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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인 여주는 늦게 출발을 해도 되지만 아침일찍 집에서 나왔다.
어제 민현에게 쏘아붙히곤 방안으로 들어와 출근까지 단 한번도 나가지 못한 여주였디.
지혜롭게 푸는게 맞다 생각했지만 왠지 모를 자존심에 차마 먼저 나가 대화를 시도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침에도 민현과 마주치면 어쩔까하는 생각에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버린것이었다.
"뭐야, 왜이렇게 일찍왔어?"
병원에 도착하자 성우는 출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온 여주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웃으며 사온 빵과 우유를 꺼내는 여주를 보고 성우는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물었다.
"뭔일 있어? 어제 서연이랑 싸웠어?"
"네? 아니요"
"뭐지? 어제 놀다가 서연이 우리 엄마와서 바로 집갔다고 들었는데 아쉬워서 어떡해"
"괜찮아요 뭐,맨날 보는데"
다행히 서연은 성우에게 들키지 않았음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여주는 진료실로 향했다.
어젯밤 민현의 서늘한 표정이 떠오르며 그 위로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다시 곱씹어 보던 여주는 한숨을 쉬었다.
굳이 그렇게 말했어야 했나.
동시에 어젯밤 클럽에서 나올 때 자신의 손 사이로 들어오던 민현의 큰 손의 감촉이 떠올랐다.
그에 이어 화장실 앞에서 의도치않게 들리던 민현의 심장소리까지 여주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기분이 이상했다. 어제 민현에게 소리칠 때 자신이 느꼈던 그 억울함은 무엇이었을까.
왜, 내가 그사람때문에 눈물이 났을까, 단순한 자존심 문제였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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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강준혁 환자분 진료오셨습니다"
어제 보았던 중년의 뇌암환자였다.
어제의 절망에 빠진 낯빛과는 다르게 조금은 밝아진 얼굴로 살짝 웃으며 들어오는 환자였다.
"결정은 하셨어요?"
"예. 그래도 손주볼때까지는 살아있어야겠다 싶어서요"
"네,그럼 입원수속 밟으시고요. 아마 간호사분들이 수술날짜나 방사선 치료에 대해서 알려주실겁니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많이 힘드실거에요"
"예 선생님"
"네, 그럼 저도 준비하겠습니다"
냉철한 척, 기계적인척 말을 하려 노력했지만 죽음에 가까워진 환자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은 언제나 마음이 아팠다.
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뇌암 수술은 환자의 죽음으로 끝을 봐야만 했던 경험들이 많았던터라 진중히 수술을 해왔던 터라 이번 역시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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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현장에서 검거한 용의자들을 오랫동안 심문한 민현은 조사실에서 나와 기지개를 폈다.
얼추 맞춰져가는 수사에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며 민현은 자리에 앉았다.
'우리 무슨 사이에요?'
'당신이 술먹고 부른 경찰청 그여자 있잖아요'
'당신 여자친구 있으면 그 여자한테나 이렇게 해'
여주의 입에서 나온 말에 민현은 적잖이 당황을 했다.
자신의 기억속에 없는 일이가도 했고 , 눈물을 흘리는 여주의 모습에 자신이 무슨짓을 했나 싶었다.
밤새 자신이 술을 마시고 무의식중에 채연의 이름을 부르는 걸 본 여주의 마음을 헤아려보았다.
자신과의 애매한 사이에 알게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터인데 그에 채연의 이름까지 불렀으니 당연히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민현이었다.
"윤경위"
"네 반장님"
"남친이 술먹고 전여친 이름 부르면 어떨거같아"
"음, 글쎄요. 비참하지 않을까요?"
민현은 윤경위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흠칫했다.
여주가 느꼈을 감정을 나타낼 단어가 바로 비참 그 두글자 그대로였을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저같음 가만 안뒀을거 같아요"
여주에게 한없이 미안해지다가도 클럽을 생각하면 한순간에 기분이 가라앉았다.
일종의 트라우마라면 트라우마일까.
민현이 다른 남자들보다 클럽에 좀 더 민감한 이유는 바로,
"류 경감님 여긴 어쩐일이세요?"
류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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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한텐 안들켰어?"
"응 어제 먼저 가서 미안하다. 어땠어 어제?"
"나도 너 가고 바로 나갔어, 딱히 내 취향은 아닌거같아"
"우리가 뭐 이제 클럽갈일 있겠냐~ 그래도 덕분에 한번은 가봐서 억울하진 않을거같아"
"그러게"
나도 그걸 결혼 전에 갔으면 참 좋았을텐데
입장한지 30분도 안돼서 클럽을 나갔던 서연은 다행히도 다시 가겠다는 의사는 전혀 없어보였다.
곧 서연은 순찰을 위해 자리를 떴고 여주 또한 순찰을 돌기 위해 일어섰다.
[강준혁]
여주는 진료실에서 본 뇌암환자의 환자실 병동을 열었다.
여주의 등장에 어설프게 웃는 환자를 보곤 여주는 안으로 발을 옮겼다.
"환복하셨네요"
"예,뭐 썩 어울리진 않는거 같지만"
"얼굴이 잘 생기셔서 괜찮으세요"
여주의 칭찬에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는 환자였다.
한참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던 중 문이 열리는 소리에 두사람의 시선이 향했다.
"어...."
익숙한 두 얼굴의 만남이었다.
민현의 수사팀 소속 강경위가 빨개진 코 끝을 비비며 들어온것이었다.
인사는 하지 않았지만 오며가며 본 얼굴에 여주는 고개를 숙였다.
"근무시간 아니야?"
"잠시 쉬는시간에 왔어요 아버지"
아, 아들이시구나
강경위 역시 여주의 얼굴을 보곤 모자를 벗고 정식으로 인사를 건네었다.
"그래도 머리는 제가 해드리고 싶어서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강경위는 당장이라도 울듯한 얼굴로 들고온 바리깡을 흔들었다.
수술부위가 머리인데다가 방사선치료로 보통 뇌암 환자들은 머리를 깎는것이 준 필수였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부자 사이에 있던 여주는 자리를 피해야하는 타이밍임을 깨닫고 그럼 자신은 나가보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민현의 지인을 수술하다니, 또 한켠의 마음이 저릿해져왔다.
"쌤 우리 야식 먹고할까요?"
세미나 준비에 지쳐갈때쯤 지훈은 밝은 얼굴로 자료조사로 문서에 고개를 파묻은 여주에게 말했다.
당직이라 밤을 새는 여주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고 지훈은 신이나 몸 뒤로 숨기고있던 치킨상자가 든 봉지를 흔들었다.
"오예~"
때마침 환기할 타이밍이 필요했던 터라 여주는 잠시 자료를 옆으로 밀어놓고 치킨을 놓았다.
닭다리를 들어 여주의 손에 쥐어준 지훈은 자신도 닭다리를 들고 활짝 웃으며 '건배~'를 외쳤다.
그런 지훈의 모습에 여주는 피식 웃으며 닭다리를 부딪히며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덧 11시 반을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당직이라고 말 안했는데 .
이내 여주는 번뜩 생각이 들었다. 아 우리 싸웠지.
"쌤, 무슨 생각해요?"
지훈의 물음에 여주는 고개를 들었다.
지훈은 닭다리를 뜯으며 멀뚱하게 여주의 얼굴을 들여다보고있었다.
고민이 있냐며 이어지는 지훈의 물음에 여주는 아니라며 말을 돌리려다 입을 열었다.
"지훈쌤"
"네"
"여자친구가 클럽가는거 싫어요?"
"여자친구가 가면 당연히 싫죠"
"왜요?"
"춤추는게 목적일수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 남자들은 목적이 그게 아닐걸요"
"아......"
"노출이나 스킨십, 원나잇이나 아무래도 그런 문란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니까,썜도 싫을거 아니에요. 자기 남자친구가 다른여자랑 스킨십하고 원나잇하는거"
그래, 아무리 즐기기위해 갔다고 내가 말을 해도 납득이 안될수도 있는 상황이다.
클럽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들이 분명 남자친구가 느끼기에는 최악인것이 당연했다.
아예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클럽을 그저 음악을 즐기거나 춤을 추기 위한 곳이라고 간주하고 싶었던 자신의 잘못이 확실했다.
그때, 여주는 다시한번 생각이 들었다.
민현은 , 남자친구가 아니다. 남편이지만 형식적인 이름일뿐 정확히 말하자면 하우스메이트 , 그래 하우스메이트였다.
"근데 지훈쌤"
"네"
"여자친구 말고 그냥 친한 여자사람친구도 싫어요?"
"음... 난 그냥 친한 여자애가 가는거면 난 신경안쓸거같은데, 짝사랑 하는게 아니라면"
지훈의 말에 여주의 어지럽던 머릿속이 점차 제 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 느껴졌다.
나는 왜 그에게 죄지은 기분이 들었고 그는 왜 나에게 차갑게 화를 낸것일까
어쩌면 그에 대한 해답은 계속해 무시해오던 여주의 감정안에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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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은 텅빈 집안에 불조차 켜지 않고 소파위에 앉아 낮에 있었던 일을 되짚어 보았다.
"민현아, 이제 그만할때도 되지않았어?"
수사팀으로 찾아온 채연이 다른곳만 쳐다보는 민현을 불러내어 한말이었다.
또다시 아무말 하지않는 민현에 채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해"
"......."
"니가 이런 기분이었구나 민현아 내가,내가 진짜 너를 너무 힘들게했던거 같아"
채연의 말에 민현은 채연을 쳐다보았다. 처음으로 나온 미안하다는 말이 어색했다.
역전된 두 사람의 관계에 한없이 작아져버린 채연이었다.
오랜 연애 동안 따져보자면 둘 사이 완벽한 갑은 채연이었고 민현은 을이었다.
오랜시간 함께한 두사람의 관계는 일방적인 민현의 배려와 양보로 만들어져있었고 주도권은 언제나 채연의 차지였다.
언제라도 채연이 그 관계의 선을 놓아버리면, 깨져버릴 관계.
민현에게는 은연중에 그렇게 세뇌되어버린 관계였고, 채연에게는 우월감을 갖게해주는 관계였다.
민현의 선택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않으면 채연은 곧바로 민현에게 간접적으로 관계의 끝을 암시하며 민현의 숨을 조였다.
민현과 다툰 날이면 채연은 줄곧 클럽을 향했고 마치 보란듯이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민현을 가장 옥죄였던 것은 다툼 이후 어렴풋이 목덜미쯤에 보이는 키스마크였다.
네가 아니어도 난 충분히 다른사람과 사랑할수 있다. 채연이 민현에게 띄운 초강수였다.
어떻게보면 위험할수 있는 선택이지만 채연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결코 민현은 자신을 떠나지 못한다는.
늘 혼자였던 민현에게 채연은 처음으로 만난 자신의 사람이었다.
대기업 사장인 부모님과 유학을 떠난 누나로 민현은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집안에서 민현에게 요구하는 잣대는 높았고 민현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릴적 아이였던 민현의 마음에 자리 잡았던 외로움은 부모님의 기대가 커질수록 그 크기가 커져만 갔다.
그런 외로움을 달래준 첫사람, 그 사람이 채연이었다.
민현에게 채연은 그 외로움이라는 두려움을 사라지게 해줄 유일한 존재였다.
그리고 어느새 채연은 완벽해보이는 민현의 유일한 약점이 그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민현이 헤어짐을 통보한 그 전도 상황은 똑같았다. 다만 끝이 달랐을 뿐.
똑같은 레퍼토리였다.
민현에게 쏘아붙히던 채연은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채연이 제안한 시간동안 민현은 부모님으로부터 본인의 갑작스러운 결혼소식을 접했다.
그때의 민현에게는 전부였던 채연을 잃게한 끔찍한 결정에 너무나도 괴로웠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이 관계에서 물러나 자신을 숨쉬게해준 정리해준 해결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민현은 이내 깨달았다.
채연이 떠난 이후 그리고 여주를 함께 지내게된 이후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외로움을 꺼낸적이 없다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 하던 그 감정이 채연을 놓았음에도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다는 것을.
어쩌면 애매한 두사람의 관계가 조만간 제대로 정의내려질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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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닝뀨입니다.
오늘은 이걸 좀 길게 적어보려구여
제 글이 초록글 무려 1페이지에 올랐더라구요 (눈물
사실 처음에 글쓸때 그렇게 반응이 지금처럼 뜨거웠던게 아니여서 내글이 재미없나...하는 생각도 가끔은 했었어요
그래서 뭔가 오기생겨서 더 신경써서 쓰고 그러긴 했는데 이렇게 1페이지까지 올라가니까 느낌이 좀 신기했습니당.
이게 다 사랑스러운 여주 그대들 때문입니당...ㅠㅇㅠ
글잡 올때 초록글들 보면서 어떤기분일까 저기 오르면 생각했었는데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너무 행복했어요. 글올리면 올라가는 조회수도 좋고 자고 일어나서 밤새 달린 댓글 반응 보면서 기뻤어요.
보잘것 없는 저를 작가님이라고 칭해주시고 글 잘쓴다고 칭찬해주시고 심지어 제 글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는것 같아서 뿌듯하다는 분들까지
진짜 너무 절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더 열심히 신경써서 쓰겠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좋은 호응 덕분에 요새 정말 기분이가 날아갈것 같네요.
봐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댓글 남겨주시는거 정말 사랑합니다. 너무 큰 힘이 됐어요!
열심히 하는 제닝뀨 될게요!
이번화는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ㅇ< 둘이 만난게 아니라 생각 정리 하는 장면들이라...
채연이와 민현이의 관계를 궁금해 하셨는데 착하기만 한 채연이가 버림받은게 아니었답니다 흐헣
제가 또 우리 여주 입지를 세워줘야하기떄문에....
민현이가 가지고 있던 치부를 들춰내버렸네염 제가
그럼 저는 떠납니다 총총 굿나잇
암호닉 명단
황제 소나기 쑥쑥22 쩨아리 호어니 자칩 0713 왕맹고 황민현 회색 우지니최고야 기대중 수파루파 알팤팤민 줄리 찰떡 또여니 챠미 미나리 황제호빵 짱요 빈럽 갈비찜 짜요짜요 햄찌 샘봄 허니 뉴리미 89 뿜뿜이 황댕댕 뽀로로 옹스더 덩율곰 강낭콩 봉봉 쭈뿌쭈뿌 과자 황미녀 구낸내 프칩 별 갓경 간장계란밥 빵야 레드 종현쩨알져아 선인장 휴식 1232 앒카포뇨 황찌 귤주스 0809 애슐리 레인보우샤벳 윤윤이 햄아 밍밍❤ 자연스롭겡 309 1610 탱구 룩스 코뭉뭉 자몽맛구름 빵야 추추 밍부기 복숭아 부기부기 한빛 뀰 우즈 아몬드 사용불가 벼리 자몽에이드 리베0511 마지 죽살이 쟈몽 지진 털없조알파카 블라썸 핫초코 센터 민트초코 핀아 호두 뿌유 녜리12 흰색 칸쵸 지재 620 팤하 아듀 전정꾸기 졔졍 야호야호 꿈틀 김다정오빠 굥뷰죰햬 하누월 곰돌이❤ 셸현 꼳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