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대로입니다. 학생회장 순영이가 보고싶어서 쓴 망상레기의 프로 망상....
"네,네?!"
"야, 너 그런 말 하면 안된다고 했지!"
"아, 왜. 어차피 너가 안 뽑으면 내가 뽑으려고 했거든?"
"권순영 진짜, 너 학생회 잘리고 싶냐고!"
"학생회! 합격 축하해."
"어..어..!!"
며칠 전 면접을 볼 때 한가운데에 앉아있던 2학년 학년회장 오빠였어.
이, 이 오빠가 왜 여기있지? 하고 당황한 넌 뒷걸음질을 치지.
네 모습을 본 순영오빠는 더 놀랐는 지 손사래를 치며 그렇게 놀랄 것 없다고 말했어.
친구들이 자리를 피해주고, 순영오빠는 너에게 종이 하나를 건넸지.
"이거 받으러 온거야. 전교회장이 나한테 이런 걸 시키네~"
네 손에 들린 종이를 확인했어.
학생회 합격자 명단 연락처와 학번이었지.
"거기에 너 연락처랑 학번 좀 적어줄래?"
"아,네!"
누구보다 빠르게 명단을 작성한 넌 얼른 순영오빠에게 종이를 건넸어.
"고마워! 학생회 합격한 거 정말 축하하고, 방과후에 학생회실로 와!"
"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한 넌 빠르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순영오빠의 뒷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지.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에 너는 마냥 설렜어.
1학년층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순영오빠는 한 교시가 지날 때 마다 계속 1학년층에 내려와 합격자 아이들의 명단을 적어갔어.
왠지 내려올 때 마다 지쳐보이던 순영오빠가 자꾸 눈에 밟혀 너는 음료수 하나를 들고 얼른 그 뒤를 따랐지.
"그, 너무 힘들어보이셔서…"
"드시고 힘내세요. 너무 힘들어보이셔서.."
"고마워, 잘 마실게!"
"!"
"저도 여주랑 같이 할게요."
아무 말이 없이 바라만 보던 순영오빠는 마지못해 네가 하겠다고 나서자 번쩍 손을 들었어.
너가 놀라서 바라보니 순영오빠는 네게 씩 웃어보였지. 그리고 입모양으로 네게 이렇게 말했어.
'같이 하면 빨리 끝날 걸.'
#리더쉽캠프.
순영오빠와 넌 눈이 계속 마주쳤어. 다들 회의에 지쳐 픽픽 쓰러져가고 있었을 때, 너가 고개를 돌리면 항상 순영오빠는 널 바라보고 있었지.
그러다 가끔 너가 눈을 떼지 않고 오랫동안 바라보면, 순영오빠는 조용히 웃으며 네게 몰래 입모양으로 말 했어.
'지쳤으면 먼저 올라가도 괜찮아.'
#순영오빠의 카톡 프로필.
오빠, 카톡 프로필 완전 잘 나오셨어요!
진짜?
네! 인생짤이에요 완전
ㅋㅋㅋㅋㅋㅋㅋ고마워
ㅎㅎㅎㅎ
너가 그랬으니까 프로필 바꾸면 안되겠다
넹?
ㅋㅋㅋㅋ내일 봐
#영상통화.
"여주야, 오빠 지금 학생회실 가고 있거든? 그러니까 회장언니한테 오빠 가고 있다고 좀 말해줄래?"
회의에 지각한 순영오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가고 있었어.
실수로 영상통화를 눌렀던 너지만, 그 실수는 실수가 아닌 듯 했지. 오히려 영상통화를 걸어서 잘했다, 라고 생각한 너야.
네가 얼른 대답하자 순영오빠는 활짝 웃으며 네게 고맙다고 했어.
"우리 회장 화나면 엄청 무섭거든, 그러니까 잘해야돼!"
#회의가 너무 길어져 멍때리고 있던 권순영.
"그래서, 우리 이번 사업은 동아리랑 연계해서 진행하려고.. 권순영, 듣고 있어?"
"어? 어. 당연하지~"
#학생회장 오빠의 진로는 무대연출과.
"아니야 아니야, 이게 아니야."
축제를 연출하던 순영오빠는 무대 앞에 앉아 고개를 젓고 있었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벌떡 일어난 순영오빠는 금세 무대를 휘젓기 시작했지.
네가 온 줄도 모르고 땀까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본 넌 또 멋대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아, 이러면 안되는데.
#정신없는 스텝활동.
여주한테 이거 줘야되는데, 얘 어디 갔지?
야, 너 김여주 못봤어?
여주? 아까 다목적실 쪽으로 가던-
야,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가라고!
#학생회장 오빠는 댄스부.
연말 축제, 스텝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순영오빠가 어딜 갔나 했더니, 댄스부 공연을 하기위해 무대에 번쩍 나타났어.
세븐틴의 만세를 추면서 계속 오빠와 너는 눈이 마주쳤지.
공연이 끝나고, 장난스레 순영오빠에게 오빠, 왜 자꾸 저 쳐다보셨어요? 라고 물은 너.
"너가 나 안보고 있으면 혼내줄려고."
#축제MC 권순영.
무대 소개 하나가 끝날 때마다 권순영의 시선은 언제나 너.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너 !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너의 졸업, 몇년동안 보지 못했던 순영오빠.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졸업까지 하게 된 넌 졸업식 날 앞에 나가 상까지 받게 됐어.
작년 겨울, 순영오빠가 너에게 했던 약속.
' 졸업식 날, 오빠가 꼭 보러갈게! '
졸업식 시작부터 계속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던 너.
하지만 순영오빠는 보이지가 않았지.
괜히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날 뻔 한걸 억지로 참고, 상을 받고 뒤돌아 인사를 하려고 하는데.
순영오빠는 많은 학생들 속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어.
그 모습을 보자마자 넌 왈칵 눈물이 쏟아졌지.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 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내 안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그 예고 없음처럼.
헛된바람/구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