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남자
( 06 : 알았다 )
w. 310
"..진짜 예뻐 김탄소"
그가 내 머리를 쓸어 넘겨준다. 우리의 시선은 둘 사이 그 어디쯤 엉킨채로,
"..아 몰라"
부끄러운 마음에 이불을 끌어올려 제 얼굴을 가렸을까 니가 웃었는지 작게 네 소리가 들린다. 너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전과 다름없이 내 눈을 피하지않는다.
그덕에 나만 죽어날 뿐이고.
달이 차게 식어 제 빛을 조금 내려놓았을 때, 그때 너는 나를 들어올렸다 제 무릎위로. 그렇게 한참을 서로에게 파고들었을까 우린 엉킨 실타래같았다. 너무도 엉켜버려 어디가 시작인지 끝인지 알 수도 없는 그렇게 엉켜버린 실타래.
"얼굴 좀 보여주지 그래. 보고 싶은데, 응? 탄소야"
"..."
"자는거야?"
"..안 자"
"보자... 너 눈 부었어"
"..."
"부을만 했지, 그렇게 울었는데"
"..."
전정국 진짜..
다시끔 이불에 얼굴을 묻고 너의 대답에 웅얼거리며 답을 해주는 나를 너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실실 거리며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갑자기 휑해진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가릴까해서 든 손을 곧 너의 손에 잡혀 너의 얼굴을 마주볼 수 밖에 없게 됐다.
"왜, 왜 나 안봐줘"
"...부끄러워"
부끄럽구나 우리 탄소가- 너는 왜 이렇게 귀엽고 그러냐. 아침부터.
쪽-
내 이마에 네 입술이 잠시 닿았다 떨어졌다.
"아침부터 너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야지"
"..."
...전정국 아주 못하는 소리가 없지,
-
"이따 1시야"
"아, 너 그말 지금 몇 번짼줄 아냐"
"나는 너밖에 몰라"
"....가라"
"..."
"왜 안가"
쪽-
"뽀뽀가 빠져서"
"..."
"볼 빨개 김탄소-"
"..뭐래, 빨리가"
"너무하네, 남자친구 가는데 안아주지도 않고"
"..."
"내가 안아주면 되지, 그치?"
내가 자신을 안 안아주면 자신이 나를 안으면 된다며 나를 또한번 제 품에 가둬버리는 전정국이다.
"...빨리가"
"이따 데릴러 올게"
"어.."
부끄럽지도 않은지 나를 제 품에 넣어 내 이마에 제 입술을 또 다시 부비는 정국의 행동에 부끄러움은 온전히 내 몫이다.
정국이 나간 현관문을 잠시 바라보며 너무나도 더운 밤을 함께 보냈지만 아직도 저와 정국의 사이가 익숙치않다는 생각을 짧게, 아주 짧게 한 탄소다.
"지금이... 11시니까 천천히 준비하면 되겠네"
밤을 새워 같이 있었건만 이따 1시에 만나 데이트를 하자는 전정국이다.
'..아'
근데 전정국이 사귀잔 말을 안했잖아..
사귀잔 소리하나 없이. 아, 물론 좋다고 고백은 했지만 그게 연애를 시작하기엔 조금은 부족한 말 아닌가.
"..사귀잔 말도 없이'
그 흔한 사귀자는 말도 없이 그렇게 밤새 내 온몸을 제 멋대로 탐하며, 제 집에서 나가기 직전까지도 나를 자신의 손에서 놓아주지 않던 정국이 조금은 괘씸하다. 정국이 괘씸한 건 이따 괴롭혀주기로 생각하며 너와의 관계가 끝난 후 이마에 입맞춰주며 입혀준 정국 자신의 흰 무지티를 머리위로 벗어올리며 화장실로 향했다. 아직도 내 몸에 짙게 남아있는 너의 흔적을 지우려.
샤워를 하는 도중에도 너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도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또 한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나다.
'...진짜 부끄러워'
자신의 입에서 그런 야살스러운 소리가 날 수 있는지 어제 정국덕에 처음 알았다. 밤새 정국의 어깨를 잡고 참지못해 제 입에서 정국의 귀로 흘려보낸 자신의 신음이 제 방을 가득 채워 둘을 감싸안았을 때 정국 또한 제 몸을 빈틈없이 껴안아주었다. 내가 제 귀에 소리하는 것처럼 정국도 사랑한다는 말을 흘려주며,
그렇게 한참 너를 만나면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나름 고민하며 너를 만날 준비를 다하고 거울앞에 앉아 다시 한번 내 모습을 확인한다.
'...'
내가 언제부터 전정국 만날 때 이렇게 신경을 썼지, 평소 약속의 이유가 정국일 때에는 덥다는 이유를 제외하곤 제 의지로 치마를 꺼내 입은적도 없으며 목걸이는 무슨 귀걸이조차 하지않던 탄소인데 말이다. 지금은 옅은 하늘색의 원피스에 나름 작은 귀걸이도 하고, 정국이 제 생일 때 내게 선물해준 목걸이까지 하고있다.
"..아, 선물"
정말 마지막까지 거울로 꼼꼼히 제 모습을 살피던 내 눈에 아직도 너에게 주지못한 향수가 눈에 들어왔다.
향수는 커녕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못했다는 것도.
'맞다, 나도 이거 샀었지'
축하는 조금 이따 해주면 되고, 그나저나 저 향수 향 진짜 좋단 말이야-
하며 정국과 같은 향으로 산 향수를 제 귀 뒤와 손목에 두어번 뿌려내었다.
'향 진짜 좋다-'
띠링-
전정국
[준비되면 천천히 내려와, 또 넘어지지 말고]
넘어지긴 무슨.. 내가 앤 줄 아나봐,
마지막으로 향수까지 뿌린 뒤 자신의 핸드백에 정국에게 줄 향수와 파우치 등을 챙겨 계단을 내려오는 나였다. 기둥에 기대어 뭘 보는지 자신의 핸드폰을 보며 실실- 웃고있는 정국이 보인다.
"나 왔어"
"..뭐야"
"응? 뭐가?"
"안 입던 치마도 입고, 구두도 신고"
"..."
어떻게 제 입으로 너에게 예뻐보이고 싶어 신경썼다고 할 수 있겠어.
"..안그래도 예뻐, 발 아프면 얘기해"
"...응"
자신의 속마음을 정국에게 들킨 것 같아 정국의 신발코를 보며 작게 끄덕거렸린 내 손을 제 큰 손에 넣어 깍지를 낀 뒤 조금더 자신의 쪽으로 끌어 당긴 정국이다.
"..잠깐만,"
"어?"
"뭐야 또"
"뭐가?"
"...왜 또 너한테 남자향수 냄새나냐고"
"..."
아 맞다, 정국의 손에 붙잡힌 자신의 손을 신경쓰느라 너를 보자마자 축하해주며 향수를 건넬 계획을 까먹은 나다.
"눈 감아봐"
"..나 지금 화났어, 김탄소"
"그니까 눈 감아보라고-"
"..."
그래도 선물인데 조금은 놀라게 주고싶어서 정국에게 눈을 감으라 했더니 자신이 지금 화났다며 눈을 감을 생각이 없어보이는 너에게 네 손을 잡고있는 손을 더욱 꼭- 잡으며 다른 한 손으로 친히 너의 눈을 쓸어 감겨준 나에 너의 말이 멈추었다.
좀 귀엽네 전정국, 질투도 하고. 남자 향수 냄새가 난다며 미간을 찌푸린채 저를 보던 네 모습이 귀여워 내 손을 놓지않고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너의 모습을 잠깐 보고있다가 가방에서 작은 쇼핑백을 꺼내든 후 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
"이 냄새 맘에 안들어?"
"..그럼 맘에 들겠냐, 좋아하는 여자한테 남자향수 냄새나는데"
갑작스레 제 허리를 끌어안아온 너에 조금 놀라고 좋기도 하여 너의 목을 두 팔로 너와같이 끌어안아 네 머리에 제 이마를 부비며 말했다.
당연히 맘에 안들지, 토끼야.
내 목을 끌어안아 맘에 안드는게 당연하다는 너의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 제 손에 들고있던 쇼핑백을 건넸다.
"생일선물"
"..."
"미안해, 많이 늦었지"
"..야, 김탄소"
"진-짜 생일 축하해 정국아"
다시끔 너의 허리를 끌어안아 너의 가슴팍에 얼굴을 기대며 말했다. 미안해 늦게 줘서-
"...."
다시 나에게 안겨온 너에게 한 손으론 너의 뒷통수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다른 한 손에 있는 니가 나에게 건네준 쇼핑백을 봤다.
'....향수잖아'
네가 자신에게 건넨 생일선물이 향수라는 것에 잠시 그럼 니가 나에게 향수를 주려고...
"나 너랑 같은 향수 뿌렸어!"
아직도 제 가슴팍에 기대있는 네가 나와 같은 향수를 뿌렸다며 말한다.
"...어,"
"내가 너말고 다른 남자가 어딨어"
"..."
"냄새 맘에 안들어..? 왜 말이 없.."
나말고 다른 남자는 없다며 내 품에 안겨 웃는 너의 얼굴을 감싸 그대로 입 맞췄다.
"..누가 이렇게 예쁜 짓하래"
"..."
"김탄소 예뻐 죽겠어 진짜"
"...야..너는 밖에서어..."
"이 냄새 진-짜 좋아, 완전 내 스타일"
"..허,"
방금 전까지 맘에 안든다고 했으면서 제꺼와 같은 것이라고 하자마자 자신의 마음에 쏙 든다는 정국이 귀여워보여 정국의 왼볼을 아프지않게 꼬집었다.
"맘에 안든다며-"
"..귀여워"
"..."
자신이 먼저 탄소를 안아주고 입맞춰주며, 쓰다듬어줬는데 탄소가 먼저 자신에게 스킨쉽을 해온게 처음이라 이거 제대로 심쿵했다.
"..."
"얼굴 빨개 전정국"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귀여워 우리 정국이-"
"...그만해.."
진짜 이러다간 좋아죽을거 같아서 그래,
"그래서 향수 맘에 드는거지?"
"완전"
"다행이다 그럼- 김태형이 도움이 되는 날이 있네"
"..김태형?"
"응, 뭐 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김태형이 향수 좋아할거라 그랬어"
"...좋긴한데"
그건 니가 줘서 좋은거고,
"다음부턴 김태형이랑 둘이 만나기만해 아주"
"아주?"
"키스할거야, 김태형 보는 앞에서"
"...."
진짜 전정국은 부끄러움이라곤 모르는 애다. 키스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그러냐...
"토끼야"
"..?"
"응, 너"
"..갑자기 왜 내가 토끼야"
"맘에 안들어?"
"...."
사람 말 잃게 하는데 뭐 있다, 너는 진짜.
"..그냥 뭐..."
"아니면..자ㄱ.."
"토끼! 토끼할래 나"
"..그래"
"우리 빨리 가자, 나 배고파-"
"알았어, 잠깐만"
나 이거 뿌려줘,
자기라는 말을 하려던 것 같은 너의 말을 내 목소리가 막아내어 부끄러운 마음에 너의 손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내 발걸음이 멈춰섰다.
내가 선물한 향수를 직접 뿌려달라며 제 옆선을 보인 정국에 의해서,
제 귀 뒤를 보이며 직접 뿌려달라는 정국에 생각만 한다는걸 입 밖으로 꺼내버렸다.
"..변태같애 전정국"
"이거가지고?"
앞으로 어떡하려고 그래 김탄소, 응?
"..."
칙-
앞으로 어떡하긴 뭘 어떡해 전정국 못 하는 말이 없어 진짜...
부끄러운 마음에 칙- 너의 귀 뒷 편에 빠르게 한번 뿌려주고는 너의 손에 다시 향수병을 쥐어준 뒤 너를 지나쳐 빠르게 앞장 서 갔다.
"같이가야지 토끼야-"
"...변태"
"그래서 싫어?"
어느새 긴 다리로 휘적휘적 내 옆에 다가와 걸음은 앞을 향하지만 제 시선은 나에게 떼지 못하는 정국이다.
"..누가 싫대"
"아 너무 귀여운거 아니야 김탄소 진짜.. 너무 예뻐서 어떡하지?"
응? 나 진짜 감당안되는데 탄소야,
그렇게 정국의 뜨겁다 못해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대학로에 들어선 둘이다.
"점심은 우리 토끼가 좋아하는 스파게티 먹자"
"..그래"
반 포기 상태다 지금. 나를 자꾸만 토끼라고 부르며 제 손으로 내 볼을 살살 쓰다듬는 그 손길이 묘하게도 야해서 나를 부를 때마다 나는 어디를 보고 어떤 대답을 해야하는지 너무 고민이다.
"무슨 생각해"
"어.. 어 아니야,"
"나랑 있을 땐 내 생각만"
알았지. 자신과 있을 땐 제 생각만 해달라며 짧게 내 입술에 네 도톰한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
"우리 토끼 볼 빨개, 귀엽게"
"..."
'아직 연애하자는 소리도 안했으면서...'
자리에 앉아 내 취향을 모를리 없는 정국이 내것과 자신의 것까지 주문을 마치고 나를 뚫어져라 본다.
"김탄소"
"..어, 응?"
"아까부터 무슨 생각하는거야, 고민 있는거야?"
"아니야. 그냥그냥.."
"발아픈거 아니지?"
"아니야, 진짜 괜찮아"
힘들면 얘기하세요. 우리 토끼 아프면 안되니까.
"..."
너와 점심도 먹고, 대학로답게 청춘들이 패기롭게 하는 길거리공연들도 조금 보고, 마지막으로 저녁때가 다 되어 끝난 연극도 너무 재밌었다.
다른 연인들이 하는 것처럼 많은 것을 한 우리지만 아직까지도 자신과 연애하자는 말없이 제 손을 잡고 걷는 정국을 한번 보았다가 정국과 맞잡은 자신의 손을 한번 쳐다보았다.
"저녁은 내가 해줄게, 집가서 먹자"
"그래"
사실 나보다 전정국이 요리를 더 잘하는 거 같다. '좋지 밥도 해주고,'
"가정적이지"
"응?"
"나 되게 일등 남편감이지"
"허, 그게 뭐야 갑자기-"
"갑자기 막 나랑 살고싶지않아?"
그게 무슨 말이야-
"좋다- 진짜"
"..나도"
"뭐라고?"
"너 좋다고, 나도"
언제부터인지 나 조차도 잘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었다.
"좀 걷다 들어갈까? 바로 들어가기엔 김탄소 오늘 너무 예쁜데"
"..그래"
부끄럽다. 너와 친구하면서 몇 번 억지로 예쁘냐고 물어봤을 때 마지못해 말해주던 것 같은 정국이였는데 이제는 본인이 먼저 예고도 없이 예뻐해주니까.
조금 더 걷다가 들어가자는 정국의 말에 4일 전 정국의 생일이 되던 날 차갑던 우리 둘의 모습이 떠오른다.
'...'
다행이다. 내가 내 감정을 알아채서, 니가 나에게 솔직해줘서. 많이 고마워.
"나 이제 너 못보는 줄 알았어"
"..."
"뭐이렇게 기죽었어, 그래서 좋다고 이렇게 얼굴볼 수 있어서"
네가 자신에게 제 속마음을 고백했던 곳이 먼발치에서 보이자 다시는 얼굴을 못 보나 싶었다는 정국에 미안함이 들었지만,
"이제. 이제는 계속 봐도 되잖아"
괜찮지 그럼?
"당연히 좋지"
괜찮냐고 물은 내 말에 좋다는 말로 대답해오는 정국이다. 그에 내 볼은 다시 한번 붉은 열꽃이 피어오른 것 같다.
"탄소야"
"응?"
산책로를 걷고 있다 내 이름을 불러오는 정국에 고갤 돌려보았다.
"왜?"
"..나도 늦어서 미안한데"
"..."
"우리 연애할까"
나 매일 이렇게 너랑 데이트하고 싶은데.
"..좋아"
좋다는 탄소의 대답에 작게 웃어보인 정국이다.
고백을 받아준 너에게 너무 고맙고 또 예쁜 걸 핑계삼아 너의 민감한 목덜미를 손으로 쓸어주자 닫혀있던 너의 입술이 작은 신음과 함께 열렸다. 정국의 혀가 탄소의 혀를 옭아매었다. 거치면서도 부드럽게, 조금 네가 숨이 찬 듯 서로의 입술이 조금 떼어진 틈에 뱉어내는 너의 달뜬 숨에 그제서야 입술을 떼어준 정국이다.
"고마워, 예쁘다 진짜"
깊게 맞닿아 있었던 입술을 떼어낸 후 정국 제 엄지손가락으로 탄소의 입술을 살살 쓸어 제 흔적을 조금씩 지워주는 정국이다.
"..뭐 계속 예쁘대..."
"그거야 니가 계속 예쁘니까"
앞으로는 더 예뻐해줄 계획이야. 너를 좋아한 지난 3년동안 쓰다듬어주고 싶고, 입 맞춰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거 참느라 나 고생했으니까. 이제부턴 내 마음대로 예뻐해주려고,
-
그렇게 정식으로 시작된 연애에 오늘 오전 서로를 만나기 전보다 조금 더 들뜬 마음으로 집에 들어온 둘이다.
"씻고 와"
"..."
"나갔다 왔으니까 씻고 와야죠, 무슨 생각하는거야"
"..아무생각도 안했거든"
토끼야 다 티나요-
분홍빛에서 점점 더 붉게 물들어가는 네 두 귀와 볼이 정국 혼자만 너와의 덥다못해 뜨거웠던 어제일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응큼해요 우리 토끼가 응?"
정말로 나와의 밤을 생각했는지 내 시선을 못마주치는 너를 그대로 감싸안아 금세 붉어져 톡- 건드리면 닿았던 내 손끝에도 붉은물이 들 것 같은 너의 귀를 제 입술로 아프지않게 물었다.
"..."
"...야해, 우리 토끼"
"..."
"이따가 많이 예뻐해줄게"
우리 토끼 밥부터 먹이고,
씻고오라는 너의 말에 우리의 어젯밤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내 귀와 볼이 그 짧은 생각에 금세 붉어진 것도 사실이고, 그런 내 귀를 제 입술로 물어와 작게 우물거리는 너의 입술이 너무나 뜨겁다.
나를 자신의 품에 넣어 귀를 물어온 너에 부끄러워 몸둘바를 이미 못 찾겠는데 그 뒤로 이어지는 이따 많이 예뻐해주겠다는 너의 말에 내 부끄러움이 너에게 전해질 것 같아 빠르게 너의 품에 나와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아..."
왜 너의 행동에 항상 머리보단 몸이 먼저 반응하는지 금세 달아오른 몸을 식히려 옷을 벗고 샤워를 시작했다.
.
.
.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나오자 언제 다 차렸는지 제 집 식탁위를 가득 채운 음식에 입이 벌어졌다.
"..헐, 언제 다했어"
"방금 다했지"
정국이 차려낸 음식들은 죄다 탄소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었다. 된장찌개부터 고등어구이, 콩나물국, 계란말이, 시금치나물까지.
"식기전에 얼른 먹어"
"..와 진짜 맛있어 정국아..."
"귀여워- 이제 좀 나 데리고 살 마음이 생겼어?"
맛있냐는 질문에 고개를 위아래로 세차게 끄덕거리는 너의 행동에 또 한번 반했다. 애도 아니고 뭐이렇게 귀여운 짓만 할까 우리 탄소가-
"...어"
"어? 지금 어라고 했지?"
"..밥이나 먹어"
"...너무해"
정국의 솜씨로 배부르게 끝난 저녁식사에 같이 소파에 앉아 내 손을 만지작 거리던 너의 손에서 제 손을 빼내어 소파에서 일어나는 나다.
"왜 일어나"
"설거지해야지"
"아니야, 앉아있어 내가 할게"
"됐네요- 니가 요리했잖아. 설거지는 내가 해야지"
"...여보"
"...?"
"완전 일등 신붓감이네 우리 여보"
"...."
오늘 하루에만 너에게 토끼, 자기, 여보까지 세개의 호칭이나 얻었다.
"..갑자기 무슨 여보야..."
"앞으로 요리랑 설거지는 내가할게"
"그럼 나는?"
"요리랑 설거지 하고 온 나를 예뻐해줘야지"
"..."
"예를 들면"
쪽-
"이거라던가, 아니면 이거라던가"
하며, 제 품에 끌어안아 제 입술을 내 이마에 부비는 너다.
"...그냥 요리랑 설거지 내가 할래"
"우리 토끼는 해주는 거보단 받는게 좋구나"
"...무슨 얘기가 또 그렇게 가"
"그냥 앉아있어, 내가 할테니까"
입술을 쪽-하고 짧게 입맞춰준 정국이 다시 소파에 나를 탄소를 앉힌다.
"아, 아니야. 내가 할래"
"그럼 우리 탄소는"
나 앞치마 입혀주기. 빨리,
앞에서 정국의 두 팔에 구멍에 맞춰 앞치마를 넣어주는데 또다시 그런 기회를 놓칠새라 다시 제 품에 넣어버리는 정국이다.
"..."
"완전 힘나서 나 설거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애"
이정도면 중증이다 전정국. 고작 앞치마 한 번 입혀준거 가지고 이렇게 좋아하면 어떡해,
그렇게 자신이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하고있는 정국을 뒤에서 그저 보고있었을까 많은 생각이 든다.
'..엄마랑 이모한테 뭐라 말씀드리지'
"또 무슨 생각해,"
"나랑 있을 땐 내 생각만 하라니까"
언제 설거지를 다 마치고 왔는제 물기있는 제 손을 키친타올을 서너장 뜯어 닦으며 탄소 쪽으로 걸어오는 정국이다.
"아.. 아니 그냥..."
"그냥?"
"..엄마랑 이모한테는 뭐라고 말씀드려야되나 싶어서..."
"그게 걱정이였어?"
"..으응"
우리 엄마 나 너 좋아하는거 아는데,
"..뭐?"
"내가 너 좋아하는거 우리 엄마 이미 알고계신다고"
"어떻게??"
"내가 너 좋아하는거 너만 몰랐어, 바보야"
"...."
'아, 그럼 우리 엄마도...'
"응, 이모도 아셔. 내가 너 많-이 좋아하는거"
"..."
"내일이든 내일모레든 정식으로 말씀드리러 가자"
"...응"
그렇다면 우리 엄마도 네가 나를 좋아하는 걸 알고계셨던건가 싶어 잠깐 생각했는데 너는 그런 내 생각을 어떻게 읽었는지 맞다며 정식으로 말씀드리러 찾아봽자는 너에 전과는 다른 의미로 쑥스러웠다. '...결혼도 아닌데 뭘 정식으로....'
"나 너랑 살고싶어,"
"..."
"나중에, 너도 나랑 같은 마음일 때 그때 결혼하자는 말이야"
또 너는 어떻게 내 맘을 알아챘는지 오글거리지도, 부담을 주지도 않으면서 전정국다운 프러포즈아닌 프러포즈를 받았다.
나는 이미 너와 같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나의 볼을 쓰다듬으며 눈을 맞춰오는 너를 평생 보고싶은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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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페스타가 없는 날이여서 너무너무 아쉽져ㅠㅁㅠ! 그래도 약 8시간 있으면 또 우리 방타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크답니다!!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달다구리한거는 아직 모쓰게쓰요... 노력할게여! 예쁘게 봐주시라요ㅎ`ㅡ`ㅎ
♥ 감사한 암호닉 ♥
노츄 님 / 피치 님 / 꾸꿍 님 / 꾹스 님 / 김태형여사친 님 / 난나누우 님 / 국숭 님 / 내가그렇지민 님 / 봉석김 님 / 오빠아니자나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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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 님 / 스케치 님 / 짐태꾹 님 / 한성랑 님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감사하게 받고있는데요! 항상 최신화에 []안에 하고싶으신 암호닉넣어서 신청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제가 글을 올리기 전에 모든 편의 댓글을 다시 확인하는데요 그래도 혹시 빠뜨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너무 죄송하고 서운하시니까아-
오늘도 제 글 재밌게 읽어주신 모든 여주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더 노력할게요^ㅡ^ -
5화도 초록글이라니이... 정말 감동 대잔치임다- 사랑합니다 여주님들!ㅇ`ㅡ`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