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제외한 멤버들은 연습실에서 연습이 한창이었다. 연습실에서는 가쁜 숨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계속해 안무를 맞춰보길 반복하던 멤버들이 지쳐 바닥에 누웠다. 저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힘든 몸을 풀고 잠시의 휴식을 취했다.
“어? 어어?! 누나!!!”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 들어간 남준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누나란 단어가 나오자 흩어져 있던 멤버들이 남준에게로 모여들었다.
“뭔데.”
남준이 얼굴로 핸드폰을 가리고 있는 탓에 화면이 보이지 않자 윤기가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나, 누나가 다시 합류 한대요!!!”
“…진짜?”
“진짜요?!”
기쁨 가득한 남준의 말에 멤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 들어갔다. 기사를 찾을 필요도 없이 인기검색어에 저들의 그룹명과 여주가 연달아 올라있었다.
‘방탄소년단 여주, 합류 확정!’
‘방탄소년단 여주. 우울증 극복 후 합류!’
‘방탄소년단 완전체로 컴백 준비 완료!’
멤버들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사 사진에 나온 여주를 보던 멤버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들 울컥하는 감정을 애써 가라앉히고 있을 때 태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야. 왜 일어서?”
“누나 데리러 가요!”
태형이 붉어진 눈시울을 팔로 벅벅 닦으며 지민과 멤버들에게 말했다. 태형의 말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빠르게 일어섰다. 그리고 여주에게로 가기 위해 연습실 문을 열었을 때.
“…어….”
“…누나다.”
“…어디, 가?”
영화처럼 여주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조금 야위었다. 야윈 얼굴에 미안한 기색도 보였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어디 가느냐고 묻는 여주의 목소리에 멤버들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어, 어, 울지 마.”
다 큰 성인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주는 만지지도 못하고 방황하는 손으로 멤버들을 달랬다. 그럴수록 울음소리는 더 커져갔다.
“내가 미안해….”
아이처럼 우는 모습에 여주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여주가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주저앉았다.
“그러니까 울지 마. 나도 눈물 나잖아.”
결국 모든 멤버들이 눈물을 터트렸다. 여주가 주저앉아 울자 각기 울고 있던 멤버들이 여주에게 다가와 여주를 안아주듯 모였다. 모여드는 따뜻함에 여주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녀왔어.”
“잘 왔어.”
“와줘서 고마워요. 누나.”
한참을 눈물을 빼고서야 눈물소리가 줄어들었다. 모두 두 눈이 붉고 살짝 부어올라 있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던 멤버들이 웃음을 흘렸다. 얼굴엔 눈물자국이 가득한 상태로 환하게 웃던 중 정국이 말했다.
“힘들어하지 마요. 다들.”
멤버들의 시선이 정국에게로 몰렸다. 제게로 모여진 시선에 정국이 쑥스러운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누나랑 형들이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 제가 더 힘들어지는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아프지도 말고 힘들어하지도 말아요. …이제부턴 힘든 일 있으면 서로 같이 풀어가요.”
생각지도 못한 정국의 말에 멤버들이 뭐라 답하지 못하고 입술만 벙긋댔지만 얼굴엔 감동이 가득했다. 저를 보고 감동받은 얼굴을 하고 있는 멤버들에 정국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일곱 명의 손이 머리 위로 올라와 정국의 머리를 잔뜩 흐트러트렸다. 고개 숙인 정국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이번 타이틀이야?”
“응. 어때?”
“진짜 좋아. 와- 진짜 새삼 너네 대단하다.”
여주가 엄지를 치켜 들었다. 눈물바다였던 재회를 마무리 하자마자 멤버들이 타이틀 가이드본을 여주에게 들려줬다. 여태껏 타이틀로 내세웠던 노래들과 다른 풍의 곡이 더 새롭게 들려왔다. 여러 번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노래를 들으며 고개를 까닥이던 여주가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떡해. 나 너무 좋아.”
“뭐가, 노래가?”
“응. 그리고 내가 이 노래로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게.”
숨김없이 제 감정을 말하는 여주에 도리어 부끄러워진 멤버들이 헛기침을 했지만 입가에 지어진 미소는 숨길 수 없었다.
“그럼 지금 한번 불러볼래?”
“울어서 목소리 갔는데?”
“뭐 어때. 다 갔는데. 눈물의 노래 좋네.”
다시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는 여주를 보던 윤기가 말했다. 윤기의 말에 여주가 잔뜩 쉰 목소리를 내며 말하자 윤기가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어깨를 들썩였다. 다른 멤버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를 구하는 여러 눈동자에 여주가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들어온 녹음실이 낯설었다. 어색한 기분에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던 여주가 헤드셋을 통해 들려오는 반주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괜찮은데?”
“우와! 이대로 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응응. 맞아요! 뭔가 느낌 있어요!”
멤버들의 목소리가 모두 담긴 노래를 들으며 석진과 태형, 지민이 말했다. 수정을 거치지 않은 노래가 새로운 느낌을 전해줬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녹음된 목소리를 들은 여주가 확신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진짜 대박칠 것 같아.”
허황된 꿈일 수도 있지만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말에 멤버들 모두 웃었다.
“그래. 대박나자!”
컴백무대를 위해 방송국으로 온 멤버들은 다들 들떠있었다. 미리 노래를 들어봤던 사람들이 하나 같이 노래 좋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멤버들이 들썩이는 몸을 참지 못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대기하세요.”
차례를 알리는 소리에 여주가 몸을 크게 떨었다. 한번 쉬고 다시 팬들 앞에 서려니까 데뷔했을 때처럼 긴장되고 떨려왔다. 긴장되고 굳는 몸에 손가락을 꼼지락 거려보기도 하고 긴장을 푸는 호흡법을 따라해 보기도 했지만 도무지 풀리지 않는 긴장에 여주가 먼저 가는 윤기의 뒤로 다가갔다.
“아!”
그리고 바로 윤기의 등에 얼굴을 박았다. 난데없이 등에서 느껴오는 통증에 윤기가 고개를 돌리자 제 등에 얼굴을 박고 있는 여주가 보였다. 윤기의 소리에 가고 있던 나머지 멤버들도 멈춰서 뒤를 돌아봤다.
“뭐야. 왜 그래!”
“누나! 어디 아파요?”
등에 얼굴을 박고 파들파들 떨고 있는 여주의 모습에 멤버들이 놀란 눈으로 다가왔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걱정과 당황에 여주가 웃으며 얼굴을 들었다.
“떨려서.”
“네?”
“한번 쉬고 팬들 보려니까 떨리네.”
“아-.”
여주의 말에 멤버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석진이 여주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토닥였다.
“괜찮아 다 함께 있잖아.”
“그래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맞아요! 제가 커버할게요!”
제 파트도 있으면서 호기롭게 커버한다는 태형의 말에 여주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태형의 등을 토닥이고 다시 걷기 시작하자 그 뒤를 따라 멤버들도 걷기 시작했다.
“여주야!!!”
“이제 괜찮아?!!”
“보고 싶었어!!!”
무대에 오르자 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게 소리치는 모습에 목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여주가 미안함과 반가움이 섞인 얼굴로 손을 흔들자 팬들의 소리가 더 커졌다. 카메라가 준비되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을 때 익숙한 얼굴의 팬이 보여 여주가 팬에게로 다가갔다. 여주가 팬에게로 가까이 다가오자 주위에 있던 팬들의 소리가 더 커졌다.
“여주야. 이젠 진짜 괜찮아?”
“네. 괜찮아요.”
“다행이다….”
“울지 마요. 왜 울고 그래….”
여주가 팬 앞에 서자 팬이 물었다. 처음 이벤트를 해줬던 팬이었다. 괜찮다는 여주의 말에 울컥한 팬이 눈물을 달고 고개를 숙였다. 둘을 바라보고 있던 주위의 팬들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리는 팬들에 여주가 안절부절 못하고 멤버들을 바라보자 멤버들이 고마움과 난처함이 섞인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발을 동동거리던 여주가 팬 한명 한명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토닥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
“여러분 덕분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여주야….”
“그러니까 그만 울고 큰 소리로 응원 해줘요. 알았죠?”
이 날의 응원소리는 지금까지의 응원소리 중 가장 큰 소리를 기록했고 노래 또한 인기검색어 상위권에서 오래 동안 머물러 있었다.
“이번엔 진짜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못 받으면 실망이 더 커서 안 돼.”
“아! 이 부정적인 인간.”
“맞아. 민윤기! 그리고 호석이가 망할 것 같다고 했잖아. 그럼 백프로 성공한다니까?”
“그래요. 제가 망한다고 했잖아요.”
“내가 망하라고 하라 해서 한 거잖아.”
“형도 상 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그렇게 시킨 거잖아요. 이제 포기하고 기대해요.”
방티즌이라 불리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노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말했다. 살짝 들뜬 얼굴로 말하는 여주의 말을 부정적으로 단칼같이 받아낸 윤기에 석진이 아프지 않게 윤기의 등을 때렸다. 여주가 인상을 쓰며 등을 만지는 윤기에게 호석을 가리키며 말하자 호석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어쩐지 몰이 당하는 구조가 된 것 같아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자 언제 온지 모를 태형이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정할 수 없는 말에 윤기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입술을 다물었다.
컴백주 무대를 다 돌고 2주차 무대가 시작되었다. 무대가 다 끝나고 1위 발표를 기다리기 위해 무대 제일 앞에 서있는 멤버들의 얼굴이 얼떨떨했다. 기대를 하긴 했는데 바로 1위 후보가 될 것이라곤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1위 후보와 함께 서있는 멤버들이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손을 꼼지락거렸다.
“이제 이번 주 1위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너무 기대되네요. 과연 이번 주 1위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이번 주 1위는…!”
“I Need U로 컴백한 방탄소년단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지상파 첫 1위였다. 멍한 상태로 마이크를 받은 남준이 울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살짝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우릴 이끌어주신 방시혁 피디님과 부사장님,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주신 매니지먼트 이사님, 매니저 형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상을 만들어준 아미, 사랑합니다. 이럴수록 더 들뜨지 않고 겸손하게 음악 하는 방탄소년단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감이 끝나자 앵콜 무대가 시작 됐지만 멤버들은 트로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제야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느낌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트로피를 보던 멤버들이 축하한다는 팬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노래를 따라갔다.
그날 밤 올라온 방탄밤에는 멤버들이 트로피를 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다들 감격에 찬 얼굴이라 그걸 지켜보는 팬들도 같이 울컥하고 감격스런 밤이었다.
P.S. 필명을 지을 때 오래 생각해서 만들걸 그랬어요. 나도 예쁜! 멋진 필명!
연재할 때 만났던 암호닉 분이 또 나타나셨어요! 굿! 기억하고 있습니다~
재업이 힘든 건 아니지만 역시 치환은 번거로운 일이에요...
비회원분들이 어서 회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기다리기 힘들어요...
오늘은 오랜만에 암호닉을 불러보겠어요.
♡--☞ [너만보여], [너만볼래♡], [힐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