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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XO/세훈] 악덕 오세훈 사장님 4 | 인스티즈

〈o:p> 

〈o:p>

〈o:p>

 

 

이번 편 재미 없음 주의

악덕 오세훈 사장님 

 

나는 그 날 밤 꿈을 꾸었다. 아주 깊은 심해를 허우적대며 방황하는 꿈을. 내가 지상에서 자주 보았던 수면 위의 푸르른 빛깔이 아니라 검푸른 빛이 도는 아주 깊은 바다 속.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보다 더 숨이 막히는 곳이 있다면 그 곳이 아닐까. 숨을 쉬고 있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바닷속에서 나는 한참을 숨이 턱턱 넘어오는 갑갑함과 괴로움을 느끼며 이리저리 두리번거렸고, 마침내 팔을 휘저으며 엄청난 수압을 이겨내고 누군가를 발견해 미칠 듯이 기뻐 미소를 지었을 땐,

 

 

내 앞에서 평소처럼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는 그 사람.

 

 

오세훈이 버젓이 서 있었다.

 

 

어째서 그런 꿈을 꾼 걸까. 내가 왜 그 사람을. 또 왜 하필이면 그런 꿈을. 잠에서 깬 이른 아침에 나는 식은 땀을 이마에서 훔쳐 내며 꿈에 대해 나 스스로에게 심문하고 또 심문했다.

 

 

 

 

공기 방울 하나 없는 깊은 심해, 그리고 오세훈. 그 사람. 텅 빈 방안을 둘러 보며 혼자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해야 했다. 꿈을 꿔도 이런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 하나 없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가. 엄마, 나 오늘 이런 꿈을 꿨는데 왜 인지는 몰라도 무서워서 식은땀까지 흘렸어. 하다 못해 집을 나설 때 다녀 오겠습니다, 집에 들어왔을 때 다녀왔습니다. 그 한 마디라도 나눌 사람…. 어머니, 아버지가. 어머니는 지금쯤 살아 계셨다면 몇 살이셨을까, 아름다우셨을까.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셨을까, 죽기 전까지 행복하게 사셨을까. 어떻게 해서 돌아가신 걸까. 나는 처음으로 스물 하나 될 때까지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생모, 생부의 죽음과 그리고 죽기 전까지 그들의 삶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보육원의 수녀님과 원장님께서는 내가 엄마 아빠에 대해 조금이라도 말을 꺼내면 인자함으로 마각한 두려움으로 말했다. 어머니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단다. ㅇㅇ이 네가 자꾸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를 물으면 속상해 하실 게 분명해.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져 나는 항상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했다.〈o:p>〈/o:p>

 

 

 

 

 

악덕 오세훈 사장님 

 

 

 

 

 

어… 그러니까… 오늘 백화점에 저번에 계약하신 브랜드가 입점 하구요, 또 제주도에 위치한 태운 리조트 프리젠테이션이 계획 돼 있으십니다.〈o:p>〈/o:p>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안히 앉아 내 말을 귀 귀울여 듣던 세훈은 책상 위에 있던 시선을 내게 꽂으며 말했다.〈o:p>〈/o:p>

 

 

 

 

ㅇ비서.

 

 

 

 

 

 

내 성, 그리고 그 뒤에 뒤따라 오는 비서 라는 말. 참 생소하다. 백화점 사장의 비서. 그것도 보잘것 없는 내가 하루 아침에. 사람들 모두가 비웃을 게 분명했다. 주제에 넘게 높은 직위에 세훈이 ㅇ비서 하고 한 번 불렀을 뿐인데 나는 항상 움찔 움찔 한다. 그것이 이 자리가 얼마나 높은가, 또한 내가 이 자리에 맞는 사람인가를 다시 한 번 절감케 했다

 

 

 

그런 표정을 지을 정도로 생소한가.

 

 

 

아뿔싸. 나는 얼른 오물거리던 입을 다물고 축 쳐져 있던 입꼬리를 올렸다. 내 딴에선 애써 숨긴다고 애를 썼는데, 그의 눈에는 티가 많이 났나 보다.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사담이나 좀 할래?

 

 

 

계속해서 위축 돼 있는 내 모습이 보기 싫었던 건지 사담이나 하자며 사장실 소파로 향하는 그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손에 들려 있던 사무서류 몇 장을 그의 책상 위에 올려 두며 그가 앉은 소파의 옆 소파로 향했다. 어쩜 다리를 꼬아 앉는 행동부터가 나랑 이렇게 다를까. 이 사람은. 번듯한 집안에서 자라 그런가 번지르르한 겉 모습부터 하는 행동부터 고매하다. 감히 내가 우러러 봐도 될까 하는. 나는 오늘도 그런 사람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어제 내가 푹 자라고 했는데, 넌 예쁜 꿈 꿨니?

 

 

 

 

 

 

 

예쁜 꿈. 나는 그 질문에 글쎄. 라고 대답하고 싶다. 당신이 나왔거든. 내가 꽤나 연모하고 있는 당신이. 어떻게 대답 해야 될 지를 모르겠다. 숨 막히는 심해에서 허우적대는 꿈. 그리고 그 끝에는 당신이 있었다고, 대답 하면 조금 웃기려나. 결국 내가 택한 답은 단순했다. 아뇨… 단순하지만 그 속에 많은 의미가 내포 되어 있는, 그런 대답.

 

 

 

 

 

 

 

아뇨…

 

 

 

 

 

 

 

아, 그래. 꿈은 통했나 보구나. 나도 오늘 악몽을 꾸고 왔거든.

 

 

 

 

악몽. 세상에서 무서운 게 뭐가 있는 사람이라고. 귀신도 집에 있는 금 물려 돌려 보낼 사람이. 비소를 지으며 윤택이 나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모두 다 잃었어.

 

 

 

 

 

 

 

 

“한 순간에 바닥으로 나앉고, 돈을 전부 날리고.

 

 

 

 

 

 

 

 

“전부 쉬운 거지 뭐." 

 

 

 

 

그래, 하루에 수 십,수 백, 수 억 원을 버는 사람인데. 그게 제일 무섭겠지. 맘 속으로 드는 의문은 꽤나 쉽게 풀렸다. 그는 내가 웃으라고 장난으로 한 말일 텐데, 나는 자꾸만 심각하게 곱씹고 또 곱씹었다. 너는 무슨 꿈을 꿨냐고 물어 보는 그의 대답에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바다 속에 빠진 꿈을 꿨어요.

 

 

 

 

….

 

 

 

 

숨은 쉬어 지는데 숨이 막히고, 눈이 보이는데 눈 앞이 온통 새카맣고.

 

 

 

 

 

 

 

 

그렇게 한참을 헤엄을 치며 다녔는데, 누구를 찾았어요.

 

 

 

 

그 누군가가 오세훈. 끝까지 이실직고 하지 못한 나는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세훈은 내 이야기를 한참 동안이나 귀 기울여 들었다.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인 그는 내게 네가 말한 그 누구 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그게 다행이었다. 전번처럼 내 마음을 눈 앞에서 비참하게 짓밟히는 상황이 오지 않은 게, 되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악덕 오세훈 사장님 

 

 

 

 

 

 

 

 

됐다니까요. 일정 있으시잖아요. 저 정말 괜찮아요.

 

 

 

 

가 봤자 여덟 신데 왜 벌써부터 서두르나? 지금 한 시야, 한 시. 아직 일곱 시간이나 남았다고.

 

 

 

 

시간이 금 같은 분이…

 

 

 

 

세훈은 내 말에 개의치 않고, 아니 조금은 개의한 건지 시끄럽다는 말로 내 입을 막았다. 인상을 쓰며 진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 갔다. 책상에 앉아 인스턴트 커피를 들이키던 구면의 의사 선생님은 방금 들이켰던 커피를 토해낼 듯 콜록콜록 들린 사레에 기침을 하셨고, 화들짝 놀라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오세훈, 노크좀 하고 다니라니까?

 

 

 

 

왜, 요즘 예쁜 간호사랑 눈맞았나? 안 바쁜 거 뻔히 아는데, 여기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형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새끼 진짜, 안 그래도 너 때문에 눈 맞으려고 노력 중이다!

 

 

 

 

형, 얘 알지? 저번에 발목 다쳤던 애. 다 나았나 좀 봐 주고 애 전체적으로 상태 어떤가 체크 좀 해 봐.

 

 

 

 

야!, 발이 다쳤음 정형외과를 가라고! 또 무슨 상태야…. 새끼가 아는 의사가 나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그니까, 정신적으로, 아님 막 떤다던지…. 좀 봐 줘.

 

 

 

 

너 아는 정신과의 많잖아. 그걸 왜 나한테 말 하냐고. 새꺄.

 

 

 

 

아저씨,… 아니 그러니까 이제는 사장님은 답답한지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고, 나는 어리둥절한 상황에 주춤거리며 사장님의 손에 이끌려 진료 침대에 앉았다. 성큼성큼 다가오신 의사선생님은 신발을 벗은 내 발을 이리 저리 꺾어 보기도 하고 뒤로 젖혀 보기도 하고. 또 꾹꾹 주무르기도 하다가 중간 중간 안 아파요? 여기는요? 하는 물음을 빼놓지 않고 했다. 계속 해서 아니라는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의사선생님은 사장님을 가자미 눈으로 노려 보았고, 왜! 하고 따지는 듯한 눈빛에 입을 열었다

 

 

 

 

몸 상태 멀쩡, 정신 상태 건강. 됐어?

 

 

 

 

진짜로?

 

 

 

 

야 이 새끼야, 넌 내가 돌팔이로 보이냐? 이 아가씨 말고 네 정신상태 체크 해 보는 건 어때?

 

 

 

 

그럼 됐고.

 

 

 

 

근데 이 아가씨는 진짜 누구야? 이 정도면 자주 보네. 그쵸?

 

 

 

 

대뜸 웃는 얼굴로 그쵸? 하며 대답을 원하는 듯한 그의 얼굴에 어색하게 웃으며 예… 하고 대답을 하자 악수를 청한다. 머뭇거리다 건넨 손을 덥석 잡자 마구 흔들며 올린 입꼬리를 치솟을 듯 더 올려 보인다

 

 

 

 

누구냐고 묻기 전에 악수하는 저 버릇 좀 봐.

 

 

 

 

너한테 해답을 구하는 것 보다 이 아가씨한테 구하는 게 빠를 것 같아서. 근데 아가씨는 몇 살?

 

 

 

 

스물 하나. 꽃 같은 나이지.

 

 

 

 

와우, 세상에. 깜찍해라. 이름이 뭐에요?

 

 

 

 

ㅇㅇㅇ…이요…

 

 

 

 

아, 이름도 예뻐. 예쁜 기념으로 다시 악수."

 

 

 

 

한 번 더 내미는 손을 맞잡았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어느새 절로 같이 웃고 있단 사실에 움찔 하며 사장님의 눈치를 살폈다. 한심하다는 듯 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눈초리가 따갑다.

 

 

 

 

여튼, 너 어디 아픈 데 있으면 이 사람한테 찾아 오면 돼. 알겠지?

 

 

 

 

예…

 

 

 

 

저기, 내 명함 보이죠? 이따 갈 때 하나 뽑아 가요.

 

 

 

 

 

 

 

 

빙그레 웃는 의사선생님의 인상이 참 좋았다. 나는 책상 위에 있는 명함 케이스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 들었다. 김준면,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번에도 얼굴도 마주 못 할 엄청난 사람이다. 항상 멀다. 애초부터 평범이란 단어와 어울리지도 않는 내가 나와 다른 의미로 평범하지 않은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누가 보면 비웃을까 싶어 멍한 얼굴로 명함을 주머니 속에 넣고 꾸깃꾸깃 꾸겨버렸다.〈o:p>〈/o:p>

 

 

 

 

 

 

 

 

악덕 오세훈 사장님 

 

 

 

 

 

 

 

 

기대 이상의 친절. 나는 세훈을 만난 뒤로 그 이외에 사람을 대면할 때마다 움찔움찔 한다. 나를 업신여기는 듯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냉랭한 기운에 심장이 얼어 버릴 것만 같아서. 감히 친절이라 부를 수도 없는 친절에 익숙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에 빠지는 것 또한 내 일상 아닌 일상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지하철로 향하는 발 걸음이 무겁다. 학교 수업을 빠져 나온 건지 즐거운 얼굴을 하며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여고생들, 그리고 뒤늦게 출근을 하는 회사원들의 구둣발 소리. 그 난잡한 소리 속에 나는 오늘도 내 한숨을 묻는다. 곧 내 앞에 열린 지하철 문으로 나는 들어갔고, 좌석에 앉아 지하철 바닥만 멀뚱멀뚱 바라 보다 이내 곧 내 귀에 들린 익숙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았다.〈o:p>〈/o:p>

 

 

 

 

누가 뒤에서 확 덮쳐도 모르겠네, 아주.

 

 

 

 

 

 

 

 

어린 게 뭔 고민이 그렇게 많아.

 

 

 

 

이게 다 당신 때문이다. 바싹 말라 비틀어져 갈증을 느끼다 못해 져 버리려는 내 마음의 꽃에 물을 주고 가는 사람. 기대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놓고 뜻 밖의 다정함에 또 다시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어찌 못하는 나도. 이것이 동정심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도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물드는 나도.

 

 

 

 

제주도, 안 가냐고 안 물어?

 

 

 

 

 

 

 

 

비서 자격이 꽝이네.

 

 

 

 

알아서 가실 거잖아요, 안 가실 거면 제가 안 가냐고 뭐라고 해도 고집 부리실 거 아니었어요?

 

 

 

 

세훈은 웃으며 내 머릴 헝클어뜨렸다. 이젠 농담도 할 줄 아네. 하며. 처음이었다. 세훈이 내게 밝게 미소를 지어 보인 것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웃어준다는 것이 이렇게도 기쁜 일 이었구나. 나는 스물 한 평생 이걸 잊고 살아 왔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 그리고 눈빛, 미소. 모든 게 다 따스하다. 세상에서 단 한 사람뿐이었다. 가식 따위와 숨겨진 의도 없이 맹목적인 이유로 날 위해 웃어 준 것은, 세훈 아저씨. 이 사람이 두 번째이자 현재 나에겐 전부였다. 배 안 고프냐는 말에 나는 집에 가서 식사를 할 거라고 말 했지만, 그의 힘과 고집에 못 이겨 지하철역 안 제과점에서 샌드위치를 사 와 건네오는 그를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뭐 해. 안 먹어? 뭐 먹었어. 배불러?

 

 

 

 

나는 그의 말에 샌드위치를 건네 받아 한입 베어 물었다. 맹목적일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나는 그게 항상 무섭다. 나에게 친절을 베풀 이유도 없는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 해주는 이유는 정말 순수한 동정심, 혹은 이용하려 드는 걸까. 어렸을 적 믿고 따랐던 보육원 봉사단 아주머니가 카메라를 쳐다 보며 내 어깨에 손을 둘렀었다. 나는 아줌마가 좋아 싱글벙글 웃으며 카메라를 바라 보았지만, 촬영이 끝난 뒤에 돌아오는 것은 내 어깨를 잡았던 손을 불쾌하다는 듯 손수건으로 닦으며 경멸스런 시선으로 나를 주시하는 눈빛이었다. 그 뒤에 남은 상처의 흉터는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나처럼 아무 것도 아닌 빈 껍데기를 이용 할 리가 없지. 그게 아니면…. 인상을 쓰던 나는 애써 생각을 접었다. 세훈 아저씨는 그저 나를 불쌍한 어린 친구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쌔 까맣게 있고 있었다.

 

 

 

 

저 사람 불쌍하네.

 

 

 

 

세훈은 지하철 바닥에서 깡통 바구니를 옆에 놓고 우두커니 앉아 계시는 아저씨를 보고 말했다.〈

 

 

 

 

자녀가 있으셨다면 너만 했을 텐데.

 

 

 

 

코트 주머니를 뒤적뒤적 뒤지던 세훈은 지갑을 꺼내 들어 오만원권을 아무렇지 않게 깡통 바구니 안에 넣었다.

 

 

 

 

 

 

 

 

바보 같은 나는 이제서야 느꼈다. 세훈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할만한 인물은 세상에 벌써 나보다 널리고 널렸다는 것을. 천애고아, 가난. 단 두 가지의 불리한 조건에 있는 나보다 불쌍하게 사는 사람이 훨씬 더 많거늘, 왜 세훈 아저씨는 내게 친절이라는 것을 무조건 동정심을 빙자하는 걸까.

 

 

 

 

 

 

 

 

샌드위치 안에 든 양상추를 보고 끄집어내 쓰레기통 안에 버렸다. 어릴 때부터 질겁을 하던 양상추. 나는 쓰레기통 안을 한참 동안이나 주시했다. 버려진다는 것은 쉽고도 무서운 일이다. 가령 저 양상추가 사람이었다면, 내가 조금의 동정심이라도 느끼고 참고 먹었을 것이라는. 우습기도 하면서 오묘한 생각을 했다. 무슨 행동이라도 안 하면 온갖 잡생각에 미쳐 버릴 것만 같다. 내가 미쳤나 싶기도 하고, 양상추가 마치 내 처지인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고. 멍한 눈동자로 샌드위치를 한 입 앙 베어 물고는 내 행동을 가만히 지켜 보는 세훈을 올려다 보았다. 세훈도 아무 표정이 없다. 따스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어 주었던 아까와는 상반 되는 표정. 삼백안의 까맣고 예쁜 눈동자가 나와 맞닥뜨렸다.

 

 

 

 

편식 하는 구나.

 

 

 

 

 

 

 

 

하면 안되지.

 

 

 

 

순간적으로 아려오는 머리에 나는 눈을 꼭 감았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부분부분 어렴풋이 뇌리에 떠오른다. 물에 던진 나뭇조각처럼. 둥둥 떠오른다.〈o:p

 

 

 

 

자주… 올… ㅇㅇ… 다음에는 편식 하면 안돼.

 

 

 

 

 

 

 

소름 돋을 만큼 닮았다. 어렸을 적 기억 속 소년과 아저씨의 목소리가 소름 돋게 닮았다. 변성기가 채 지나지 않아 엥엥대는 목소리가 섞여 있던 그 목소리도, 굵직하니 듣기 좋은 부드러운 음성을 가진 아저씨의 목소리도. 비슷한 분위기이다.

 

 

 

 

나는 고개를 숙여 딱딱하고 차가운 지하철 바닥만을 주시했다.

 

이상하게 목구멍이 따끔거리는 것과 내 머릿 속을 순식간에 흔들 정도로 닮은 기억 속 미지의 소년과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그의 음성을 부정하며. 어렴풋이라도 소년의 모습이 떠올랐으면 좋으련만

 

 

 

내 곁을 아련히 맴돌다 한 순간 사라져 버리며 나를 괴롭히는 소년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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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니ㅠㅠㅠ뭔가ㅠㅠㅠ잡힐닷하면서도ㅠㅠㅠㅜㅠ안잡히는..ㅠㅠㅠㅜ이 무언가는 뭘까요ㅠㅠㅠㅠㅠ 그리고 ㅇㅇㅇ의 죽음이 어똔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건다요???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모든것이 미스케리해요ㅠㅠㅠ
10년 전
독자2
재미가 없다니요ㅠㅠㅠㅠ 글 보는 눈은 없지만 작가님 글이 명글이라는걸 문외한이 제가 알겠는데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주인공이 살아온 환경 탓인지도 있겠지만 저렇게 소극적인면이 많이 비춰져서 아쉽네요ㅠㅠㅠ 아직 초반이라 그래서인진 몰라도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좋을텐데... 그리고 하루빨리 둘다 과거 기억이 돌아와야 뭔가 전개가 쭉쭉! 될것만같은 느낌적 느낌...ㅎ 준면이 캐릭터가ㅋㅋㅋ 귀여웤ㅋㅋㅋㅋㅋ 저런 이미지는 많이 상상해 본적이 없었는뎈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세훈이가 저렇게ㅠㅠㅠ저런식으로 말하는거 완전 꿀ㅠㅠㅠ 항상 연하남, 후배 이런걸로 나와서그런지 처음엔 적응 안됐는데 작가님 글 읽고나선 이제 연하남이 적응안....도ㅐ.....주인공 대하는 태도 완전 녹아요ㅠㅠㅠㅠㅠㅠㅠ 쨌든 작가님 글 잘 읽었어요~!
10년 전
독자3
헐... 완전재밌어요... 신알신하고갑니다!!!
10년 전
독자4
오세훈 멋있다ㅜ너무매력있어요ㅜ여주인공이 어렸을적 상처와 지금 자신의 상처로 너무 의기소침해져 있는거같아요 행복해지는거 보고싶네요! 그나저나 작가님 짱짱!
10년 전
독자6
헐....제발....제발...기억의 단서라도 찾아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다 기억하면 좋을텐데ㅠㅠㅠㅠㅠㅠㅠㅠ둘다....에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완전재밌눈데ㅠㅠㅠㅠㅠㅠㅠㅠ재미가없다니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뭔가 계속 자신을 너무 낮추게ㅜ말하는 ㅇㅇ이가ㅜ안쓰럽다...그냥...오세훈이ㅜ너무 멋있는데 재수없어서 할말이 없네...
10년 전
독자9
아...뭔기억이죠 ㅠㅜㅜㅜㅠㅜ아근데세훈이멋잇어요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무슨기억일까요?? 혹시 그 기억 속에 세훈이가 있다거나 그런거면 좋겠다 ㅠㅠㅠㅠ 그나저나 세훈이는 여전히 멋지네요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세훈이일까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2
홀 누구지ㅠㅠㅠ어린날의 세훈인가?ㅠㅠㅠㅠㅠㅠ울지마 아가야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 제발좀기억해라ㅜㅜㅠㅠㅠㅠㅠㅠ 둘중아무나!!!! 그리고 여주는 너무ㅜㅠㅜㅜ 피해의식에 휩싸인사람같아요ㅠㅠㅠㅠ상처가많다는 뜻이겠지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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