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J - 오늘부터
002. 입주의 시작은 파티
"안녕하세요. 저는 옆방 사는 황민현인데요.
성운이형이 잠깐 다들 모이자고 해서요. 시간 괜찮으세요?"
그게 내가 기억하는 황민현과의 첫만남이었다.
그는 시간 괜찮냐는 말을 끝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고, 나는 네! 하면서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잠깐 사이에 머리카락이 잔뜩 헝클어져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애써 단정한 모습으로 돌려놓으려고 하지는 못했다.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너무, 피곤했다.
황민현이라는 사람은 내 방문을 살짝 닫아주고 나갔다. 거울이라도 보고 방을 나서고 싶었지만 엉망진창으로 구겨넣은 짐 틈에서 거울을 찾는 건 굳이 해보지 않아도 너무나 힘들 일.
뭐 이상한 몰골이면 알아서들 이상하게 보겠지... 싶은 마음에 무슨 자신감인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조금 더 옆에. 어, 그래 거기!"
방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맞닥뜨린 공용공간에서는 파티 준비가 한창이었다.
왠 파티지... 하는 생각이 무색하게 뭔가 입주를 축하하는 파티인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 물어볼 수가 없었다. 눈칫밥으로 살아온 24년 인생, 그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한 팔로는 벽에 붙일 무언가를 고정시킨 채, 나를 향해 고개를 꾸벅하며 무심하게 인사해오는 사람은 초면이었다.
하성운, 강다니엘, 황민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 들은 이름은 본인의 얼굴과 곧잘 이어졌는데, 초면인 그 사람은 이름은 모르지만 훈훈하고 멀끔하게 잘생겼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를 향해 안녕하세요. 짧은 인사를 내밀었다. 그는 다시 벽쪽에 시선을 두고 성운씨, 그러니까 집주인으로부터 테이프를 건네받았다.
"좀 쉬었어요?"
테이프를 건네주며 시선은 나를 향한 채로 물어오는 성운씨. 사실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취방 주인은 아주머니여서 그냥 아주머니라고 부르면 되었는데,
아주머니도, 아저씨도 아니라서 무어라 마땅히 칭할 말이 없다. 먼저 호칭을 정리해주시기까지 조금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하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더니 미안하네, 조금 더 쉬어야 할 것 같은데... 한다. 화장을 안 해서 아파 보이는 거지, 사실 그렇게 미치도록 쉬고 싶은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무척 피곤하긴 합니다만...
여튼, 이 피지컬에 힘쓰는 역할을 맡는 건 당연하다는듯, 강다니엘은 부지런히 술박스를 들고 움직였다. 해봐야 다섯 명인데 무슨 술이 저렇게 많나 싶은 게 좀 위협적이기도 했다.
술을 아주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걸 어떻게 다 비워낼 생각인지 내심 겁이 났다. 다들 잘 마시나 보다...
나는 대충 템포만 맞추면 되겠지. 일단 나부터 살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술자리는 이제 닳고 닳았어...
"우리 원래 누구 새로 들어오면 파티하거든요.
치킨이랑 피자도 시켜놨으니까 배고파도 조금만 기다려요."
찡긋, 상큼한 눈웃음과 함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하성운씨. 나는 아아... 네... 하면서 얼빠진 목소리를 냈다. 마치 내 입주파티인지 몰랐던 것인 양.
형 더치커피 좀 빨리 만들어 올테니까 마저 준비하고 있어- 라는 말을 끝으로 성운씨는 1층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벽장식 삼매경인 초면남과 술박스 이동 및 힘쓰는 일 담당인 강다니엘, 그리고 부엌에서 부시럭부시럭 부지런히 움직이는 황민현이라는 사람까지.
그들 옆에서 나는 뭐부터 해야 할지를 몰라 어리버리하게 서있다가, 테이블에 올려진 풍선을 발견했다. 이거다! 싶어 의자를 하나 꺼내 앉아 입에 풍선을 물었다.
후우, 후우, 누가 봐도 나 열심히 풍선 불고 있어요- 하는 모습으로 풍선을 부는데, 부엌에 있던 황민현이 내게 와 공기주입기를 내밀었다.
"....여기 이거 있는데."
헉, 이게 있었다니. 그것도 내 바로 옆 의자에. 놀란 마음에 컥, 하고 숨을 잘못 들이켰다. 콜록콜록, 큰 기침이 이어지고 손에 들린 풍선은 푸슈슈- 하면서 허공에 나풀거렸다.
보드게임 두어 개를 들고 옮기던 강다니엘이 나를 보고 하하하,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내게 공기주입기를 내민 황민현도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초면남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우리쪽을 쳐다보다가, 다시 본인이 하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하핫, 바보같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는 공기주입기 입구에 풍선 입구를 끼우고 열심히 팔을 움직였다. 황민현이라는 사람은 비어버린 내 옆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어... 일어섰다 앉는 그 짧은 틈 사이에 좋은 향이 났던 것 같다. 포근한 섬유유연제 향 같은 것. 하얗고 맑은 그의 얼굴과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황민현이에요. 대나무숲 글 제가 썼거든요. 그 글 보고 오셨단 이야기 들었어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라고 합니다."
이어지는 나긋나긋한 말투. 하성운씨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나긋나긋하다. 차분하면서도 느리지는 않은... 그런 말투인데.
나도 모르게 그의 얼굴, 그에게서 풍기는 향, 그가 하는 말투까지 엄청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듣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뭐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낯선 기분인데 경계해야 할 것 같지는 않은 미묘한 감정이다. 희한하다.
"무슨 과에요? 저희는 과가 다 달라서."
"호텔경영이요."
호경이가?! 냉장고에 차근차근 맥주병을 넣어두던 강다니엘이 우리 쪽을 보며 소리쳤다.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고개를 끄덕이니, 냉장고 문을 닫고 내게로 걸어온다.
내도 호경인데요. 몇 학번이고? 아무리 들어도 우리 고향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좀 친해지면 느그 동네 어디냐고 물어볼 생각이다.
"13인데요..."
"아.. 슨배님이시네. 저는 16이요."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내는 근데 슨배 초면인디요. 하는 다니엘을 향해 나도 말했다. 저도 처음 보는데...
졸지에 호경 사이에 껴버린 황민현은 아 그렇지, 그렇지. 이제부터 친해지면 되지- 하면서 숙연해진 분위기를 무마시키고 있었다.
어느덧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게 된 터라 준비는 초면남 혼자 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들다 만 풍선을 조금 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부지런히 팔을 움직였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황민현, 강다니엘 너네 빨리빨리 안 움직이냐- 하는 하성운씨의 목소리였다.
방금 앉았다, 방금. 볼멘소리를 내며 자리를 옮기는 다니엘과 조용히 다시 부엌으로 향하는 황민현이었다.
- 오세요 구름이네 쉐어하우스 -
완성된 파티장은 근사했다. 초면남이 한껏 집중하여 꾸며낸 벽에는 '웰컴 투 구름이네 쉐어하우스'라는 귀여운 문구가 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는 내가 분 풍선 몇 개가 자리했다.
테이블에는 치킨과 피자, 성운씨가 내려온 더치커피 한 피쳐와 술이 놓여졌다. 부루마불과 할리갈리 같은 보드게임은 일단 테이블 아래에 자리했다. 생각나면 언제든 테이블 위로 올릴 수 있는 위치였다.
직사각형 모양의 식탁. 짧은 쪽에는 하성운씨가 앉았고, 긴 한편에는 나와 황민현이, 건너편에는 초면남과 강다니엘이 앉았다.
초면남의 첫인상은 무심하고 시크했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가 그냥 낯을 가려서 처음 보는 이에게는 무표정이 많은 것일뿐, 별 다른 의미가 없었음을 깨달았다.
"짠-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오고 가는 소맥 속에 피어나는 우정이라 했던가. 나는 언제 쭈뼛거렸냐는듯, 분위기에 금방 적응해서 신나게 술을 붓기 시작했다.
누가 피곤하댔어? 누가 더 쉬어야 될 것 같댔어? 나 완전 괜찮은데. 오늘 술 왜 이렇게 잘 들어가냐... 끝까지 달릴 것 같은데.
어느덧 치킨과 피자는 차근차근 사라져 버리고, 박스째 들고와 냉장고를 꽉 채웠던 맥주와 소주도 하나, 둘씩 빈병이 되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배도 부르고, 등도 따숩고 하니 노곤노곤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술잔을 들었다.
"야아- 옹성우- 13끼리 한 잔 하자아-"
"좋지 좋지- 따라줘어-"
말을 뱉어놓고 그 말에 너무 술냄새가 짙게 배어 있어서 되려 내가 놀랐다. 나 취했나... 생각하면서도 짠- 하고 기분 좋게 부딪히는 맥주잔을 입에 갖다 댔다.
꿀렁꿀렁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맥이 이제 쓴지, 단지, 밍밍한지도 모른 채로 기계처럼 마셨다. 크아- 하고 터지는 탄성은 덤이었다.
초면남의 이름은 옹성우. 홍성우도, 공성우도 아닌 옹성우라고 했다. 알고 보니 나와 같은 학번이었다. 군대 때문에 학년은 다르지만. 그야 다들 그러니까.
미디어학부에 언론 전공이라 전혀 통하는 게 없을 줄 알았는데, OT 때 장기자랑 한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여장하고 AOA 춤춘 팀 중에 한 명이었단다. 듣자마자 알았다. 그게 너였어?! 하고 물었더니 온몸을 베베 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세상은 참 좁다는 걸 몸소 느꼈다. 이래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니까... 멍 때리며 생각하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나며 테이블이 흔들렸다.
"형!!!"
알쓰다, 알쓰. 알콜 쓰레기. 성운씨가 말했다. 내 옆에서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물만 마시던 황민현이 쿵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박치기를 했다.
햄. 개안나. 민현을 흔들어 깨우던 다니엘이 쯧쯔, 하면서 혀를 찼다. 이 형 갔다, 갔어. 내가 눕히고 올게. 하며 민현을 일으켜 세웠다.
놀래서 커진 눈으로 두리번거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하자, 성운씨가 너무 놀랄 거 없어요. 원래 저래요. 민현이가 술을 못 마셔서. 하면서 내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둘끼리는 잔 부딪힌 적 없으니까."
"아.. 그럼 저도 따라드릴게요."
"고마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아,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짠,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잔이 부딪혔다. 크으- 하는 소리와 함께 식탁 위에 잔을 내려뒀다.
"애들은 다 형이라고 부르니까, ○○씨도 오빠라고 부르면 될 것 같아요. 다른 호칭은 좀... 듣는 저도 어렵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대신 저는 다른 애들 부르는 것처럼 ○○야, ○○가, 뭐 이런 식으로 부를게요. 괜찮죠?"
그럼요. 괜찮고 말고요. 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끔히 호칭정리가 된 덕에 이제 서로 편한 호칭으로 부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황민현은 나와 성우보다 한 학번이 높았다. 그래서 선배라고 부르는 게 맞지만, 별로 그럴 것까지는 없다고 했다. 학교 안에서 만난 사이도 아니고.
성우는 민현을 형이라 부르는 듯했다. 다니엘이야 당연했고. 나는 오빠라 해야 할지, 선배라 해야 할지, 조금 시간을 두고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멀쩡하기는 사실 민현 빼고는 다 멀쩡했다. 부루마불 하까요. 다니엘이 내민 의견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테이블 위에 판을 깔아놓고 빨간색 비행기를 내 말로 정한 뒤로부터 얼마가 흘렀으려나. 그 장면을 끝으로 필름이 뚝하고 끊겨버렸다.
...일어나 보니 온통 분홍색인 방 안의 침대 위였다. 머리는 지끈지끈 울렸고, 온 세상은 핑핑 돌아가고 있었다.
"뭔 일이래... 몇 시야......"
습관처럼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을 찾았다. 가지고 옮긴 기억이 없는데 이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누가 갖다 놓은 게 분명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누른 휴대폰 화면에는 이런 문자가 있었다.
[너 부루마불하다 갑자기 잠들어서 내가 업어왔다. 고마우면 내일 밥 사줘. -옹성우-]
옹성우가 옮겨준 모양이다. 유난히 잘 들어간다고 생각해서 부어라 마셔라 들이부은 게 실수였다. 아아...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신음을 뱉었다.
밥을 사주는 건 사주는 거고, 일단 당장은 모자란 잠부터 더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눈을 감았다.
쿵쿵, 쿵쿵, 술 때문에 더 강하고 세게 뛰는 심장이 귓전을 때렸다. 아... 엄청 어지러웠다.
- 오세요 구름이네 쉐어하우스 -
메뉴는 떡볶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떡볶이를 먹어줘야 하는 자칭타칭 떡볶이 덕후로서 누군가에게 베푸는 음식도 떡볶이여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떡볶이 홍보대사... 뭐 그런 비슷한.... 그런 거. 있잖아. 왜.
"근데 너 방학인데 학교 왜 가?"
"원래 방송국은 방학 때도 나가야 돼."
"너 방송국이야?"
"응. 저녁 방송 들어본 적 있어? 그 목소리 나야."
"그 목소리가 너였어?!"
뭘 그렇게 놀라냐는듯 나를 쳐다보는 옹성우였다.
사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그 목소리가 듣기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 방송을 들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첫머리와 말미에 말하는 학과와 학번을 들을 수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러나 모른다고 해서 뭐 큰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어쨌거나 그의 목소리는 듣기 좋았고, 나는 종종 그 목소리를 들으며 학교에서의 하루를 마쳤으니까.
"내가 목소리가 좀 좋긴 하지."
내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듯 말하는 옹성우다. 마음을 들켰나 싶어 괜히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아니, 뭐, 그래서 놀란 건 아닌데.
그랬더니 야, 게시판에 다들 난리야. 내 목소리 좋다고- 너가 내 진가를 몰라서 그래. 하며 웃는다. 야, 너무 잘 알아서 문제인 것 같다. 나는 그 말을 해내지 못한다.
"여튼, 나 두세 시간이면 끝나는데. 너 바쁜 일 없으면 같이 갈래?
같이 있다가 다시 들어오자."
"너 방송하러 가는 거야?"
"아니. 방송은 학기 중에만. 오늘은 회의하러."
안 그래도 도서관에서 빌려놓은 책을 반납해야 하긴 했다. 빌릴 수 있는 기간은 2주인데, 집 구하고 하느라고 연장을 한 번 해서 다행히 연체는 안 되었다.
그래도 개강 전에 반납은 해야 할 것 같아서 가긴 가는 게 맞는데... 혼자 심심하게 가느니 옹성우 학교 갈 때 같이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같이 가자. 했더니 좋다며 맑게 웃는 옹성우다. 얜 참... 웃는 게 맑다. 어린애 같다고 해야 하나.
"잘 먹었어-"
"오야. 다음에 쓰러져도 잘 옮겨줘."
"그때는 그럼 돈까스."
"아 왜 공짜가 없냐 너는."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돼. 대머리 되고 싶어?"
아니. 대머리는 싫은데. 하고 정색했더니, 다음 번에 쓰러질 일을 만들지 말란다. 맞는 소리여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솔직히 좀 과음한 거.. 사실이니까.
쉐어하우스와 떡볶이집은 가까워서 나는 옹성우에게 잠깐 기다리라 하고, 반납해야 할 책을 가져오기 위해 쉐어하우스에 다녀왔다.
쉐어하우스에서 학교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15분 남짓. 버스를 타고 갈 수는 있는데 어중간하게 아침 시간에 버스 타다가 지각하기 딱 좋다.
오고, 가고 30분이면 걸어다니기 괜찮겠을 것 같다. 실제로 쉐어하우스 사람들도 다 걸어다니고 있고...
조금 일찍 일어나서 먼저 나오면 남들 눈에 띌 일 없이 조용히 등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나 간다. 끝나고 카톡할게."
"어어- 나 도서관에 있을 거야."
"어-"
방송국이 있는 건물과 도서관 건물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서, 나는 옹성우에게 손을 흔들어준 뒤 도서관으로 향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꼭 반납을 하러 도서관에 오면 또 재밌을 것 같은 책이 보여서 책을 더 빌리게 된다.
그렇게 반납해야 할 의무에서는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그 굴레를 돌고, 돌고, 또 도는 거지.
오늘도 역시나 다르지 않았다. 반납하러 간 곳에서는 재밌는 신착도서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나는 또 그곳에서 한참 동안 무슨 책을 빌려볼까, 고민하며 서성거렸다.
"......"
한참을 서성이다 재밌어 보이는 책을 두어 권 집었다. 옹성우가 말한 두세 시간까지는 아직 넉넉하게 여유가 있었다.
빌려놓고 자리 잡아 좀 앉아서 읽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사서에게 학생증을 내밀었다.
대출은 2주고, 연장은 두 번 홈페이지에서 가능하세요. 매번 듣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책을 받았다.
나는 볕이 잘 들어오는 자리가 좋더라. 방학이라 그런지 드문드문 자리가 차있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를 찾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데,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 보였다. 마치... 어젯밤 입주파티 때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그이의 얼굴인 것 같은...?
"황민현..?"
등짝에 '나 핵열공 중임.'을 띄워놓고 누가 봐도 열공모드로 공부하고 있는 그 얼굴은, 황민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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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편 암호닉(002편 업로드 전에 달린 댓글에 한함. 강과장 암호닉 최종리스트 내에 있는 분들에 한함.) [분홍색솜사탕] [#0613] [구원자] [녤과장] [옹성우] [리본] [녤부] [어어] [121027] [빨간머리] [엘제이] [11023] [굥뷰죰햬] [강달리엣] [피치수플레] [짠따라] [딸기시럽] [숮어] [블라썸] [피아] [@불가사리] [마카롱] [꼬꼬망] [칸타타] [1122] [맥주톡톡] [뚜띠따띠] [리베르떼] [포카리] [일개사원] [자몽] [우럭] [샤넬]
안녕하세요, Y사원입니다! 폭풍연재냐고 물으신다면 그마저도 어제오늘이 끝이라는 대답을 해드릴 수밖에 없는.... 저를 용서해주세요. 이제 가면..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오려 노력하겠습니다. 조금씩 이야기의 구조가 갖춰져 가는 것 같습니다! 황민현 - 정치외교 12 옹성우 - 미디어학부 언론전공 13 여주 - 호텔경영 13 강다니엘 - 호텔경영 16 이렇게입니다. 독방에서 자주 언급된 어울리는 학과를 피하면서도 최대한 찰떡인 학과로 하려고 엄청 고민했어요.. 하핫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여러가지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많아요~ 독자님들도 볼 거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읽히긴 하지만 하나하나 곱씹으면 더 좋을! 그런 글이 될 것 같아요. 그래주실 거지요~? 늘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지난번이 첫 편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성원과 댓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