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편부터 시작입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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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지 링크가 보이질 않네요. 저만 그런가..?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02
가끔 난 후회를 기반으로 한 반성을 한다.
그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의 눈빛을 외면했다면,
그때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이따위 미친 동거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텐데. 시발.
#6 구미호
나레기는 오늘도 동거남들의 빨래를 개고 있다. 이 빨래를 다 개면 각자 방 침대 위에 던지고 싶지만 예쁘게 갠 것이 아까우니 살포시 올려놓을 것이다. 그 후엔 밀린 설거지를 하기 위해 부엌에 갈 것이고 설거지를 다 하면 저녁 준비를 할 것이다. 직접 요리한 저녁을 다 먹고 나 혼자만의 여가를 즐기기 위해 설거지는 또 뒤로 미룰 것이 분명하다. 그럼 얼추 9시 쯤 되겠지. 그 시간대면 어린이와 청소년을 뺀 모든 사람들에게 치맥이 땡기는 시간일 것이다. 그렇다. 난 치맥을 생각하기 위해 내 스케줄을 정리한 것이다.
"하.. 술 마시고 싶다.."
이 집은 무심코 이렇게 내뱉으면 안 된다. 날 못살게 구는 것이 현재로서는 기나긴 인생 중 제일 재밌는 괴물들이 3명이나 있기 때문이다.(좀비는 딱히 나와의 마찰이 잘 없다.)(심지어 가출 사건 후로 나랑 마주치지도 않음) 그런 괴물들은 절대적으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습성 아닌 습성이 있는데, 그 중 내 심기를 제일 많이 건드리는 것은 다름 아닌 여우다. 아, 구(팔)미호.
"술 마시면 안 되지♡"
"왜요?"
"간 안 좋아지잖아♡"
시발♡
아마 전여우가 연예계로 나간다면 전 차두리님 현 윤종신님을 무찌르고 당당히 간 때문이야를 외치며 간 건강 나라 1위를 이룩하지 않을까 싶다.
#7 늑대인간
만약에 신이 있다면, 아니야. 있으면 안 돼. 그럼 날 여기다 버린 게 되잖아?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어. 아무튼 신이 있다면 난 당당하게 요구하고 싶다. 이만큼 굴렸으면 적어도 김늑대 한 마리 정도는 치워주세요. 이유는 내 생사가 달려있으니까. 아무래도 첫 만남이 워낙 강력하신 괴물이라 이래저래 껄끄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최뱀파이어씨 같은 경우엔 적어도 내가 막말은 할 수 있지만, 김늑대 같은 경우엔 막말하다 언제 빡칠지 모르는 일이니 매일 사리고 또 사리고 있다.
"등 긁어줘."
"아 꼭 지금 해야..!!"
"뭐?"
"아.. 네.. 해야죠."
하필 내 하루 중 제일 행복하다는 10시 드라마 볼 때 저럴 건 뭐람? 짜증이 가득담긴 발걸음으로 쿵쿵대며 소파로 걸어가 그의 등을 긁었다. 이렇게 등을 긁어줄 때면 세상 가장 온순한 개가 된다. 물론 개라 그러면 싫어해서 절대 밖으로 못 내보내는 말이지만. 아무튼 개가 된 김늑대가 평화로우니 심심한지 또 말을 걸어온다.
"내가 왜 뱀형이랑 사이 안 좋게?"
사실 김늑대가 가끔 저렇게 농담 삼아 던지는 살벌한 말에 최뱀파이어 말대로 해버리고(?) 뱀파이어가 돼서 동등한 위치에서 싸우고 싶긴 하다. 근데 알다시피 난 이 집안에서 제일 하찮은 인간이다. 고로 대충 이 주제를 흘리려 대답했다.
"모르죠. 알고 싶지도 않,"
"뱀 형은 맛이 없거든. 피가 차가우면 먹는데 이상해. 아! 내 생각에 가장 별미는 인간이야! 온도가 적당하거든!"
"굳이 해맑게.. 이게 지금 돼지 앞에서 삼겹살 먹는 거랑 뭐가 달라요.."
"나 적어도 네 앞에서 사람 먹은 적 없는데?"
"어허, 우리 인간 넘보지 말지? 내 간이야♡"
"호형이 간은 먹어. 양보할게."
...어떻게 죽어야 들 아프죠..?
#8 뱀파이어
내 기준 제일 만만한 괴물이자 제일 위험한 괴물이다. 물론 내 순결이. 특히 음기가 가득해지는 밤이 되면 신사적인 낮에 비해 훨씬 위험해지는데, 이유는 시도 때도 없이 방문 열고 들어오시는 최뱀파이어 본인에게 있는 것 같다.
"나 무서워."
"제발 좀! 이 집에서 혼자 인간이고 혼자 여자인 내가 제일 무서워요..! 그러니까 좀.. 좀.."
그래. 이미 들어와 내 옆에 베개 놓고 누운 걸 뭐라 그래. 일단 발로 차야지. 말보다 발이 빠른 난 누구보다 빠르게 발로 차서 그를 떨어뜨렸다. 벌떡 일어난 그의 기개에 살짝 쫄았지만, 역시나 그는 괴물 중 제일 만만한 최뱀파이어였다.
"같이 자자. 손만 잡고 잘게."
"아 뭔 소리예요. 손도 안 되죠."
"그럼 안고만 잘게. 많이 양보했어, 나."
"양보치곤 상당히 염치없으시네요."
"알았어. 보기만 할게."
"......"
"혹했다. 그치?"
"그건 좀 혹 하네요. 근데, 안 돼요."
절망이 가득 찬 최뱀파이어는 머리를 마구 헝클이더니 발까지 쿵쿵 굴렀다. 귀엽기만 한 분노표출이었다. 그를 보며 숨죽여서 웃고 있는데 순식간에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내 옆에 누워서 코앞에 위치하고 있는 그를 인지하기 까지가 3초. 슬쩍 미소를 지은 그의 입 안에 위치한 뾰족한 송곳니를 보고 기겁하기를 4초, 붉게 변한 그의 눈에 온몸에 소름이 돋기까지가 3초. 도합 10초 만에 이렇게 겁을 먹어 버렸다. 집안에서 제일 만만하다는 괴물에게.
"어쩔래?"
"주, 주무세요."
"손은?"
"아, 그건 안 돼요."
"바라보는 건 되지?"
"예.. 뭐.. 그러세요.."
"응. 고마워."
금방 검은색으로 돌아오는 그의 눈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베개를 집어 들었다. 순식간에 커진 그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동공지진의 표본 중에서도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안녕히 주무세요."
"어, 어디 가는데..?"
"소파요. 문 열어두면 충분히 저 보일 거예요."
"......"
입을 꾹 다문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베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세상 가장 낮고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자. 내가 나갈게. 편히 자."
웃긴 건 이게 매일 반복되고 있다.
#9 관계 개선 A
나와 최좀비는 그날(#5 야산) 이후 잠정적 쌩 깐 관계다. 이유인 즉 '좀비 새끼'라는 호칭 때문이라고 김늑대에게 들었다.
"나보다 심했지 뭐."
"전혀 아닌, 예.. 그런 것 같네요."
"아무튼 중간에 낀 나는 불편해. 그러니까 화해 해."
예? 중간에 낀 것 치고는 지금 굉장히 편해보이시는데요? 김늑대의 등을 긁던 손을 멈추고 고민하려 했지만 금방 날 째려보는 눈빛에 쫄아 등을 긁어주며 고민했다. 확실히 최좀비가 보기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외관상으로도 그렇고, 생각보다 쿨하지 못한 성격도 그렇고.. 그렇다고 진짜 이렇게 지내다간 꽤 많이 불편할 것 같았다. 순간 번뜩이며 좋은 생각이 났다.
"최승철님!!!"
"응?"
"깜짝이야. 이왕이면 평범한 속도로 와주세요."
"그대가 날 부르는 게 어디 흔한 일이니?"
"아.. 예.. 아무튼 이번에 식품 주문 제가 해도 되죠?"
"응? 그래. 왜? 먹고 싶은 게 생겼어?"
"관심 꺼주세요."
"응.."
오늘도 나의 철벽에 짜게 식은 최뱀파는 귀여웠다. 어째 갈수록 호칭이 짧아지는 것 같지만 편하고 귀여우므로 그냥 둬야지. 아무튼 최뱀파의 폰으로 음식 고르는 척 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옷부터 골랐다. 솔직히 좀비(시체)라 주위 온도 같은 것에 둔감해서 지금 이 한겨울에도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다니는데, 그것 때문에 사지와 목에 있는 그 흉한 바느질 자국이 다 보이거든. 그게 우리 관계에 가장 큰 문제잖아? 그러므로 난 목티와 긴 바지를 주문하려 한다.
"그건 왜?♡"
"아, 깜짝이야. 왜 멋대로 들어오시는 거죠?"
"내 간의 생사는 내가 잘 알아야 하지 않겠어?♡"
그냥 심심해서 괴롭히고 싶었다고 말해 전여우새끼야. 간 무사하니 나가셔도 좋다고 하며 전여우를 내보내고 문을 잠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멋진 남성 모델들의 핏을 보면서 감탄하다가 그냥 아무거나 주문했다(귀찮). 크면 다른 괴물 주고 작으면 내가 입고 다시 주문하지 뭐.
#10 관계 개선 B
며칠 후 드디어 주문했던 옷들이 도착했다. 한달음에 달려 나가 택배를 받고 신이 나서 들어오다 최뱀파와 마주쳤다. 그 감동 먹은 표정 좀 치워..
"뭘 이런 걸.."
"그쪽 거 아닌데요?"
"......"
"한솔님 거예요."
택배를 그대로 들고 최좀비 방으로 직행했다. 어째서 자기 것이 아니냐며 징징거리는 최뱀파의 목소리 따위. 결국 삐친 최뱀파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확인하고 최좀비의 방 앞에 섰다. 택배를 두 손으로 잡고 있던 터라 발로 문을 두드렸다. 혹시 못 들었나 싶어 좀 더 세게 두드리려 발을 뒤로 하는데 문이 열려 내 발이 갈 곳을 잃었다. 택배 든 손 때문에 균형도 못 잡고 아 넘어지는 구나 싶은 그때 최좀비가 내 소매를 잡아줬다. 간신히 균형을 잡은 나와 의문이 가득한 최좀비의 10초 아이컨택.. 아, 정확하게 말하면 아이컨택이 아니지.. 눈 감고 있으니까. 아무튼 잡아 세웠지만 딱히 말이 없는 나에 최좀비가 뒤를 돌아 다시 들어가려했다. 재빨리 불러재꼈다.
"아, 저, 저기..! 이거.."
뒤를 돈 최좀비가 택배를 내려다보았다. 아 정확히 말하면 본 건 아닌가.. 눈 감고 있으니까. 아니, 그.. 눈 좀 뜨면 안 되나..? 동공 좀 보고 대화하고 싶다, 정말..
"그냥, 옷인데요.. 겨울이고 춥고 건조하고.. 맘에 안 드시면.. 그냥 버려도 되는데.."
고개를 갸웃한 그가 택배를 받더니 내려놓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이렇게 바로 버릴 필요는 없는데.. 마상이 가득한 와중에 다시 나온 최좀비의 손엔 메스가 들려있었다. 뭐야 저 의료 기구는. 설마, 날 찌르려고..?! 뒤로 한걸음 물러나는데 그런 나는 관심에도 없다는 듯 택배박스의 테이프를 자르는 그였다. 굳이 그렇게 섬세한 도구가 필요했을까 싶었지만 나름 설레는지 뜯는 손길이 빨랐다.
"제 취향대로 사서.. 진짜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 뜯긴 박스에서 옷을 꺼내들더니 방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좀비새끼였다. 이번엔 문도 닫았다. 아니 저 새끼가 말을 못하면 적어도 고맙다며 고개 좀 숙이든가 작은 종이에 고마워라고 쓰든가 하지. 배은망덕한 새끼 같으니라고. 어차피 최뱀파 돈이라 아깝진 않다만! 이건 경우가 아니지! 짜증남을 승화하려 빈 택배박스를 치우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곱게 떠질리 없는 눈으로 최대한 곱고 곱게 떠 바라보니 그새 옷을 갈아입고 나온 것 같았다. 비록 눈은 볼 수 없었지만 누가 봐도 상당히 설레고 있는 것 같았다.
"와! 멋있어요! 잘 어울리네~ 역시 내 안목이 좋은 것 같네요!"
"고마워."
....?!!!!!!!!!!!!!!!!!!!!!!! 최좀비가 말을?! 그것도 첫마디가 고마워?!
"뭐야?! 말 할 줄 알아요?! 근데 왜 안했지?!"
"......"
"아 그래요. 딱히 과거 묻고 싶은 건 아니었으니까. 그나저나 목소리도 예쁘면서 왜 말을 안 해요? 아, 죄송해요. 방금 과거 묻고 싶지 않다 해놓고. 경솔했어요."
"예뻐..?"
"아, 아뇨. 멋져요. 멋지죠."
"아..."
아.. 라는 탄성을 뱉은 최좀비가 운다. 갑자기. 울어. 왜?!!!!! 난 멋지다고 해줬는데?!!!!
"뭐야? 좀비 울어?"
"인간이 울렸어?♡"
"그럴 리가."
김늑대의 한마디에 전여우가 달려들었고 최뱀파가 쉴드를 쳤지만, 나도 내가 울린 것 같거든..?
"아, 아니.. 왜.. 왜 우는 거죠..? 나 진짜 모르겠는데?"
"감히 우리 좀비를 울렸어?"
"나대지마. 인간 겁먹잖아♡"
"낄 데 안 낄 데 구분을 못하는군, 늑대. 놀랐을 텐데 그대는 일단 들어가 봐."
역시나 김늑대의 한마디에 전여우가 달려들었고 최뱀파가 마무리했다. 뭔가 찝찝하면서도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그들이라 고분고분 내 방으로 들어와 혹시 모르므로 문을 잠갔다. 최좀비가 갑자기 막 자기 울렸다고 쪽팔리니까 너도 죽으라면서 나 죽이진 않겠지? 불안해.
***
본격적인 연재가 시작되었네요!!! 와아아아아~
참고로 주인공은 동거 3개월 째. 눈치와 요리 실력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0^/
최뱀파의 매력은 능글거림과 쭈구리 그 어딘가,
전여우의 매력은 끝에 붙는 ♡(빈하트),
김늑대의 매력은 사나운 대형견 같은 성격,
최좀비의 매력은 나중에 나옴★
최좀비의 매력을 알기 위해 다음편에서도 또 봐야겠네요?^0^/
암호닉 받을까봐요^0^/
마구마구 신청해주세요! 역시나 다음편이 올라오기 전까지 신청해주신 분들은 1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