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한테는 비투비 완전체 사진이 없지 왜때문에..?)
눈동자 코앞까지 들이밀어진 담배코에 실명의 위협을 느낀 홍빈이
다급하게 택운의 손목을 잡았다.
자, 잠깐.
뭐하는거야. 놓지?
너..너가 원하는 건 내가 니꺼라는 표식이잖아.
응.
그, 그게 흉터라고 무조건 알아보리라는 보장이 없어!
누가 그래?
택운이 홍빈의 손을 뿌리치며 담배를 아래로 내려 볼에 가까이 가져다댔다.
그...그니까!! 다른 방법이 있다고!!
무슨 방법.
내, 내가 니꺼라는 다른 방법!!!!
....뭔데?
택운이 눈을 번뜩였다.
몇년전부터 알아온 택운이라지만, 홍빈에게 이런 택운의 모습은 낯설었다.
하기사,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
앞뒤 재고 할 필요가 없었다.
일단 자신의 눈, 그리고 얼굴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던 홍빈은
제 자신이 지금 자신의 회사 앞에 서있다는 것도, 그것도 대로변
퇴근시간이라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도 다 잊은채
바로 앞에 보이는 택운의 입술로 돌진했다.
...!
택운의 눈이 크게 떠졌다.
눈을 꾹 감은채 택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댄 홍빈이
혀를 내밀어 택운의 입술을 톡톡 건드렸다.
놀라 굳은 상태의 택운, 그 틈을 이용해 홍빈이 거의 꺼져가는 담배를 쳐서
땅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꽤 오랫동안 키스를 주고받은 둘.
고개를 떼려하면 뒷덜미를 잡아 다시 끌어당기는 택운 덕분에
아마 5분여를 더 끌었던 듯 싶다.
후..하..흐..
....미친.
타액에 젖은 입술을 핥으며 택운이 미소지었다.
마음에 들었다는 미소였다.
하, 살았다.
홍빈은 안도했다.
이제..후..됐지.
응, 내꺼.
닥쳐.
과연, 진짜로?
택운이 홍빈의 귀에 속삭였다.
저 앞에 모든 사람들이 다 지켜봤는데, 진짜로-?
.....
입술을 꽉 깨문 홍빈이 고개를 푹 숙이고 뛰어갔다.
남은 택운은 홍빈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킬킬거렸다.
학연이 다시 서로 돌아왔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모두의 물음에도 그저
사건현장에 나갔다가 괴한의 습격에 기절했었다라는 말만 남긴 학연은
모든 질문에 침묵을 지킨채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그리고 학연의 실종사건은 이민혁 검사에 의해 '해프닝'으로 처리되었다.
그런 학연을 모두가 반기는 눈치였지만,
단 한명.
택운만큼은 반기는 눈치 반, 그리고 자신의 계획이 틀어질 거라는 불안감 반이었다.
차형사.
....네.
너 왜 돌아왔어?
애써 화를 삭힌채 물어보는 택운에게 학연이 싱긋 웃어보였다.
정형사님.
왜.
Red Wine.
의미모를 말을 지껄인 학연이 현장에 나가보겠다며 활기찬 미소를 띄우고 달려갔다.
며칠 뒤-
한 샵에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그리고 큰 코를 가진 손님이 들어왔다.
뭘로 해드릴까요 손님?
염색할게요. 레드와인머리요.
네, 알겠습니다.
염색준비로 한창인 손님은 바로 재환이었다.
그리고 흥얼거리며 진행되가는 머리를 거울로 감상하던 재환의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았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염색이요.
무슨 색으로 해드릴까요?
레드 와인이요-
어머, 잘어울리시겠다.
미용사가 환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준비를 시작했다.
자신과 똑같은 염색을 할 옆자리 남자를 쳐다본 재환이 씨익, 미소지었다.
그러나 옆자리 남자는 묵묵히 잡지만 바라볼 뿐이었다.
재환의 염색이 다 끝나고, 문을 나선 재환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쁘네.
- 시끄러워요.
진짜, 무슨 머리를 해도 섹시해. 완전, 내스타일.
- 좀 진짜. 안닥칠래요?!
걸어가는 모양새 좀 봐. 누구 홀리려고?
- 이 변태야!!!!
재환의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와 동시에
재환의 앞에 걸어가던 레드와인 머리의 남자가 소리쳤다.
아, 왜. 그래도 나랑 똑같은 머리잖아, 학연아.
- 그래서 더 짜증나거든요? 그놈의 레드와인.
섹시하잖아 빨간머리는.
재환의 앞에 걸어가던 레드와인 남자가 뒤를 돌았다.
재환과 통화하던 학연이었다.
샵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바로 그 남자.
끊어요 얼른.
응- 학연아.
저, 그쪽보다 나이 많거든요? 어디서 반ㅁ..
가자, 여보.
학연의 등을 떠밀며 걸어가는 재환.
같은 머리를 한 두 사람이 다정해보이는 포즈로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동시에 샵으로 택운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손님?
염색, 레드와인으로.
네...
택운을 자리로 안내한 직원이 택운에게 염색을 시키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오늘 무슨 날이야?
왜?
아까도 두명이서 레드와인으로 염색해가고. 지금도 한명 들어왔고. 곧 들어올 예약손님도 레드와인 염색이라던데?
어, 진짜? 무슨 일이래?
그러게.
직원들의 수근거림을 뒤로하며 택운이 염색하고 있는 순간.
누군가가 택운의 뒤로 예약손님이라며 다가왔다.
손님도 레드와인이시죠?
손님도요? 또 누가 해요?
아..오늘 한 세명 정도가 레드와인으로 염색하셔서요.
그래요? 그거 참 특이하네.
택운의 옆에 앉으며 직원과 대화한 예약손님은 민혁이었다.
작게 택운에게 인사한 민혁.
민혁은 택운에게 말없이 손을 들어 반응을 보였다.
정택운.
왜.
Red Wine.
시끄러워.
둘의 염색까지 끝난 후, 이상하게 생각하던 직원들의 수군거림이 끝나갈 무렵.
혼혈아처럼 생긴 잘생긴 남자 하나가 들어왔다.
Red Wine.
..네?
레드 와인으로, 염색. 해달라고요.
서투른 한국말로 염색을 주문한 그 역시
Red Wine이었다.
과연 Red Wine에는 무슨 뜻이 들어있을까?
한가지 기억할 사실은.
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걸어가던 의사.
성재가 거울 너머로 발견한 의사의 머리는
빨간머리였다.
1부 완결.
2부는 Red Wine으로 찾아옵니다.
- 후기 및 1부 설명 -
일단 웃기게도 1부의 모든 일은 재환이 학연을 납치한 것부터 끝날 때까지
모두 하루에 일어난 일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쓰면서 놀랐음...
오늘 썰 순서 정리하면서 보니까..아...이런.ㅋㅋㅋ
머리 염색과 육성재가 거울 너머로 빨간머리를 본 이야기가
며칠 뒤의 일이자 2부의 시작입니다^^
2부의 시작은 아마 좀 있어야 할 거 같아요
3월달은 참 바빠요..아하하
2부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억해 주셔야 할 내용!
1. 원식의 화상연고
2. 학연의 무릎과 팔꿈치 상처
3. 홍빈의 어깨 상처
4. 상혁의 마약
5. 민혁의 CCTV
6. 성재의 땅콩
7. 재환의 칼
그럼 며칠 뒤에 만나요~(며칠 뒤가 언제일지가 미지수...)
지금까지 읽어주셨던
귤껍질님
택운이어깨님
나비님
드라이기님
이자르님
뿌쮸님
틱톡님
태긔요미님
비회원님
찌꾸님
쭈꾸미님
치킨님
그리고 암호닉이 없으신 다른 독자님들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