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오세훈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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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운 백화점', 'CEO', '오세훈'. 그 세 가지는 다음 날 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고, 수 십 번씩 꾸깃해진 명함을 들여다 보곤 '정 갚고 싶음, 연락 하고.' 하던 남자의 나직한 음성을 회상하며 갈등을 하기도 잠시. 어떻게든 보상은 해 줘야 될 것 같아 전화를 걸었다. 진부한 컬러링은 시간과 함께 지긋하게 흘러 갔고, 음성 사서함 안내 멘트를 세 번이나 듣고 나서야 남자는 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
남자의 목소리 새로는 웅웅 울리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저… 저번에 맥주 쏟았던 사람 인데요, 많이 바쁘신가요?"
"저… 저번에 맥주 쏟았던 사람 인데요, 많이 바쁘신가요?"
"아, 저번에 그 학생?"
"예…."
"예…."
"내가 이따 다시 전화 걸 게."
다시 전화를 건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겨 버렸고, 나는 '이따' 건다던 전화가 언제 올 줄도 모르는 채 핸드폰만 붙잡고 기다렸다. 10분, 20분, 30분. 느리게 느리게 흘러만 가는 것 같던 시간은 곧 한 시간이 다 되었고, 남자를 기다린지 얼추 한 시간이 다 돼서야 전화가 다시 울렸다.
다시 전화를 건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겨 버렸고, 나는 '이따' 건다던 전화가 언제 올 줄도 모르는 채 핸드폰만 붙잡고 기다렸다. 10분, 20분, 30분. 느리게 느리게 흘러만 가는 것 같던 시간은 곧 한 시간이 다 되었고, 남자를 기다린지 얼추 한 시간이 다 돼서야 전화가 다시 울렸다.
"여보세요."
"안녕? 회의가 늦게 끝났네. 미안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아가씨 나이가 몇 살이에요?"
"올해 스물 한 살이요."
"와, 이럼 내가 아저씨 같네. 나 서른 살인데."
"아…."
"학생 집 태운 백화점에서 가깝지 않나?"
"예."
"계좌 달랑 쏴 주고 진짜 세탁값 받기엔 내가 미안하네. 백화점 VIP라운지에서 봐요. 한 시간이면 되려나? 내 이름 대면 될 거에요. 알죠? 오세훈."
"예…. 알겠습니다."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준비를 했다. 꼴에 백화점이라고… 더군다나 VIP 라운지. 거적대기나 걸치고 갈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 나는 생전 안하던 화장을 했다. 다들 내 나이보다 어렸어도 했으면 했지, 안 해 본 적 없다는 그 화장을 나는 스물 하나가 다 돼서야 한다. 분칠을 해 뽀얗게 빛나는 낯빛이 생소했다. 립스틱을 바르니 입술이 예쁜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몇 번이나 거울을 들여다 보며 볼이며 입술이며 툭툭 건들여 보았고, 숙녀같은 얼굴에 반해 입을 옷은 케주얼해 품격따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에 망연자실했다. 숙녀복 하나 없는 내 신세가 한탄스러웠다. 회색 후드티에 청바지를 대충 걸치고 집을 나섰다. 태운 백화점은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태운 백화점을 구경 밖에 할 수 없었다. 명품 백…, 명품 구두…, 그리고 온갖 사치스러운 화장품을 얼굴에 치덕치덕 바른 여자들, 심지어 어린아이들 까지도 제 엄마를 따라 예쁜 프릴이 달린 원피스를 입고 안 어울리는 브랜드값 좀 있다는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니. 이 드나드는 백화점이 나와 어울릴 리 만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가 이런 꼴로 태운 백화점의 문턱을 밟은 것은 생애 처음이었다. 그것도 VIP라운지. 고층에 자리잡은 VIP 라운지 창문으로 비쳐지는 야경은 끝내주었다. 카운터에 오세훈 사장님 부름으로 왔다고 하니 직원들 모두가 금세 꾸벅 고개를 숙였다. 나는 웃기는 광경에 잠시 비소를 짓다가 창가 끝 쪽에 자리 잡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금세 표정을 굳혔다. 뚜벅뚜벅 걸어 가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앉아."
남자는 내가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밥 먹었냐, 내가 불러서 괜히 귀찮게 한 건 아니냐… 하는 둥…. 처음 만난 사람 치고는 도를 넘게 친절한 남자의 치렛말이 싫어 본론을 꺼냈다.
"저…, 옷 얘기…."
"아, 그거."
"저번에 아저씨 옷에 실례한 거 사과 드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본론만 꺼내셔도 괜찮아요."
"본론?"
"예…. 안 미안해 하셔도 괜찮으니까…."
"나 안 미안해. 학생이 잘못 했는데 내가 왜 미안해. 그리고 학생. 그거 옷 손상 안 시키고 세탁 하려면 적어도 삼천이야."
"…"
"학교는 허투루 다니나? 다른 얘기나 하면서 시간 떼우면 내가 없었던 일로 해 줄 수도 있는데."
나는 남자의 말에 잡고 있던 찻잔을 내려 놓았다. 삼 천, 없었던 일…. 모두가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이젠 낯선 아저씨까지 날 비참하게 만든다. 너 따위가 갚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이 아니라는 말을. 세탁비라고 해서 만만하게 볼 돈이 아니란 얘기를 그렇게 돌려서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발끈 해 괜히 인상을 썼다.
"저 학교 안 다녀요. 아까부터 학생 학생 하시는데 학생도 아니구요."
남자는 여전히 아무 표정이 없다. 부딪힌 날 부터 지금 까지 남자가 내게 보인 표정이라곤 신사적과 치레적으로 웃는 모습, 그리고 무표정.
"아이코, 미안."
"아뇨, 안 미안하셔도 돼요. 그리고 아저씨 말씀 대로 저 안똑똑해요. 그래서 학교도 못 가고 매일 공장에서 일해서 한 달에 백 삼십씩 벌구요."
"…"
"아뇨, 안 미안하셔도 돼요. 그리고 아저씨 말씀 대로 저 안똑똑해요. 그래서 학교도 못 가고 매일 공장에서 일해서 한 달에 백 삼십씩 벌구요."
"…"
"배려 고맙습니다."
"원래 그렇게 낯선 사람한테 다 까발리는 게 취미야? 그것도 거북할 정도로."
"아니요, 그냥 이렇게라도 말해야 동정심에 탕감해주실까 싶어서요."
"아니요, 그냥 이렇게라도 말해야 동정심에 탕감해주실까 싶어서요."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내뱉으며 내게 되물었다.
"뭐?"
"아저씨 이 백화점 사장님이잖아요."
"…"
"저랑 다른 별천지 사람이니까…."
나는 끝끝내 메여오는 목에 고개를 숙였다. 하필 부주의로 인해 부딪힌 사람이 이 사람일 게 뭐람. 삼천. 어느 누가 봐도 큰 돈이었지만 내겐 더더욱 컸다. 삼천만원이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 이 사람과의 괴리감이 너무나도 컸다. 돈을 우습게 보는 그 오만함이, 내겐 재수 없었다. 누구는 돈 하나에 죽고 돈 하나에 사는데, 누구는 가난한 이의 형편을 비웃으며 입에 담을 만큼 돈이 만만하고 아무렇지 않다. 내가 소리 죽여 눈물을 훔치는 동안에 아저씨는 계속해서 창 밖을 바라 보았다. 빳빳한 청바지를 꽉 움켜 쥐었다. 투둑 투둑 떨어지는 눈물에 계속해서 눈물을 훔쳤다. 차를 한 번 홀짝이던 아저씨는 그제서야 내게 물었다. 지금 우느냐고.
"아저씨 이 백화점 사장님이잖아요."
"…"
"저랑 다른 별천지 사람이니까…."
나는 끝끝내 메여오는 목에 고개를 숙였다. 하필 부주의로 인해 부딪힌 사람이 이 사람일 게 뭐람. 삼천. 어느 누가 봐도 큰 돈이었지만 내겐 더더욱 컸다. 삼천만원이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 이 사람과의 괴리감이 너무나도 컸다. 돈을 우습게 보는 그 오만함이, 내겐 재수 없었다. 누구는 돈 하나에 죽고 돈 하나에 사는데, 누구는 가난한 이의 형편을 비웃으며 입에 담을 만큼 돈이 만만하고 아무렇지 않다. 내가 소리 죽여 눈물을 훔치는 동안에 아저씨는 계속해서 창 밖을 바라 보았다. 빳빳한 청바지를 꽉 움켜 쥐었다. 투둑 투둑 떨어지는 눈물에 계속해서 눈물을 훔쳤다. 차를 한 번 홀짝이던 아저씨는 그제서야 내게 물었다. 지금 우느냐고.
"아가, 지금 우는 거야?"
"아뇨…."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너 보고 세탁비 갚으라고 했어? 동정심 구걸 하라고 했냐고. 애기야, 너 이러는 거 피해의식이야."
그 말에 터진 눈물이 계속해서 왈칵 쏟아졌다. 비참하다. 처음 본 사람에게 비참하다 못해 구질구질하게 짓밟히는 중이다.
"저…. 안 갚아도 되는 거면 일어나도 될까요."
"…"
"아니다, 대답 안 해주셔도 돼요."
나는 망설임 없이 뒤를 돌아 곧장 VIP라운지를 떴다. 가만히 서 있으라고 만들어 놓은 에스컬레이터를, 나는 뭐에 쫓기듯 뛰어 내려 갔다. 사람들 모두가 불쾌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 보았고, 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훔쳐내며 냅다 뛰었다. 그리고, 재수없게도 한 여자와 부딪히게 됐다. 소리를 빽 지른 여자는 뒤에 있는 화장품 진열대를 잡고 상체를 지탱했고, 나는 밀쳐내는 여자의 손에 의해 완전히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덕분에 발목을 접질리며 넘어졌고, 억 소리 한 번 못내며 끙끙거리며 몸을 일으켜야 했다. 뚝뚝 깨진 화장품 유리병 새로 화장수가 흘러 나왔다. 전부 섞여 뭐가 뭔지 분간이 안가게 될 정도로 화장품 진열대는 엉망이 되었고, 매장 직원들 모두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기 바빴고, 나와 넘어진 여자는 내 머리채를 잡아 일으키며 악다구니를 썼다.
나는 망설임 없이 뒤를 돌아 곧장 VIP라운지를 떴다. 가만히 서 있으라고 만들어 놓은 에스컬레이터를, 나는 뭐에 쫓기듯 뛰어 내려 갔다. 사람들 모두가 불쾌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 보았고, 나는 계속해서 눈물을 훔쳐내며 냅다 뛰었다. 그리고, 재수없게도 한 여자와 부딪히게 됐다. 소리를 빽 지른 여자는 뒤에 있는 화장품 진열대를 잡고 상체를 지탱했고, 나는 밀쳐내는 여자의 손에 의해 완전히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덕분에 발목을 접질리며 넘어졌고, 억 소리 한 번 못내며 끙끙거리며 몸을 일으켜야 했다. 뚝뚝 깨진 화장품 유리병 새로 화장수가 흘러 나왔다. 전부 섞여 뭐가 뭔지 분간이 안가게 될 정도로 화장품 진열대는 엉망이 되었고, 매장 직원들 모두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기 바빴고, 나와 넘어진 여자는 내 머리채를 잡아 일으키며 악다구니를 썼다.
"야! 이 미친년아! 앞을 보고 다녀야지! 딱 봐도 머리에 피도 안말랐을 애새끼가!"
"ㅈ..송...죄송...합니다.."
"아니 쳐 울긴 왜 쳐 울어?! 지금 울어야 될 사람이 누군데! 지금 내 손 안보여?! 상처 났다고!! 피 나잖아 피!! 씨발 진짜! 어제 네일아트 받은 건데…."
흐느끼며 우는 날 보고 여자는 계속해서 큰 소리로 욕을 퍼 부었고, 사람들은 몰려들어 구경거리라도 났다는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정말 짜증난다. 언년은 힘이 없어서 악도 못 쓰고 가만 울고 있는데, 언년은 돈이 많아서 부딪힌 사람한테 세상 살이하며 못 들어 본 온갖 욕을 퍼붓고 있다. 나는 해탈한 감정으로 계속 해서 잡힌 머리칼을 빼내려 애썼고, 그것이 멈춘 것은 곧이어 그가 나타난 뒤였다.
흐느끼며 우는 날 보고 여자는 계속해서 큰 소리로 욕을 퍼 부었고, 사람들은 몰려들어 구경거리라도 났다는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정말 짜증난다. 언년은 힘이 없어서 악도 못 쓰고 가만 울고 있는데, 언년은 돈이 많아서 부딪힌 사람한테 세상 살이하며 못 들어 본 온갖 욕을 퍼붓고 있다. 나는 해탈한 감정으로 계속 해서 잡힌 머리칼을 빼내려 애썼고, 그것이 멈춘 것은 곧이어 그가 나타난 뒤였다.
"태운 백화점 사장 오세훈입니다."
"뭐야?!"
"제 여동생이 실수를 좀 했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손해배상 청구는 이쪽으로 하시죠."
명함을 건네는 아저씨, 그리고 그걸 건네 받고는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하는 여자. 내 손목을 잡은 아저씨의 손에 의해 나는 질질 끌려 갔고, 아! 하며 신음을 하는 내 모습에 아저씨는 인상을 찌뿌리며 물었다.
"뭐야, 너 다쳤어?"
"그게 아니라요… 발목이…."
명함을 건네는 아저씨, 그리고 그걸 건네 받고는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하는 여자. 내 손목을 잡은 아저씨의 손에 의해 나는 질질 끌려 갔고, 아! 하며 신음을 하는 내 모습에 아저씨는 인상을 찌뿌리며 물었다.
"뭐야, 너 다쳤어?"
"그게 아니라요… 발목이…."
"그게 다친 거잖아. 넌 왜 계속 그게 아니라야? 가만 서 봐."
내 다리를 한 팔에 걸치고는 상체를 잡아 안아 들었다. 놀란 마음에 뭐 하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지만 조용히좀 하라는 아저씨의 말에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했다.
악덕 오세훈 사장님
"발목 염좌. 그 외에 다친 곳은 없고. 그냥 약 먹고 발목 많이 안 쓰고. 푹 쉬면 돼. 그나저나 누구?"
"아…"
"그냥 답답한 애."
"웃긴 새끼. 답답한 사람이 한 둘이냐? 백화점 일은 안 바빠?"
"의사일하는 김준면씨 보다는 안 바빠요."
"어이구, 그거 참 다행이다. 처방전 들고 내려가기나 해 새꺄."
아저씨가 난데 없이 데리고 온 곳은 병원이었다. 꽤나 큰 병원. 택시나 타고 동네 주위 병원이나 들렸을텐데, 어쩌다 아까까진 재수없다며 미워했던 사람의 선처로 그 사람에게 들려 큰 병원까지 오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도움과 저런 류의 사람이 생각하는 도움은 생각보다 차이가 큰 듯 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지, 어떻게 돌려 드리지, 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나에 반해 그저 시큰둥 하게 운전대나 잡고 있는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아저씨."
"아저씨."
"왜."
"감사합니다."
엔진 소리만이 귓가에 울렸고, 감사하다는 내 말에 대한 대답은 어디로 간 건지 이내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공장 다녀?"
"예."
"한달에 백 삼십?"
"예."
"안 힘드니?"
"감사합니다."
엔진 소리만이 귓가에 울렸고, 감사하다는 내 말에 대한 대답은 어디로 간 건지 이내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공장 다녀?"
"예."
"한달에 백 삼십?"
"예."
"안 힘드니?"
"힘들어요. 근데 돈 벌려면 어쩔 수 없잖아요."
내 말에 아저씨는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긴 뜸 끝에 입을 연 아저씨의 말은 내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너 우리 백화점에서 일 할래?"
"예?"
대체 이 사람의 선처는 어디까지일까. 오늘 몇 마디 섞어 본 사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받기에 너무나도 벅찬 도움들에 나는 쓰게 웃으며 됐다고 했다. 도움은 여기까지만.
"별 거 아니야. 우리 임원 중에 탱자탱자 노는 새끼 한 명 있는데. 스케줄 좀 외워서 읽어 주고… 잔심부름 좀 하고…. 수행비서 하면 돼."
"…저 나온 대학도 없고 경력이라곤 공장 1년 다닌 것 밖에 없어요…. 거기다 자격증 같은 것도 없고…."
내 말에 아저씨는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긴 뜸 끝에 입을 연 아저씨의 말은 내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너 우리 백화점에서 일 할래?"
"예?"
대체 이 사람의 선처는 어디까지일까. 오늘 몇 마디 섞어 본 사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받기에 너무나도 벅찬 도움들에 나는 쓰게 웃으며 됐다고 했다. 도움은 여기까지만.
"별 거 아니야. 우리 임원 중에 탱자탱자 노는 새끼 한 명 있는데. 스케줄 좀 외워서 읽어 주고… 잔심부름 좀 하고…. 수행비서 하면 돼."
"…저 나온 대학도 없고 경력이라곤 공장 1년 다닌 것 밖에 없어요…. 거기다 자격증 같은 것도 없고…."
"그래서 내가 지금 말하잖아. 별 거 아니라고."
"…."
"나한테 고마워? 그럼 갚아. 차차."
"…."
"…."
"나한테 고마워? 그럼 갚아. 차차."
"…."
"돈 아니어도 되니까. 좀."
"…."
"…."
"그나저나 우리 정식으로 통성명 한 번 못했다. 나 오세훈 인거는 알 거고. 너는?"
"저는…. ㅇㅇㅇ이요."
핸들을 잡고 운전에 집중하는가 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연다.
"저는…. ㅇㅇㅇ이요."
핸들을 잡고 운전에 집중하는가 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연다.
"이름이 예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