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봤냐. "
" 이번에도 시험지만 조온나게 잘봤다. "
" 역시 내 친구. "
김재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두드리길래 손을 쳐냈다. 그러자 김재환의 눈꼬리가 쳐지면서 울상을 짓는다. 왜 저래 또. 고개를 반대쪽으로 틀고 턱에 손을 괴었다. 심드렁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했다. 시험이 끝났는데 기분이 썩 좋진 않다. 이유는 뭐.
" 야 근데 너 종현이 형이랑은 잘 돼가고 있어? "
" 왜. 민현이 오빠가 물어보래? "
" ..아 진짜. "
" 들켰냐? "
김재환은 꼭 티를 낸다. 얼굴에 잔뜩 열이 오른 채 김재환이 입술을 삐죽댔다.
김종현과 잘 돼가고 있냐는 물음에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별 거 없다. 정말 아무런 진전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김종현과 학교 도서관에서 밤을 함께 샜지만 우리는 정말 각자의 공부만 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건너편에 앉은 김종현을 슬쩍 보았지만 내가 곁에 있는 것도 잊은 듯 김종현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하고 공부만 했다. 그 날 공부한 과목은 다행히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김종현 덕이라면 덕이라고 해야 하나.
" 왜 말이 없어? "
" 민현이 오빠한테 이것 좀 물어봐봐. "
" 뭔데? "
" 그 오빠 혹시 모태솔로냐고. "
김재환은 그저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지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종현은 마지막 전공 시험이 끝나자마자 강의실을 후다닥 나왔다. 드디어 고대하던 시험이 끝났다. 종현은 시험을 보기 전에 민현이 해준 말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종현아 시험 끝나면 본격적으로 여주랑 친해지는거야. 알았지? 그 말만 믿으면서 종현은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검은색 마스크를 한껏 올려 쓰고 검은색 모자를 꾹 눌러썼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민현에게 당장 가서 물어볼 셈이었다.
" 야~ 종현아! "
흐익. 종현은 빠른 걸음으로 걷던 발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살갑게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면 성우가 두 손을 휘저으면서 제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종현과 마주한 성우의 얼굴은 시험이 끝나서 아주 행복한 표정이었다. 종현은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성우의 얼굴만 또렷이 쳐다보았다.
" 어디 가? 집? 야 너도 시험 끝났지? "
" 응. 끝나써. "
" 야야 오늘 시험 끝난 기념으로다가, "
" 미아내. "
무작정 미안하다는 종현의 대답에 성우는 제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깜박였다. 응? 종현아 갑자기 무슨. 성우가 당황하여 말을 덧붙이며 묻자 종현은 마스크를 다시 위로 올려쓰고 짐짓 비장한 눈으로 성우를 바라보았다.
" 너 무슨.. 전쟁 나가냐? "
" 그렁게 아니라..아무튼..성우야 미아내. 내가 지그믄 조금 바빠. "
제 말만 하고 홀연히 제게서 멀어지는 종현의 뒷모습을 보면서 성우는 허윽. 심장 부근을 한 손으로 부여잡으면서 무릎을 꿇었다. 요즘엔 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그런 프로그램이 없는 거지. 성우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종현이가 달라졌어요. 지금 성우가 느낀 감정을 말하자면 그랬다. 사랑을 알더니 사람이 변했다. 성우는 복도를 지나가면서 저를 한 번쯤 훑고 지나가는 과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굽혔던 무릎을 폈다. 오늘 혼술각이다. 성우는 털레털레 걸음을 옮겼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형 아무튼 김여주가 궁금하대요!!!! 오후 3:24
근데 진짜 둘이 아무일도 없었나봐요 오후 3:24
김여주 표정이 뭔일 있었으면 바로 티나는데 오후 3:25
무기력한거 보니까 진짜 아무일 없는듯요..ㅎ 오후 3:25
일단 재환아 알았어. 오후 3:25
네? 형 뭐가 알아요? 오후 3:25
민현은 재환이 보낸 마지막 카톡을 읽씹하고 휴대폰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소파에 앉아 시계를 한 번 현관문을 한 번 번갈아 보았다. 이제 종현이 올 때가 되었는데 여태 안 오는걸 보니 무슨 일이 있나. 민현은 30분 전 전공 시험이 끝났다며 종현이 보낸 카톡을 다시 읽었다. 믾ㅕ나 나 지금 끝났어! 얼마나 기뻤으면 오타까지 날까. 민현은 다시 채팅방을 나와서 재환과 방금전 나눈 카톡 대화를 천천히 곱씹었다. 요 며칠 시험 공부 때문에 종현의 연애도전기를 방치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나 아무런 진전이 없을 줄은 몰랐다. 설마 도서관에서 공부만 했나. 그래서 그날 아침에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아침밥을 먹은 건가. 민현이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던 중 현관문이 잽싸게 열렸다. 자연스레 민현의 시선이 문 쪽으로 갔다. 종현이 헐레벌떡 집 안으로 들어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 미녀나. 이제 뭐하까? "
" 종현아 일단 여기 앉아봐. "
종현은 예상치 못한 민현의 차분한 응답에 멍청이처럼 눈만 끔벅였다. 얼른. 민현이 말을 덧붙이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 ...무슨..일 이써? "
" 종현아. "
" 응! "
민현은 제 눈치를 슬금슬금 보는 종현의 모습이 다소 귀여워서 입꼬리가 꿈틀거리는 걸 참아야했다. 목소리를 한껏 낮게 깔고 종현의 이름을 불렀다. 소 눈망울같은 종현의 두 눈이 민현을 향한 채 흔들린다. 아무래도 긴장을 한 모양이다.
" 여주랑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아무런 연락도 안했어? "
" ..응. "
" 도서관에서는 공부만 했고. "
" ...으응. "
민현의 질문이 지속될수록 대답하는 종현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와 동시에 어깨도 점점 움츠러든다. 민현은 짤막한 숨을 내쉬었다. 제 아무리 종현이라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었다. 민현의 굳어진 얼굴을 힐끔이면서 종현은 드디어 상황파악이 된 듯 휴대폰을 조심스레 꺼내들었다.
" 미녀나.. "
" 왜 종현아. "
" 여주한테.. 연낙..하까? "
" 할 수 있겠어, 종현아? "
걱정 반 진심 반으로 민현이 물었다. 종현은 작은 손을 더욱 말아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모습을 보며 민현은 잠시 웃음을 짓다가 부드러운 얼굴을 하곤 종현을 토닥였다. 굳어있던 민현의 얼굴이 풀리자 그제야 종현의 얼굴에도 웃음이 살며시 번진다.
" 지금..지금 보내보까? "
" 응. 여주도 시험 끝났을 거야. "
" 머라구...하지? "
" 종현아. "
" 응 미녀나. "
" 이것도 못 보내면 여주랑 그런 건 꿈도 꾸면 안 돼. "
어쩌면 매정하다고 들릴 수도 있는 민현의 말이었다. 하지만 민현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온 종현에게 이제는 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종현은 대답 없이 민현의 얼굴만 보고 또 보았다. 큰 눈망울에서 금방이라도 툭- 건들면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종현은 물방울이 맺힐 세라 눈을 크게 뜨고 입술에 힘을 주었다.
" 할 수 있지? "
" ...응! "
성공이다. 종현은 이제 민현이 높은 강도의 무서운 말을 해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준비가 되었다. 자그마한 종현의 손이 휴대폰 화면을 조심조심 눌렀다. 카카오톡 즐겨찾기에 첫 번째로 보이는 이름을 클릭한다. 매번 보는 여주의 프사이지만 지금만큼은 떨려서 보지를 못하겠다. 종현은 눈을 질끈 감고 1:1 채팅 위에 손을 갖다 대었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김재환과 강다니엘 그 외 여러 동기들이 입을 한 데 모아 시험이 끝났으니 술을 마시자고 했지만 오늘따라 술을 마실 기분이 아니라서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집에 와버렸다. 아프긴 개뿔. 사실은 하나도 아프지 않은데 기분이 그냥, 술이 내키지 않을 뿐이었다. 화장을 지우지도 않고 한량처럼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참 이상하다. 내가 조울증은 아닌데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김재환한테 물어봤냐고 카톡이나 해볼까? 민현 오빠가 답을 해줬으려나. 아니 그나저나 김종현 그 오빠 나 좋아하는 건 맞긴 한 거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즈음 일순 잠잠하던 휴대폰이 짧은 진동을 울렸다.
김재환인가 싶어 머리맡에 둔 휴대폰을 집어 들었을 때. 나는 그만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켰다.
저기.. 여주야 뭐해? 오후 3:42
혹시 오늘 시간 되면 내가 영화표가 생겼는데 괜찮으면 정말 괜찮으면 오후 3:42
보러 갈 생각이 있을까? ㅎㅎ 오후 3:43
아 뭐냐 진짜. 갑자기 입술을 비집고 이유 모를 웃음이 새어 나왔다. 김종현이 보낸 카톡을 미리보기 화면으로 보면서 웃음을 방방 터뜨렸다. 시간 되면 괜찮으면 괜찮으면은 또 뭔데. 뭐라고 답장을 해야 이 오빠가 안달이 나려나 생각이 들다가도 지금 내가 죽게 생겼는데 그게 뭔 상관인가 싶었다. 휴대폰을 고쳐 들고 채팅방에 들어가서 키보드를 열심히 눌렀다.
생각이 있을까는 뭐에요ㅋㅋㅋㅋㅋㅋ 오후 3:44
당연히 있는데요! 오후 3:44
저 영화 엄청 좋아해요!! 오후 3:45
아. 이제야 알겠다. 내가 오늘, 아니 요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정말? 그러면 5시쯤 학교 근처 영화관에서 볼까? ㅎㅎ 오후 3:45
김종현. 이 오빠의 연락이 못내 그리웠던 거다. 나도 참 별꼴이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종현과 여주의 첫 약속 소식을 듣자마자 성우가 한걸음에 민현과 종현의 자취방으로 달려왔다. 자신이 평소에 아끼던 옷들을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 들곤 위풍당당한 모양새로 자취방 바닥에 옷들을 꺼냈다. 종현은 놀란 눈을 한 채 성우를 보기 바빴고 민현은 흡족한 듯 옅은 웃음을 띠었다. 성우는 신난 목소리로 종현에게 어서 옷을 골라보라는 말만 반복했다. 미아내. 종현은 또 한 번 성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었다. 성우가 행동을 멈추고 눈을 휘둥그래 뜨자, 종현은 수줍게 웃으며 살포시 성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까..그러케 말하고 가서..미아내. 그리구 고마워 성우야. 종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우는 감격의 눈물을 찔끔 흘렸다. 캬. 이런 게 부모의 마음인가 보다.
성우와 민현이 추천해준 옷을 입고 향수까지 뿌렸다. 종현으로서는 만반의 준비를 한 셈이었다. 평소 학교를 다닐 때의 종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분신처럼 쓰고 다니던 검은색 마스크도 벗고 검은색 모자도 쓰지 않았다. 여주와 수업이 겹칠 때만 신었던 아끼는 신발도 장착했다.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종현은 영화관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휴대폰만 붙잡고 시계만 빤히 보았다. 여주에게 어디쯤이냐고 카톡을 해볼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접었다. 아까 여주에게 보낸 카톡도 실은 민현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화를 잇지 못했을 터였다. 여주의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여주의 채팅방만 들어가면 자꾸만 손이 얼어붙어서 문장들이 따로 놀기 바빴다. 아까도 그랬다. 괜찮으면 괜찮으면. 이상한 말을 반복하는 걸 보다 못한 민현이 종현의 휴대폰을 낚아채간 게 신의 한 수 였다.
종현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4시 45분이 된 휴대폰 화면을 보곤 숨을 헙- 멈추었다. 큰일이다. 갑자기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여주와 단둘이 영화를 보는 게 이토록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종현은 마냥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일단 민현이 예매해준 영화로 하긴 했는데 여주가 좋아할까? 무엇보다 여주가 양파맛 팝콘을 좋아할까? 온갖 물음표들이 종현의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종현은 양파맛 팝콘의 덕후였다. 그래도 여주가 싫다고 하면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잠자코 여주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종현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렸다.
여주인가 싶어 옅은 웃음을 띠며 고개를 돌렸건만. 종현의 눈 앞에 보이는 얼굴은 여주가 아니었다.
" 저기, 혹시... "
웬 여자가 종현을 보며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종현은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여자를 응시했다. 새빨간 여자의 입술이 오물거리며 뒷말을 뱉어냈다.
" 여자친구 있으세요? 없으시면.. 저 번호 좀 주실 수 있으세요? "
" ...녜? "
" 아니 아까부터 계속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셔서... "
홍홍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여자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종현은 처음 겪는 상황에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여자의 얼굴만 보다가 표정을 굳혔다. 여자에게서 나는 향이 진하게 종현의 코를 자극했다. 종현이 다소 싫어하는 향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여자는 눈을 크게 떠가며 종현에게 눈짓을 했다. 아 아... 종현은 입을 꾹 다물고 여자에게 목인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 아 오빠 여기서 뭐해! "
별안간 종현의 팔을 누군가 잡고는 팔짱을 끼었다. 종현은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을 바라보았다. ...헉. 종현은 절로 숨을 삼켜냈다. 여주다. 여주가 나타났다. 여주는 살갑게 웃으며 종현의 옆에 바짝 붙어왔다. 반대편에 서있던 여자가 퍽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여주와 종현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비틀며 헛웃음을 지었다.
" 아 여자친구 있으셨구나...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하시지 참.. "
" 있는 거 아셨으면 갈 길 가세요! "
흘깃. 여자는 해맑게 웃으며 말을 잇는 여주를 곁눈질로 훑다가 어색한 발걸음을 돌리며 자리를 떴다. 여자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여주는 붙잡고 있던 종현의 팔을 살며시 놓았다. 슬쩍. 여주가 고개를 돌리자 종현의 얼굴이 새빨간 토마토가 되어 있다. 종현은 입술을 꾹 문 채로 두 눈만 느릿하게 꿈벅였다. 여주가 종현의 눈 앞에 손바닥을 보이며 휘저어도 종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듯 정면만 응시했다.
" 오빠. 어디 아파요? "
" ...안..안니. 괜찮...괜차나. "
어...설마. 여주는 설마했다. 저와 시선도 마주치지 못하고 종현이 지금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이유가 설마, 제 행동 때문에 그런 건가. 만약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여주는 또 다시 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입술을 비집고 웃음이 새어나오려 했다. 끝내 여주는 픽픽 웃으며 종현의 옆얼굴을 넌지시 건너 보며 물었다.
" 오빠. 혹시 있잖아요~ "
" 응, 응. "
" 제가 여자친구 행세해서 불편했어요? 그래서 그런거라면, "
여주가 미안하다는 목소리로 종현의 얼굴을 힐끗이며 말을 이었다. 물론 이건 종현을 향한 여주의 짓궂은 장난이었다. 여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쑥 종현이 고개를 들어 여주의 얼굴을 마주했다. 토끼눈 마냥 커진 눈을 하고는 안절부절 못하며 손사래를 쳤다.
" 안니, 안니. 안 불편해써. 지짜로.. "
" 안 불편하면 뭔데요? "
" ...응? "
" 아니 저는 그냥. 오빠가 안 불편했으면 뭐... 설마 좋았나 싶어서요. "
여주는 말을 뱉고 아차 싶었다. 짓궂은 장난이 도를 넘었나 싶다가도 양볼에 연분홍빛을 띠며 제 눈을 응시하지 못하는 종현의 모습을 눈에 담자니 귀엽다는 생각뿐이 들지 않았다. 여주는 어쩔 수 없이 장난을 이쯤 해두기로 했다.
" 어, 저는 그냥 제가 여자분 퇴치해줘서 고마운 건 줄 알았는데…… "
" .... "
" 오빠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 "
" 아, 그... 아, 안니.. "
정말이지 여주는 이쯤에서 장난을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그건 순 다짐뿐이었다.
" 누가 보면 저 좋아하는 줄 알겠어요 오빠. "
" ....! "
"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요. 오빠, 얼른 영화 보러 가요. "
……으, 응. 가쟈.
여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종현은 말을 더듬으며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여주는 그런 종현의 모습을 보며 샐쭉 웃음을 흘렸다. 오빠 왜 자꾸 고개 숙여요? 나란히 걸음을 걸으면서 여주가 묻자, 종현은 살래살래 고개만 내저을 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곧 종현의 얼굴이 터질 것 같다. 종현은 속으로 심호흡만 열댓번 반복했다. 하마터면, 정말 하마터면 여주에게 들킬 뻔 했다. 다음부터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종현은 여주 몰래 작은 다짐 하나를 했다.
종혀나 미안한데 너 빼고 다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도짜님들 제가 너무 늦게 왔죠..? 죄송합니다 머리통을 박겠숩니다..흑흑
맨날 말로만 일찍 오겠다고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다음편은 기필코 일찍 와야지.. 약..약소옥...!
아 그리곸ㅋㅋㅋㅋㅋㅋ지난편에섴ㅋㅋㅋㅋㅋㅋㅋ
저랑 취향 맞는 도짜님들이 많아서 저 넘 행복했고요...?
도짜님들 저랑 Z편까지 함께합시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