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旻)의 황(皇)이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랍니다.”
현(賢) 황제의 옆에 앉은 석진이 말을 붙였다. 석진은 ‘승하’라는 격식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으나 부러 그런 표현을 피했다. 사대 국가이기 이전에 적국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허약한 황제가 몸을 일으키지 못한 채 석진이 하는 말을 묵묵히 들었다. 오늘 아침, 민과 현의 경계선에 위치한 군사들이 흘린 이야기였다. 황제의 죽음이 삽시간에 퍼져 나라 전체가 비탄에 빠졌다고. 그의 자식 중 정실부인에서 난 첫 황자가 황태자에 올라 황제 즉위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석진에게 비를 맞으라 재촉을 더한 그 황태자였다.
“…위로 공물이 많이 필요하겠구나.”
황제가 말했다. 말에 힘이 없었다. 석진이 약한 제 아비의 마른 손을 잡았다. 어째 날이 갈수록 더 수척해지는 것 같았다. 약도 매번 달여 드시면서. 석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했다.
“식량고에 있는 걸로 충당하면 되지 않겠느냐.”
“…누굴 걱정하실 처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바마마.”
황안전이 적막해졌다. 현의 황제 또한 하루 이틀 하는 것이 죽은 민의 황제 못지않았다. 민의 황이 명이 조금 더 빨리 다했을 뿐이었다.
“공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고생이 많구나, 나 때문에.”
요즘에 대리청정 하느라고 또 고생을 한다들었는데. 황제가 중간 중간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이 모든 것을 떠안은 석진이었다. 구성원이 많지 않은 황실의 일원은 서로에게 너무 애틋했다.
“이건 곡식, 이건 과일.”
“…….”
“이건 비단입니다.”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사내가 말했다. 곧 민으로 보내질 예정인 사내였다. 그가 말의 수레에 실린 물건들을 하나하나 짚었다. 이는 모두 민에게 전해질 ‘위로’ 공물이었다. 원해서 보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모시는 국가에 대한 예일 뿐. 석진이 사내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해가 미처 뜨지 못한 꼭두새벽이었다. 하늘이 푸르스름했다. 어둠의 경계선이었다.
“며칠이면 도착하겠습니까?”
“엿새 이내에 도착합니다.”
“과일이 얼지 않게 조심하세요.”
“미리 조치를 취했으니 염려마소서, 저하.”
석진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미 몇 번 민에 사신으로 다녀왔던 사내가 석진을 향해 웃었다. 백성의 세금이 그곳에 전해진다는 게 석진은 이내 못마땅했으나,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었다. 사내의 옆에 있는 말이 추위 속으로 흰 김을 뿜었다. 딱딱하게 언 흙바닥을 조금씩 다졌다. 곧, 출발이었다.
“어젯밤에 공물을 보낸다 궐로 기별을 보냈으니 도착하면 반길겁니다.”
“예, 저하.”
“…….”
“날이 춥습니다. 소신은 떠날 테니 이만 들어가십시오.”
사내가 석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보내어지는 공물을 확인하려 애써 궐 문 근처까지 나온 석진이었다. 석진을 따르던 내관이 석진에게 들어가자는 재촉 어린 말을 했다. 다그닥다그닥, 말발굽 소리가 점점 도성 너머로 멀어졌다.
그리, 민의 공물이 다시 보내졌다.
황녀(皇女)
九
“이게 뭐예요?”
끙끙 열심히 들고 와 내 앞에 수북한 책 더미를 내려놓는 김태형을 보며 말했다. 팔이 아픈 건지 제 팔을 통통 두들기며 김태형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얼핏 보기에도 그것의 무게가 꽤 되어 보였다. 그가 말했다.
“책.”
아니, 그건 나도 아는데…. 균일하지 않게 쌓인 책 더미가 조금 흐트러졌다. 그것을 보다, 김태형을 보다. 그 둘을 번갈아서 봤다. 조금 흔적이 있는 것이, 온전하게 새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김태형이 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 했다.
“이걸 왜….”
“궁금하댔잖아.”
바깥이 어떤지. 흐트러진 책 사이로 어려운 문자로 쓰인 제목이 드러났다. 보아하니 그 수가 족히 열권은 넘을 것 같았다. 신기한 듯이 그것을 구경하다 뿌듯한 표정을 짓는 김태형을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내가 언제요?”
“네가 그랬어! 진짜로.”
“그냥 좀 부럽다고 했는,”
“아니, 그거나 그거나!”
퍽 당당하게 외치기에 내가 적잖게 당황했다. 김태형이 좋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내 쪽을 향해 얕게 씩씩댔다. 내가 힘들게 동생들한테 부탁한 건데! 김태형의 말을 듣자하니, 저잣거리에 위치한 ‘세책방(貰冊房)’에서 책들을 공수해 온 것이라 했다. 보통 이만큼 안 빌려주는데 동생들 신용도와 사람 수를 생각해서 이 정도나 빌려온 거라고. 왜 빌려온 지에 대한 이유와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날 생각한 거라고 하니, 그냥 그럭저럭 넘어가기로 했다. 웃음이 났다.
“뭐야, 왜 웃어?”
“…….”
“왜 웃냐고!”
“…웃으면 안 돼요?”
“응. 안 돼.”
“…….”
“어어? 안 된대도 웃네.”
마루 밑에 흐트러진 채 놓인 책들을 주저앉아 구경했다. 웃으면 안 된다고 험하게 엄포를 놓는 통에 입술을 딱딱하게 굳히려고 노력했건만 나도 모르는 새 웃음이 픽픽 밖으로 터진 모양이었다. 사실 처음 봤을 때의 차가운 얼굴로 아무리 무섭게 말한들 하나도 안 무서워 그런 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걸 언제 다 읽으라는 말인지…. 쌓인 책들은 뒤적거리며 생각했다.
“이걸 다 나 주려고 빌렸어요?”
“당연하지. 난 다 읽었어!”
“바깥에는 이런 데도 있나 보네요.”
“…그래서 내가 네 생각해서 빌렸다니까?”
싱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져온 것을 앞에 주저앉아 구경하던 내 옆에 김태형이 자리했다. 눈높이가 얼추 비슷해졌다.
“…봐도 돼요?”
“응, 전부 봐.”
종이 여러 장을 쌓아 올려 끈으로 예쁘게 엮은 것들을 집어 들었다. 옆에 나와 같이 쪼그려 앉아 내 쪽으로 얼굴을 들이민 김태형은 내가 그것들을 뒤적거릴 적마다 내게 설명을 해두기 바빴다. 이건 아가들이 배우는 소학(小學)이고, 이건 논어(論語)고, 이건 대학(大學)이라고 수학관 가면 배우는 거. 묵묵히 김태형의 말을 듣다가 손에 든 책을 옆에 쌓아 올렸다. 문제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가 어려운 문자를 못 읽는다는 것이었다.
“……어려워.”
“여기 이야기책도 있다. 이건 안 어려워!”
체념의 의미로 고개를 돌렸다가 어르듯이 나를 달래는 말투에 울상을 지으며 제 얼굴에 웃음을 띄우는 김태형의 얼굴을 바라봤다. 바깥을 구경하지 못한다는 게 제 입장에선 적잖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손에 쥐여진 종이를 빠르게 넘겼다. 글과 그림이 섞인 책이 다시금 쌓였다.
“…이건 뭐예요?”
책 더미 속에 끼워진 붉은 표지의 책을 집어 들었다. 무관심과 관심을 오묘하게 섞어 옆에 앉은 김태형을 바라보자 그 새카만 두 눈이 내 손으로 향했다. 이것도 이야기 책 일종인가. 엮인 책엔 제목이 없었다.
“…이거?”
김태형이 손에서 책을 빼앗아들어 급하게 훑었다. 큼지막한 두 눈이 두 배는 크게 확장됐다. 당황한 표정이 서렸다.
“…아, 씨. 김…,”
“…….”
“아, 미치겠다….”
“아니, 그게 뭔데요!”
“아,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러네!”
날씨가 조금 풀렸음에도 아직 봄기운이 도착하지 못한 도화궁 앞에 버거운 숨이 흩어졌다. 무릎에 손을 두고 헉헉 댔다. 검질이든 운동이든 사내가 하는 것이라 알려져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내 체력이 뜀박질을 감행하는 김태형에 견주어질 리가 없었다. 사실 이런 추격전 따위는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괜히 김태형이 ‘아무것도 아닌 것’에 과장하는 것을 보니 수상하기가 그지없어서 괜한 궁금함이 따랐다. 김태형이 손에는 내가 궁금해 한 붉은 표지의 책이 들렸다.
“다 읽어 봤다면서!”
“그게 뭔 상관인데?!”
“내가 읽을 만한 거 빌려왔겠죠! 근데 왜 숨겨요?”
“…내가 뭐, 뭘 언제 숨겼다고?!”
김태형의 걸음을 뒤따르며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웬 되도 않는 발뺌에. 그걸 몰라서 묻나.
“이건 실수. 잘못 빌렸어!”
“그게 뭔데 그래요?”
“둘 중 누군지 모르겠는데, 암튼 난 아냐!”
“아니, 그게 뭐냐고요.”
마당이 좁아 금세 따라잡힌 김태형의 옷자락을 꾹 쥐었다. 등 뒤에 숨긴 책을 사수하려 손을 뻗자 그 큼직한 키가 급기야 그것을 하늘 높이 치켜 올렸다. 손으로 김태형이 입은 옷을 밑으로 당기곤 폴짝폴짝 뛰어대며 그걸 잡겠다고 무던히도 애썼다. 책에 별 흥미가 생긴 건 아니었지만. 김태형은 그것이 무어냐는 질문에도 묵묵히 말을 아꼈다.
“다 읽어 봤어. 다 읽어 봤는데, 이건 예외! 이건 나도 안 읽었어.”
“근데 왜 못 보게 하는데요?”
“내, 내가 먼저 심사를 해서…,”
“아, 좀 줘 봐요!”
말투가 나의 의문점과 함께 거세졌다. 김태형은 꿋꿋하게 제 자세를 지켰다. 대답을 하기가 꽤 곤란한 모양이었다.
“심사든 뭐든 내가 할 테니까, 좀.”
“안 돼! 이건 절대로 안 돼.”
“…아, 됐어요. 안 궁금해.”
짜증스럽게 손에 잡힌 김태형의 옷자락을 놓았다. 몸을 돌리자마자 높이 쳐든 손이 살며시 내려왔다. 홧김에 말하긴 했지만 사실 안 궁금한 건 거짓말이었다. 순식간에 몸을 다시 돌렸다. 치마폭이 내 움직임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 들렸다.
“……어!”
금세 김태형의 손에 든 것이 내 손으로 옮겨졌다. 내용을 구경할 새도 없이 좁은 마당을 뛰었다. 두 명의 발자국 소리가 궁 안을 메웠다.
“야, 야, 공주야!”
“한 번만!”
“어?”
“한 번만 보고 줄게요!”
나를 쫓아오는 김태형을 두고 그리 말했다. 김태형이 미간을 심히 구겼다. 손에 쥔 뻣뻣한 책을 꾹 쥐었다. 내 옷깃이 잡힌 건 순식간이었다.
“안 돼. 내놔.”
“왜요?”
“내놓는 게 좋을걸.”
김태형이 잡은 옷을 쥐고 나를 끌어당겼다. 몸이 하릴없이 그쪽으로 딸려 갔다. 김태형 마냥 손을 높이 들어 사수를 피하는 것은 키가 훨씬 작은 내겐 역부족인 걸 알았다. 그걸 감안해 그것을 뒤로 숨겼다. 저잣거리에서 쉽게 빌를 수 있는 책에 안 되는 게 어딨어. 김태형이 쉬이 손을 뻗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공주야, 내가 너 걱정해서 하는,”
“에이, 됐거든요.”
“…미안.”
예? 김태형의 말을 끊자마자 불현 듯 터지는 사과에 고개를 잠시 갸웃거렸다. 문맥이 하나도 안 맞는데. 김태형의 얼굴이 훅 가까이 다가온 건 그때였다. 비단을 걸친 긴 팔이 내 허리께를 감쌌다. 턱이 낮은 내 어깨에 닿고, 볼에 뜨끈한 뺨이 닿았다.
“어, 어…?”
“가만.”
졸지에 서로 껴안은 꼴이 되어 버려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멈췄다. 그 가까워진 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멀어졌다. 잠시 당황한 두 눈이 커졌다. 김태형은 제 특유의 웃음을 흘렸다.
“…잡았다.”
“…….”
“이건 내가 갖고 간다?”
큼지막한 손에는 내가 등 뒤에 숨겨둔 책이 존재했다. 반론을 펼치지 못했다. 경직된 몸이 안 움직여서, 그럴 마음도 들지 못했다.
석진은 지루했다. 시강원에서 듣고 또 들은 대학(大學) 강의를 듣는 중이었다. 지혜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에서 나오는지는 잘 몰랐으나 사대부들이 으레 그리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었다. 이 지겨운 강의가 끝나면 스승과 강의에 관한 말씨름을 하는 것이 절차였으나 석진은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겹도록 들은 것이라 머릿속에 이미 책의 내용이 가득했다. 석진이 스승의 앞에 앉아 시강원 창 바깥을 멍하게 응시했다. 머지않아 개화할 매화꽃이 보였다.
“태자 저하, 듣고 계십니까?”
“…….”
“저하!”
“…예? 아, 예. 뭐라고 하셨습니까?”
“듣고 계시냐 물었사옵니다.”
“아, 듣고 있습니다. 스승님.”
석진과 그의 스승이 서로 멋쩍게 웃었다. 석진이 바르게 고쳐 앉았다. 스승이 석진을 보며 다시 책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집중이 될 리는 만무했다.
“매화가 곧 피겠습니다.”
“…예? 아, 죄송합니다.”
스승이 갑작스럽게 바깥에 필 매화를 보며 말했다. 다시금 넋을 놓고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석진이 정신을 번쩍 차렸다. 나이가 든, 반듯하게 수염을 기른 사내가 석진을 보며 인자하게 웃었다. 제 강의에 아무리 집중을 못한들 상대가 황태자임은 변함이 없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석진이 바깥에 핀 매화나무에 조금 눈길을 줬다. 그런 창밖으로 황 내관이 보인 것은 그 찰나였다.
“…저하!”
“강의 중입니다.”
“그것이 아니오라…,”
황 내관이 석진의 밑에서 소임을 다하며 어느 때에도 지은 적이 없었던 표정을 지어보였다. 석진이 황 내관의 수상함을 간파했다. 말을 뱉었다. 가시가 돋쳤다. 그 말에 가득 찔린 석진이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빠르게 시강원을 벗어났다.
황제 폐하께서 위급하십니다. 얼른 가보심이 좋을 듯하여…….
석진의 걸음이 황제의 침전으로 향했다. 민 황제에 대한 공물 얘기를 한 지 채 나흘이 흐르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다고. 석진은 민(旻)의 죽은 황(皇)이 벌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죽은 후에야 황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늙은이가 진실을 숨긴 장본인을 데려가려고. 사흘 이내에는 육체로 돌아오길 바라는 민 황실의 바람을 묵살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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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도 : 태형이는 공주가 신경쓰이며 챙겨주고 싶다 공주는 태형이가 좋아지고 있다.
쓰인 것 : PPL
태형이가 뺏으려드는 것은 ㅇㅅㅁ한 책입니다 낄낄
음 태형-공주의 계기들 중 하나라구 생각하시면 되어요^ㅁ^
저의 의도를 간파해주세요!!!!!!!
아 그리구 제가 저번에 10화부터 전개 빨라진다구 했는데
왜 더 재밌어진다구 기대하시는 거애오..?
사실 개노잼일텐데.. 8ㅅ8
→ 현(賢)국 공주님 75분♥ ←
1214 / ♥김태형♥ / Remiel / 곤잘레스 카레 / 골드빈 / 공주야 / 군림 / 깻잎사랑 / 꽃게 / 꽃길 / 꽃단비 / 꽃소녀 / 꾸꾸 / 나너조아 / 냥군땡 / 노트북 / 뉸뉴냔냐냔 / 니케 / 다홍 / 단아한사과 / 됼됼 / 라슈라네 / 리자몽 / 리프 / 망개똥 / 매직핸드 / 맴매때찌 / 먹고쥭자 / 미스터 / 방소 / 보고싶찐 / 복동 / 봄비 / 불나방 / 비데 / 빵빠레 / 삐삐까 / 사막여우 / 설탕파티 / 솔트말고슈가 / 싸라해 / 아망떼 / 열렬히 / 예찬 / 오레오 / 오월 / 오징어만듀 / 온새미로 / 옮 / 우와탄 / 우유 / 유자쿠마 / 윤기 / 은갈칰 / 응캬응캬 / 이다 / 이스트팩 / 입틀막 / 정꾸야♥♥♥ / 줄라이 / 지호 / 진격 / 찬아찬거먹지마 / 천사소녀제티 / 체셔리어 / 쵸코두부 / 커몬요 / 태형아뷔태해 / 틸다 / 하트반지 / 핫초코 / 현질할꺼에요 / 호비 / 화학 / 황토색
모두 좋은 주말 보내요:)
저는 10화를 쓰러...(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