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녹차하임
문을 여는 소리에 민석을 기다리고 있던 백현과 찬열의 고개가 즉각 반응했다.
"오, 형! 왔어요?"
눈을 빛내며 허겁지겁 자신에게 달려오는 찬열에게 인사를 건네자 백현도 곧 다가왔다.
"그사람은?"
"들어와요 루한씨."
민석의 부름에 밖에서 기다리던 루한이 연습실 안으로 들어섰다.
루한은 반듯하게 서서 그들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루한입니다."
루한을 본 백현의 입꼬리가 매끄럽게 올라갔다.
그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미인이었다.
민석이 예쁘다며 칭찬하기에 충분, 아니 오히려 칭찬이 부족했다.
백현에게 루한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오히려 사람 사귀는 것에 통 관심이 없어 걱정이었던 민석을 흔들어놓은 그에게 호감이 높았다.
그에 반해 찬열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예쁘다는 말에 막연히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남자라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그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예쁘다는 말이 진짜 잘 어울리는 미인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민석과 백현도 얼굴로는 빠지지 않는 편이지만 두사람은 예쁘다기보다는 귀엽다가 더 잘어울린다.
그런데 민석이 데려온 사람은 그야말로 예쁘다란 말이 딱 어울렸다.
"여자 아니었어요?!"
"?"
너무 놀라 실례가 되는지도 생각 못하고 바로 튀어나온 찬열의 한마디에 루한이 당황했다.
백현이 땡기는 뒷골을 느끼며 찬열의 뒷통수를 가격했다.
"바보새끼야, 넌 차라리 입을 다물고 살아라"
"아씨, 왜 때리고 난리야. 팔도 짧은게 툭하면 뒷통수만 때... 아, 알았다알았어. 조용히 있으면 되잖아."
찬열이 여전히 투덜거리며 궁시렁거리자 백현이 사납게 그를 노려보았다.
찬열이 그 눈초리에 결국 입을 닫자 백현이 루한에게로 고개를 돌려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아까 통화했던 변백현입니다. 반가워요. 여기있는 놈은 좀 띨띨하지만 그래도 꽤 재주많은 박찬열이라고..."
"야! 내가 왜 띨띨하냐?! ... 안녕하세요. 박찬열입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다시한번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루한은 두사람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며 루한은 백현이 건넨 손을 마주 잡았다.
찬열은 민석을 붙잡고 놀란 심정을 털어놓으며 조잘대었다.
민석이 그런 찬열에게 웃어주며 얘기를 나누자 루한은 백현과 얘기하면서도 두사람을 힐끗 쳐다보곤 했다.
그런 루한을 눈치챈 백현은 속으로 웃었다.
그런거였구만... 백현은 민석과 루한을 번갈아보며 씨익 웃었다. 금새 변해 아무도 보지는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