엇일까요. 여기서도 OO이가 떠난다는 약간의 뉘앙스를 취하죠. 멍청하게 기다렸어요 = 왜 내가 갈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요. 이런 의미였는데 윤기가 거기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거야.' 확신을 주었다고 OO이는 판단하게 됩니다. |
왜 글이 이 모양 이 꼬라지냐 묻는다면... |
네 사실은 제가 오늘 일찍 올릴려고 했는데 접촉사고가 있었슙... 8ㅅ8... 그래서 약간 멘붕이... ^-^... 물론 크게 다친 건 아니구여 뭐...예... 네 다 핑계예여 죄송함다ㅠㅅㅠ......... 죽을까여? 아니 일단 곤장 준비 해 놓을게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