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Vernon, and SEVENTEEN
...부디 행복하십시오.
너의 마지막 말이었다.
조직명 : 세븐틴(SEVENTEEN)
3년 전 새롭게 등장하여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
잘 짜여진 위계와 상당한 실력의 조직원들이 세븐틴 성장에 한 몫 하고 있음.
07
우리에게 주어지는 임무, 즉 6자리 숫자가 붙은 채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그 임무는 보스에서부터 내려온다. 직접적으로 *손님들께 임무를 받는 것은 민규이고 민규가 임무를 받아오면 보스가 쳐낼 거 쳐내고 추릴 거 추려서 각자에 6자리 숫자를 붙인다.
(*손님 : 조직에 의뢰를 하는 사람을 부르는 이들끼리의 은어)
강도는 앞 2자리로 정해진다. 00(조직이 생겨난 이래 단 한 번도 없었음)~12까지. 00이면 진짜 우리 걍 죽었다고 보면 되는 거고 12면 병아리들끼리도 산책 나갔다 올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세븐틴은 절대 병아리들끼리 가게 하지 않는다. 간부가 꼭 끼는 편. 혹시라도 있을 배신자를 처단하기 위함이다. 이런 데에 있어서 보스는 꽤나 꼼꼼한 편이었다. 중간 두 자리는 비슷한 임무를 현재까지 해 온 개수를 말한다. 01이면 처음 받아보는 임무인거고 12이면 비슷한 임무를 전 임무와 이번 임무 포함 12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약 32면 32번이나 했는데 실패를 해?! 라며 보스에게 지겹도록 깨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끝 두 자리는 그냥 이번 년도다. 그래서 다 16인 거다.
간단한 문제를 내 볼까?
02-11-16.
조금 위험한 것이고, 비슷한 것을 10번이나 했고 이번에 11번째로 하는 것이며, 16년도 임무라는 거다. 그리고 방금 보스에게서 추려진 임무이기도 하다. 17 수신기를 켜 17을 불렀다. 잠시 지직 거리더니 17의 대답이 들려왔다.
'네, 17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임무 들어왔습니다. 02-11-16. 가치 수십억짜리 가루 다이아몬드 옮기는 겁니다."
'처음 보는 임무인데 왜 11이죠?'
"그걸 훔쳐야 하니까요."
'어쩐지 02더라.. 알겠습니다. 전략 짜겠습니다.'
"네. 고생해요."
'네.'
수신기를 끄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눈을 감고 잠깐만 쉬려는데 어제 생각이 났다. 우지가 장난스럽게 웃고 난 뒤 했던 그 말도.
'어째 버논이 너한테 하는 짓이나 네가 나한테 하는 짓이나 똑같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 좀 버논 같았어. 좆같네.
*
02-11-16 전략에 보스의 최종허가가 떨어졌다. 물론 그 전에 내가 두 번 튕겨냈었다. 기분도 거지같은데 전략도 거지같이 짜고 지랄이야. 이 새끼들 이거 불시에 감찰 같은 걸 나가봐야겠어. 존나 놀면서 짜나봐. 그래도 이제 보스한테서 최종허가도 떨어졌으니까 완벽한 성공을 위해 이젠 개발팀과 함께해야 한다. 승관이에게 수신을 넣었다.
'네~ 뿌야입니다.'
"네, B. 02-11-16 임무 최종 허가 떨어졌습니다."
'아, 네. 섹터 보여주세요!'
"네. 잠시만요."
전략팀에서 임의로 나눈 섹터 사진을 5번 화면에 띄었다. 잠시 후 확인을 했는지 B가 한소리 했다.
'뭐.. 뭐 이따위로 섹터를 나눴대요?'
"안 그래도 그걸로 좀 혼냈는데, 지들도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나눴대요."
'그래서 그 생각이 도대체 뭔데요?'
"안 말해줘요. 씨발 진짜 생각할수록 그지 같은 전략팀 새끼들."
B가 빵 터지며 웃었다. 아니 도대체 생각이 있으면 누가 섹터를 지렁이처럼 나눠. 하도 개발 새발 말도 안 되게 나눠놨다. 존나 웃긴게 한 공간도 섹터가 나눠진다니까. 굳이.
'어휴, 엄청 웃었네. 섹터는 내가 다시 임의로 나눠볼게요. 깔끔하게. 그리고 이거 CCTV 해킹하려면 시간 좀 걸릴 것 같아요. 사설단체라 암호 풀려면 좀 오래 걸릴 것 같거든요.'
"괜찮아요. 이 김에 나도 좀 쉬지 뭐."
'그래, 누나 좀 쉬어. 요즘 보스가 누나 너무 굴린다.'
"그치? 보스 나 싫어하나 봐."
'에이~ 그건 아닐 걸? 보스가 간부로 둔다는 건 일단 좋다는 거야!'
"그런가아."
'그럼! 아, 사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누나, 잠시만. 자리 좀 옮기고.'
잠깐 바람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뛰어가는 발소리도. 개인 사무실 가나보다. 가만히 듣다 보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바로 후에 B의 목소리가 이어 들렸다.
'내가 최근에 우리 빌딩 설계도를 찾았거든?'
"...응."
'근데 4층 연구팀 사무실 안쪽에 검은 부분이 있는 거야.'
"아, 검은 부분?"
'응응! 이상하지 않아? 벽이나 기둥이라고 치기엔 하나의 방 같이 넓어. 근데 연구팀에 방 하나 더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잖아.'
"그러네.."
'그리고 보스가 유독 연구팀 사무실은 연구팀 외 출입도 안 시키고.. 뭔가 있는 것 같아.'
"흠, 연구팀 신약 개발할 때 만약의 폭발 사고 대비하려고 벽을 두껍게 만든 거 아닐까?'
답답한지 가슴께를 치는 듯 쿵쿵거리는 소리가 수신기를 타고 들렸다. 곧 B는 아니야아! 라며 부정하더니 지가 생각한 걸 말해줬다.
'보스가, 보통은 아니잖아? 그런 보스 밑에서 3년간 변함없이 있던 건 조슈아랑 잭슨뿐이야. 나머진 다 죽었지.'
"그렇지."
'근데 조슈아도 싸게 말해 또라이니까 보스 곁에 있는 게 말이 돼. 근데 그 착한 찬이가 보스 밑에서 3년이나 버틴 게 말이 돼?'
"...이거 보스한테 찌르면 너 대가리에 구멍 나겠다."
'...누나 사랑해.'
"응. 그러니까 쓸데없는 거에 관심 갖지 말고 우리 승관이 어여 CCTV 해킹 해줘. 그리고 더 이상 알려 하지 말고."
'응.. 누나 쉬어~'
B의 애교 섞인 수신을 마지막으로 수신기를 꺼버렸다. 확실히 그게 이상하긴 한데 더 이상 알려하면 위험하다는 것 쯤은 안다. B가 들어오기 전에 안 그래도 그거 알아낸 개발팀 인재 하나가 보스에게 물어보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죽었거든. 그래서 들어온 게 B고.
보스는 그 통칭 미친개(우지)와 젠틀 또라이(조슈아)를 산하에 두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더 미친개고 그만큼 더 또라이라는 거다.
*
02-11-16 임무가 시작되었다. 개발팀이랑 날밤을 새며 오류 나는 것들을 잡았다. 아, 어제 따라 오류가 존나 많이 났다. 생전 안 그러던 프로그램끼리 부딪혀서 다운되기도 했고. 승관이는 사설 단체라서 그런 것 같다곤 했는데, 아무리 사설이라도 이 정도로 오류 나는 건 본적이 없는데.. 일단 난 에너지 드링크 빨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므로 빨리 임무가 끝나기만을 바라며 간부들 수신을 체크 했다.
"다들 들리십니까?"
현장팀 팀장 우지, 운전수 디에잇, 암살팀 팀장 호시, 섀도팀 팀장 달의 대답이 연달아 들려왔다. 수신되는 거 확인 다 했으니 모두 꺼버렸다. 잠깐, 버논 대답 못 들은 거 같은데. 버논 수신기를 다시 켜고 버논을 불렀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뭐야, 왜 먹통이야. 갑자기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 들었다. 재빨리 수신기 프로그램을 틀어 확인했다. 버논의 신호가 매우 미약했다. 그렇다는 건 망가졌다는 건데, 아씨.. 우지 수신기를 켰다.
"우지..? 들리십니까."
'몇 번을 물어.'
"그게 아니라.. 그.. 버논 수신이 미약합니다. 주변에 버논 있습니까?"
'난 섹터 7이야. 버논은 3이고. 끝과 끝인데.'
"무전기는 안 들고 가셨습니까?"
'왜이래. 거기 보안에 무전기 같은 거 걸릴 수도 있다고 네가 가져가지 말랬잖아.'
"아, 맞다. 일단 알겠습니다. 현장팀 잠시 대기입니다."
섹터 3.. 주변에 섹터 4, 거기에 호시가 있다. 호시의 수신기를 켰다. 켜자마자 들리는 소음기를 달아 맥없이 터지는 총성에 깜짝 놀랐다. 왜 벌써..?
"호시?? 응답바랍니다."
'네 호시 지금 섹터 4에서 현장팀 서폿 중입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 섹터 3 난리에요.'
"네???"
호시의 말에 섹터 3을 CCTV로 봤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 아니다. 좆같게도 현장팀의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었다. 렉 걸린 것 마냥. 당황스러운 이때 갑자기 쪽지 하나가 5번 화면 정 가운데에 떴다. 피가 거꾸로 솟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발팀에 쥐새끼가 기어 들어왔구나 씨발.
***
크으 아침드라마식 끊기는 죽지 않았습니다^0^/
C는 버논을 진짜 싫어하긴 하지만 막상 위험하면 걱정을 하나 봅니다.
인간적이네요. 보스를 또라이나 미친개라고 말하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
C와 전략팀은 보다시피 관계가 그닥 좋지 않아요..ㅎ
뫼비우스의 띠 같거든요.
밤낮없이 전략을 짬→C가 한번에 통과시키는 법이 없음↓
↑C가 불쌍해서 통과시키면 보스한테 깨짐←다시 전략을 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서로 싫어해요. 원우는 그저 그런게 그런거고 그런 것이 그런 거입니다.(?)
★암호닉입니다!★
여러분 진짜 미안해요ㅠㅠㅠㅠㅠ암호닉은 더 이상 받지 않아요ㅠㅠㅠ
아.. 미안한데 그냥 받을까..8ㅁ8
고민 좀 해 볼게요8ㅁ8
<1차>
자몽소다, 전주댁, 뿌랑둥이, 치킨반반, 최벌넌, 수학바보, 솔찬히, 성수네꽃밭, 한화이겨라, 꼬솜,
파루루, 햄찡이, 노랑, 치피스, 블유, 수녕텅이, 남융, 순수녕, 볼살, 제주도민,
예에에, 제주시, 밍꾸, 애쁠, 버눗방울, 마르살라, 열일곱, 겸손, 연잎, 세봉윰
<2차>
투녕, 씨그램, 쑤녕둥둥, 코스모찌, 챈솔, 햄찌, 문홀리, 1103, 란파,
비행기, 논쿱스, 김민규오빠, 닭키우는순영, 홍슈아, 두유워누, 곰부승관, 바람개비
<3차>
말미잘, 공오, 마릴린, 뿌야뿌야, 망구, 닝냥, 허긩, 발꼬락, 조아, 헕,
양양, 셉요정, 너누, 미세먼지, 두루마리, 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