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2AM - 잘 이별하기
「 김종대,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의 갈림길 」
Baby J
四
“아…. 어….”
“미안해요,”
“아니, 밥이나 먹으러 가요.”
잔뜩 당황한 채 서 있는 찬열씨의 앞으로 다가가자 머뭇거리는 게 보인다. 그런 찬열씨의 모습을 보니 괜히 더 미안해지는 기분에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안하다고 해버렸다.
무슨 상황이냐고 묻겠지, 내 말을 들은 찬열씨는 금세 표정을 바꾸고선 내 생각과 전혀 상반되는 대답을 해버렸다.
밥이나 먹으러 가요, 찬열씨의 말에 숙여져 있던 고개를 들어 보이니 이빨이 다 드러나도록 웃으며 내 팔을 잡아 끌어버린다.
아무것도 못 봤다, 아무것도 모른다.
날 감싸주는 것인지 아니면 내 과거를 들추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해버리는 찬열씨 덕에 난 그저 순순히 찬열씨를 따라버렸다.
“내가 무슨 상황이냐고 물어보면 많이 당황스럽겠죠?”
“……….”
“당황스러운가 보다. 그럼 밥이나 먹어야지-”
“……. 교제했었어요. 2년 정도,”
사람들의 눈을 최대한 피해 찾아온 음식점.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고 그저 앞에 놓인 밥만 먹고 있을 때 찬열씨가 입을 열었다.
날 배려해주는 듯한 찬열씨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입을 열어버렸다. 2년 정도 교제를 해왔다고 말하니 열심히 움직이던 찬열씨의 숟가락이 멈춰버렸다.
이런 반응은 예상했다. 사귀진 않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있었기에.
멈춰버린 찬열씨의 숟가락을 보곤 나 역시 숟가락은 식탁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찬열씨 처음 만난 날 누굴 많이 닮았다고 했잖아요, 그게 종대예요.”
“아…. 그럼 우산에 박혀있던 이니셜도 종대인가 보네요. JD.”
“나한테 화나죠? 그럴 거에요. 근데 나, 찬열씨라면 종대를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했어요. 그래서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거고….”
“화 안나요. 종대는 알아요? 아직 ○○씨가 종대 못 잊은 거.”
“모르겠어요. 난 아직 이것도 못 버렸는데…. 이거 그냥 찬열씨가 갖고 있어줄래요? 내가 종대 다 잊으면, 그때 같이 버려요.”
“……. 왜 헤어진 건데요?”
헤어진 이유는 나도 몰라요, 그냥…. 종대의 선택에 따랐을 뿐.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날 보곤 찬열씨 역시 진지한 표정을 한 채 내 말을 들어주었다.
찬열씨에게 하나둘 털어놓다 보니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빼버렸다.
반지를 손에 들고 이것도 못 버렸는데…. 하며 찬열씨에게 반지를 보여주니 찬열씨의 표정이 어딘가 씁쓸해 보였다. 이젠 정말로 굳게 다짐을 하고 찬열씨에게 반지를 건넸다.
반지를 전해 받은 찬열씨는 왜 헤어졌느냐고 물어왔고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고 하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반지를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그냥 나랑 만날래요? 종대 잊게 해줄게.”
“……….”
“대답은 나중에 해도 상관없어요. 마음 정리되면 그때 해줘요.”
“…빨리 먹고 가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찬열씨에 의해 분위기는 더욱 삭막해져 버렸다.
결국, 그런 분위기를 참지 못해 숟가락을 들어 애꿎은 밥만 푹푹 찌르고 있을 때 찬열씨가 입을 열었다.
나랑 만날래요? 하는 찬열씨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나에게 이리도 잘해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왜 흔들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종대를 잊지 못한 지금 찬열씨를 만난다면 찬열씨에게 너무 미안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대답도 하지 않고 멀뚱멀뚱 자신을 쳐다보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찬열씨는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먹던 찬열씨가 행동을 멈추고 마음 정리되면 그때 대답해주라는 말을 했다.
나를 배려해주는 게 보이는 찬열씨에게 너무 고마웠지만 빨리 먹고 가자는 말을 해버렸다.
이런 내가 바보 같기도 하다. 김종대 하나 때문에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계산은 제가 할게요.”
“아니, 제가 할게요. ○○씨랑 처음 먹는 밥인데 제가 사고 싶어요.”
“……. 그럼 커피는 제가 살게요.”
“가요,”
빨리 먹고 가자는 나의 말 이후로 아무런 대화도 주고받지 않고 그렇게 음식점을 나왔다.
음식점을 나와 자연스럽게 커피숍으로 향해 캬라멜 마끼야또와 모카 프라푸치노 한 잔을 사서 나와버렸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프라푸치노를 사는 내게 찬열씨는 안 춥냐며 물어왔고, 난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종대와 즐겨 먹던 커피이자 제일 좋아했기 때문에.
끝나면 전화해요. 데려다 줄게, 그렇게 나와 찬열씨는 짧은 점심시간 동안 많지도, 적지도 않는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끝나면 전화하라는 찬열씨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며 난 엘리베이터 쪽으로, 찬열씨는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내려갔다.
“반지 뺐네,”
“……….”
“잘했어.”
계단으로 내려가는 찬열씨의 형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쭉 계단을 응시해왔다.
찬열씨의 형체가 사라지고 난 후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를 바라보고 있을 때, 뒤에서 익숙한 향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했어, 하며 내 옆에 서버린 사람이 누군지는 돌아보지 않아도 알았다.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키지만 날 살짝 내려다보며 말하는 종대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가 오자마자 올라탔다.
“그렇게 쭉,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행복하던, 너 때문에 2년 동안 죽고 싶어하던 이젠 상관없잖아.”
“그래, 앞으로도 그렇게 당당해야 해.”
하,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온다. 날 따라 엘리베이터에 오른 종대는 아무도 타지 못하게 닫힘 버튼을 꾹, 눌렀다.
닫힘 버튼을 누른 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종대를 흘겨보며 상관없지 않느냐며 말하니 앞으로도 당당해야 해. 하곤 내 어깨를 두어 번 토닥여버린다.
헛웃음을 짓는 나를 본 종대는 예상했는지 예전과 같이 머리를 헝클어버렸다.
이렇게 갑자기 다정하게 나오면 내가 힘들 거라는걸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종대의 속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머리를 헝클인 뒤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있는 종대의 손을 툭, 쳐내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와 버렸다.
아직도 이렇게 너의 손길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떨리는데 너를 잊고 찬열씨와 만날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
“○○씨, 갑자기 일정이 당겨져서 오늘부터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 네,”
“우선 엑소 멤버들부터 만나고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아요?”
“그럼요. 뭐부터 하면 돼요?”
“일단 연습실로 가서 컨셉 설명부터 해요.”
아, 학연씨도 남아서 좀 도와줘요. 아까 점심시간 때와 같이 6시 정각에 맞춰 일어서는 직원들이 보인다.
이제 슬슬 찬열씨에게 연락하고 일어서볼까, 하던 참에 실장님께서 나에게 다가오며 입을 여셨다.
오늘부터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실장님의 말에 알겠다는 말을 한 후 싸고 있던 짐을 다시 풀곤 자리에서 일어서자,
조심조심 빠져나가던 학연씨를 불러 세워 도와달라는 실장님.
그런 실장님의 말에 학연씨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제자리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곤 실장님을 따라 연습실로 내려간다.
○○씨, 빨리 와요. 디자인실을 나가는 학연씨와 실장님을 멀뚱멀뚱 보고 있으니 학연씨가 문을 열고 서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그제야 아, 네! 하고 빠르게 실장님과 학연씨를 따라 나섰다.
“컨셉은 대충 이런 거니까 다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
“네,”
“그럼 다시 연습들 해. 수고하고-”
“실장님도 수고하세요.”
“수고는 학연씨랑 ○○씨가 하는 거지, 난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
직접 연습실로 내려가 엑소 멤버들과 짧은 미팅을 끝냈다. 실장님의 마지막 말에 찬열씨는 오늘 야근해요? 하며 입 모양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런 찬열씨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연습 열심히 하라는 말을 남긴 후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1층 로비에서 먼저 가볼게, 수고해- 하며 걸어가는 실장님께 인사를 한 후 학연씨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디자인실로 올라왔다.
푸흐, 미치겠다. ○○씨 웃긴 사람이네.
취직 후 처음 맡는 일이어서 그런지 더욱 파이팅이 넘쳐 씩씩한 걸음걸이로 걸어가며 속으로 아자 아자! 하던 게 입 밖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나와버렸다.
내 목소리를 들은 학연씨는 그 자리에 멈춰 무릎을 짚으며 웃어 보인다.
“ㅇ,아…하하….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버릇이 있어서….”
“담배피러 가는 거 아니에요?”
“ㅈ,저 담배 안 펴요.”
“장난이에요, 장난. 빨리 다녀와요. 컴퓨터 켜둘게.”
커다랗게 웃어버리는 학연씨 덕에 창피함이 가득 몰아쳐 가방 속에서 지갑을 챙긴 후 빠르게 디자인실을 뛰쳐나와 버렸다.
어휴, 하필이면 처음 온 오늘 이런 창피한 짓을 하다니…. 손으로 머리를 콩콩 쥐어박으며 속으로 내 자신을 탓하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내려와 버렸다.
오늘 하루를 다시 한 번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종대와 마주쳐 처음으로 화를 낸 것, 그걸 찬열씨에게 들켜 종대와의 사이를 다 털어놓은 것,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종대와 나눈 대화, 학연씨 앞에서 엉뚱한 행동을 한 것. 더군다나 야근까지, 오늘 하루는 정말 긴 것 같다.
“군것질 안 하면 작업 못 하잖아.”
“…됐어,”
“가져가. 다른 마음 없어, 그냥 우리 앨범 작업이니까 힘내라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엘리베이터를 지나치려던 순간,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종대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종대는 날 보곤 내 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와 들고 있던 커다란 비닐봉지를 건네며 말을 걸어온다.
작업 못 하잖아, 하는 종대에게 됐다고 말하며 지나치려던 순간 내 손목을 잡아 돌려 손에 비닐봉지를 쥐여준다.
다른 마음은 없어, 그냥.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연습실로 향하는 계단으로 뛰쳐 내려가 버렸다.
연습실에서 날 볼 때에는 처음 보는 사람마냥 대하더니, 이젠 내 버릇을 다 기억하고 날 챙겨주기 시작했다.
왔다갔다하는 종대의 마음은 정말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2년을 사귀어 온 나 역시 짐작하지 못하는데….
종대가 내려간 계단을 주시하다가 그대로 봉투를 들고 계단을 이용해 디자인실로 올라와 버렸다.
학연씨 덕분에 풀렸던 기분이 또다시 급히 다운되며 걱정거리만 쌓여가는 기분이다.
암호닉 『 웬디 〃 짱구 〃 폭립 〃 맥심 〃 둉글둉글 레몬님 추가해드렸습니다! 기존의 공집오 암호닉이 있던 분들은 댓글로 말씀해드리면 추가해드려요~ Q : 도대체 여주랑 종대랑 무슨일 있었던 거죠? Q : 경수는 종대와 여주의 사이를 다 알고있는 건가요? Q : 경수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거죠? Q : 경수랑 여주는 무슨사이인가요? Q : 여주가 입사를 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날까요? Q : 종대는 무슨 일 때문에 여주에게 차가운건가요? Q : 종대와 여주의 사이는 왜 저렇게 되었으며 경수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Q : 글 쓰실때마다 내용 미리 다 적어놓고 내용에 맞춰 배경음악을 선택하시나요? Q : 종대와 여주는 무슨 일 때문에 헤어지게 된 것 인가요? Q : 언젠간 찬열이도 이 둘의 사이를 알게 되겠죠? 이번 Q & A를 통해 궁금하신게 풀리셨을지 모르겠네요.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독자님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답변해드리겠습니다.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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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씽씽이 〃 조디악 〃 킴카 〃 쌀과자
펑키펑키 〃 미역 〃 레몬 』Baby J + Q & A
A : 종대와 여주 사이의 있었던 일은 한편씩 이어나가며 풀 예정입니다.
A : 유일하게 종대와 여주의 사이를 알고있는 사람이 경수입니다.
A : 종대가 여주를 유일하게 소개시켜준 사람이 경수입니다.
A : 예전 남자친구의 친구, 친구의 예전 여자친구. 이런 사이 입니다. 종대와 사귀던 시절 경수와 함께 자주 만나다보니 여주와 경수의 친분 역시 두터웠지만 종대와 헤어진 후 어쩔 수 없이 연락을 하지 못하게 된거죠.
A : 꽤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마음 아픈 일, 기쁜 일 등등.
A : 종대 번외편에서 나오게 됩니다.
A : 종대와 여주의 사이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는 차차 나올 예정입니다. 경수의 역할은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하는 공집오의 민석이 역할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A : 글 내용은 미리 써놓은게 아니며 배경음악 선택은 미리 요약해둔 내용에 맞춰 최대한 비슷하게 선택하고 있습니다.
A : 회를 거듭하며 나올 예정입니다. 짧게 말씀드리자면 종대는 연습생 시절에 여주를 처음 만나게 되었고, 데뷔하기 전 여주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A : 찬열이도 결국 이번편에서 종대와 여주의 사이를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