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
성열의 어깨가 심하게 들썩이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명수는 성열의 뒷통수를 꾹 눌러 더 품에 끌어안다 손을 살며시 내렸다. 눈을 비비며 고개를 푹 떨구고 있는 성열의 얼굴을 보려 머리를 살짝 낮추고 무릎을 조금 굽혀 성열을 올려다보았다.
"엘아..라디오에서 했던 말.."
"큼...그..그게왜.."
괜시리 민망했는지 명수는 헛기침을 뱉다 민망함의 눈길로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푸핫, 너 설마 그거 때문에 감동 먹은거야?..야...그런거에"
"그게 너무 마음에 와닿았나보다..니가 말한게 뭐라고 그치?.."
"하튼간..남자애가 마음은 어느 여자보다 약해가지고"
"그러게.."
성열이 애써 웃어보이며 눈물을 닦으며 미소를 지었고, 명수는 애써 웃어보이며 성열의 표정을 하나하나 눈으로 훑어내렸다. 무슨일이 있는것같은데 더 물어보면 녀석의 마음을 후벼파는것만 같아서 입을 꾹 다물었다. 성열이 그만 가라며 명수의 어깨를 떠밀었고, 명수는 성열의 머리를 다시 한번 정리해주었다. 울상인 축 쳐진 눈매가 유독 거슬렸다.
"너 먼저가, 가는거보고 들어가게"
"주변에서 다 너 보고있다며..너 먼저들어가, 혹시라도 무슨일 생기면.."
"무슨일 없을꺼니까 너 먼저가, 누가 보는거 따위 뭐가 중요해"
"...언제는 누가 보는게 거슬린다고 의식 엄청 했으면서.."
"됐어, 택시잡아줘? 너네 매니저는 뭐한데냐?"
"멤버들..데리고 스케줄 다니겠지, 바쁜데 뭐라고 해..나갈게, 스케줄잘해"
"...응?"
"축 쳐지지 말란말이야, 맨날 주변 눈치나보고..어? 이성열.."
"..."
"명심해, 이건 내 여기 걸고 말하는거야,"
"..."
"너의 지지자가 되어줄게,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
"내가 너 때문에 참 별짓을 다한다,"
"그만울고, 얼른가. 도착하면 전화하고."
결국엔 명수가 택시를 잡아주고 성열이 택시를 탔다. 택시 창문을 열며 성열은 명수를 한없이 쳐다보기만 했고, 명수는 애써 웃어보이며 나지막히 손을 흔들었다. 왕자병 엘에게서 또 다른면을 발견했다. 가슴을 두근두근 하게 하면서 설레게 하는 다른면 말이다. 문득 택시가 출발하고 뒤로 쳐다보았을땐 엘은 등을 보이며 걸어가고 있었다.
'너의 지지자가 되어줄게,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엘아, 나 오늘 급하게 녹음약속 잡혔다. 너두 녹음있어? - 이성열]
시간이 자정으로 저물어 드는 시간에 성열에게 카톡이 왔다. 명수는 이시간에 모든 스케줄을 끝내고 숙소에 내리던 찰나 성열의 카톡을보았고, 녹음실로 걸어가려는 우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형, 오늘 녹음있어?"
"어..빨리 끝낼려고, 왜"
"아니 그냥..이성열도 온다고 해서"
"이시간에 괜히 불렀나봐, 오늘 밤 새야될거같은데..들어가서 쉬어"
"어.."
우현이 걸음을 재촉하고 명수는 그자리에 서있다 매니저탓에 숙소로 억지로 끌려들어가는 꼴이 되어버렸다. 핸드폰을 켜서 성열에게 카톡을 보냈다.
"왜 그러고있어? 안들어와?"
"늦어서 죄송해요,"
"내가 엄청 일찍온거야, 니가 기다린거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지"
"하긴..저는 3시간도 넘게 기다린적이 있었죠"
"그래서 내가 이렇게 기다렸잖아, 사랑해 연습은 많이 했어?"
"네?..네..해보긴 했는데 어색해죽겠어요"
"풉..진짜 순진하다, 그거 다 뻥이였는데 진짜 넘어갈줄이야"
"뭐...뭐? 방금 뭐라..뻥?..뻥이라고 했어요!!!? 남우현 뻥이라고 했냐!!?"
"아구 연습 많이 했는데 보여주기라도 해봐"
"보여주긴 뭘 보여줘요! 장난해요?"
"왜 그래도 나름 진지하게 연습했다며 쿠...큭...크하하"
"장난치지마요, 얼른 원래 가사집내놔요,"
"진짜 뻥이야..그게 원래 가사야 사랑해~ 이러는거"
"장난치지 말라니까요!!!?"
성열이 얼른 다른걸 달라며 바닥에서 총총 거리며 뛰는데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바닥에 기름칠을 해논 모양인지 성열이 신발에 미끌려 우현쪽으로 고꾸라지며 눈을 꾸욱 감았다. 그 순간 촉촉하게 닿는 무언가의 느낌에 성열은 눈을 크게 떴다. 제눈앞에 있던건 놀란 표정으로 쇼파에 앉아 성열과 입술을 맞부딪히고 있우현이 보였다. 성열은 급하게 입술을 떼고 입술을 벅벅 닦았다. 당황해서 그런지 손이 벌벌 떨려왔다.
"미..미안...미안해요..이..이게 바닥이 너무..미끄러워서...어어...어어어.."
"..."
"남자한테 키스받는 느낌이라...아..."
"진짜 어떻게 하지..?...아 진짜 미안해요..이게 실수에요..절대적으로.."
"큰 잘못한거아닌데 뭐하러 싹싹빌어..괜찮아, 적잖게 충격좀 받았을뿐이야.."
"아 진짜..미안해요..내가 미친놈이지 미친놈..!!!"
"그만 때리라니까? 니 이러다가 머리나빠져서 노래못해서 작곡가님에게 혼나면 난 몰른다"
"..미쳤어요 내가...흐어.."
"근데 그걸알아 성열아?"
"네..뭐요...?"
"나 이거 첫키스야"
성열은 머리에 돌덩이가 몇백개 떨어지는듯한 충격을 받았다. 우현은 살며시 미소지으며 성열의 반응에 속으로 웃음을 참아내지못하고 끅끅 웃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더럽지가 않았다. 입술을 몇번 훑다가 물을 마시고 온다며 멘탈붕괴가 제대로 온 성열을 뒤로 한채 연습실을 나왔다. 이상하게 연습실을 나오니 가슴이 벌렁벌렁하며 쿵쾅대는 이상한 느낌이 우현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우현이 연습실 문 앞쪽에서 가슴을 쥐고 있자, 연습실을 그냥 심심해서 들른건 아니고, 성열을 감시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온 명수가 우현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달려와 우현의 앞에 섰다.
가슴팍을 쥐고 있던 우현의 손이 명수의 입을 막았다. 조용히 하라며 다른 한손으로 입에 가까이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려보였다. 명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왜그래? 어디아파?"
"아무것도 아니야, 자꾸 가슴쪽이 간질거려서..넌 왜왔어, 새벽에 말이야"
"잠이 안와...안와서 왔지...연습은 하고 있어? 이성열은?"
"들어가보면 있어..후..이제 좀 괜찮아졌다. 들어가자"
명수가 우현을 일으키고 녹음실문을 살며시 열었다. '구경해도되?' 주머니에 손을 꽂고 물어보는 명수에 우현은 차라리 셋이 있는게 나을거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녹음실문을 완전히 여는 순간 또 한번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우...우현이형...제..제가 형 책임질게요..!!!다..다할게요 시키는거...그러니까.."
"..."
성열이 눈을 꼭 감으며 우현과 명수앞에 서서 얘기하는데 순간 둘다 입이 다물어졌다. 이건 무슨 소리야 또, 명수는 우현에게 시선을 돌리니 우현마저 눈을 꾹 감다가 이내 눈웃음을 지으며 성열의 턱을 들어올렸다. 명수의 눈매가 또 찌릿해지며 날카로워졌다.
"...엘..."
"왜오긴..우리 회사인데 난 오면안되냐?"
"아니..이 야심한 시각에..."
"잠이 안와서 그런다, 우현이형이 구경해도된다고 했어, 가서 녹음이나 해"
"엘아 졸리면 이거먹어.."
제 품에 꼭 안고 있던 핫식스를 명수에게 건네는 성열이였다. 명수는 핫식스를 손에 꼭 쥔채 녹음실로 들어가 마이크에 '아아' 거리는 성열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책임진다니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래..명수는 머리를 한번 툭툭 털었다. 작곡가가 음향을 조절하고 성열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성열씨, 목소리 이쁘네 이대로만 하자?"
"네..?네..감사합니다"
"성열씨 지친거 아니지? 목소리가 점점 아까처럼 되지 않는다?"
"..아니요..다시 해보겠습니다"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다. 처음 스타트는 좋았지만 성열이 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잠겨서 인지, 작곡가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우현이 먼저하겠다며 성열 대신 바통터치를 하려는데 작곡가가 우현을 막으며 이걸 먼저 끝내자며 말을 뱉었다. 우현은 조용히 녹음실 안의 성열을 보았다. 노래는 다시 흐르고 성열은 차분히 노래를 이어갔다.
작곡가도 기지개를 펴며 퀭해진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옆에 퀭해진 얼굴로 버티고 있는 우현을 보며 작곡가는 씨익 웃었다.
"은근 텃세 부리기는 장동우,"
"그래도 니 솔로곡 쓰는건데, 내가 써주는건데 좋게 나가야지 텃세는 무슨..재 우리 신인때보는거 같지않아?"
"재가 더 낫지, 너도 눈붙이고와, 좀이따가 다시해..자꾸 시키면 재도 힘들고 너도 힘들지"
"그러니까 좀이따한다니까..나도 자고올게, 아니 명수 애는 여기서 왜 버티고 자고 있는거래?"
"구경하고 싶데, 새벽 댓바람부터 와서 저러고 있다가 자는거야,"
"하튼간, 독특한 새끼야 그치?"
"가서 눈이나 붙여, 나도 피곤하다"
"자도 되는거에요..?"
"새벽에 하느라 힘들었지, 자. 나는 숙소에 잠깐 들렸다가 올게,"
"네..다녀오세요,"
"으흠.."
"누가 준건데..바닥에 굴려놓을순 없지..분명 바닥에 뒹굴뒹굴 굴려놓으면 잔소리할게 뻔하니까.."
핫식스를 옷 주머니에 넣어놓고 여전히 제 팔뚝에 기대어 있는 성열의 모습을 보았다. 왜이렇게 애 얼굴만 보면 웃음이 나오는지, 피식 대며 웃는데 성열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며 눈을 살며시 떠왔다. 웃음을 가득 머금은채 성열을 보던 명수는 표정을 확 굳히며 다시 자는척 쇼파에 머리를 기대 눈을 꾹 아주 꾸욱 감았다. 성열이 제 품에 덮여있는 담요를 살며시 보다 고개를 살짝 들어 명수를 올려보았다. 자고 있네, 이건 뭐지..
반쯤 잠긴 목소리로 엘을 불렀을땐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자나..또 눈이 무겁게 감겨 성열은 눈을 감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참 웃기지만, 절대로 명수의 곁에서 떨어져 자려하지 않았던 성열이다. 명수는 눈 한쪽을 실눈을 떠 성열이 자는걸 확인하고 눈을 다시 떴다, 자는 척 하는게 이렇게 살떨릴 줄이야.. 제 모습이 웃겨 명수는 픽- 하며 실소를 작게 터트렸다. 역시 이성열은 몰래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성열을 얼굴을 이리저리 훔쳐보다 진동이 지이잉- 울렸다. 내 전화긴가? 하며 보면 제 자신의 전화기는 아니였다. 테이블 위에서 작게 진동하고 있는 성열의 핸드폰이였다, 받아도 되는건가..핸드폰을 들어보면 발신자는 [김성현] 이였다. 벌써부터 눈살이 팍 찌푸려졌다. 조용히 전화기를 받아들었다.
- "니가 아까 흥분을 못감추고 개 망나니처럼 눈 뒤집어져서 내 얼굴 이렇게 만든게 믿어 의심치 않아서 그러는데"
- "진짜 궁금한데 한가지만 묻자, 너 진짜 엘이랑 자고 다니냐? 너 되게 독특하다, 남자랑 그것도 엘이랑 자고 다니다니, 능력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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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대들. 제가 왔어요 ㅠㅠ.. 어제 올리는게 맞는데..어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픽을 중간까지 쓰기만 하고 올리질 못했네요..ㅜ^ㅜ 일단 죄성해여..헝헝....
벌써 내일이면 금요일이네요..원래는 불금에 올리는게 맞는데 전 불목을 즐기나봐여..~.~....
와 날이 가면 갈수록 그대들의 댓글에 저는 감동을 느껴여ㅠㅠ 언래부터 감동열매를 엄청 많이 먹엇지만..
어젠 대경대 축제가 있었다면서요? 팬서비스가 쩔었다면서요!!!!!? 근데 명수가 없었다면서요!!!!?...하..부러울뿐이죠
방금 후기를 읽었는데 제 눈에 흐르는건 눈물일까여 콧물일까여 침일까여...알아맞춰주세여...흑...
눈물은 절대 아닐꺼야..★ ...흐읍...
그대들 오늘두 읽어주시는거 고맙구 이젠 답답글을 좀 더 빨리해서 말을 많이 해야겠어요! 늘 픽쓰기 전에 답답글만 띡 써놓고가니
성의 표시가 덜되는거같아서~.~..헤헤~...늘 말하죠? 다들 제꺼하세요^^ 강제로 선고합니다^^ 사랑합니다^^ 내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