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해요"
"괜찮아"
"아 식단 관리 중인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
전정국을 딱 봤는데 기분이 음...설명하기 어려웠어
지금 이 마음이 반가운 건지, 두려운 건지.
내 앞에 있는 지금 이 사람은 나를 굉장히 반기는데.
"어쩌다가 여기 오게 된거예요? 물어봐도 돼?"
"그냥 뭐.."
"그냥 뭐 회장님이 보내셨겠지. 태형이 형도 왔다 갔을테고. 그 집안이야 뻔하지 뭐"
"내가 간다고 한거야"
"언제 돌아올거예요"
"글쎄.."
나는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해서 테이블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했어.
전정국은 더 무언가를 물어보진 않았고, 그냥 그렇게 침묵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지.
불쾌한 침묵은 아니었지만 편하지 않았어 이 분위기가.
그냥..전정국과 이러고 있는 상황이 내키지가 않았던 것 같아.
"이제 가봐야겠다."
"그래. 잘 가고"
"누나."
"...응?"
전정국이 나를 바라보며 일어서더니 허리를 숙였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벌떡 일어났지.
"그 때, 내 치기어린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내가 많이 미안했습니다."
"정국아.."
"많이 후회했어요. 내 선택이 누나에게 큰 상처가 될거라고는, 당시에 나만 생각하기 바빠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정국은 그렇게 허리를 푹 숙인 채로 눈물을 흘려가며 애기했어,
마음이...마음이 아프더라.
나는 무서웠지만 바쁜 나날들에 묻혀 있고 있던 그 날들을.
이 친구는 계속해서 후회하며 기억해왔다는 사실이 얼어있던 내 마음을 이렇게 녹여버릴 줄이야.
나는..나도 모르게 가서 허리숙여 울고 있는 전정국의 손을 잡아줬지.
그랬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것처럼 털썩 무릎을 꿇더라.
"왜 울고 그래...나는 진짜 괜찮아"
"누나가 나 덕분에 행복해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어..이제와서 고백해요"
"알아. 이젠 이해해."
내가 대학 도서관에서 몰래 훔쳐봤던 그 잠깐의 행동이 이렇게까지 큰 파장이 되었고, 눈물로 막을 내렸어.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정국이를 용서했어.
〈To.자기
나는 한국에 잘 도착했어. 한국 공연이 너무 기대되는 걸. 언제 매표를 시작할지 하루하루 기다리는게 괴로울 정도야. 연습이 고달파도 내 생각하면서 이겨내시길!
From. 오스트리아 보낸 지 176일>
[To. 김태형씨
정국이가 HIA그룹 일원으로 우리 연습실을 찾아왔어. 그리고 그 날로 정국이를 용서하기로 했어. 연습은 힘들지만 너한테 보여줄 생각만 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 보고싶다
From. 오스트리아 온 지 200일]
내가 첫 순회공연을 시작하기 전 날까지 우리의 편지는 계속됐어,
그리고 이젠, 만날 때가 왔음을 실감했지.
----------------------------------------------------------------------------------------------------------------------------------------------------------
저물어가던 제 첫 작품 심페소생술 들어갔습니다! ㅎㅎㅎ
오랜만이시죠...헤헤
글 실력이 더 늘었을지 줄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부지런히 써서 완결 내겠습니다!
암호닉은 댓글에 남겨주시면 이번 편부터 기록해두고 완결 편 이후 외전을 내게 되면 암호닉 달아주신 분에 한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혹 기억해주시고 읽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구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