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영민아, 오늘 나 못나갈꺼같아..."
"왜, 무슨일 있나"
"나 사촌동생 봐야돼.."
"사촌동생 몇살인데."
"지금 네살..."
"어딘데"
"나 지금 집이지..."
"그럼, 내가 갈까. 집에"
모처럼 데이트하기로 한날. 만나기 2시간전, 영민에게 전화가 걸려왔어. 여주가 미안한 목소리로 오늘 못나갈꺼같다고 말했지. 그러자, 왜그러냐며 묻는 영민에 사촌동생을 봐야한다는 말을 했어. 아기를 평소에 매우 좋아하는 영민이였기에 몇살이냐며 물었고, 4살이라는 말에 자기가 가겠다고 말하곤 전화를 끊었어. 오랜만에 홈데이트도 좋을꺼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탓에 바로
여주의 집으로 향했어.
"어, 영민아 왔어? 아 맞다 나 화장 안했는데..."
"안해도 예쁜데, 왜"
"아 뭐라는거야 또..."
익숙하게 여주의 집에 들어간 영민이 신발을 벗자, 쪼르르 달려온 여주가 밝은 표정으로 영민에게 왔냐고 말했어. 그리고 그 뒤로 문틈에 얼굴을 빼꼼히 내민 아기가 보였지. 볼살이 올라서 영민을 똘망똘망하게 쳐다보는데, 그게 어지간히도 귀여워 보였는지 영민이 바로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들어가 아이의 앞에 눈높이를 맞춰 앉았어.
"아가, 이름이 뭐야?"
"나, 민국이...송민국"
"몇살?"
"네땰...형아야 누구야아..."
금새 울상을 지으며 여주에게 안겨드는 민국이에 영민의 표정은 썩어들어갔어. 내가 무섭게 생겼나...? 뭘 잘못했지? 하는 생각에 말이야. 그런 민국이를 익숙하게 안아올리며 여주가 영민을 달랬어. 워낙 애가 낯을 가려서 그렇다고. 그래도 영민의 첫인상이 나쁘지만은 않은지 여주한테 안겨서 영민을 말똥거리며 쳐다보는 민국이에 영민이 표정을 최대한 밝게하고, 다가갔어.
"형아 무서운 사람 아닌데"
"(도리도리) 누냐...밍구기랑 죠오기 가쟈아..."
"어? 민국이 뭐하고싶어-응?"
"져거..."
여주의 품에서 내려가, 도도도 달려가더니 들고왔던 작은 가방안에 들어있던 동화책을 꺼내서 여주에게 내밀었어. 여주가 책을 받아들려다가, 영민을 불러와 동화책을 들려줬어. 좀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그랬지. 이거 읽어주면서 좀 친해지고 그래봐, 영민의 귀에 속삭였어. 그 뒤 앉아있는 민국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면서 말해.
"민국아- 누나 맛있는거 만들어올동안, 형이랑 재밌게 놀까?"
"노라...? 누구란 노랴?"
"옆에 형아랑 조금만 놀고있어. 응? 형이 동화책도 읽어준대. 알겠지?"
"아라써, 누나야 빨리와아"
여주의 볼에 뽀뽀를 한 민국이 쭈뼛거리면서 영민에게 걸어갔고, 영민이 아빠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민국이를 들어 무릎 사이에 앉혔어. 그러자, 입이 툭 튀어나와서는 동화책 첫장을 넘기는 민국이에 영민이 구연동화를 하듯 동화를 읽어줬지. 무서운 부분에서는 무섭게, 슬픈부분에서는 우는시늉을. 괜히 과장해서 읽어주자 처음에는 낯을 가리던 민국이도 점점 재미있는지 빨리 다음걸 알려달라며 영민을 재촉했어.
"그래서, 공주님과 왕자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우와, 잘됐다. 그체"
"잘대따...곤쥬님이랑 완댜님은 지금 어딨어?"
"공주님은 저기에 민국이 간식만들고있네"
"어디이? 곤쥬님이 밍구기 간식 만드러죠?"
"어, 저기봐봐라. 맞제?"
공주님은 어디있냐는 민국이의 질문에 영민은 살짝 웃으며 부엌에서 과일을 깎고있는 여주를 가리켰어. 그러자 진짜 공주님이냐며 우와 하고 놀라던 민국이 그럼 왕자님은 어딨냐며 묻자, 당연하단듯이 자신을 가리켰어.
"곤쥬님이 누나면, 완쟈님은 어디쏘?"
"왕자님 여기있네"
"형아야가 왕댜님이야? 그럼 곤쥬님이랑 겨론해?"
"어,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꺼래. 어때, 좋아?"
"응! 조아! 곤쥬님이랑 완쟈님이랑 오래오래 핸보캐!!"
민국이가 박수를 짝짝 치며 말하자, 귀엽다는듯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영민이 또 뭐 읽어줄까? 하면서 가방 안에 다른 책 하나를 꺼냈고, 민국이는 신이나서 응! 읽어죠 하면서 먼저 영민의 품에 들어가 앉았어. 그에 기분좋은듯 웃으며 책 앞장을 넘겨 책을 읽어줬지, 그사이 과일을 다 깎았는지 접시에 예쁘게 담아서, 주스와 함께 가져오는 여주였어.
"우리 민국이~형아가 재밌게 놀아줬어?"
"응! 형아야가 죠거 읽어죠써!"
"오구, 좋았겠네~ 우리 민국이 과일 먹자. 아"
익숙하게 과일을 한입크기로 잘라 입안에 넣어주며 물티슈로 입술을 닦아주는 여주가 새삼 예뻐보여서 영민이 살짝 웃으며 쳐다봤어. 그 시선을 알아챘는지 뭘 웃냐며 여주가 영민을 툭 치다가, 입에 청포도 하나를 넣어줬지. 그렇게 간식시간이 끝나자, 슬슬 졸음이 몰려오는지 하품을 하는 민국이였어.
"우리 민국이 졸려?"
"으응...누나야, 민국이랑 코야 하까?"
민국이를 안아든 여주가 방에있는 침대로 민국이를 안고갔어. 그모습을 보던 영민이 소파에 기대 과일을 입에 넣으며 생각했지. 정말, 여주랑 결혼해서 이렇게 살면 정말 좋을것같다고 말이야. 여주를 닮아 애교도 많고 예쁜 딸과 아들과 함께 산다면. 정말 행복하겠다-하고 말이야
아가 좋아하는 영민이는 사랑이죠..그쵸? 영민이한테 공주=여주인가봅니다
소재가 다 떨어졌어요...리퀘 주세요..(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