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운이 우리 학교 회장이 된 것은,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었다.
" 곧 있을 회장 선거에 앞서, 선거 출마할 지원자를 받는다고 하니까 관심 있는 학생들은 학생회 통해서 신청서 접수하도록 해. "
" 선생님. "
정세운이 체육 부장을 한다고 지원했을 때도 난 놀라서 눈을 크게 떠보일 정도였는데.
" 신청 자격은 따로 없는 거지요? "
회장 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정세운의 모습을 봤을 때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콕콕- 세운아. 너 회장선거 나가게? 놀라서 묻는 내 말에 글쎄. 생각중? 하고 애매하게 답한 세운이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학생회실에서 받아온 회장 선거 지원서를 손에 들고 들어온 녀석이었다.
" 여주야. "
" 응? "
" 좋은 공약 없을까─ "
공약..? 아, 선거 공약! 그러게.. 나는 세운이의 고민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마음 속에서는 대충 써도 될 것 같은데, 어차피 세운이 너 인기 많아서 당선될 걸? 이라는 소리가 메아리 쳤지만 차마 그걸 그대로 세운이에게 전할 수는 없었던 터라 난 세운이 옆에서 같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뭐가 좋을까..
" 그냥. "
" .... ? "
" 다른 애들 거 섞어서 쓰자! "
나름 고민하여 진지하게 꺼낸 말이었는데, 세운이는 내 비장한 표정을 보고는 천천히 눈을 깜박이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뭐야.. 여주야. .. (머쓱) 역시 그건 좀 그런가? 덩달아 바보같은 웃음을 지은 나였다.
결국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도난 방지를 위한 CCTV 설치, 교내 스터디룸 활성화, 점심시간에 음악 틀어주기 등등 크고 작은 여러가지 실천 공약들을 적어내려갔다. 내가 도움이 된 거라곤 고작 이거는 어때? 라는 세운이의 물음에 대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는 말을 한 것 뿐이었지만, 신청서를 모두 작성한 세운이는 그런 내게 도와줘서 고맙다며 웃었다.
회장 선거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세운이는 당연하게 후보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어느새 복도에는 회장 후보자들을 홍보하는 포스터들이 붙여져 있었고, 단정한 세운이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 기호1번 정세운, 믿고 맡겨주세요. " 제가 고민하여 멘트를 생각해서 써내려갔을 거라 생각하니 그게 또 귀여웠다.
" 기호 1번 정세운! 뽑아주세요! "
" @@고 신뢰의 아이콘!! 정세운에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
김재환과 나는 세운이의 홍보 도우미를 자처했다. 쉬는 시간, 점심 시간 가리지 않고 밖으로 나가 열심히 피켓을 흔들었다. 정신 없는 하루가 끝날 때면 세운이는 매번 괜히 자기가 번거롭게 만든 거 같다며 미안한 얼굴이었다. 괜찮다고 나 적성을 찾은 거 같다며 옆에 있는 김재횐을 툭툭 쳐 같이 피켓을 흔들어 보이면 세운인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 야, 정세운. 가자가자. 회장 가자. "
" 오~ 회장님!! 세운아. 축하해! "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한 듯 세운이는 이례적으로 압도적인 표 차이를 기록하며 회장에 당선됐다. 나는 조금은 예상한 부분이었는데, 세운이는 제 어깨를 토닥이며 축하의 말을 전하는 와중에도 믿기지않는 듯 눈을 꿈벅였다. 이어진 담임 선생님의 축하 말씀에 그제야 실감이 난 듯 " 어.. 감사합니다. " 몸을 꾸벅 숙였다 들어올린 세운이는 곧 우리를 번갈아 쳐다봤다.
" 고마워. 여주야. 재환아. "
"너희 아니었으면 안 됐을거야. "
처음이었다. 세운이가 그렇게 벅찬 얼굴을 한 건. 평소답지 않게 들뜨게 느껴지던 목소리도. 침착한 모습에 어른스럽다고만 느껴지던 세운이가 제 나이로 느껴지던,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내 기분도 들뜨는 그런 순간이었다.
그리고 세운이가 전교회장이 된 것에 도움을 준 건, 아마 내 고등학교 입학 이례 가장 잘한 일일 거라고 생각했다.
" 안녕하세요, 전교회장 정세운입니다. "
정세운은 그렇게 우리 학교 전교 회장이 되었다.
전교회장 정세운 w.리틀걸
Episode 5. 애매한 사이
" 김재환은 날 못 괴롭혀서 안달이라니까.. "
" 왜, 재환이가 어땟길래. "
" 몰라.. 세운이 니가 없으니까 더 해. 아주.. (울상) "
요즘따라 부쩍 김재환과 붙어다니는 일이 잦았다. 세운인 여전히 이래저래 바쁜 상태였고 할 일 없이 한가한 사람은 김재환뿐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매일매일이 김재환과의 전쟁같은 하루였다.
" 아 맞다. 어제 학교 끝나고 재환이 축구하는 거 구경했단 말야. "
" 응응- "
" 근데 걔 축구하다가 엄청 크게 넘어진거야. 그래서 끝나고 오더니 자기 쪽팔려 죽겠다고 그러는데. "
" 아하하, 재환이가? "
오늘은 점심시간에 축구 시합이 있다며 세운이 점심 먹는댔으니 같이 먹으라는 얘기를 전한 뒤 운동화를 흔들고 내려간 김재환 덕분에 (?) 세운이와 급식실에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는 중이었다. 아, 세운이랑 단 둘이다. 조용히 속으로 이 자리에 없는 김재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재환아, 너의 축구를 응원해. 그리고 한동안 제대로 얘기 나눌 시간이 없었던 세운이와 최근 있었던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던 참이었다.
" 응! 진짜 웃겼다니까. 세운이 너도 봤어야 했는데.. "
그 대화 주제에 김재환이 빠지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하루종일 걔랑 붙어다녔으니, 그럴만도 하지. 그렇게 김재환에게 시달렸던 일들을 늘어놓으며 입을 비죽이자 고개를 끄덕이며 내 투정을 받아주는 세운이었다. 엉엉.. 따뜻해. 김재환과 있을 때 구박 받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뭉클해져 세운이를 감격에 겨운 눈으로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이어서 어제 있었던 김재환이 축구 하다 넘어진 이야기를 꺼내자 내 얘기를 듣고 있던 세운이는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눈이 휘어지게 웃는 모습에 난 조금 더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그리고 오늘은 갑자기. "
" 응─ "
" 걔 책 되게 안 읽잖아. 근데 자기 책을 빌려야겠다면서 도서관엘 같이 가자는거야. "
" ....... "
" 무슨 일인가 했더니 좋아하는 배우가 지적인 남자가 좋다고 했대나. "
" ....... "
" 하여튼 진짜 웃겨. 김재환. "
" 세운아, 내 말 듣고 있어? "
그동안 별 얘기를 나누지 못했던 것도 있고, 이야기 하고 싶은 재밌는 일들이 너무 많아 조금 많이 들떠있는 상태였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김재환의 일화를 신나서 세운이에게 털어내는데, 어쩐지 반응이 없었다. 대답이 없는 모습에 의아해진 내가 갸우뚱 고개를 젖히고 듣고 있냐는 물음을 던지자 약간 멍한 표정이던 세운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입을 열었다. 근데 여주야.
..응?
" 이제 재환이 얘기 말고. "
" ..... "
" 다른 얘기가 듣고 싶은데, 난. "
세운이는 살풋 미소를 띄웠지만, 답지 않은 그 말에 당황한 내가 말을 더듬었다. 어.. 다른 얘기.. 아, 그래..!
" ....... "
" ....... "
묘하게 변해버린 분위기 탓에 무슨 얘기를 해야할 지 찾지 못한 난 괜히 젓가락을 들어 된장국에 있는 건더기들을 뒤적거렸다. 내가 너무 세운이 모르는 얘기들만 꺼냈나. 조금 반응해주니까 신나서는. 하여간 김여주.. 금세 주눅이 들어 기분이 우중충해졌다.
" 여주야. "
" 세운아. "
" 어? 세운오빠! "
몇 초간 어색한 정적이 이어지던 때였다.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세운이와 내가 동시에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 애석하게도 엉뚱한 곳에서 들린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그 시선이 옮겨갔지만. 아, 망할.
" 어.. 지영아. "
" 오빠 점심 다 드신 거에요?? "
어느새 우리 둘 앞에 슨 지영이(라 쓰지만 임지영이라고 읽는다.)가 세운이와 내 식판을 번갈아 훑었다. 마침 방금 전에 수저를 내려놓은 세운이가 내 쪽을 바라봤다. 다먹었어, 여주야? 세운이의 물음에 아, 응! 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세운이의 시선이 다시 지영이에게로 옮겨갔다.
" 저 이제 합주실 갈건데, 오빠도 갈 거죠? "
.. 빠직, 지영이의 말에 절로 눈썹이 찌푸려졌다. 대놓고 끼를 부리는 거다. 저건. 이마에 " 저랑 같이 가요. 오빠 " 라고 써붙인 냥 생글생글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세운이에게 말을 거는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처음 봤을 때나 지금이나, 눈에 거슬린다. 참. 내 쪽을 한 번 쳐다본 세운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론 같이 가지말라고 수십 번을 외쳤지만 세운이가 가지 않을 만한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 여주야. 연습하러 다시 가야될 것 같은데, 일어날까? "
세운이가 날 향해 물었고 난 울며 겨자먹기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튀어나와버린 입술을 숨기지 못한 나는 굉장히 뚱한 상태였다. 승리의 미소라도 띄우듯 여전히 웃음을 지은 채 세운이의 옆에 붙어 선 임지영이 못마땅해 한 번 노려보고는 식판을 들었다.
" 아, 여주야. "
그리고 날 부르는 세운이의 목소리에 식판을 향해 있던 시선을 세운이 쪽으로 돌렸다.
" 이따 잠깐 합주실 놀러와. "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풀리는 거 같은 기분을 세운인 알까.
" 지난 번에 연습 끝나면 들려주기로 했던 곡, "
" ...... "
" 오늘 들려줄게. "
우중충해졌던 기분에 금세 햇살이 찾아왔다. 응! 알겠어! 난 웃으며 고개를끄덕였고, 세운인 이따 봐. 여주야. 얼굴 옆으로 귀엽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응! 지영이도 잘가^^. 이번엔 내 쪽에서 승리의 미소를 띄웠다. 약간 울상 지어진 얼굴로 짧은 목례를 건네는 모습이 보기 통쾌했다.
교실로 돌아간 후 축구를 마친 듯 땀을 닦아내며 제 자리로 걸어 오던 김재환이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내게 시비를 걸어왔다. 세운이랑 밥 먹더니 무슨 일 있었냐? 입꼬리 좀 어떻게 해라.
" 비밀이야. 신경 꺼! "
킥킥. 키득거리는 와중에도 내 광대는 내려올 생각을 안했다. 요즘 내 기분은 세운이의 말 한마디에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 몰래 좋아하게 된 이후부터는 쭉 그랬다. 세운이가 안 좋은 일이 있어 보이면 옆에서 같이 우울한 표정이었고, 세운이가 웃을 때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내 모습을 지켜 보던 김재환은 넌 좀 표정을 숨길 필요가 있다며 잔소리를 해댔지만, 예나 지금이나 표정을 숨기는 데엔 소질이 없었다.
방과 후, 하필 오늘 청소 당번이었던 나는 급하게 맡은 청소를 끝내고 세운이가 있는 합주실로 달려갔다. 가쁜 숨을 한 번에 몰아쉬고 합주실 문을 열었다.
합주실 한 쪽에서 연습을 하고 있던 세운이는 문을 열고 들어온 날 향해 잠시 앉아 기다리라는 듯 옅게 웃으며 눈짓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지난 번에 앉았던 책상 근처에 의자를 끌어 앉았다.
" 언니는 공부 안해요? "
가만히 양 손으로 턱을 괸 채 세운이를 바라보고 앉아있던 날 향해 다가온 건 지영이었다. 아, 김재환한테 벗어나니까 이젠 얘야. 험난한 김여주 인생..
" 응. 왜? "
" 학원도 안다니나봐요. 고삼인데. "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저거 지금 나한테 눈치 주는 거지? 속으로 끓어오르는 열을 삼키고 세운이에게로 향했던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 응- 안다녀. 근데 지영이는. "
" ..... "
" 요새 애기들 수학여행 장기자랑 준비하느라 난리던데, "
" 저기요, 언니. "
" 연습 안가? 춤추는 거 되게 귀엽겠다. "
여유로운 얼굴로 미소 짓자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었다. 저를 애취급하는 게 못마땅했는지 좀 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날 불러왔지만 아랑곳하지않았다. 내가 좀 무식하고 눈치가 없는 편이라. 귀엽겠다고 박수까지 쳐보이는 내 모습에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는 어이없는 얼굴이었다.
" 언니. "
" 여주야, 미안. 연습이 덜 끝났어서. "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에 세운이가 내게 다가왔다. 응? 아니야.별로 안기다렸어! 웃으며 고개를 젓는 날 세운이는 제가 연습하던 합주실 한 쪽으로 이끌었다. 털썩, 내가 앉아 있던 자리에 엉덩이를 붙히는 지영이의 모습이 스쳤다.
" 아, 이거 떨린다. 여주야. "
마이크 앞에 슨 세운이는 잔뜩 기대에 찬 내 눈빛을 보더니 제 오른손으로 가슴팍을 쓸어내렸다. 헉, 뭐야. 귀여워.. (울먹). 아까는 연습한 거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에 찬 얼굴로 말했으면서. 막상 보여주려니 떨린다며 웃음 짓는 세운이었다.
" 시작할게. "
아아, 짧은 마이크 체크 소리와 함께 세운이는 노래를 시작했다.
예뻤어. 날 바라봐 주던 그 눈빛.
날 불러주던 그 목소리.
....
예뻤어. 더 바랄 게 없는 듯한 느낌.
오직 너만이 주던 순간들.
진짜. 어.. 심장이 멎을 것 같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금세 진지한 얼굴로 노래를 이어가던 세운이가 중간에 제 머리쪽을 쓸어 내리는 모션을 취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숨을 너무 크게 들이 마셔서 순간 숨 쉬는 것을 까먹었을 정도였다.
다─ 다─
지났지만.
넌 너무 예뻤어.
노래를 마친 세운이의 목소리가 여전히 마이크를 타고 울렸다. 노래 선곡은 누가 한 거야. 누굴 죽이려고 저런 곡을 축제에서. 너무 멋있잖아. 진짜. 넋이 나간 채로 정신 없는 말들이 머릿 속에서 둥둥거렸다. 입을 벌린 채 아무 말하지 못하고 있던 내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박수를 치자 세운이가 눈을 조금 크게 떠보이며 물었다. 괜찮았어?
" 응. 완전! "
완전 멋있었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았냐니. 그런 당연한 물음이 어딨어. 제 기타를 한 쪽에 세워둔 세운이가 내 쪽으로 다가왔고 우린 다시 자연스럽게 아까 내가 앉았던 책상 근처로 향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는 지영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 쟤 왜 저깄어. 그나저나 마주친 그 얼굴이 저도 새삼 세운이에게 반한 거 같은 표정이었다. 이내 나와 는이 마주쳐 새침때기같은 얼굴로 다시 돌아왔지만.
" 축제 때, 반응 괜찮을까? "
" 당연하지! "
반응 괜찮은 걸 넘어서 지금 전교생 다 너한테 반할까 그게 걱정이야. 세운아. (한숨) 속으로 고개를 절레 저었다.
" 언닌 완전 사랑에 빠진 눈이던데요. "
아, 깜짝이야. 옆에서 튀어나온 지영이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옮겼다. 그게 무슨소리야. 하하. 어색하게 웃어보였지만 당황한 표정을 이번엔 차마 숨겨내지못했다. 표정 관리, 진작 김재환 말대로 연습 좀 할 걸.. 처음으로 그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내 시선이 갈 곳을 못 찾고 허공을 떠돌자 걸려들었다는 듯 여유로워진 김지영의 표정이 불안했다.
" 언니 세운오빠 좋아하죠? "
켁켁,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벌컥 들이켰던 물이 결국 목구멍을 채 넘어가지 못하고 기침과 함께 밖으로 튀어나왔다. 당황한 나머지 무어라 입을 열지 못한 채 손에 쥐고 있던 물병만 만지작 거렸다.
" ........ "
그리고 느리게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린 세운이와
눈이 마주쳤다.
에필로그 (ver.지영) |
* 지영이가 세운이에게 반한 순간 * 2017년, ##고등학교 입학식. 여중에서 남녀공학으로 진학한 지영은 입학식 아침부터 괜히 설레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애석하게도 그 마음은 학교를 등교하자마자 싹 사라져버렸지만. 1학년 3반. 입학식에서 제 반이 있는 곳을 찾아 주변을 살펴봤지만 제가 상상하던 남녀공학 속 설레는 인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렇게 실망감에 짜게 식은 채로 입학식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 안녕하세요. 전교회장 정세운입니다. " 거기서 세운을 처음 봤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게 채워 입은 교복과 깔끔하게 메어진 넥타이. 여러분들의 입학을 환영합니다. 차분함이 묻어 나오는 그 목소리까지. 지영은 난생 처음으로 첫 눈에 반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이 후에도 여러 번 공식적인 자리에 세운은 모습을 드러냈다. 1학년과 3학년, 사용하는 층도 다를 뿐더러 연결 고리라고는 1도 없는 선배였기에 그렇게 드물게 세운을 보는 것 외엔 직접적으로 세운을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치만 그마저도 좋아서 동동 발을 굴렀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않아 지영은 밴드부에 가입했다. 어릴 적부터 드럼을 배운 것이 그 이유였지만, 교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다보면 세운을 만날 기회가 더 많나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큰 이유였다. 그런데 그 밴드부에 세운이 가입을 할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며칠 전 보컬로 뽑았던 부원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탈퇴를 하면서 밴드부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급하게 추가 모집 공고를 걸었던 터였다. 공고를 건지 며칠이 지나도 신청을 하는 이가 없기에 대부분 반 포기 상태였는데, 합주실 문을 열고 들어 온 세운의 모습에 지영은 속으로 놀람과 쾌재를 불렀다. " 잘 부탁해. 바빠도 연습은 안 빼고 참여할테니까, 부족한 점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얘기 해 줘. " 세운은 밴드부원이자 후배들인 저들에게도 깍듯하고 친절했다. 그리고 본인이 말한대로 회장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연습을 빼지 않고 참여했다. 오히려 늦게 가입했다는 이유로 다른 부원들보다도 열심이었다. 그런 모습에 지영은 세운에게 더 반했다. 그러나 어린 제 짝사랑에도 걸림돌은 존재했으니. 종종 세운의 입을 통해 들었던 이름의 주인공이자, 가끔 점심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세운을 볼 때면 옆에 항상 같이 있던 여자 선배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세운이 점심도 거르고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에 빠르게 밥을 먹고 밴드부원들과 합주실로 올라갔을 때, 처음으로 그 여자를 마주했다. " 나랑 제일 친한 친구들. 여주랑 재환이. " " (어색) 안녕.. 하하. " 질투가 났다. 세운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인물답게 좋은 인상을 가진 것때문이었는지. 묘하게 귀여운 분위기를 풍기던 모습 때문이었는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질투라는 감정에 지영의 기분이 바닥을 쳤다. 한 눈에 봐도 여주는 세운을 좋아하는 듯 보였고, 그런 여주의 모습을 세운은 웃으며 받아들였다. 모난 감정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 고마워. 여주야. " 어쩌면 둘 사이에 저가 낄 자리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여주를 바라보는 세운의 눈빛에서 다른 사람을 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무언가를 느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세운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 변화를 못 알아챘겠지만 세운을 좋아하던 제게는 분명히 느껴지는 따뜻한 눈빛과 표정이었다. 입술을 씹었다.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세운의 표정을 여주를 바라볼 때 마주하자 기분이 비참했다. 저 여자가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았다. " 언니. 세운오빠 여자친구에요? " 그럼에도 도전장을 내민 건, 제가 이어온 짝사랑이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과 함께. 저도 유치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주를 향한 질투는 멈출 줄 몰랐다. 세운의 다정한 눈빛을, 뺏고 싶었다. |
작가의 말 |
리틀걸입미다... 지영이 번외를 모바일로 쓰다가.. 다 쓰고 작가 말을 쓰려는데 잘못해서 글을 날렸어요... (오열)... 중간 저장은 해뒀지만 방금 겨우 써내려간 걸 다시 쓸 생각에 작가의 멘탈이 잠시 가출해버렸었네요.. 모자란 작가.. 임시저장을 생활하 하겟슴다...☆ 아 그리고 중간에 세운이가 부른 노래 가사는 DAY6 - 예뻤어 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에요 세운이 목소리랑 찰떡인 노래니까 꼭꼭 들어보셔요ㅠㅠㅠ 밤에는 영민이 글 들구 올게요 8ㅁ8.. 헐레벌떡 글 쓰러 떠남니다.. 콘서트가 가고싶네요...............엉엉.... 서러운 안방수니.. 같이 맘을 달래요... 아 그리고 다음편은 세운이 시점의 특별편이에요 (찡긋─) 기대해주세운♡ |
♡ 독자님들 암호닉 ♡ |
암호닉 정리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공지를 참고해주세요. 앞으로 암호닉 신청은 암호닉 신청 공지를 통해서만 받습니다. < 1차 암호닉 > 숮어 / 현 / 뎡 / 봉봉 / 란 / 듀ㅅ듀 / 슬 / 녜리 / 가람 / 110 / 일오 / 센이 / 샘봄 / 참새짹짹 / 포뇨야 / 찌 / 전교회장포뇨 / 안녕 / 꽁뚠 / 딸기모찌롤 / 정포뇨 / 구준포뇨 / 자몽소다 / 요니 / 남융 / 호앙이 / 괴물 / 고구마 / 롱롱 / 아가베시럽 / 비누 / 핫초코 / 새우 / 호두 / 돌하르방 / 갓제로 / 만두 / Aquamariz / 임녕민 / 영쓰 / 팤치기 / 영미니 / 뿜뿜이 / AAA / 살사리 / 샐라인 / 토마토야 / 포다닥 / 금하 / 댕댕세운 / 빙구 / 바밤바 / 겨울의 봄 / 포뇨야 < 2차 암호닉 > 고고싱 / 덕배 / 유한성 / 은류 / 털없조 알파카 / 르래 / 뿜뿜이 / 헿 / 유투표 / 여름 / 오니오니 / 과자 / 디어 / 누니 / 윙팤카 / 윙지훈 / 균킹 / 수 지 / 은하수 / 밀감 / 포륵포륵 신청 누락되신 분들이나 정리 대상이 아닌데 정리 되신 분들 꼭!! 댓글 남겨주세요. 이번 기회에 암호닉 신청 못하셨어도 3차 암호닉 신청이 후에 있을 예정이니 새 독자님들두 실망하지는 않으셨음 좋겠어요 T_T 달아주시는 댓글들 하나하나 다 감사하고 힘이 되니까요! 꼭 글로서 보답드리도록 할게요(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