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이는 3년 가까이 사귄 여자친구한테 차이고 오는 길ㅠㅠ요즘들어 여자친구가 잘 웃지도 않고 그러길래 여자친구가 젤 좋아하는 수트도 입고 꽃다발까지 사서 만나러 간건데 이럴줄이야아파트 화단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담배나 뻑뻑 피워대고 있는데 종인이 앞에 하얀 컨버스가 멈춰섬뭐야 종인이 걍 지나가는거겠지 생각하고 주머니에서 새담배 꺼내는데 컨버스가 아직도 안가고 서있음뭔가 싶어서 고개 들고 쳐다보는데 왠 고딩이 서있음 요즘 애들 답지않게 교복 단추도 목까지 꼭꼭 잠그고 양손으로 어깨에 맨 가방끈 꼬옥 쥐고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음"여기서 담배피면 안돼요"뭐? 동글동글한 눈매와는 다르게 당차게 저렇게 말하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종인이 장난끼가 발동함"여기서 담배피면 왜 안되는데"괜히 짜증난척 인상쓰면서 말하니까 움찔 하더니 그게.. 그러니까.. 어.. 얼굴 새빨개져서 더듬더듬"식..식물이 죽는단 마리에여..."종인이는 지금 있지도 않은 강아지 귀가 보이는거 같음 축 처진 강아지귀 요즘 유치원생들도 안할 말을 하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저렇게 말하는데종인이 웃음이 비집고 나오려는거 꾹 참고 일어나더니 무심하게 말함 이정도로 안죽어"아닌데에...."종인이가 너무 단호하게 말하니까 당황한듯 니가 저 꽃이 담배때문에 죽는거 봤어? 종인이 유치뽕짝 말도 안되는 질문 날림 근데 또 아니용.. 일케 대답함종인이 결국 푸하하하 크게 소리내서 웃고맘 아 진짜 귀엽네"왜.. 왜 웃으세!!요..."자기도 모르게 버럭했다가 뭐 버럭이라 하기에도 뭐한 걍 목소리 쫌 커진거 그랬다가 놀래서 요오... 이럼서 말꼬리 늘리는데 종인이 귀여워서 죽을라함하지만 절대로 티 안냄 더 놀리고 싶지 빤히 쳐다보니까 어색한지 요리조리 눈만 굴리다가 왜 그렇게 봐요 아저씨... 이럼"아저씨?"야 내가 무슨 아저씨냐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 너랑 나랑 몇살차이 안난다 너 몇살이냐 아저씨란 말에 발끈한 종인이 두두두 속사포로 내뱉음"열여덟이요...."헐 그르냐 종인이 당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띠동갑 종인이 민망한지 담배갑만 만지작거리는데 고 작은 손으로 담배갑 쏙 빼앗아감피지마요 징짜! 제 뒤로 담배갑 쥔 두손 쏙 숨기더니 저렇게 말함 종인이 놀래서 눈 커졌다가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 못참고 알았으니까 빨리줘 너 그게 얼마짜린줄 아냐진짜죠? 쭈뼛쭈뼛 내미는거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시 쳐다보는데 제 손 냄새 킁킁 맡고있음"뭐하냐?""잉 담배냄새"손에서 담배냄새 나는거 가타영.. 혹시나 없어질까 제 바지에 슥슥 닦았다가 다시 맡아보지만 그게 지워지겠니 울상 되가지고 찡찡거리는데 김종인 미침손 줘바내밀기도 전에 팔목 딱 잡아서 코앞에 갖다대보는데 담배냄새는 무슨 애기냄새 밖에 안남 아 얜 무슨 팔목이 이렇게 가늘어 하얗긴 왜 또 이렇게 하얗냐 종인이 이런저런 생각하는데 꼼지락꼼지락 팔목 비틀어서 빼내려고함종인이 놀래서 손 놓으니까 으잉.. 아저씨 왜케 힘이 쎄요... 아 무슨 남자애 말투가... 저렇게 귀엽고 난리종인이 머쓱해서"학생이 이시간에 집에 안들어가고 뭐해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들어갈꺼에여!!! 손목 잡고 안놔준게 누군데!! 흥!!!"엇쭈 애기가 화도 낼줄 아네 가방 고쳐매고 들어가려는 뒷모습 쳐다보는데 갑자기 멈칫하더니 돌아섬"아저씨""왜""이 꽃다발 뭐에요?""아 암것도 아냐 버릴꺼야"금방까지 괜찮았던 기분이 확 죽는거 같아서 주머니에서 담배 꺼내 무는데 아 담배 피지마여어어어어종인이 코 앞에서 저렇게 앙탈부리는데 종인이 놀래서 담배 떨어뜨림 이때다 발로 담배 마구 뭉개더니 헤헤 자랑스럽게 웃어보임 쁘이까지"아저씨 나 이제 진짜 들어갈게요"안녀엉~~ 손 흔들흔들 흔들어주고 들어가려는데 종인이가 야!!! 일케 부름쪼르르 종인이 앞으로 달려옴 종인이 저도모르게 머리 쓰다듬어 줄뻔 티나게 움찔하면서 야 너 너!! 저.. 저거 가져가 더듬더듬"징짜요? 나 주는거에요?"우와 대박 꽃다발 품에 안더니 아저씨 대박대박 남발함 종인이 부끄러운지 아 빨랑 들어가싱글벙글해가지고 됴됴됴 달려가다가 우뚝 멈춰서더니 아저씨!! 부름"아저씨 내 이름은 경수에요 음 그리구 꽃다발은 선물이죠? 완전 대박이야 징짜 아 맞다 글구 담배 많이 피지마요 몸에 안좋아 나 진짜 들어가요 안녕~~"종인이 경수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갈때 까지 멍때리고 있다가 후다닥 정신차리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감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 못참고 결국 소리내서 크게 웃고맘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서있는데 쓰레기통이 보임 종인이 잠깐 고민하는듯 하더니 주머니에 있던 담배갑 꺼내서 던져버림 오늘부로 종인이 담배 끊을듯여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함 뭐가 그렇게 좋은지 혼자 실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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