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 다시, 첫눈(Dear Snow, Thee Fall Again)
너빚쟁은 재환이를 밀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처음에 재환이 집에서 너빚쟁의 사진을 봤을 때는 배신감이 들었어.
그동안 너빚쟁이 생각할 때 재환이는 연예인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너빚쟁을 유명한 여배우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었거든
그 다음으로 들었던 감정은 무서움이었어.
그동안에 재환이가 했었을 말들이, 표정이, 그리고 함께 보낸 시간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재환이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곱씹어보면서 하루가 흘렀어.
아침에 너빚쟁을 데리러 온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촬영장에 가서
드라마도 찍고 다른 스케쥴이 잡힐 땐 가서 화보도 찍고 인터뷰도 하고
하루가 흐르고 일주일이 흐르고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어
결국 출판 관련 회의는 모두 학연이가 참여했어.
마지막 회의까지 모두 마친 날 너빚쟁은 학연이랑 함께 저녁을 먹었어.
그동안은 촬영장에서 대충 식사를 해결하기도 하고 집에서는 레토르트 음식 먹거나 아니면 굶었는데
오랜만에 사람이랑 만나서 밥을 먹으니까 너빚쟁은 조금 들뜬 기분이었어
학연이는 자리에 앉아마자 종알종알 이야기하기 시작했어
책 제목은 여러가지 의견 중에서 너빚쟁이 보낸걸로 하기로 했다
그 제목이 화가님이 그리신 삽화랑 표지랑 제일 잘 어울린다
그동안 그 작가님이랑만 이야기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예쁜 화가님이시면 좋은데 키 큰 남자라 재미도 없었다.
그 남자도 나보다는 작가인 너빚쟁을 궁금해하느라 맨날 질문해서 귀찮았다
너빚쟁은 학연이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했을 재환이의 얼굴이 저절로 떠올라서
학연이의 이야기에 환하게 웃을 수 없었어
너빚쟁이 환하게 안 웃고 슬쩍 웃으니까 학연이는 내가 우스워? 우습냐고!!ㅇ슢ㅇ!
하면서 장난을 치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이 음식이 나왔어.
각자의 앞에 예쁘게 놓인 파스타를 보면서 너빚쟁은 재환이가 해준 파스타가 생각이 났어.
사실 그 날 재환이가 해준 요리의 맛은 기억도 안나.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었던 재환이의 얼굴만 생각이 났어.
학연이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불이 꺼져있고 너무 어두워
항상 울리던 휴대전화는 더이상 울리지 않고 꺼져있는거야
수많은 날들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잠깐 달라졌다고 이런 모습이
어색해진 것이 너무 우스웠어. 그리고 우울해졌어.
항상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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