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먼데이 키즈 - 다음 사람에게는
「 김종대,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의 갈림길 」
Baby J
九
- ○○ 시점 -
잘 찾아왔네. 그 여자와의 통화를 마친 후 택시를 타고 미친 듯이 이동했다. 공장이 빼곡히 수놓은 듯 많이 있는 공장단지였다.
‘㉾㉾’ 문자로 딱 저 두 글자만 받고선 이곳으로 찾아왔다. 수많은 공장들 사이에서도 유독 허름하고 녹이 많이 슬어있는 음침한 분위기의 공장이었다.
공장 가동은 언제 끝난 것인지 이미 싸늘하디싸늘한 공기가 날 반겼고,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퀴퀴한 먼지 냄새와 그 여자가 나를 기다렸다는 듯 다가왔다.
뿌옇게 쌓여있는 먼지들을 뒤로한 채 그 여자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 덩그러니 앞에 섰다.
“그래서, 용건이 뭐라고?”
“종대 그만 괴롭히세요. 문자도 그만 보내시고요.”
“어이구, 알겠어요. 무서워서 더이상 괴롭히지도 못하겠네.”
“그럼 용건 끝났으니 가보겠습니다.”
가긴 어딜 가, 공장 바닥 한가운데에 서서 그 여자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예상외로 비꼬우긴 하지만 내 말에 순순히 그만 괴롭히겠다는 말을 해준다.
이젠 모든 일이 끝난 것만 같아 가만히 서 있는 그 여자를 뒤로하고 공장을 천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빠져나가려고 했지.
빠져나가려던 순간, 내 머리 체를 확 잡아채곤 가긴 어딜 가느냐며 눈을 뒤집어 깐 채 달려드는 그 여자.
이런 일을 처음 당했을뿐더러, 너무나도 갑작스러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 여자가 휘두르는 데로 이리저리 휘둘렸다.
“김종대를 그만 괴롭힌다는 소리는 이제부터 널 괴롭히겠다는 소리인데 가긴 어딜 가.”
“뭐하는 짓이에요. 이거 놔요, 신고하기 전에.”
“하려면 해봐. 내가 네 핸드폰 부숴버리기 전에.”
손에 쥐고 있다가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떨어진 핸드폰을 향해 손을 쭉 뻗었다.
애석하게도 쭉 뻗은 손에 핸드폰은 잡히지 않았고, 핸드폰을 잡으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 여자가 핸드폰을 조금씩, 조금씩 차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일어서 그 여자에게 달려가 밀쳐버렸다.
그 여자를 밀친 후 욱신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핸드폰을 든 채 공장 밖으로 한 걸음씩 도망을 쳤다. 핸드폰으론 그 누구도 아닌 종대에게 연락을 하면서.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열려있던 다른 공장으로 들어와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계속해서 종대에게 전화를 걸었다. 벌써 다섯 번째 안내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 있나 보네? 구석에 숨죽인 채 다시 한 번 종대에게 전화를 걸려던 순간, 그 여자의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덜덜 떨리는 손에 의해 종대가 아닌 찬열씨에게 전화를 걸어버렸다.
제발, 이번 통화가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제발….
“잘도 숨어 있었네. 쥐새끼 마냥,”
“도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왜냐고? 내가 가질 수 없는 종대를 네가 가져버렸으니까?”
“종대한테 당신은 팬일 뿐이에요. 제발 선을 넘지 말아요.”
“닥쳐, 너 따위한테 충고듣고 싶지 않으니까.”
여보세요? ○○씨? 잠깐의 연결음 후 찬열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찬열씨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 여자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놀라버린 손은 들고 있던 핸드폰을 구석 깊숙한 곳으로 밀어 넣었고, 그 여자를 올려다보며 왜 이러냐며 묻기 시작했다.
선을 넘지 말라는 나의 진심 어린 말에도 그 여자는 표정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고선 내 뺨을 내리쳤다.
화끈거리며 욱신거리는 볼을 부여잡고 그 여자를 올려다보니 이번엔 픽, 하고 웃으며 아까 넘어지며 다쳤던 내 발목을 꾸욱, 밟아 짓이기기 시작했다.
짓이겨지는 발목을 붙들고 소리 없는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그 여자는 소름 끼치게 웃으며 날 더욱 괴롭히기 시작했다.
발로 차고, 내려치고. 강도는 계속해서 심해졌고,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천천히 추위와 고통 속에서 잃어가는 정신을 겨우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찬열 시점 -
“야, 김종대 ○○씨한테 전화 계속 온다고”
“아, 거의 다 씻었어! 기다려봐!”
종대가 씻으러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끊임없이 종대의 핸드폰이 울렸다. 다섯 통 즈음 왔을까, 결국 신경이 쓰인 내가 종대에게 버럭 소리치며 화장실 문을 열었다.
종대는 다 씻었어! 하며 옷을 다 입은 채 머리를 수건으로 털고 있었고, 핸드폰을 나에게 건네받곤 통화버튼을 눌러 ○○씨에게 전화를 하는 듯했다.
어? 통화 중인데? 머리를 털던 종대가 거실로 나와 소파에 털썩, 앉으며 통화 중인데? 하곤 핸드폰을 내려놨다.
종대 역시 신경이 쓰이는지 급기야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놈, 그러게 전화 빨리 받으라니까.”
“혹시 너한테 했을지도 모르니까 빨리 네 핸드폰 봐봐.”
“기다려, 방에 있어.”
손톱을 물어뜯는 종대의 머리를 꾹, 누르며 일어서선 방으로 향하니 종대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한다. 그런 종대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후 방으로 향했다.
우연인 것인지 계속 전화가 오고 있었는지 벨 소리가 울리고 있었고, 액정을 보니 ○○씨였다.
여보세요? ○○씨? ○○씨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통화키를 눌러 전화를 받아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라곤 다급한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러던 중, 잘도 숨어있었네. 쥐새끼 마냥,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그때부터 바로 직감이 왔다. 그 여자구나, 김종대 사생. 당장 종대에게 알린 후 ○○씨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번에 김종대가 지키지 못하면 나도 더이상은 놓아주질 못하겠으니.
“김종대, 지금 ○○씨 위험해. 그 사생이랑 있는 것 같아.”
“어딘데”
“나도 몰라, 일단 경찰서부터 가야 되니까 겉옷 챙겨서 나와”
이번에 네가 못 지키면 나도 더는 못 놓쳐. 미안하다. 다급한 나의 목소리의 종대는 얼굴이 사색이 돼선 겉옷을 챙기곤 바로 주차장으로 뛰쳐나갔다.
차에 시동을 켠 후 엑셀러레이터를 밟기 바로 직전, 종대에게 속마음을 얘기했다. 이번에 못 지키면 더는 ○○씨 놓칠 수 없다고.
내 말을 들은 종대는 표정을 굳힌 채 출발해. 하는 말을 남기곤 차가운 시선을 차 앞유리에 고정시켰다.
암호닉 |
『 웬디 〃 짱구 〃 폭립 〃 맥심 〃 둉글둉글 |
Baby J |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일은 꼭 빠른 시간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한,두 편 정도 쓰면 후반부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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