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있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 참고하세요!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을 빌려와서 그들이 모두 졸업한 후가 아닐까...
※나이를 원작 호그와트 학년의 나이보다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4학년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및 프롤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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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에는 여왕이 산다]
-7화
***
라이관린은 요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종종 느끼곤 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에게서. 워낙 그런 곳에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긴 하지만, 너무 노골적이었다.
“뭔데요.”
“슈퍼스타 예감 독점 취재...?”
코앞에서 사진을 찍고 확인하는 대휘를 보며 관린은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대휘는 아랑곳하지 않고 찍힌 사진은 확인하며 감탄한 뒤 그에게 내밀어 보여줬다.
“이렇게 근접으로 찍는데도 잘나왔네. 좋겠다...요.”
잘나왔네. 관린은 인정했다. 어설픈 존대를 하는 대휘를 보며 그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
“1학년, 라이관린.”
“나도 1학년 이대휘. 친구하자 친구.”
“그러던가.”
그리고 뒤를 휙 돌아 갈 길 가는 그를 보며 대휘는 신나게 따라갔다.
“그럼 친구 기념으로 몇 개 물어봐도 될까?”
“응, 아니. 거절할게.”
“신문에 멋지게 나오게 해줄게.”
“그렇다면 더더욱.”
시무룩해진ㅡ사실 시무룩한 척 하는ㅡ대휘가 멈춰 서자 관린은 세 발자국 무시하고 갔다가 뒤돌아서 돌아갔다.
“뭔데, 들어만 볼게.”
그리고 그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호그와트일보 국장, 편집장, 기자 등의 직함을 홀로 가진 대휘의 눈이 빛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누구나 학창 시절 가장 소질이 없는 과목이 하나쯤 있다. 진영의 경우 약초학이었다.
마법약 수업에서는 천재소리를 잔뜩 듣고 이곳에 와서는 인자하신 스프라우트 교수님의 안쓰러운 눈초리를 받을 뿐이다.
과제로 내준 ‘멘드레이크 키우기’를 처참하게 실패하는 중임을 실시간으로 본 진영의 옆에는 문카프의 똥이 있었다.
아직 다 보지 못한 <1000가지 마법 약초와 곰팡이> 책 위에 올려있는 예쁜 선물 상자를 보면 진영은 자꾸 헛웃음이 났다.
후플푸프 기숙사는 모든 기숙사 중에서 식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숙사다. 식당 옆에 있고 햇살이 묽게 들어와 언제나 노란색을 띄우고 있다. 식물도 곳곳에 많이 있어 숲에 와 있는 듯한 향이 나는 곳이어서 후플푸프의 학생들은 대부분 약초학을 좋아했다.
근데 왜 나는 약초학에 이다지도 소질이 없는 것일까. 내가 후플푸프같지 않은 순수 혈통이라 그런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스믈스믈 올라올 때 쯤, 진영의 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감쌌다.
“재환 선배?”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네...”
재환은 진영의 옆에 있는 갈색 소파ㅡ그의 지정석 같은 곳이다ㅡ에 앉아 위에 있는 선물 상자를 보았다.
“저게 루아가 준 선물이구나. 다들 궁금해 하던데.”
“ㅡ이게, 뭐냐면...”
“난 알아. 지성이 형이 말해줬거든. 문카프 똥.”
진영은 적나라하게 들리는 선물 내용물 이름에 순간 웃음을 터트렸다가 표정을 가다듬었다.
“왜 이거 안 써? 멘드레이크 죽으려고 하는데.”
걱정되는 눈으로 멘드레이크를 보는 재환에게 진영은 순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할까, 하지 말까 고민했다. 그리고 어딘가 신뢰를 주는 재환에게 그냥 한 번 털어놓자고 마음먹었다.
갈색 소파 옆에 있는 작은 간이 의자에 앉은 진영은 멘드레이크를 보며 말했다.
“그냥, 뭔가 반칙인 것 같기도 하고. 또...”
재환은 ‘또...’의 뒤가 정말 말하고 싶은 이유라는 것을 느끼고 가만히 정적을 기다려줬다.
“또...제가 뭔가, 후플푸프와 안 맞아서 자꾸 식물과 안 맞고 오히려 마법약 수업만 잘하게 되고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를 정확히 하고 싶은 것인지 진영은 자신의 말주변을 탓했지만 재환은 알아들었다.
“아냐 근데 내가 봤을 때 넌 정말 후플푸프다워.”
“정말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영은 살짝 얼굴을 풀었다.
“우린 성실과 근면을 뜻하는 후플푸프잖아. 물론 넌 순수 혈통이지만 그건 너의 혈통일 뿐, 정체성은 될 수 없어. 야망보다는 성실이 너를 뜻하는 더 맞는 단어 같아.”
탁자 위에 올려진 은색의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재환은 빙그레 웃음을 띄웠다.
“내가 아는 가장 슬리데린 같은 사람도 머글 출신인걸.”
진영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재환처럼 선물 상자를 바라보았다.
“멘드레이크를 키우는 데는 조건이 없던 것으로 기억해. 맞지?”
“ㅡ네.”
“문카프의 똥이든 뭐든, 그것을 받은 것 네가 한 일이잖아. 일단 멘드레이크부터 살리는 건 어떨까?”
소파에서 일어난 재환이 기숙사로 들어가자 진영은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나 멘드레이크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옆에 선물 상자를 풀고 아직 은색으로 빛나는 문카프의 똥을 조심스럽게 넣었다.
“미안, 고민해서.”
재환은 문 뒤에서 살짝 그 모습을 보며, 마치 아버지의 모습처럼 웃고 있다가 진영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곤 누가 봐도 굉장히 어색한 자세로 다시 거실에 들어온 재환.
“비행술 수업이 있어서.”
“...제가 비행술인데요, 다음 수업.”
“...그러니? 하필 비행술이구나...”
그리고는 함께 웃음이 터져버린 두 사람은 함께 다른 학생들이 들어와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까지 웃어버리고 말았다.
***
6월이 다가온다는 것은 호그와트 학생들이 시험으로 인해 여러 가지 이상 행동을 보이는 ‘6월 증후군’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평소 널널하던 도서관이 점점 가득 차기 시작하고,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손을 가만두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곤 한다.
특히 이 증상은 래번클로에게 많이 나타난다. 학교 내에서 최고 두뇌라는 그 타이틀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과 집착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증상은 래번클로 반장 민현에게 더욱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실제로 일반 시험이 아닌 OWL을 보는 5학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아는 사람들은 그것이 6월 증후군이 아닌 ‘상사병’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항상 완벽한 모습이었던 그는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모습으로 호그와트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같은 학년, 같은 반장으로 함께 친구로 지내온 시간들을 떠올리며 성우가 그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민현이 이상 행동을 보이는 이유를 알고 있느니, 부셔버리던가 받아드리게 하거나 둘 중 하나가 필요했다.
그래서 성우는 다니엘을 설득해야 했다. 혼자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호그스미드의 ‘쓰리 브룸스틱스’ 술집에서 다니엘에게 버터 맥주를 사주며 민현이를 위해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자마자 돌아온 반응은 물론 성우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아 싫어! 안 할 거다.”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진다니까? 저 성적으로 OWL 망치면 두고두고 얼마나 힘들겠어.”
“그거에 내 책임은 없다니까?”
자신을 향해 눈길도 안주는 다니엘을 보며 성우는 맥주가 올려져 있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너 민현이에게 2학년 시절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제 도움 받았던 거 기억 안나?”
“ㅡ그거, 그때 고맙다고 했지 당연.”
“퀴디치에서 래번클로랑 싸움 나서 취소될 뻔한 거 말려준 것도 민현이었고.”
“아는데, 근데 형...”
이미 끝난 싸움이었다. 성우는 다니엘을 지나치게 잘 파악하고 있었다.
“너가 안한다고 하면 다른 애 찾아보고.”
그 말에 다니엘은 고개를 휙 돌리며 입을 벌리며 황당해했다.
“와, 진짜 무슨 말이야 그건!”
“어쩔 수 없지.”
어깨를 으쓱하며 씩 웃는 성우를 보며 다니엘은 생각했다. 저 어둠의 슬리데린, 진짜.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가는 구나. 내 자식은 절대 슬리데린에 안 보낼 거야.
“...알았어.”
성우는 환하게 웃으며 다니엘에게 가까이 다가와 귀에 계획을 속삭였다. 다니엘의 얼굴은 계획을 들을수록 환하게 웃음이 피어났다.
“와 그거 진짜 좋은 계획인데?”
성우는 상당히 사악해 보이는 표정으로 버터 맥주를 한잔 들이켰다.
“알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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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특집? 같이 한 번 중간에 써볼 생각입니다! 인물과 상황을 대강 말해주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