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이면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야!
몇 년은 지나야 한국에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나다니...
속으로는 굉장히 벅찼지만, 어쨌든 공연을 앞둔 무용수로써의 불안 또한 존재했기에 학생 때 콩쿨 전날이면 잠못들고 뒤척였던 것처럼.
그렇게 뒤척이다가 결국 밤을 꼬박 새고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출발했어.
아무래도 무용단에서 핸드폰을 금지시키다 보니 핸드폰이 없어서 자동적으로 김태형씨에게 깜짝 귀국을 선물해줄 수 있게 되었지.
이왕이면 공항에 마중나오는 김태형씨를 보고싶었지만...뭐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갈 때가 되면 배웅하러 나와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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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
행복하다! 공항에서 불어오는 한국의 향기~~ 아 너무 늙어보이나..?
스물 둘 답게 행동하자!ㅋㅋㅋㅋㅋ....?어 저기 김태형씨인가 〈o:p>〈/o:p>
“수고했어”
“어떻게 알고 왔어?”
“내가 모르는게 있겠니”
“뭐야~ 그 근자감?”
“ㅋㅋㅋㅋ어서 가봐. 숙소 어딘지 아니까 전화하면 나오고.”
태형씨가 내 손에 핸드폰을 쥐어주었어. 맞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핸드폰 해도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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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갔다 올게!]
[남자친구 만나러 가는구나?]
[아앗..그런 거 아냐 ㅎㅎㅎ]
일주일 간 한국 일정을 위해 잔뜩 싸온 짐을 제대로 풀고 잠시 김태형씨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가 드디어 전화가 와서 나간다~!!!
룸메와 가벼운 농담을 끝낸 후 방을 나왔어. 오늘은 자유시간이니까 태형씨 보러 가야지~~
회장님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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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마자 꼭 껴안아주는건 어디서 배웠대...어색했지만, 그래도 좋다!
“나 못 봐서 고생 많았지?”
“그 고생은 김태형씨가 더 했을 것 같은데..”
“...예리한데?”
“내가 김태형씨 속 다 꿰뚫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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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씨는 그동안 잘 살아오고 있었어. 회사 내에서 입지도 생기고, 3학년 2학기를 다니는 중이었지. 동기들은 전부 군대에 갔다고 하던데..
“김태형씨 아싸구나?”
“....아냐”
“맞네맞네~~”
“너도 빨리 복학하자”
“싫은데~~~~”
“너..”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복학해..”
“그건 걱정마”
“왜?”
김태형씨는 피식 웃기만 했어. 그리고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갔지. 둘이 함께 바다를 볼 겸 놀러가는 건 처음이었어. 게다가, 밤바다라니!!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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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먹는 조개구이란....밤에 먹는 소주 한잔이란... 맛있어보였지만 당장 내일이 공연인 무용수가 해서는 안 될 일이기에,
김태형씨가 먹는 걸 맛있게 구경하면서 조개구이 대신 상추, 소주 대신 물을 마셨어. 그래도 분위기가 정말 최고인걸?
“밤바다 어때”
“정말 환상적이야...야경이 너무 멋있는 걸?”
“이제..돌아갈까?”
“아쉽다.. 내일 공연은 올거야?”
“서울 공연은 아쉽게도 부모님이 보러가신대서..”
“앗..그럼 언제 올 수 있어?”
“인천 공연 때 갈게. 어차피 내일부터 인천으로 출장이야”
“내일이 제일 긴장되겠다..왜 말해줬어!!!”
숙소까지 데려다주면서 김태형씨가 오랜만의 공연을 앞두고 긴장하는 나를 달래주려고 부던히 노력했어. 그러나 내일 회장님하고 사모님이 오신다니 긴장이 더 될 수 밖에 없었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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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A에서 보러 오실거야. 다들 세팅 끝나면 모여있어.]
그 때 그 손버릇 안좋은 외국인이 오려나.. 정국이가 오려나...
나는 어쩌다보니 1등으로 준비를 끝내서 먼저 서있었어.
[##탄소.너가 대표로 만나러 가 봐. HIA 측에서 무용수 1명만 만나겠대.]
오 그것 참 좋은 방법이다! 이번에 담당자는 누군가 궁금한 마음을 가지며 VIP룸으로 이동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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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선생님 들어가십니다”
“네.”
안내해주시는 분의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누군가 돌아서있었어. 물론 딱 보니 전정국이었지.
“기대했는데, 역시나 선배가 오셨네요.”
“그러게..”
“태형이 형은요?”
“오늘은 말고 다른 공연에 올거야.”
“내가 컬쳐마케팅부 부장이어서 아마 모든 일정을 다 따라다닐거예요. 미리 전해주세요. 알고 있는게 나을 것 같은데”
“그래 전해줄게. 학교는 잘 다니고 있고?”
“아, 태형이형한테 못들으셨어요?”
“응?”
“저, 태형이 형이랑 밥친구예요!ㅋㅋㅋ"
"아싸 아니라더니..정말이었구나?“
“태형이형이야 원래 유명했고, 저도 어쩌다보니 기업가 자제인 게 알려져서...같이 다닐 사람이 둘 뿐이예요”
“그래도 둘이 어색했을텐데 어떻게 다니게 된 거야?”
“당연히..부모님이 시켜서..”
“아..”
“생각보다 저희들한테는 부모님 말이 곧 법이거든요.”
“그래도 되게 서먹하고 밥먹다 체했겠다 처음엔.”
“처음엔 그래서 기사 형들까지 불러서 넷이서 먹었어요”
“아 정말?”
별거 아닌 이야기들로 까르르거리고 있다보니 어느새 리허설 시간이 다가와버렸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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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사소한 역할이기 때문에 실수할 것도 없이 깔끔하게 공연을 마쳤어. 하 뿌듯해!!
기쁜 마음으로 숙소에 돌아와서 김태형씨와 한참 통화했어. 역시 팀장님이라 그런지 바쁘더라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시간을 내준 게 고마웠을 뿐!
룸메이트와 함께 저녁을 먹을까 하고 나가려는데, 누군가 방으로 찾아왔어.
“안녕하십니까. 회장님께서 ##나탄소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동행해주십시오”
회장님이..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